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어디가 아프신데요?”
“…감기….”
“아.열은요?목은 어때요?콧물나요?”
너무 한꺼번에 이것저것 질문하는 의사선생님을보고 꿀먹은 벙어리가 된 나.어…그게…열은 잘 모르겠고,목은 좀 많이 부은것같아요…콧물도 나고….괜히 의사쌤 얼굴을 보며 말하기가 민망해져 시선을 살짝 내리고 말을했다.이렇게 젊은 의사쌤도,이렇게 활기찬 의사쌤도 다 처음이다.
“우리 열을 한번 재볼까요?”
“아 네….”
무슨 소아과 온줄.마치 나를 어린아이 대하듯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는 의사쌤.원래 잘 웃으시나?내귀에 체온계를 꽂더니 삐 소리가 나자 체온계를 빼곤 심각하게 체온계를 바라본다.…왜,왜요?
“…열이 조금 있네요.”
“아 예….”
마치 표정은 00씨 곧 죽어요.라고 말할 표정이면서…뭐야 별거아니잖아.실컷 웃는표정 짓다가 갑자기 표정 굳히면 그거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뭔가 피곤한 의사쌤이다.진찰중에 쩍 하고 나오는 하품.마침 하품하던 참에 잘됐다며 갑자기 내 입안에 작은 후레쉬를 비추고 목상태를 살핀다.아,아니 갑자기 하품하는데 그러시면…!
“자 다됐다~피곤한가봐요.”
“아…뭐.”
“목은 진짜 많이 부었네요.주사 맞아야될것같은데?”
“예?싫어요!”
“…엥 주사 무서워요?”
“…아니…그건아닌데….”
주사라면 끔찍한 나.기겁하며 안맞는다고 하니 이런 내모습이 웃긴듯 킥킥댄다.…뭐야 이사람 이상해.
“주사 맞으면 금방나을텐데!”
“……그래도 싫어요.”
“…음.그래요 그럼!00씨는 저 다시보러오고싶어서 주사 안맞는걸로! ”
“예?”
“아니에요?저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으니까 일찍 안나으려고 주사 안맞는거?”
“…으 그게 뭐에요!”
“약 이틀분 지어줄게요.꼬박꼬박 챙겨먹고…목 많이 부었으니까 찬거 먹지말구요.뭐…이제 다 알잖아요?의사들이 하는말.자극적인 음식 삼가하고,찬거 먹지말고….”
뭐 이런 의사선생이 다있지?어이가 없어 그냥 웃었다. 웃는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웃으면서 말하니까 뭐라 할말이없네 진짜.
“그럼 우리 이틀 후에 뵈요!”
“네에.”
한참 의사선생님한테 휘둘리다 나온 나.한편으로는 내가 여길 또 왜오냐!싶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꾸미고 올걸 그랬나 생각하는 난…난 대체 뭘까.
[이대훈]
“…환자분 괜찮으세요?!정신 드세요?!”
여기는 병원.…물론 내가 아픈건아니고. 갑자기 친구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전화를 받아 응급실에 오게됐다.그렇게 심한 부상은 아니라며,부모님이 아시면 걱정할것같아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친구의 말에 얼마나 분통이 터지던지.그렇다고 넌 이시간에 날 응급실까지 불러내냐!하루정도 응급실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될것같다며(사실 입원실이 꽉차 들어갈곳이 없었다.) 혼자있기 무섭고 심심하다며 날 붙잡아두는 친구덕에 응급실에 멍하니 앉아 바삐 돌아가는 상황들만 지켜보고있다.그런데 저남자.자꾸 눈에 띈다.
“야 이대훈!가서 빨리 교수님 모셔와!”
“야 이대훈!이것도 하나 제대로 안해놓으면 어쩌자는거야!”
“야 이대훈!”
