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 인터뷰]
Q.백현씨, 경수씨 쓰러질 때 어떤 생각 들었는지?
-그 난리에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도경수 죽으면 어쩌나 눈뒤집어져서 아무생각도 안났지.
Q.청혼이 성공적이었다고 보시는지?
-뭐..도경수때문에 변수가 있었지만 어쨌든 받아주긴 했으니까요...사실..아 진짜 쪽팔려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저는 도경수 마주치는 매순간이 불안해요. 도경수가 삐지고
화낼때마다 아..얘가 이제 나 안좋아하면 어쩌나..이제 나랑 안만난다고하면 어쩌나...근데 이제야 좀 마음이 놓이네요. 결혼해준다고 하니까.
Q.경수씨, 그때 백현씨 사고났다고 연락받았을때 많이 울던데...얼마나 놀랐는지?
-와 진짜!!!그걸 어떻게 말로 표현해요. 진짜 변백현 개ㅅ...아니, 나쁜..사람 아니에요?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니까요!!근데 저 진짜 바보같이 운거 편집 좀 해주시면 안되요?
아무튼...변백현 진짜...아후...
Q.근데 쓰러지는 순간에도 청혼을 받아주시던데 많이 기다렸나봐요.
-네?아니...뭐....하하....아시다시피 변백현이 오그라드는거, 낮간지러운거, 쪽팔린거 이런거 죽어도 못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다 보는데서 저한테 청혼하는거 보고 느꼈죠.
아, 변백현이 나를 진짜 사랑하는구나. 근데 어떻게 안받아줄 수가 있어요.
[미션카드
요즘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백현♥경수 커플
가을 날씨가 좀 쌀쌀해졌죠? 이럴때일수록 두분으의 더욱 돈독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두분의 동반 라디오 출연! 정말 기대되는군요.]
"존나 맨날 뭐가 그렇게 기대가 되세요. 이 미션인지 나발인지는."
"야. 욕하지 말라니까. 저번 방송 못봤어? 계속 삐삐 거렸잖아."
"아 뭐. 도경수. 사랑해. 이것만 방송에 나가면 된거 아니야."
역시 마이웨이를 걷는 게이들이 아닐 수 없다.
"근데 이번에 우리 라디오 려욱이형이 하는데 나갔으면 좋겠다."
"싫어."
"왜!!너 저번에 컴백기념으로 나갔을때도 형이 완전 잘 챙겨줬잖아."
"어. 그래도 싫어."
"왜 그러냐! 려욱이형이 얼마나 좋은 형인데. 나한테도 되게 잘해주고."
"그래서 싫다고 병신아."
"뭐?"
"너는 진짜 어떻게 연예인 해먹고 사냐 도경수. 이렇게 눈치가 먹고 죽을래도 없는데."
그들을 바라보던 감독은 이제 아무 감정이 없는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이제 그의 머릿속에는 자체 필터링기구가 설치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오글자막을 넣어야 저둘의
살벌한 말싸움이 귀여운 사랑싸움으로 변할지, 어떤 효과음을 넣어야 백현의 찰진 욕이 그 속으로 숨겨질지 감독의 머릿속 필터링 기구는 쉽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한참을 티격태격하던 백현이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우자 옆에서 눈치를 보던 막내작가가 황급히 경수에게 다가가 카드 하나를 건넸다.
"어? 누나. 저희 미션카드 아까 받았는데?"
"아니, 그건 경수씨 혼자 보는거에요."
앗, 진짜요? 변배현말고 너 혼자보라는 소리가 그렇게 좋았는지 경수는 그 카드가 뭔지도 모른채 입을 헤-벌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모습을 지켜보던 감독은 혀를 찼다.
변백현이 보살이고 성인군자다. 대체 저런 백치미는 어디서 배우고 익혀서 오는것인지가 의문이었다.
[미션카드
경수씨, 요즘 최고이 대세로 떠오른 아이돌 그룹 엑소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건 알고 계시겠죠?
엑소는 경수씨의 남편 백현씨가 속한 그룹이기도 한데요. 이제 서늘해진 가을날, 백현씨를 위해 경수씨에게 세가지 미션을 드리겠습니다.
백현씨에게 경수씨의 사랑을 확인시켜주세요!
첫번째. 백현씨가 속한 그룹 엑소의 원기보충을 위한 도시락 만들기!
두번째. 백현씨에게 사랑한다는 말 5회 이상 선물하기!
마지막 세번째는........]
세번째 미션까지 미션을 읽은 경수는 곧 카드를 구겨 제 입속으로 집어 넣는 등의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사랑해 5회라니. 5회라니!! 오글거리고 낯간지러운 상황은 5초이상
견디지 못하는 병이라도 걸린듯한 이 게이커플에게 특히, 의외로 남자다운 면이 강한 경수에게는 쥐약같은 미션이었다. 그랬기에 저번 병실에서 백현의 찐한 사랑고백은 녹음
을 해서 길이길이 가보로 간직해서 듣기만해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이젠 제입에서 그말이 나와야 한다니....
