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048362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12월의 아이들 전체글ll조회 477
새벽 감성. 열여덟, 고등학생이었던 네가 그토록 좋아했던 말이었다. 영양가 없는 얘기들과 시덥잖은 농이 오가던 날이면,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며 웃었던 내게 발갛게 오른 귀끝을 하고선 새벽 핑계를 대던 너. 볕 한 번 안 드는 반지하에서, 우리는 밤을 마음껏 즐겼다. 청춘, 제 청춘의 모두를 네게 선사하며 밤을 지새웠다. 그리도 까만 밤이 무엇이 좋다고, 눈 반짝이며 네 얘길 들었었다. 꼭 밤에 별을 박아넣는 것마냥, 나는 그랬다.  

 

손에 쥐던 것이 연필이 아니라 돈이 될 즈음에, 낮은 차츰 아득해져 멀어지곤 한다. 나는 스물셋, 우리의 대화를 지워낼 수가 없다. 차마.  

 

순영아, 권순영.  

 

괜찮지. 

 

괜찮을 거야. 

 

짧은 몇 마디에 오갔던 우리의 감정. 초저녁부터 느껴졌던 네 빈자리. 그날따라 얼굴 가득히 쏟아지는 햇살, 너만 없던 눈이 부신 아침.  

 

석민아. 나는 이렇게 또 밤을 그린다. 품에 담은 밤을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 보아 재생한다. 그렇게 또, 또. 하룻밤의 테이프가 다 늘어지면, 다른 것을 또 꺼낸다. 너로 가득했던 날이 좋아서. 보고 싶지는 않더라도, 그리워서. 우리가 우리였던 밤이 예뻐서. 그 별이, 그 공기가. 그 온전함이 두려울 만큼, 잔혹할 만큼 생생해서. 

 

나는 오늘도 이상하리만치 따스한 밤의 한가운데서 눈을 감는다. 늘 너만, 너만 빛나지. 석민아. 그렇지.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엉엉 작가님뭐랄까음울한글을잘쓰시네요.. 연필대신돈을쥔다는표현이맘에와닿았달까.. 누가죽은게아니라이별을한거죠?
9년 전
대표 사진
12월의 아이들
사실 여태 올린 글 모두 어제 새벽에 쓴 것들이라... 네. 석민이랑 순영이는 헤어졌어요. 이번엔 아무도 안 죽였네요^^;
9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흑죽은검줄알고심쿵할뻔했어여..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