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입니다.
이탈리아 가구 전문 사이트라는 곳에서 여기저기 소파를 찾았다. 이번 조공은 내 사비로 다 해야겠다. 포토북을 재판하거나 해서 모을 수는 있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나에게 돈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니까, 하고 웃었다. 근처에 나름 괜찮은 가구 전문점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가방과 맥북을 대충 내팽겨치고 미리 준비하라고 해둔 선불유심을 꽂았다. 아무데나 통화를 걸어 통화량을 발생시키고 나니 카톡이 울린다. 누구지? 하고 보니 홈마계집애다. 황자도, 뭐야, 뭔데? 하고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보내댄다. 중국가면 줄테니까 조용히해. 안그러면 없애버릴거야. 하고 카톡을 보내니 알았어, 잘 찍고 잘 하고와. 씨발, 나도 이번 촬영잡힌거만 아니면! 하고 화를 낸다. 나처럼 프리로 놀아야지, 그럼 안녕. 하고 카톡을 끊었다. 일단 근처에 집이나 알아봐야겠다. 하고 가구점으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소파요."
다짜고짜 들어가자마자 소파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아, 혼자사세요? 하고 물어온다. 아니, 친구한테 선물 줄건데, 6인가족이에요. 하고 대답하자 그럼 좀 심플하고 큰거? 쿠션감은 어떤거요? 하고 물어오길래 좀 큰걸로, 길이는 대충 이정도? 하고 말했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아요. 가죽은 합피기는한데, 하길래 천연가죽이요. 하고 대답했다. 이것저것 보다가 괜찮길래 페이팔을 들이밀고 계산했다. 어디로 보내드리면 될까요? 하길래 너희의 주소를 말했다. 아, 배송할때 이 카드도요, 하고 너희를 위해 준비했어, 단순한 서포트니까 받아주었으면 해. From H.라고 적힌 작은 카드를 건넸다. 깜짝 선물이거든요. 아 그렇구나, 빠르게 계산하고는 나왔다. 근처의 부동산에 가서 적당한 원룸이 없나 찾았는데, 너희의 숙소와 가까운 곳이 없어서 좀 실망했다. 대놓고 옆집으로 가긴 좀 그렇잖아. 사선에 있는 원룸이란다. 바로 입주 가능하대서 스튜디오에서 짐을 대충 챙겨 원룸에 쳐박았다. 옵션으로 달린 침대는 질이 나쁜편은 아니었다. 엠페러크리스의 카운터가 22만에 육박했다. 곧 트래픽이 초과되겠구만, 하고 맥북을 닫자마자 카톡이 울렸다. 이 미친계집애, 사인 다 찢어버릴까보다. 하는 심정으로 홀드를 눌렀다.
아까 황자도씨 맞으시죠?
오늘 저희때문에 고생하셨죠(눈물)
아닙니다. 치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장이씽씨에게 감사합니다 전해주세요.
(웃음)
혹시 프리랜서 포토그래퍼세요?
네. 자유롭습니다.
그럼 혹시 화보도 찍으실생각 있어요?
아, 화보 찍은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
와 그런데 한국말 진짜 잘하시네요(크크)
저희가 이번에 화보를 찍게되서요.
피해도 입으셨고 그래서 혹시 저희랑 일 하실 생각 없나해서.
언제입니다?
언제입니까?
어, 3주 정도 후에, 평일인데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010xxxoxxox로 휴대전화 번호입니다.
정확한 것은 연락 주십시오.
아 완전 단호하시네요. 나중에 다시 연락 드릴게요!(윙크)
-
우이판의 공식 스케줄은 아니지만 EMS로 느리게 도착한 망원경을 통해 너희 숙소를 계속 엿보고있었다. 마침 위치가 맞아 떨어져서인지 조금 가리기는 하지만 그들의 현관이 딱 보이는 위치다. 엊그제는 루한이 외출을 했는데, 엑소케이의 오세훈과 버블티를 마셨다고 했다. 소파는 잘 도착했는지 너희의 소파는 바뀌어져있었다. 배달온것을 보고 그들은 놀랐지만, 노트북을 들고 여기저기를 뒤지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받았다. 엠페러크리스를 알게된 것 같았다. 하긴, H라고 보내기는 했고 거의 탑시드인데 아직까지 제대로 알지 못한게 더 우습다. 그리고 이번에는 티나라고 소파 사진과 함께 '홈마스터 사비로 서포트했습니다, 집에서 편히 쉬라는 마음입니다'하고 적어두었으니 눈치를 챌 법도 했다. 그 이후 엠페러크리스의 방명록에 한 사람이 적고 간 메세지가 있었다. '청춘은 즐기는거지만, 당신의 돈과 시간을 쏟아부으면서까지 우리, 혹은 나를 좋아하지는 말아요.' 크리스인게 분명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현관으로 다가가는 네가 보였다. 검은색 통이 넓은 편안한 반바지에 럭비티셔츠 차림이던 나는 너를 계속 바라보면서 주섬주섬 카드홀더와 미러리스카메라를 집어들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릭오웬스를 신었다. 사생들이 들끓는 앞문으로 나올 것 같지는 않아서 스냅백을 쓰며 지하의 입구쪽으로 향했다. 앞을 그냥 지나가다가 마침 담벼락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찍었다. 뒤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너일것이 뻔했다. 고양이를 몇장 더 찍고 가던 길을 가는 척 하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어, 우이판씨."
웃으면서 그에게 말을 건넸다. 그는 아,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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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