놀란 스텝들이 다가가 경수를 말리는 동안에도 경수의 몸부림은 그칠 줄을 몰랐다. 때마침 볼일을 마친 백현이 다가와 경수의 이마를 짚어보기 전까지.
열은 없는데..어디 아픈가? 백치미에 이어서 이젠 병신미까지..?
경수는 그런 백현의 손을 휙 뿌리친 채 감독이 자리잡은 중앙카메라앞까지 좀비마냥 기어왔다. 그런 경수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백현은 가만히 팔짱을 낀채 소파에 앉았고
의도치 않은 클로즈업으로 감독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지릴뻔한 오줌을 참아냈다. 그리고 경수는 카메라 렌즈에 두손을 모으고 백현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속삭
였다.
"니미...줮같은 미션...잘 수행해보겠습니다.."
라디오 방송 당일. 경수는 미치고 환장할 것만 같은 심정이었다. 도시락이라니. 도시락이라니! 그는 모두가 인정한 요리고자가 아니었던가. 스파게티 하나를 만들때도 모든
과정을 백현의 손을 탔거늘. 혼자서 도시락이라니. 게다가 고민을 하는새에 어느덧 시간은 세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게다가 끊이지 않고 울리는 메세지는 리허설을 보러 오지
읺을거냐는 백현의 독촉이 쓰여있었다.
리허설이고 나발이고 내가 지금 그거 보게 생겼니. 너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도시락을 싸게 생겼는데!!!
"아..진짜...도시락 어떻게 해...뭘 싸...진짜...하..."
아이고. 저러다 국민남동생 머리털 다뽑히고 대머리되겠네. 안쓰런 마음이 든 작가는 조심스레 인터뷰를 시도했다.
"경수씨, 평소에 백현씨가 좋아라하는게 뭐에요?"
"랍스터, 삼계탕, 꽃게찜, 유산슬, 고추잡채요."
아. 변백현은 입도 고급이구나 하하. 좋은 정보 고마워요 국민남동생 찡긋. 도저히 요리고자 도경수의 손에서는 나올 수 없는 요리들의 향연에 작가는 숙연한 마음으로 뒤를
돌려다가 그래도 도움은 워야지 싶어 경수에게 말을 이었다.
"그럼 김밥이나 주먹밥 어떄요? 유부초밥도 괜찮고."
"주먹밥이요?"
"네. 예쁘게 싸서 과일이랑 놓으면 그럴듯해요."
주먹밥이라...앞에서도 말했듯 귀가 거의 습자지 수준으로 얇은 도경수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봤던 '애인에게 사랑받는 도시락 주먹밥 모음♥' 글이 떠올랐다. 사진에는
귀여운 모양의 주먹밥들이 가즉 나열되어 있었다. 예쁜 고양이부터 곰돌이, 그리고 피카츄에 꼬북이까지. 심지어는 커플들의 얼굴을 묘사한 먹기에도 아까운 주먹밥들이
가득이었다. 오호. 경수는 자신이 만든 백현과 경수의 얼굴이 담긴 주먹밥을 보고 감동한 백현이 제게 다가와 포옹하는 장면을 흐뭇하게 상상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경수는 곧바로 전기밥솥의 '맛있는 백미 취사'버튼을 누르고 주먹밥을 만들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그곳에 자리한 모든 스텝들은 언제나 의욕만 앞선 도경수를 걱정했지만
신이 나서 김가루를 부수고 있는 도경수에게 차마 걱정을 내비추진 못했다.
도경수는 좌절했다. 백현이 속한 그룹 엑소는 국내 최정상 아이돌이기에 언제나 무대 엔딩을 장식했으므로 지금 바로 출발해 도시락을 전해주지 않으면 백현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백현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요, 이 도시락을 멤버들에게 전해줄 시간도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경수는 차라리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야심차게 만든 백현의 주먹밥들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 한낱 밥덩어리들에 불과했다. 야심차게 만든 백현의 얼굴 주먹밥은 누가 경수를 안티라고 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그저 김과 밥이 엉킨 덩어리였고 그 옆에 놓은 경수의 얼굴 주먹밥은 누군가 어, 도경수다! 하고 알아본다면 기분이 나쁠만큼 웃긴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심혈을 기울
인 곰돌이 주먹밥 역시 입술을 만든다고 뿌려댄 케챱때문에 피를 뒤집어쓴 야수의 그것이었고, 백현이 좋아하는 귀여운 캐릭터는 노란 카레를 뒤집어쓰고 백만 볼트를 수없이
쏴대다 전사한 구십먹은 피카츄 모양을 하고 있었다.
