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다
칠흑같은 암흑속에서 나혼자만 빛이난다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뜨면 이질적인 장면이 눈앞에 나타난다
내가 서있는곳은 보기만해도 숨이 턱 막히는 큰 금빛신전. 그곳에 가운데에 서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 한쪽은 마치 편안하고 환한 천국같은 공간
다른쪽은 판자촌같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암흑으로 가득찬 공간.
내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가운데에 놓여있는 분수를 보다가 천국같은 공간을 등지고 암흑으로 가득찬 공간으로 간다. 항상 바뀌는 나를 배웅하는 사람들
나는 그저 무표정하게 암흑으로 들어간다.
암흑으로 발을 내딛자말자 숨이 턱 막힐정도로 달리기가 시작된다, 누구에게 쫒기는것도. 왜 달려야하는건지도 모르는채 그저 달리기만한다
미로같은 회색 건물들 사이로 아무도 없다, 정말 나 혼자만 끊어질듯 숨을 쉬면서 달린다. 진짜 죽을만큼 힘들어서 쓰러질쯤에 건물의 끝이 보인다
우둘투둘 튀어나와있는 벽을 짚어가면서 탈출아닌 탈출을 한다. 그러고 눈을 뜨면 달리는 버스 안이다
나는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밖을 보고있다. 달리는 버스 창밖을 바라보고있으면 어느새 나무가 무성히 자라있는 공원이 보인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거기서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마음에 엄청 난 두려움이 생기고 머리 가득 '보기 싫어, 제발!!!!'하면서 위험신호가 울린다
버스에는 승객들이 앉아있다. 다들 앞쪽만 바라보고 있다, 내 고개는 항상 억지로 다시 창밖을 바라본다
공원 가운데쯤에 동산같은것이 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버스안을 보면.....
꿈에서 깬다.
"몇년째 같은 꿈을 꿔"
어렸을때는 땀에 흠벅젖어서 깨곤했다, 무서워서 배개를 꾹 잡고 울었던적도 있다. 항상 반복되는 꿈
바뀌는것 하나없이 반복되는 내 마음대로 되지않는 몸에, 바뀌는게 하나없는 꿈. 그리고 어렸을때는 꿈에서 깨면 기억이 나지않았다
그저 무서움 꿈을 꿨다는 기억뿐
"무서웠겠다"
"근데 요즘에는 그런꿈 안꿔. 좋은거지?"
"좋은거지. 니마음대로 몸도 안움직인다며? 근데 공원에서 넌 뭘 본걸까"
"글쎄...."
찬열이한테는 말 안했지만 내가 공원에서 본 동산은.... 분명 무덤이였다. 풀이 무성한 관리안되어있는 아무도 안찾는것같은.
하교를 하고나서 몸이 찌뿌둥해서 교복을 이러저리 허물벗듯 벗어놓고 이불에 누웠다.
선선히 부는 바람에 잠을 잘 잘수있겠다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
눈을 떴다
젠장. 무서운꿈 꾼걸 이야기하면 그 꿈이 또 반복될수 있다는 이야기를 박찬열이했는데 진짜인가보다
눈앞에 보이는건 신전이였다, 금빛에 새하얀 기둥이있는 건물, 왠지 모르게 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댔다.
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수 있네? 나도 모르게 아이처럼 그자리에 우뚝서서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고있었다
"민석아~"
나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엄마랑 구역장님이 계셨다, 엄마는 다정하게 웃으면서 나에게 손을 흔들고 계셨다.
웃으면서 그쪽으로 갈려고 발을 움직이는 순간 내 몸이 저절로 암흑으로 가득찬 건물쪽으로 움직여서 소리쳐 엄마를 부를려고했는데 목이 뭔가에 막힌듯이
목소리가 안나온다. 신전 계단을 거의 다 내려오자마자 신전은 눈앞에서 사라졌다. 또 다시 몸이 내마음대로 움직여진다. 억울해서 한참을 그자리에서 울었다
울고있었는데 누군가 머리에 손을 올려놓는다, 가만히 고개만 들고 올려다보니까 어렸을때 부터 소꿉친구인 루한이 서있다, 놀라서 멍하게 바라보니까
아무말없이 손목을 잡고 앞으로 이끈다. 그래도 친한 친구를 만나서 그런지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오늘은 안뛰네'
이꿈만 꾸면 여기서는 항상 달리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던것같은데 오늘은 그저 루한이랑 말없이 걷고있었다
우리 둘은 말이 없었다, 그냥 서로가 존재하는구나 할정도의 느낌뿐.