이름표를 본적도,그렇다고 이름을 물어본적도 없지만 여기 계속 앉아있노라면 저사람 이름은 무조건 외우겠다 싶을정도로 구박받는 남자.이 병원 인턴인듯 싶었다.제일 바삐 뛰어다니는데 맨날 욕만 얻어먹네….마치 의학드라마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어(사실 얼굴이 매우 잘생겨) 자꾸 눈이 간다.괜히 실수는 하지않을까 조마조마….
“…000 환자 보호자되세요?”
“…아?네!”
“아아.CT촬영 결과나왔는데 큰 이상 없어보여요.물론 자세한 설명은 담당…”
열심히 차트를 뒤적여가며 나에게 설명하는 이사람.가까이서 보니 더 잘생긴것같다.…귀엽네. 혼자 열심히 말을 하다가 고개를 들어 갑자기 날 쳐다본다.
“저 되게 구박 많이 받는것같죠.”
“…예…에? …네.”
“보호자분이 자꾸 쳐다보시니까 제가 자꾸 더 실수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또 구박받고….”
내가 계속 쳐다보고있는걸 느꼈나보다.조금은 억울한듯이 말하는 이남자.그모습까지 귀여운건 함정?
“그러니까 더이상 저 쳐다보지마세요!”
“예?…예에.”
“…새벽의 응급실은 아비규환이라구요.”
새초롬하게 돌아서는데 뭔가 자기가 잘생긴걸 너무 잘아는것같다.…그래도 계속 볼래.
[기성용]
“아 씨발 존나 개같다고 그래서….”
흰 가운을 입고 담배를 뻑뻑 펴대며 욕까지 서슴없이 내뱉는 이남자.…정말 이병원 의사가 맞나 의구심이 든다.그냥 정신병원 미친놈이 나와서 의사가운입고 괜히 의사인척하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아니 사람들 다쳐다보는데 저게뭐야?잡고있던 조카의 손을 좀더 꽉 잡고 바삐 병원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벌써 2주째 떨어지지않는 감기때문에 고생하는 조카.매번 언니가 데리고 다녔었는데 갑자기 오늘 급한일이생겨 어쩔수없이 나와 같이 병원에 오게됐다.병원이라면 질색하는 조카가 왠일인지 순순히 따라오는데…요 쪼그만게 그새 철들었나?
“점심시간이라서…15분정도만 기다리시면 될것같은데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주시겠어요?”
“아 그래야죠.”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이구나.보통 점심시간대인걸 알면서도 괜히 그랬었구나 하며 대기석에 앉았다.아고 민망해라.옆에 얌전히 앉아 손장난을 치는 조카. 너진짜 왠일이야?이렇게 얌전히 잘있고?
“요기 의사선생님 좋아!”
“응?”
“요기 의사선생님 짱이야!”
요 쪼그만게 그래서….풋하고 웃음이 나온다.왠일로 얌전하게 잘있나했더니만 의사선생님 때문이였군.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카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남자좋아하는건 너 엄마랑 똑같구나.(난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고있다.)
-
“윤예지 꼬마환자 들어와주세요~”
역시 소아과라 다르긴다르구나.간호사언니부터 착한말투….조카 손을 꼭 잡고 진찰실 안으로 들어왔다.그리고 순간 굳어 자리에 멈춰섰다.저사람은…아까 병원앞에서 담배 빽빽 펴대며 욕하면서 전화통화 했던….소아과 의사란말이야?!우리 예지가 좋아한다고했던?!
“우리 예지 또왔네요?”
아까 그 정색은 어디로 갔는지 눈웃음을 지으며 조카이름을 부르는 의사쌤.내가 자리에 가만히 멈춰서있자 의아한표정으로 날본다.
“보호자분…?”
“아 네?아…네네.”
“…의사선생님 예지 아파요오!”
내 손을 놓더니 쪼르르 저사람에게 달려가는 조카. 당황스러움에 어쩔줄을 모르겠다.저런사람한테 우리조카 맘대로 맡겨도 되나?불안한데….