경수는 울고 싶었다. 도저히 이것을 백현에게 내보일 수가 없었다. 하...한숨을 쉬며 차마 뚜껑을 닫지 못하는 경수가 안쓰러웠지만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백현을 만나지 못할
지경이기에 감득은 경수를 재촉했다.
"경수씨. 이제 가야되는데..."
네..힙없이 대답한 경수는 곧 굳은 표정을 하고 도시락 뚜껑을 닫았다. 하, 어쩔 수 없지 이미 만든거. 제발..백현과 멤버들이 밥을 먹었길...간절히 기도하는 경수였다.
"우와!!변백현!대박!!니 마누라가 너먹으라고 도시락 싸왔다!!우리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먹었는데!!!잘됐다!!"
잘되긴 개똥이 잘됐니? 어? 애꿎은 찬열의 욕만 읊조리는데 저쪽에서 백현이 다가와 오-도경수 기특한데. 하며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색한 웃음을 흘린 경수가 백현을 바라보자 백현은 이제 꽤나 큰 부피를 자랑하는 경수의 도시락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저쪽에서는 소식을 들은 민석과 준면,
그리고 그곳에 있던 음악방송 스텝들이 줄줄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니...아니에요..제발..관심갖지 말아주세요.제발...제 도시락 병신같으니까 제발....
머리를 다듬던 중이었는지 구렛나루에 작은 핀을 꽂고 있던 백현이 니 마누라가 싸온거니 니가 뚜껑개봉하라는 찬열의 말에 피식웃더니 도시락 뚜껑에 손을 가져다 댔다.
경수는 순간 많은 생각을 했다. 저 손을 물어버릴까. 내쳐버릴까. 아님 변백현의 구렛나루를 잡아채 밖으로 탈출할까. 아니면 저 탁자를 엎어?
아니야...다 아니다...도경수는 저 도시락을 들고 잠시만 지구를 떠나있고 싶었다.
백현의 손에 의해 도시락이 열리고...
".........."
".........."
"........."
"하...하하!!도..도시락이 맛만 있으면 됐지 뭘!!모양이 무슨상관이야...안그래?"
찬열의 어색한 리액션은 대기실을 한층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동하는 사이에 더 흔들렸는지 주먹밥, 아니 저 밥덩어리들은 이제 저들끼리 얽히고 섥혀 이제는 도저히 사람
이 먹으라고 만들었는지조차 의심하게 만들었다.
"모양이 왜. 존나 귀엽구만."
그때, 김으로 떡칠된 주먹밥 하나를 손에 든 백현이 말했다.
"꼭 도경수처럼."
그거 너야..병신아.
"도경수가 이런거 그냥 만들었을리는 없고."
백현아. 니 손에 든 그 밥덩어리..나 아니고 너라니까...?
"뭐 이쁜짓 했으니까 상달라는거냐?"
안타까운 경수의 외침을 아는지 모르는지 백현은 이제 그것을 제입에 가져다대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정말 모를까. 주먹밥은 겉보기에도 사람이 먹을 수 잆게 생겼다.
미간이 찌푸려질것만 같은 맛을 가지고 있었다. 괜시리 모두의 이목이 자신의 도시락에 집중되자 경수는 한층 더 시무룩해졌다. 차라리 저와 백현 단둘이 먹는 것이라면야
이렇게까지 챙피하진 않을텐데 왠지 남들도 다 있는곳에서 자랑스럽지 못한 애인이 된것 같아 경수는 더욱 고개가 숙여졌다.
드디어 백현이 한입을 베어 물었다.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킨 채 백현을 바라봤다. 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나 긴장을 하는지. 그중 가장 긴정한건 단연 도경수였지만.
도경수는 이제 시베리아 벌판에 내버려진 원숭이마냥 손을 떨어대며 땀이 솟구치는 손을 어디 두지 못하고 하공에 털어대기 시작했다.
"야..어떠냐..맛있냐?"
찬열의 질문에 모두가 다시 백현을 주목했다. 다들 얼마나 맛있는지는 궁금해보이지 않았다. 다만 얼마나 맛이 없는지를 궁금해할뿐.
"니가 알아서 뭐하게."
"어?"
"도경수가 지 서방 먹으라고 싸온 도시락인데 니가 무슨맛인지 알아서 뭐하냐고. 어차피 내가 다 먹을건데."
말을 마친 백현이 아직까지 허공에서 배회중인 경수의 손을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는 남은 한손으론 빠른 속도로 도시락을 챙겨들기 시작했다.
"다 쳐다봐서 못먹겠다 체하겠네. 도경수. 나가서 둘이 먹자."
벙쪄있는 찬열과 모두를 등진 백현이 경수의 손을 이끌었다. 경수는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백현의 걸음을 멈춰세웠다.
