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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네 집안일 제가 참 잘하는데요 1 | 인스티즈

 

 

제가 한번 엑소의 가정부가 되보겠습니다. 1

 

 

 

"오늘도 그 집 가는거야?"

 

내 친구의 물음에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히 내 생계를 위해서 가정부가 된다고 한 것인데 왜 나는...왜 이렇게.. 그 집을 벗어나고 싶을까.

 

"헐! 나 그러면 오늘 하루만 너 대신에 그 집에서 가정부 해보면 안돼?"

"진짜? 그럼 나 변명은 어떻게 하지?"

"음..이렇게 둘러대면 되지 않을까?"

 

내 친구의 기발한 생각에 나는 옳다구나! 를 외치며 내 친구의 손에는 아파트의 주소를 적은 쪽지를, 가장 착한 준멘(..†)께는 사정이 생겨서 오늘은 친구가 대신 갈거라는 문자를 남겨놓고, 곧 쏟아질지도 모르는 카톡+전화+문자의 폭탄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오늘은 나만의 힐링여행이라도 갈겸 지갑을 챙겨 일어났다. 지금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내 뇌는 약간 미쳤었던 것 같았다. 왜 나는 그 집 도련님들이 또라이라는 것을 잊고있었을까.

 

"아..힐링 여행 진짜 좋닿ㅎㅎ 다음번에 또 이 카페 와야짛ㅎㅎ"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고 휴대폰을 무심코 켰을때, 나는 정말 휴대폰이 접신한줄 알았다. 짖이지잊이지잊잊ㅇ-!!!!!!!!!! 우렁차게 울어대는 진동소리에 차마 다시 끌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냅두기에는 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어서 거의 커피와 내 사랑 허니브레드를 흡입하듯이 먹고서는 재빨리 카페를 빠져나왔다. 수만카페. 그 와중에도 카페의 이름은 외웠다.

 

"..미쳤나봐."

 

카톡은 999+가 되어있고, 문자함은 이제 막 500개가 넘어가고 있었으며, 전화는 하다가 도중에 포기했는지 양호한 96통을 찍었다. 나는 평범한 일탈을 꿈꾸던 잠시 맛이 간 나의 뇌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뭐라 문자가 왔는지 천천히 읽고 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내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정수뎡♥]

 

시발. 이 지지배가 지 이름은 또 언제 바꿨대. 전화 끊자마자 다시 이름 바꾸던가 해야겠다.

 

"왜."

[○○○???? 내가 아는 그 ○○○????]

"엉. 뭔 일 있냐? 여기 내 휴대폰에 온 이 집착의 메신저들은 뭐야;;;"

[ㅠㅠㅠㅠ빨리와ㅠㅠㅠㅠㅠㅠㅠ]

 

ㅋ...가기 싫어진다. 진짜(단호)

 

"오늘만이잖아 어차피. 나의 힐링 여행을 위해 오늘만 고생..."

[아아. 여보세요 ○○양?]

 

시발 돛됬다.

 

"전화 잘못 거셨는데요."

[우리 가정부 ○○이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기에 전원도 다 꺼놓곻ㅎㅎ응?]

"자꾸 이러시면 끊습니다."

[네~ 전화 끊으시면 우리 ○○이 밥줄도 같이 끊기는거 알죠?]

 

마마...

 

[지금 빨리 안텨오면 여기서 생활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도 잘 알죠 우리 ○○○?]

"..."

[우리 ○○이는 똑똑하니까 잘 알아 들었겠지?]

 

내가 저능아 참 좋아하는데요. 한번 저능아인 척을 해보겠...

 

[지금이 30분이니까 한 45분까지만 기다리면 되겠지?]

"...?"

[우리가 널 못 찾을거라고 생각하면 안와도 되고!]

"..."

[앟! 1분 흘렀다, ○○아! 뛰어! 뿅!]

 

시발. 존나 뛰는거다 진짜. 존나 저 변백구 별명도 개같아서 개같은새끼..아옼 화난닼

 

"아저씨! 수만동 수만아파트요!!"

"예~"

 

35분.

 

"아저씨ㅠㅠㅠ저 40분 뒤에 도착하면 진짜 저 죽어요 아저씨ㅠㅠㅠㅠ"

"걱정마 아가씨~ 그 안에는 도착 할겨."