“어디가 아플까?”
“요기도 아프고, 요기도 아프고…”
니가 언제 발이 아팠어!!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는 조카를보며 헛웃음을 내뱉었다.
“근데 예지야. 엄마어디가셨어?저분 누구야?”
“아!우리 이모!막내이모!울엄마가 맨날 시집가라고 하는데 남자가 없대요!”
저걸 그냥!!!!!윤예지!!!너 좀있다가 어린이햄버거셋트 안사준다!!!
“아 그래?남자친구가 없으셔?”
“응!없어요 우리이모는!”
“그렇구나.그럼 우리 예지 열한번 재볼까?”
웃으며 넘어가는듯한 이남자.별로 마음에 들진않지만 가까이 앉아 진찰을 받는데도 언제 담배냄새는 빼고온건지 냄새도 안나고…말도 아까처럼 험악하게 하는것같진않다.으휴.빨리 끝내고 가야지.조카를 품에안고 진찰의자에 앉아 한참 시중을 들었다.조카가 웬수지 웬수야.왠일로 얌전히 앉아있는다했다.
“내일모레 한번더 나오셔야 될것같아요.천식이 좀 있네요.”
“천식이요? 아….”
“약은 가루약으로 지어드릴거구요.하루 식후 3번 잊지마시고…”
“네.”
“내일모레 나오실때요.”
네?슬슬 자리에서 일어나려고하는데 갑자기 정면으로 얼굴을 마주치며 말을 꺼내는 의사선생.
“이모님도 같이오셨으면 좋겠어요.”
“저요?”
“네.그쪽이요.”
왜요?영문을 모르겠어 어리둥절거렸다. 앞에서 이사람은 그냥 웃고만 앉아있고….…대체 왜?
[박지성]
“오늘 기분어때요?”
“좋아요!”
“특별히 아픈데는 없고?”
“네!”
“…이제 퇴원해도 될것같은데.”
차트를 끄적거리는 의사선생님을 보고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싫어요! 저 좀 더 입원해있을래요….
“왜요?”
“그거야 의사쌤이 좋으니까!”
나의말에 뒤에 있던 간호사언니들과 다른 의사선생님이 저마다 숨죽여 웃기바쁘다. 또한번 얼굴이 새빨개진 울 의사쌤. 하루에 두번 회진을 도시는데 그때마다 강력하게 좋다는 의사표시를 하는중이다.교통사고로 거의 정신이 헷가닥해서 병원으로 실려오는데 내 수술을 맡으신 분도 박지성쌤이고,내 담당의사쌤 맡으신분도 우리 박지성쌤이고…난 쌤이 좋아요! 하도 구애를 한덕에 병원내에서 그닥 원하지않은 유명세를 타버렸지만.
“밥 꼬박꼬박 먹구요…내일모레쯤 퇴원해도 될것같아요.”
“네?저 아파요!”
“어디가요?”
“저…허리!”
“아 그거 허리에다 주사 10대만 맞으면 돼요.지금 놔줄까요?”
“…아니요!사실 뻥!안아파요!”
뛰는 나 위에 나는 울쌤…안아프다고 슬쩍 이불을 올리자 다시한번 병실은 웃음바다가 된다.날보며 살짝 웃더니 무리를 이끌고 병실을 나가는 울쌤…아 또 내일까지 기다려야해?아쉬움에 입맛만 쩝다셨다.좀 덜 잘나가면 자주보고 좋을텐데.왜이렇게 잘나가서는.
-
결국 그렇게 오지않았으면 하고 바랬던 퇴원날짜가 다가왔다.마지막 아침 회진이네…이것만 끝나면 나 퇴원이고….기분이 그리 좋지않아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만있었다.쌤앞에서 신나게 떠들고싶은맘도 이젠 없다.
“00양 오늘은 좀 어때요?”
“좋아요….”
“좀 일어나볼까?팔 상태를 봐야하는데….”
