아는 노래가 없어서... 울궈먹네요.....;;
어느덧 달콤한 휴가는 막바지를 달리고 있다. 대표팀 소집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이적할 팀과의 협상 역시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그 날 이후 성용이와 자철이가 종종 놀러와 밥도 먹고 가고 놀다간다. 불편해할줄 알았던 OO인 좋아하는 눈치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쇼파 위에서 OO이 무릎을 베고 누워 영화를 본다. 여름도 다 가고 쌀쌀해진 날씨. 이제 가을 옷 내놔야겠다.
"아저씨"
"와"
"머리아파"
아프다고? 아프다는 말에 벌떡 일어났다. 한번도 아프다는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와 머리가 아프노? 어떻게 아픈데? 언제 부터 그랬노?
폭풍으로 질문을 쏟아붓자 OO이가 웃으면서 천천히 하나씩만 질문하란다. 아아 그래 그래. 흥분을 좀 가라앉히고..
"약 먹어도 되려나.. 두통 약이 있긴 한데.."
"많이 아프진 않아요. 근데 어제 보다 심해졌어"
"어제 부터 그랬나? 그럼 쫌만 더 있어보자"
이마에 손을 얹고 열을 재봤지만 열은 없는듯 하다. 다행이 많이 아픈것 같지는 않아 안심하려는데 여전히 상처가 남아있는 무릎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거의 아물어 가네. 이 상처 지독히도 오래 간다"
"처음 만큼 아프지는 않아요. 아침 저녁으로 아저씨가 약 발라줘서-"
말도 어쩜 저렇코롬 예쁘게 할까. 성용이 말마따나 난 정말 복 터졌다.
"근데 이 상처 그냥 안나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이 어딨노 아픈건 빨리 나아야지"
"음.... 그러면 아저씨가 맨날 맨날 치료해줄거잖아"
OO이의 말에 나는 푸흐흐하고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냈다.
"내가 치료해주는게 그렇게 좋드나?"
"당연하죠! 아저씨도 내가 넥타이 매주는게 좋아서 맨날 맨날 수트 입고 싶다고 했잖아요-"
하긴 그렇게 따지면 같은 이치네. 그래도 아픈건 빨리 빨리 낫고 봐야지. 끔찍했던 예전의 재활치료를 생각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른 아침, 오랜만에 누군가가 해주는 든든한 아침을 먹고 대표팀 소집 장소로 향했다.
정말 진짜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감인지.. 사랑을 하면 세상의 모든것이 예뻐보인다더니 진짜 그렇다.
"여- 형 왔네요? 어째 몇 일 사이에 얼굴이 더 좋아진것 같아"
"아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디 부러워서 살겠나.."
성용이와 자철이의 말에 다른 선수들이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하고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성용아 자철아 느이들 궁뎅이 불나도록 쳐맞고 싶나?"
"아..아니요... 자봉아 우리 코치님들한테 인사드리러.. 가자.."
그러게 녀석들아 이상한 말 꺼내지 말라고.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 동안 찌뿌둥했던 몸도 풀고 감독님과 얘기도 하고..
훈련이라기 보다는 방학이 끝난 개학날 처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 떤 느낌이랄까-
훈련 중에 선수들과 나눈 몇 몇 이야기를 생각하곤 웃으며 도어락을 풀고 집 문을 열었을 땐 직감으로 이상하다는걸 깨달았다.
"니 어디 아프나!!"
서둘러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섰을 땐 파래진 입술을 달달 떨며 반쯤 풀린 눈을 하고 있는 OO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저씨 왔네요..."
머리를 만져보니 뜨끈뜨끈하다. 어제 머리 아프다고 할 때 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쓰러지다싶이 잠든 OO일 안아들고 안방 침대로 옮겨놨다. 차가운 물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주고 해열제를 먹여야되나 말아야되나 한참을 망설였다.
혹시 몰라 해열제까지 먹였다. 여전히 입술은 파랗다.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으니 초조함만 더해간다.
걷어 올려진 이불을 잘 덮어주려고 보니 무릎의 상처가 어제 보다 눈에 띄게 아물었다. 그래 빨리 나아야지.
상처 처럼 열도 빨리 내렸으면 좋겠다. 곧 있으면 평가전 하는데 너도 그거 꼭 봐야지.
"빨리 나아라"
물수건을 갈아주곤 방 불을 끄고 나왔다. 묘한 공기의 기류에 기분이 나빠진다.
이 느낌은 뭐지.. 그냥 무작정 기분이 나빠. 생각하기도 싫은 나쁜 기분을 마구 끄집어내고 내 마음을 흐트러놓는 이 기류. 정말 기분이 나쁘다.
불꺼진 거실. 쇼파에 이불을 펴고 누웠지만 긴 긴 밤 내내를 뒤척였다.
다음편이 마지막 편이 될것 같아요! 다음편은 잠시 뒤에 바로 올릴게요~
다음편 게시글에서는 텍파공유가 있을 예정이니까 받으실 분들은 메일주소 확인해주시고 혹시 휴면 상태는 아닌지 체크해주세요!!
Thank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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