"아니 아저씨ㅠㅠㅠㅠ그러면 페달좀 더 밟아주세요ㅠㅠㅠㅠ"

 

43분.

 

"도착했어 아가씨~"

"아저씨 여기요ㅠㅠㅠ 거스름돈은 괜찮아요 아저씨ㅠㅠ!!"

 

44분.

 

"아낰ㅋㅋㅋㅋㅋ미치겠넼ㅋㅋㅋㅋㅋ내가 무슨 정신이었지 진짜?"

 

오늘 나의 패기가 있다못해 넘쳐 흐르는 행동을 반성하며 손으로는 최대한 번호키를 따고 들어가니 보이는 거실에 모여있는 12명의 남자와 그들의 옆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사람처럼 체념한 듯이 가만히 멍하니 서있는 정수정이 있었다. 정수정은 나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하느님을 본 표정이 됬다. 그에 비해 나는 12명의 남자들의 표정을 보고 다시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박물관에 있을법한 초시계로 초를 재다 나를 보고 생긋 웃던 박찬열은 내게 말했다.

 

"우리 ○○이, 10초만 더 늦게 왔으면 같이 살 수 있었는데. 아쉽지."

 

아뇨. 시발. 지금 존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오늘 존나 내 다리가 튼실하다는 사실이 이렇게 진짜 온 마음을 다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은 학창시절 지각했을 때를 빼놓곤 없어서 오랜만에 내 다리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는데요.

 

"넌 가봐도 좋아."

 

크리스의 말에 정수정은 마치 법정에서 극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표정을 짓더니 아무런 망설임 없이 두르고 있던 앞치마를 벗어 소파 위에 걸쳐놓고서는 12명의 남자들에게 허리숙여 인사하더니 그대로 집을 나가버렸다.

 

"..."

 

ㅎ? 내 친구 수정아? 나를 먼저 악마의 속삭임으로 유혹했던 수정아? 내 얼굴을 한번도 안쳐다보고 그냥 나가버린 수정아?

 

"다시 돌아온걸 환영해, ○○○."

 

내가 거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복도에 서있으니 고개만 돌려 나를 바라본 김종인이 사악하게 씩-웃으면서 말하는데 그게 마치 지옥에 온걸 환영해, ○○○.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아...현기증.

 

 

1. 구질구질한 전 남친은 이제 안녕!

 

 

"○○아 내가 어제는 진짜 미안했어..난 그 사람들이 그정도 수준일줄은 몰랐지.."

"됐어ㅋ...아무리 네가 사과해도 내 몸이 지금 파스로 범벅이라는 사실은 뒤바뀌지 않을꺼야."

 

그러니까 내가 너를 죽여도 되겠니 수정아?

 

"야. 근데 저 선배 왜 저럼?"

"누구?"

"유민규 선배."

"왜?"

"자꾸 너 쳐다보는데?"

 

Hㅏ? 아니 딴여자랑 잘먹고 잘살겠다며 쿨하게 빠빠이를 외친 사람이 왜 나를 쳐다봄..? 수정이의 말을 듣고 그쪽을 바라보자 티나게 고개를 돌려 딴 곳을 보는척하는 사람에 어이가 그대로 집안 장롱으로 기어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최근에 선배랑 임윤아랑 깨졌다고 캠퍼스에 소문이 엄청나게 퍼졌던데, 지금 이게 뭐하자는 플레일까 시발. 내가 지금 뭔 취급을 저 남자에게 당하고 있는거지 슈ㅣ발?

 

"야 기분이 좀 꺼림칙해. 나갈때 같이 나가."

"어..? 나 오늘 재현오빠가 나 데릴러 온다고 그랬는데..?"

"그래서 나랑 같이 안나가겠다고?"

"아! 맞아. 재현오빠도 오랜만에 니 얼굴 좀 보고싶댔어!"

"그렇지?"

