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쌍용/홍구/홍권/동태/양박/참함] 악연에서 연인으로
w. 꾸르륵
01
일을 마치고 자신의 방이 아닌 청용의 방으로 향한 성용은 '졸리다'는 한마디만 해놓고선 그 이후로 계속 잠만 잤다. 뭔가 심통이 난 청용은 자고 있는 성용의 볼을 쿡쿡 찔러보기도 하고, 머리를 헝클어보기도 했지만 성용은 여전히 잠에 취해있었다.
나쁜 자식, 내가 오늘 하루동안 저를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고.
한참을 자고 있는 성용의 모습만 바라보던 청용은 성용의 눈과 코를 어루만져주다가 점점 아래로 내려와 입술에서 멈추었다. 닿지도 않았는데 괜시리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멈춰."
"‥안 잤어?"
"어떤 누군가가 내 얼굴을 아주 쓰다듬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깼지."
"무,무슨..!"
아직 풀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 성용에게 청용은 무어라 반박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제 입술에 닿는 성용의 입술때문에 그러하지 못했다.
"얼굴이 아주 반쪽이 됐네."
청용은 한참 후에나 떨어진 입술 덕분에 숨을 고르다가 문득 가까이서 성용의 얼굴을 보니,그 예전 통통했던 볼살들은 다 어디로 간건지…. 안쓰럽단 듯 양 볼을 쓰다듬던 청용에게 부드럽게 웃어주는 성용.
"조금만 기다려."
"…"
"조금만 기다리면, 넌 이제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자리에 앉아있을거야."
"‥"
"그때까지만 내가 조금 고생하면 되지,뭐."
"고생은 네가 다 하는데 그 자리에 오르는건 왜 나인지 난‥이해가 안가."
"그런 말 하지 마. 네가 보스가 되면 나도 한 자리 꿰차지 않겠어?그러니까 너는 그냥 기다리고 있어.그러면 돼."
"하지만‥조금은 쉬엄쉬엄하면서 하는것도 괜찮잖아."
성용은 그 말을 하는 청용이 저를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 것 같아서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이청용이 걱정해주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악취미라면 나름 악취미라고도 할 수 있겠네-지금 자신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에 이청용이 자기를 걱정해주길 바랬던 것도 포함되어있었으니까.
"알았어. 앞으로 쉬엄쉬엄할게."
"말로만 그러지."
"진짜야. 그런 의미로 보스 좀 만나고 와야겠다."
"왜?"
"일거리 좀 그만 달라고. 우리 청용이랑 좀 놀게."
"얼씨구-"
하여튼,오버쟁이. 성용을 밉지 않게 쏘아본 청용은 곧이어 표정을 풀고 얼른 갔다오라며 성용의 등을 떠밀었다. 이왕 갈거면 빨리 가,그래야지 더 빨리 올 수 있잖아.
*
청용의 방을 나선 성용은 보스의 방으로 향하던 도중, 자철과 마주하게 되었다. 구자철은 한눈에 봐도 많이 불안해보이는 모습이었다.
"일은 잘 되가?"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녀석이 불안해하면 불안해할수록, 나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목표가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오는것을 느꼈다.
자철은 저를 비웃는 성용을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열등감에 휩싸였다.정호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내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녀석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았다. 열일곱살 때부터 녀석과 나는 항상 비교대상이었고, 적어도 이 세계에서만큼은 녀석이 나보다 항상 우위를 차지하곤 했었다. 누구의 말마따마 조폭은 주먹으로 먹고 사는거지, 결코 머리로 먹고 사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신경 꺼."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가 있나. 네가 하는 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만큼 타격을 받는것도 나라는걸 잘 알고 있잖아?"
'그 반대로, 내가 성공할때마다 타격을 받는것도 너라는걸 잘 알고 있고, 안 그래?', 성용의 눈빛은 자철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잘해보라고. 너도 정호가 고개 숙이는 모습은 보기 싫잖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까칠하긴."
성용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자철은 제 어깨를 두드리며 지나가는 성용을 정말 죽도록 때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녀석만 없다면, 그렇다면….
*
"지성아."
남자의 목소리로 인해 조용했던 방 안의 침묵이 깨졌다. 지성은 남자의 부름에 '예.',짤막하게 답하며 남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일거리를 하나 가져와야겠어."
"무슨.."
"이왕이면 조금 해내기 어려운걸로."
"…"
"이번엔 자철이와 성용이, 둘이서 같이 해야 하는 일이거든."
"갑자기 왜 그런.."
"자철이에게도 칼 한자루 쯤은 쥐어줘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꾸르륵입니다.
대충 보셔도 알겠지만,자철찡이랑 성용찡 서로 겁나게 싫어해요.ㅇㅇ 끄엌,그런 둘이 나중에 대체 어떻게!사랑을!하게!되는!걸!까!요?!
잉,악연연인은 분량이 많네요;;ㅋㅋㅋ
항상 댓글 달아주신 독자님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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