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외 이므로 이해가 가지 않을 시엔 본편을 읽어주세요:)※
3개월만에 연습실을 찾았다.
다시는 찾지 않겠다고 했던 다짐은 하루만에 무너져내려 겨우겨우 연습실을 찾아가려는 발걸음을 붙잡았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오늘은 발걸음을 붙잡기는 커녕 재촉하며 연습실에 도착했다.
그것도 저가 반복했던 일상과 같은 시각에.
연습실에 도착하자 왜인지 모를 긴장감에 휩싸여 심호흡을 한 후 문 손잡이를 돌리니 돌아가는 듯 싶더니 곧 멈춰버린다.
문이 잠겨있다.
지민이 문단속을 하던 일상에 아직도 익숙해져있었나보다.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려고 애써왔건만 다 쓸모없는 몸부림이었던 것 같아 허탈감에 웃음이 나왔다.
그것도 잠시 곧 문 옆에 있는 소화기 아래에서 익숙하게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3개월 만에 찾은 연습실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달라진 것이라곤 지민의 자리가 완전히 깔끔하게 비워져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제게있어 가장 큰 변화였다.
애초에 지민을 보지 않겠다 다짐한 것은 저였고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으며 연습실조차 찾아가지 않은 것 역시 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으로는 지민을 애타게 찾고있는 모순적인 면을 항상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속내를 더이상 감추지 않고 연습실을 다시 찾은 지금 지민은 없었다.
연습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제게 웃어주며 인사하는 지민은 지난 기억 속에나 존재하는 것 이었다.
닫힌 문 앞에서 비워진 지민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다 곧 3개월의 시간동안 먼지만 쌓인 저의 자리로 가 앉았다.
자리에 앉아 연습실을 둘러보니 온통 지민과의 추억외엔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이곳에서 지민과 보낸 시간보다 보내지 않은 시간이 더 긺에도 불구하고, 추억은 지민과 보낸 시간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연습실 이곳저곳에 켜켜히 쌓여있는 추억을 눈으로 쓸어보다 그날 우리의 마지막 추억이 담긴 곳에서 눈이 멈췄다.
이미 가버린 저를 지민이 어둠에 갖혀 홀로 기다렸던 곳.
' 네가 내 빛이잖아 '
어둠 속 빛이 됐어야할 내가 네가 무서워하는 어둠으로 숨어버린 곳.
보기만해도 가슴 한 구석에서 올라오는 감정이 빠르게 온몸을 감싸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위태롭게 만들었다.
3개월이란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아픔을 추억으로 돌리기에는.
*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물건을 정리하러 창고에 들어섰다.
빌어먹게도 창고안에 들어선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지민이 사용하던 이젤이었다.
한가지 이상한 점은 아무것도 올려져있지 않아야 할 이젤 위에 그림이 올려져있었고 하얀 천까지 덮어져있었다.
그리고 그 천을 걷어내고 난 그날처럼 또 다시 미친듯 눈물을 뱉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얀 천 아래 가려져있던 그림은 지민이 보여주지 않았던 저의 초상화였고, 아래엔 지민의 싸인이 아닌 다른 것이 적혀있었다.
' always only you '
울었다.
울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로선 최선이었다.
울고, 울어도 한참이 모자랐다.
단 한 순간도 지민은 어느 것을 끊어낸 적도,
멀리한 적도 없었다.
지민을 끊어낸 것은 온전히 ' 지민을 볼 자신이 없다 '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자신의 생각이었고 ,이기심이었다.
애석하게도 그때의 저는 상당히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지민이 아니라 저였는지도몰랐다.
그리고 그 이기심으로 인해 생긴 지민과 저의 공백은 커져만 갔고, 그 공백을 눈물이 채우는듯 끊임없이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지민이 자신의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의아해하며 질문했던 적이 있었다.
왜인지 몰라도 거짓말처럼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 지민아, 왜 포기할 수 없는거야? '
' 너는 나랑 헤어질 수 있어? '
'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
나는 못 헤어져
몇개월의 너란 인연도 끊지 못하는데 ,
9년간 해온 그림을 나는 끊어낼 수 없어
내 인생이니까.
그래서 나는 그림이야.
지금 껏 해온 것이 무산되었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지만 내 길은 그림이야.
점점 머릿 속에서 그동안 보았던 것들의 형체를 잊어가고,
네가 흐릿해 갈 테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어.
너처럼
이걸 번외랍시고 들고 온 저를 치세요.
가만히 맞고 있겠습니다.....
사실 더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어요.
지민이 이야기를 더 담고 싶었는데,
글이 너무 늘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깔끔하게 잘라버렸어요.
지민이 이야기는 상상에 맞겨둘게요...(돌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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