 

기분이 영 꺼림칙하지 못해 더럽다. 교수님의 해산을 외치는 마지막 말을 기점으로 속성으로 가방을 챙겨서 정수정이랑 나가려는데, 타이밍이 좋게 전화가 왔다. 전화도 왔으니 전화하는 척하면서 가면 선배가 말을 안걸지 않을까 해서 정수정을 안재현 오빠의 품에 떠밀고 전화 발신자를 확인하는데.

 

"시발?"

 

왜 하필이면 박찬열일까.

 

"○○○!!"

 

아. 박찬열의 전화를 받아야 하나 전남친의 구질구질한 변명을 들어나야하나. 라는 중대한 갈림길에서 나는

 

"여보세요, 자기?"

[..뭐?]

 

박찬열을 택했다. 전 남친의 변명보다는 미친놈이 훨씬 났지.

 

"응, 자기 나도 자기 많-이 보고싶지!"

[나 이거 녹음하고 있다 ○○○.]

"○○아! 나랑 얘기좀 하자."

"오빠 나 지금 통화하고 있잖아요."

[남자? 시발 누구야.]

 

))))))))))))))박찬열((((((((((((((( 너는 좀 무시당해도 괜찮은 존재니까.

 

"내가 정말 정신이 나갔나봐. 그때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나봐. 어떻게 너를 두고 딴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아."

"오빠, 지금 되게 구질구질한거 알아요?"

"너니까 구질구질해져도 괜찮은거야. 너니까. 너라면 내 밑바닥을 다 보여줄 수도 있어."

"..얘기할꺼면 학교 컴퍼스 정!문!에서 얘기해요. 어차피 나 이번 강의가 오늘 마지막이었으니까."

 

캠퍼스 정문까지는 가는 시간이 있으니까 그래도 박찬열이 올 수 있는 시간은 좀 벌 수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유민규와 함께 발걸음을 옮기며 그대로 박찬열의 전화를 끊었다. [너 오늘 죽었어, ○○○.]이라는 광견병 걸린 미친개의 말은 듣지 못한채, 캠퍼스 정문에 누가 올지도 모른채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듣는 내용은 쓸데없이 일관성이 있었다. '다시 돌아와줘.' 그 말에 내가 알겠어요. 라고 대답할 확률은 물론 내가 변백현한테 아무런 조건 없이 애교부릴 확률보다 적었다.

 

"그러니까 저는 선배랑 다시 할 마음이 없..."

"○○○!!"

 

...시발? 아니 저게 뭐야. 저 한정판 차들의 행렬은 뭔데. 거기서 나오는 12명의 정장차림으로 쫙 빼입은 남자들은 뭔데. 게다가 한명씩 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차에서 내리는 컨셉은 또 뭔데. 12명의 남자 덕분에 지금 정문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내 옆에 서있던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동안 벙쪄있던 선배가 겨우 내게 한 말은 '아는 사람들이야..?'라는 물음이었다.

 

"아가. 왜 여기서 멍하니 있어."

"그쪽은 누구?"

"우리 애기 전 남자친구분?"

"그 딴년이랑 바람났다던 그 분?"

 

아니 선배를 엿먹여 주는 계획까진 괜찮았는데 왜 애칭이 애긴거죠 슈ㅣ발? 그 호칭에 소름이 돋아 약간 몸을 부르르 떠니까 내 어깨 위로 수트자켓이 내려 앉는다.

 

"아가, 추워? 내가 그냥 이 학교 먹어서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줄게."

"119 불러?"

 

미쳤냐? 습관적으로 튀어나온 말에 변백현은 어색한 웃음을 짓더니 내 입술을 손가락으로 툭, 치고는 우리 애기는 못하는 말이 없어, 어쩜. 이라는 말도안되는 말을 짖었다. 와오아ㅗ앙와!!! 옆에서 선배가 멍하니 아무말도 못하니까, 조용히 큰 키로 선배의 기를 누르고 있던 크리스가 한마디 내뱉었다.

 

"안가?"

 

크리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선배는 도망가다싶이 갔고, 나는 알수없는 오글거려 손발을 잘라내고 싶은 충동을 짓게 만드는 에스코트를 받으며 누군가의 한정판 차량에 탑승했고, 그 뒤로 이 사건은 'S대 꽃미남들의 난'이라는 어마어마한 칭호를 달며 나에게 엄청난 피로물질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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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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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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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알신하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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