갑자기 루한이 우뚝서길래 나도 같이 우뚝섰는데 옆에 건물에서 희미하게 소음이 들린다 여기는 항상 무서울 정도로 고요했는데
반은 호기심으로, 반은 거부할수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집 계단으로 올라갔다. 무서웠지만 궁금한 마음이컸다
그집은 문이없었다. 대신 칠흙같은 어둠이 문을 대신하고있었다. 안에서는 유리조각이 깨지는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다
꿈이라 용감했던건지, 몸이 알았던건지 망설임없이 암흑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곳에서 없는존재같았다, 제 3자의 입장. 어떤여자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하고있었고 옷은 죄다 핏빛이였다, 그리고 얼굴이 안보이는 남자가 여자를 위협하고있었다
여자는 머리를 바닥에 부딧치기도하고 맞기도하면서 살려달라고 울부짓고있었다.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점점 심해지고있었다. 거의 기절직전의 느낌이 들었을때
누군가 나를 밖으로 꺼내는 손길이 느껴져서 바라보니 루한이였다, 나는 울상으로 루한이에게 달라붙어서 걸었다. 루한은 묵묵히 다 받아주었다, 이상하게 루한이옆에있으니
마음이 편하고 더이상 아까 그장면이 생각나지 않았다
꽤 오랜시간을 걷다가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에 눈을 감았다 뜨니 버스 안이였다.
밀려오는 불안감에 급하게 루한을 찾았는데 루한 옆자리에서 창밖을 바라보고있었다, 마음이 놓여서 루한의 팔목을 잡았다, 버스는 평소보다 빨리달리고있었다.
나도 물끄럼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공원이 눈에 띄었다, 어김없이 머리 속을 가득채운 경고메세지와 두근거리는 심장에 정신이 없었다
다른 날보다 심해서 차라리 기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누군가 앞에 선다
"괜찮아요, 아가씨?"
어떤 아저씨다. 아니 아저씨라고 해야하나?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버스에서, 아니 이꿈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게 처음이라서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겨우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서 루한이 손을 꼭 잡는다
손을 바라보다가 문뜩 창밖을 봤는데 공원한가운데다. 머리속은 어서 고개를 돌리라고 아우성을 치고있는데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았다.
영화에서나 보는 슬로우 모션으로 버스가 움직였다, 숨이 턱막히는 느낌을 느끼면서 창밖을 바라보고있는데
무덤옆에 어떤 여자가 서있다. 온몸을 덮어오는 공포감에 눈물이 나왔다, 억지로 손가락을 움직여서 내 무릎을 찌르자 겨우 몸을 움직일수가 있어서
고개를 돌리고 눈을 꼭 감았다 떴는데 내 바로 앞에 그 여자가 서있었다
심장이 멎는 느낌에 잠시 정신을 못차리는데 머리 속에 가득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
'억울해... 억울해... 제발 범인을 찾아줘...'
얼굴을 온통 머리카락으로 가리고있어서 얼굴은 안보였지만 울고있는것 같았다. 가슴을 후벼파는듯한 목소리를 듣자, 더이상 무섭지 않았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까. 어쩐지 눈이 아까 내게 괜찮다고 물어보던 아저씨에게로 갔다.
그리고 아까부터 머리속을 가득채우던 단어를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삼촌이 그랬어, 삼촌이 범인이야....."
삼촌이라는 단어를 말하자 마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점하나로 모든것들이 빨려들어가더니 암흑으로 변했다
그러고 꿈에서 깼다.
그다음부터는 그 꿈을 꾸지않는다.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않았다.
몇몇 주변사람들한테만 가끔씩 이야기를했다. 혹시나 그 꿈을 또 꾸면 버틸수없을껏 같아서.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시는 똑같은 꿈을 꾸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꿈의 모든 기억이 생생하다. 마치 어제 꾼 꿈처럼. 그리고 그 꿈을 생각할때마다 슬프다, 마음이 저절로 아파왔던 그 목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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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이거 제가 꿨던 꿈이에요ㅠㅠㅠ 저 꿈을 꾸고 난 후로는 더이상 그꿈은 꾸지않아요.
저 마지막꿈 꾸고 한참을 멍하니있다가 한참 울었어요. 너무 슬펐거든요 목소리가 정말로..... 근데 진짜 무서웠어요ㅠㅠㅠ
아직도 생각할때마다 오싹오싹하고 머리가 띵해요. 꿈을 꿀때마다 항상 시작은 거대한 금빛+새하얀 신전이더라구요. 그래서 신전만 나왔다하면 겁부터 먹곤했어요
정말로 마지막꿈은 이게 꿈이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딱히 뭔가 시도했던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리고 친구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였어요ㅠ
친구가 묵묵히 곁에있어줬는데 진짜 마음이 편하고 다 끝날꺼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째뜬 진짜 이제는 그 꿈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똑같은 꿈은 꾸지않아요
아! 근데 버스에서 저에게 말걸었던 그 남자가 삼촌인건지 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때는 뭔가 느낌이 삼촌같았어요 얼굴은 기억안나지만. 눈이 저절로 가더라구요
호칭을 정리해 드리자면
민석=저
루한= 10년지기 소꿉친구 남자애
찬열= 몇몇 주변사람들
이에요, 이름이 없이 할려니까 어색하고해서 엑소로 바꿨어요 (왜 엑소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엑소팬이라고 대답을해드리는게 인지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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