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작할게요."
너의 말에 그는 목례로 대답했어. 얼굴에 한 가득 띄운 미소는 어린아이를 연상하게끔 했지.
너 역시 미소를 띄우며, 그에게 질문을 하나 둘 씩 던졌어.
너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이지훈,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작곡가야.
그는 너가 낯설지 몰라도, 너는 그가 낯설지 않았어.
"요즘 '아낀다', 를 비롯해서 '어른이 되면'으로도 승승장구 하고 계시잖아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게 하나 있어요,"
이지훈은, 너의 중학교 동창이었지. 지훈이와의 한 달, 그 한 달은 너에게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
지훈이의 노래를 처음 들은 사람이 바로 너거든. 말수가 적었던 지훈이와 짝꿍을 처음 했을 때 너는 걱정이 많았었어.
친하지도 않았고, 다가가기에는 너무 어려웠던 지훈이었으니까. 그렇지만 너는 지훈이와 가까워지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었지.
열일곱의 소년,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의 스물 다섯의 남자. 너의 눈에는 아직 소년의 경계에 걸쳐 있는 지훈이야.
지훈이한테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 지는 몰라도, 너에게는 지훈이는 잊히지 않는 사람이었어.
자기가 만든 노래를 선뜻 들려줬던 것도, 감기에 걸렸을 때 너를 걱정해 준 것도,
너에게 자기의 꿈을 말해줬던 것도. 아직도 생생한 것 같아.
너는 조금 섭섭해. 지훈이는 너를 잊은 것 같거든. 하긴,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겠어.
나는 그냥 기억 한 편에도 남아있지 않는 짝꿍 1, 뭐 이런 거겠지.
너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고 지훈이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세요. 이 노래들의 모티브가 뭔지,"
"네."
"따로 영감을 얻는 주체가 뭔지, 궁금합니다."
"......."
"그걸 뮤즈, 라고 하더라구요. 뮤즈. 노래의 영감이자, 주 소재이기도 하고, 그 노래를 바치고자 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거구요."
이지훈의 뮤즈는 누구일까. 너는 새삼 궁금했어.
지훈이는 천장을 잠시 응시했어. 그리고는 웃으면서 대답했지.
"제 음악을 처음 들어 줬던 친구가 있었어요."
".......아, 네."
"이름은 김세봉, 비록 제가 전학 가면서 연락이 끊겼지만,"
"......."
"제 첫사랑이에요."
"......."
"지금도 아직도 세봉이 생각하면서 노래 만들어요. 제 뮤즈, 라고 한다면 김세봉. 이라고 답해드리고 싶어요."
".......아."
너는 잠시 사고 회로가 정지된 듯 해.
"꼭 말해주고 싶었어."
"......."
"이렇게 볼 줄은 몰랐고, 이렇게 직접 말하게 될 줄도 몰랐지만,"
"......"
"고마워요, 내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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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제 뮤즈입니다!
하하!
지훈이에게 팬싸 가면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에요
똥글이라 포인트는 안 받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