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누구야?
1995년 6월 13일.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런 특별하지도 않은 그런 날. 나는 태어났다.
어둡고 좁았던 엄마의 뱃속을 떠나 세상으로 나와 힘찬 울음을 터뜨렸고, 감겨있던 눈을 조심스레 뜨자 온통 초록색을 입은 사람들이 내 눈앞에 보였다.
푹신한 느낌으로 보아 나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16개의 시선. 일곱남자와 한 여자. 누가봐도 한 여자는 우리 엄마이다. 그렇다면 일곱 남자 중 한명이 나의 아빠라는 말인데...
서로 내새끼라며 나를 안아보려는 이 일곱남자들. 과연 우리 아빠는 누구일까?
2015년 3월.
'처음 설이가 태어났을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아직도 잊지 못하죠. 남자 7명이 애 한명 보겠다고 미친듯이 달려온거부터 얼마나 웃기던지. 아차, 이게 아니죠? 그냥 고마웠어요. 아무 탈 없이 무사히 태어나준것 만으로도요."
'남편분이 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엄청 실망했다고 하셨던데 사실인가요?'
"네. 아들한테 미안하지만 사실이에요. 그렇게 딸이면 좋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아들 낳으면 아들한테 저를 뺏기는 기분이 들거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실망하는 모습을 비추긴 했어요. 그래도 금방 수긍하더라고요.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때요? 이쁜 내 자식인데."
'남편분이 소꿉친구 중 한분이였다고 하는데 좀 특별하시겠어요?'
"네, 언제까지나 친구로 지낼 줄 알았는데 이런 사이로 발전을 했네요. 그래도 나머지 친구들은 영원한 소꿉친구죠."
엄마의 인터뷰를 들을때마다 나는 옛 생각에 잠기곤 한다. 옛 생각이라고 해봤자 고작 어린시절이긴 하지만. 기억력이 너무 좋은 탓에 아직도 어렸을때 기억이 거의 남아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그때의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다른 추억을 알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1995년 6월.
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약냄새가 나는 병원안이 아닌 따뜻하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엄마의 품에 안겨 병원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일곱명의 남자도 함께 말이다. 엄마는 제발 집에 가라고, 신혼집 하숙집이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지만 내공이 쌓인건지 들은체도 하지 않은채 자기들 얘기만 한다. 결국 엄마의 완패다.
집안의 신발장은 어느새 가득 차 버렸고, 엄마는 옷을 갈아입겠다며 나를 한 사람에게 맡기고 급하게 방으로 들어갔다. 이 사람이 우리 아빠인가?
"야 김태형 조심히 안고있어"
"알고 있거든. 내가 얼마나 애를 잘 돌보는데"
"하긴 그렇긴하다. 그래도 조심해라"
"파괴몬 보다는 낫네요."
나를 안고있는 사람의 이름이 김태형인가보다.
애를 몇명이나 키워본 것처럼 엄청 안정적으로 나를 안고 있었다. 마치 엄마처럼.
"태형아 나도 안아볼래"
"정호석 너는 그냥 좀 앉아있어 또 애 안고 얼마나 호들갑을 떨려고"
엄마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태형이라는 사람에 품에 안겨있던 나를 데려가 안았다. 그리고는 정호석이라는 사람에게 독설 아닌 독설을 날렸다.
"윤기야 작업실 안 가? 오늘 작업 몇시야?"
"아 아직 멀었어. 4시부터야"
"야 미쳤어? 지금 3시 30분이야!"
"작업실이 코앞이다 코앞. 아직도 이사한거 까먹었냐?"
"아 맞다. 또 깜빡했네.."
우리 엄마는 뭐든지 자주 깜빡깜빡하는 것 같다. 이런 우리 엄마를 잘 챙겨주는 사람이 우리 아빠였으면 좋겠다. 같이 덤벙거리면 많이 곤란하니까..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현재 시점은 아들의 시점입니다. 작가의 시점과는 다르게 조금 색다른 시점입니다. 여주 시점은 물론 나옵니다. 그래야지 남편의 단서를 찾을 수 있겠죠? OO의 소꿉친구였던 7명의 남자 중 한명이 아빠인데 이 7명의 남자들이 거의 다 살다시피 집을 들락날락 거려서 어린 아들의 혼자만의 남편찾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남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다 삼촌이라 호칭을 사용할거에요. 응답하라에서 얻은 소재라 응답하라에 나오는 인터뷰 장면을 넣을거고요. 질문자는 알아보기 회색으로 표시할게요~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