“아.”
누워있는 상태로 팔을 높게 허공에 들어 휘휘저었다.여기요.의사쌤이 수술해준덕에 완벽해요.이제 한달 조금 넘게 깁스하고 푸르면 된대요. 괜찮죠?
“다리는?”
“잘 걸어다니고있어요.”
“…아 오늘 퇴원이네요?”
“…………….”
“퇴원잘해요.어디 더이상 아프지말구요.”
나 퇴원날도 몰랐냐 멍충아!또다시 아무렇지도않게 나가버리는 의사쌤이 야속하기만하다.내가 그렇게 좋다고 그랬는데…끝인사가 아프지말아라냐!거참 의사다운 말만 골라서 한다!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렇게 우린 끝인가봐.하긴 내가하는행동 하나하나 쌤은 어리게만 보시겠지….
오전 11시에 퇴원하기로 하고 부모님이 퇴원수속을 밟으러 1층에 내려갔다.그새 병원복을 벗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멀뚱멀뚱 창문만 쳐다보는 중이다.…교통사고가 다시 나지않는이상 더이상 쌤 볼일없겠지.확 차도로 뛰어들어?! …헝 그럴용기는 없네….
“저기….”
“……어??”
“퇴원 축하해요.”
“쌤!!”
“쉿,쉿!몰래온거야 조용히!”
어라.그러고 보니까 뒤에 맨날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 없네요 지금은?놀란 눈으로 쳐다봤다.얼른 받으라며 나에게 손을 내미는데 두손을 펼치니 그위에 사탕하나를 올려놓는다.에이 이게 뭐야?겨우 사탕 한알?
“퇴원 선물.”
“…참 소박하네요.”
“…싫음말…”
“아 언제 싫대요!”
“아 조용히하라니까 되게 목소리 크다.”
근데 왜 조용히해야돼요?쌤 여기있는거 들키면 안돼요?왜요?궁금함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안가르쳐주면 크게 소리라도 질러야지.
“아 주위에서 얼마나 얘길 많이하는데”
“저요?”
“맨날 나좋다고 그러니까 나보다 더 00양 퇴원소식 빨리알고
안가냐고,마중이라도 해야되는거 아니냐고…민망해서 원.”
“흐흐….”
그랬어요?우와 병원내에서 진짜 우리 커플이네요!커플!사탕을 두손으로 꼬옥 쥐었다.…으음.근데 아쉬운맘이 드는건 왜일까.
“종이있어요?”
“네?뭐…있을껄요?”
아직 정리못한 서랍장을 뒤적여 종이를 꺼냈다.의사가운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내게 건네는 쌤.그리고 빨리 적으란다. 뭐,뭘적어요!저 지금 오른손 다친거 안보여요?잘 쓰지도 않는 왼손으로 펜을 잡고 엉겹결에 종이에 손을갖다댔다.뭔데요?
“010-1234…”
순간 기뻐 웃음이 터져나오는건 숨길수가 없었다.
-
사실 오늘 기성용 선수 안쓸려고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자꾸 ..오늘따라 뭔가..ㅠㅠㅠㅠㅠㅠ자꾸 기억속에 맴돌아서....
제발 상처안받길 빌게요 ㅠㅠㅠㅠㅠㅠㅠ자책골도 어찌보면 좋은 선수가 되가는 하나의 과정이니까...크게 맘쓰지말길..아니다.
상처는 안받되 조금더 조심할수있는(물론 실수지만) , 이번계기로 조금 더 큰 기성용 선수가 되길 빌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주제고갈입니다.........
아주아주 심각한 주제고갈..........................................................
.............네...저 맨날 들어온댜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헝...슬퍼라...............
요새 ㅃㅃㅇ님거 참 재밌다는...다른 분들도 좋으시지만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엽사들이 내스타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가 중간중간있을수있어요 죄송해용 ㅠㅠ
그대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