그들은 아직까지 손을 잡고 있었다.
"백현아."
"어."
"사랑해."
"...뭐?"
"사랑한다고 너."
도경수, 변백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1회 성공.
아무도 없는 비상계단에 나란히 앉은 백현과 경수는 여전히 손을 잡은채 말이 없었다. 도시락은 이미 그 둘 사이에서 차갑게 식고 있었다.
"백현아."
"어."
"도시락 맛없었지."
"어."
"......"
"나 거짓말 못하잖아."
"...."
"그래서 아까 박찬열이 물어봤을때 그렇게밖에 말못했다. 미안하다."
"뭐가?"
"병신같이 존나 솔직해서 남들 있는데서 맛있다고 구라도 못치고 그렇게밖에 말못해서 미안하다고."
진짜 뜬금없이 사람 감동시키는데 뭐있다니까 변백현. 경수는 그 마음하나로 충분했다. 언제나 지타치게 솔직하고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는 성격탓에 가끔은 남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하는 백현이었지만 그 성격때문에 경수는 항상 백현이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기에 행복하고 좋았다.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경수는 마주 잡은 백
현의 손을 한번 더 세게 쥘 뿐이었다.
"근데 너 아까 뭐라그랬냐."
"뭐가?"
"아까 대기실에서 나올 때 뭐라그랬냐고 나한테."
아무리 백치미의 상징 도경수라지만 그걸 기억못할까. 다만 쪽팔릴 뿐이었다.
"기..기억안나!"
"붕어새끼냐."
"아니거든!"
"그럼 뭐라고 했는데."
"그건..."
아니 평소에는 이런 오글거리는 상황은 알아서 피해주던 변백현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재촉을 서슴치 않는다. 우리 둘 다 오징어 되고 싶어서 환장했니 백현아?
"그건 뭐."
"아씨..진짜...그러니까...ㅅ..."
"......"
"ㅅ...사...."
"사 뭐."
평소에는 지 성격대로 아 됐어 하며 관둘 새끼가 이럴때만 부처 간디가 따로 없게 인내심이 강하다.
"ㅅ....사.....살..."
"살? 살빼라고?"
"아니!그게 아니고.."
"그럼 뭐. 이젠 말까지 더듬냐 병신아."
"아 진짜!! 사..ㅅ..사랑,"
"사랑해."
".......어?"
"사랑한다고."
"......."
"그랬잖아 니가."
"..그...그랬지."
"도경수한테 사랑한단말 듣기 존나 힘드네 진짜."
"알면서 왜 물어보냐!!"
"또 듣고 싶어서 그랬다 왜."
"뭐?"
"니 입으로 사랑한다는 소리 한번만 더 듣고 싶어서 그래서 그랬다고."
"......"
"아까는 그 사람많은데서 해놓고 이제와서 족팔리냐?"
"아..아까는 니가 주먹밥도 먹고...내 손도 잡주고 그래서..."
"그럼 내가 여기서 저거 하나 더먹고 니 손 더 잡고 있으면 사랑한다고 한 번 더 해줄거냐?"
평소와 다르게 어린애처럼 조르는 백현을 보니 제가 평소에 그렇게 애정표현을 안했나싶어 미안해진 경수는 이내 입을 뗐다.
"백현아."
"....."
"사랑해."
"나도."
"......응..알아."
"..나도"
"....안다니까?
"나 존나 사랑해."
뭐라고 개새끼야?
"나도 내가 존나 사랑스러워 씨발."
우리에게 역시 마지막까지 로맨스란 불가능한거였어 이새끼. 백현을 한 번 노려본 경수가 곧 픽-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말은 장난스럽게 해도 어색해할 경수를 위한 백현의
배려였다는걸 아는 똑똑한 도경수니까.
그렇게 한참을 손을 잡고 있던 경수는 백현과 잡지 않은 한 손으로 재빨리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누나. 저 변백현한테 사랑한다고 했엉ㅅ. 이제 세번 남은거죠?]
로맨스를 이루고 싶다면 어떻게 도경수 너부터 좀...
백현은 아무것도 모른채 이제 경수의 무릎에 누워 조용히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생각보다 잘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제자신에게 셀프칭찬을 하던 경수는 곧 도착한 답장에 얼굴이 굳어졌다.
[네, 경수씨. 근데 마지막 미션은 언제?]
아 맞다.
경수는 또다시 두통이 찾아오는 듯 했다.
마지막 세번째 미션, 그것은 도경수 인생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 중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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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다음편에 이어질것 같아요. 써놓은게 다 날아가서...거의 새로 썼더니 내용이 많이 바뀌었네요...
암호닉 신청해주셨던 분들, 그리고 신청하실 분들은 이 글에 해주세요!!
제가 세개를 한번에 연재하다보니까 헷갈리기도 해서..하하..그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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