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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하지못해서미안해
이대훈YOU기성용
writer. 부럼
( 솔직하지못해서미안해 )
13살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널 남몰래 좋아하게 된 건. 이런식으로 첫눈에 반한다고는 생각지도못했는데…. 조회대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길게 늘어뜨린 검은 생머리와 하얗고 뽀얀 피부. 선한 눈매. 오똑한 코. 오물오물거리며 선서를 말하는 입술.운동장에 퍼지는 맑은 목소리.
매료되어버렸다. 아.사랑에 빠지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운동밖에 모르던 13살 소년의 답답한 짝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조회가 끝나고 무의식으로 그아이를 쫓아 갔다. 6학년 3반. 여긴 내반인데… 어라. 아…같은 반이었네.
여자애들한테 얼마만큼 무신경했는지 알게됐다. 그 아이는 우리반이었다.
말이라도 붙여보고 싶은데 여자애한테 말을 걸어본 적이 있어야지. 우물쭈물하게 그 아이 주변만 뱅뱅 맴돌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종례였다.
대화는 커녕 제대로 다가서지도 못한채 좋아하는 마음은 주체없이 커져만 갔다.
아무런 말도 섞어보지 못한 채 그렇게 허무하게 졸업을 했고 그 아이를 다시 못볼 거라 생각했다.
중학교 입학식. 교장선생님의 -끝으로.-그리고.따위로 이어지는. 끝도 없는 훈화말씀에 지쳐 애꿎은 신발코로 툭툭. 아직 덜 녹은 눈을 쳐내고 있을 때였다.
콕콕. 누군가가 손가락으로 등을 찔러왔다. 뒤로 고개를 돌렸을 때는 거짓말처럼 그아이가 내게 해맑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인사했다.
이대훈맞지?6학년3반.이번에도같은반이네.잘부탁해!
내이름을.내얼굴을 기억해주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미소는 많이 봤는데 오로지 나에게만 비춰주는 미소는 처음이라서 아무렇지 않은척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고서 바로 앞을 돌려 고개를 숙여버렸다.
빨개진 얼굴을 들킬것만 같아서. 내마음을 들킬것만 같아서.
< 0 3 . 고백 >
울다지쳐 내어깨에 기대 잠든 ㅇㅇ에 조심스레 내 무릎위로 눕히고서 마이를 벗어 덮어줬다. 얼굴을 흠뻑적신 눈물에 마음까지 아파왔다. 머리칼을 정돈해주고서
소매로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 주었다.
"…ㅇㅇㅇ.제가 책임지고 챙길게요.아무걱정하지마세요."
맹세했다. 어떤일이 있든 너편이 되어주겠다고.언제나 곁에 있어주겠다고.
밥한끼 사주겠다며 부른 자리에는 너와 처음 보는 남자가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저.그저.혼란스러웠다. 남자친구에 대해 그 어떤 얘기도 언급도 하지않았던 너라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얘기안했잖아. 텅빈 내목소리에 내눈치를 살피며 연신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벌써 만난지 1년이라고 했다.
숙소생활 때문에 족히 몇개월동안 만남대신 전화로 서로의 안부정도만 물었던 터라 그와의 연애를 모르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의 팀장에. 2m조금안되는 큰키. 잘생긴 외모.
애초부터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만남을 가져왔었다고 했다.
어…때? 조금 너의 목소리가 긴장탓에 떨려온다. 이게 아닌데. 당장이라도 두사람사이의 만남을 부정하고 싶었는데.
제멋대로 미소가 흘러나왔다.행복해보여서 두사람을 갈라놓을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건 그저 웃어보이는 것 뿐이었다.
내 미소에 그제야 안심한듯 두사람은 손을 맞잡고서 홍조를 떠올렸다. 당장이라도 두사람의 손을 떼어놓고싶었다.
……반지함을 깊숙히 자켓주머니 안에 찔러넣었다.
"너가 꼭 와줬으면 좋겠어….
넌 내 친구이기도하지만… 하나뿐인 내 가족이니까."
28살. 너는 그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저 너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너의 곁에서 바라만봐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너와 내사이가 가까워질 수록.욕심이 생겼다.
손을 잡고싶고.품에 안고싶고.입을 맞추고싶고.
…사랑한다고 말하고싶고.
"축하해요."
내바람은 찬란히 부숴졌고.
"…축하해."
내마음은 입밖으로 건네지 못한채로.
끝이났다.
누구보다 널 사랑하는건 그남자가 아니라 나란말이야…. 기쁘다는 듯이 받아들인 청첩장은 갈기갈기 찢어져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미웠다.너도.그사람도 아닌…내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보다 널 잘알고. 오랜시간을 보냈는데.이렇게….허무하게.
결혼식에서의 너의 모습은 너무 예뻤다. 아플만큼.
"…신부 ㅇㅇㅇ양은 신랑 기성용군을 남편으로 맞이함에 있어 어떠한 경우라도 항시사랑하고 존중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진실한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을 맹세합니까?"
주례사의 말에 당장이라도 너의 팔을 붙잡고서 예식장을 나와버리고 싶었다.나락으로 떨어져만 간다.
너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네"
너의 옆자리는 나였어야했는데.
그날. 내 머리위에서 소란스레 흔들리던 샹들리에를 잊을 수가 없다
" 끝나버렸어… 다."
너를 이렇게 무너뜨려버린 그인간이 미치도록 미웠다. 당장이지 그의 집에 찾아가 목부터 조르고 싶었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짓밟아 버린 행동에 대한 경멸감과 그녀에 대한 내 마음까지 비웃는 것만 같았다.
너에게 내 마음을 말했더라면. 결혼하지말라고 지독하게 애원했더라면….
눈물로 젖어드는 어깨에 가슴에 진한 통증이 아렸다.
"괜찮아."
너가 나를 바라봐주지않아도.
"…괜찮아."
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더이상 못참겠다. 커져만 가는 내 마음을 숨기기가 힘들어졌고….
너의 눈물을 보며 다시금 다짐했다. 이젠 정말 지켜줄게.곁에 있어줄게. 그가 아닌.
…내가.
다신 널 놓치지 않을거야. 널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줄거야.
내 쪽으로 돌려세워 바라본 너는 여전히 눈부시게 예뻤다.
그에게 보냈을 따스한 눈길.
그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였을 입술.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아이에게 입을 맞춰버렸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운데 어쩐지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달큰해서… 너무 달큰해서.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나에게 저항할수록 오기가 생겨서 몇번을 더 겹쳤다.
너만 바라본 나에게 입맞춤정도는 허락해주면 안될까.
입술을 뗐을때 조금은 아쉬웠다. 당황스러운듯 나에게 시선을 두는 너에게 미소지어보였다.
"…책임질게.내가"
- 반가워요! 평일에는 잘 못올릴것같아서폭풍연재하고있습니다! 제글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솜솜이님♡ 채리님♡ 스릉스릉님♡ 아롱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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