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퇴마사
w. 꾸르륵
03. 수영장의 변태 귀신 (2)
첨벙,첨벙 거리는 소리가 성용과 자철의 귓가에 맴돌았다. 그 귀신은 질리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왔다갔다거리며 수영을 했다. 아니,귀신이면 귀신답게 인기척을 느꼈으면 무섭게라도 우릴 째려보던가,이건 뭐- 사람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수영만 쳐 하고 있으니까 돌겠네. 성용은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귀신에게 다가갔다.
"야-"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다만 아직까지도 물 튀기는 소리만 들릴뿐. 그로 인해 더욱 더 열뻗친 성용이 마침내 가까이 다가온 귀신의 손목을 탁-, 잡았다. 귀신은 순간 자신의 손목이 살아있는 누군가에게 잡힌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내가‥잡힌다?
"사람이 말을 했으면 대답을 해야지."
"제가…잡힙니까..?"
조금은 어눌한 말투였다. 그러니까 마치 외국인이 한국어를 하는듯한, 그런 말투.
"난 퇴마사니까. 너 같은 귀신이 보이기도 하고,만질수도 있고, 저기 저 위쪽으로 올려보내줄수도 있고."
위를 가리키며 말하는 성용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귀신은 곧이어 비맞은 강아지처럼 풀 죽은 표정을 지었다.
"쑨..아직..못한..말..있습니다. 해야 합니다. 아직 못갑니다."
"쑨?그게 네 이름이야?"
"제 이름 맞습니다.쑨 양 입니다."
"중국 쪽 이름 같은데?"
"쑨 중국인입니다."
이 귀신은 뭔놈의 스펙이 이리도 대단해? 수영장에 사는 물귀신에 변태,그것도 모자라서 중국귀신이라니. 쯧- 혀를 찬 성용이 쑨을 흘겨보자, 귀신, 그러니까 쑨은 강아지처럼 헤실헤실 웃었다. 저 강아지 웃음을 보니 자철이 떠오르는게‥아, 그러고보니 같이 온 구자철은 어딨는거야. 두리번거리다 문 앞에 주저앉은 자철을 발견한 성용이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해보였지만 자철은 머리가 아프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씨,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놈이 어디서 개수작이야. 그래도 내심 걱정이 된 성용은 그냥 이번 퇴마는 저 혼자 하기로 결심했다. 보니까 별로 위험하지도 않은 귀신 같은데.
"못한 말이란게 뭔데? 내가 대신 해줄테니까‥"
"안됩니다! 그,그 말..꼭 쑨이 해야 합니다."
"임마, 너 때문에 여기 수영장 여자 회원들이 뚝 떨어졌다잖아."
"그게, 왜 쑨 때문입니까?"
헐, 정말 몰라서 묻냐? 진짜?정말?, 했던 말을 묻고 또 묻는 성용을 이상하게 보는 쑨이었다. 쑨 입장에서는 정말 몰라서 묻는것이었다.
"니가 여자들 훔쳐보고 막 그러니까 여자들이 겁먹어서 안오는거 아냐."
"그,그건.."
"그건 뭐?"
"태환을..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박태환?"
"맞습니다.박태환,그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박태환이라 함은, 퇴마를 의뢰하러 왔던 놈 아닌가? 이 귀신이랑 아는 사인가?아,시발.이게 묘하게 복잡하네-.복잡한건 딱 질색이던 성용은 미간을 찌푸렸다.
"박태환이랑 아는 사이냐?"
"쑨‥태환..좋아합니다."
"엥?!"
"…하지만 태환은 쑨을 모릅니다."
하아?그럼…짝사랑이란건가? 내 사랑 이야기보다 남의 사랑 이야길 듣는 게 더 재밌다고, 어느새 성용은 쑨의 이야길 귀기울여 듣기 시작했다.
"쑨, 태환 기사 봤습니다. 쑨도 수영 좋아합니다. 쑨도 수영선수입니다. 태환,최고의 수영선수입니다."
*
쑨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체 할 수 없이 설레는 마음에 죽어버릴것만 같았다. 한 손에는 태환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꼭 붙들고선 태환이 다닌다던 수영장으로 향했다.
태환을 존경한지도 어언 3년, 처음엔 그저 존경하던것 뿐인데- 그 마음이 어떻게 사랑으로 변한건지‥, 그리고 그 마음 하나때문에 중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쑨은 행복했다. 그저 태환을 이렇게 직접 두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단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다. 비록 태환은 제가 여기있는지조차 몰라도 쑨은 그냥‥ 마냥 기뻤다.
딱 한번 태환이랑 마주친적이 있었다. 쑨은 그 때, 태환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혹시나 제 심장소리가 태환에게까지 들릴까 노심초사했었다.
"안녕하세요?"
처음 듣는 태환의 목소리에 쑨은 그냥,이대로 죽어버려도 여한이 없다고 느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바라보기만, 그저 먼 발치서 태환을 몰래 지켜보는 일이 쑨을 점점 지치게 만들었다. 사나이 인생 딱 한번이라고, 결국 쑨은 늦게나마 태환에게 제 마음을 말해보려고 했다.
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
+)르륵르륵 꾸르륵입니다.
솔직히 픽 중에서 가장 쓰기 힘든 픽이 바로 이,퇴마사 픽이라능..엉엉, 조금 더 신중하게 구상을 하고 썼어야 했었나봐요..흡..ㅠㅠ뮤튼 항상 제 비루한 픽에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지금까지 암호닉 신청하신 분들~
혜글렛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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