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중한 외모는 물론이고 이왕이면 몸매도 착하면 좋겠어. 연기도 잘해서 나쁠건 없잖아? 가수가 노래만 부르라는 법이라도 있나? 드라마가 좀 안될 것 같다 싶으면 급하게 아이돌이라도 투입시켜서 시청률 덕좀 보고 영화 출연으로 관객수들 좀 매꿔 보는게 요즘 추세지 뭐. 그리고 얼굴은 가능한 손을 댄듯 안 댄듯 하게 자연스럽게 가자. 또 과거 사진 불러들여서 성형 의혹만 생겨나면 골치 아파진다. 노래 실력 기를 시간에 그냥 헬스장이나 다녀, 정 부르기 싫다 싶으면 대리녹음이라도 알아볼게 넌 목소리가 흔하니까 비슷한 목소리 가진 사람 구하는 건 별로 어렵지도 않아. 좋은 소속사 만나서 데뷔 못하면 어디 스폰서라도 한 번 알아봐. 요새들어서 티비에 주구장창 나오는 걸그룹 걔 알지? 걔도 스폰서 한 번 잘 두니까 요즘 광고며 드라마며 영화까지 다 꽂아주잖아. 요즘 누가 노래실력으로만 아이돌을 해? 그냥 겉모습으로만 화려한게 최고야. 대중들한테는 그게 관심을 받는거고 인기를 얻는거라니까!
연예인의 조건
"오세후운!!!!!!!!!화이티잉!!!!!!!!!!!!!일등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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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김여주 얼굴 터지겠닼ㅋㅋㅋㅋㅋㅋ"
"으하하핳ㅋㅋㅋㅋㅋㅋㅋㅋ"
체육관에 내 함성소리가 가득 채워져있었다. 2초의 정적이 지난후 나를 제외한 이 곳은 웃음바다가 되어있었다.
꺄르르르. 깔깔깔. 김여주 깔깔깔.
지금 이게 웃겨? 웃기냐고!
보나마나 이거 방송에 그대로 나갈테고 존못보스 내 얼굴도 티비에 그대로 비춰지겠지, 벌써부터 두렵다. 이제 매체와의 연을 끊어볼 생각이다.
"아! 오세훈 선수! 아쉽게도 4등을 했네요~"
"그래도 지난번 기록은 깼습니다. 5등에서 4등으로 미미한 발전을 했어요."
"여주양의 응원이 약했나봅니다~"
이 양반들아, 마치 나 때문에 세훈선배가 4등을 했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아, 들린다..저 멀리 엑소팬석에서 야유의 소리가 들려온다.
"우우~김여주랑 엮지마라!"
"쟤만 아니였으면 우리 세훈이 1등이였어~"
남자 50m달리기 예선전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음 종목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야, 고생했어. 목은 괜찮냐"
"네,괜찮아↗요↗↗!"
"....?"
"..뭐야,너 목소리가 왜그래?"
"푸하하하하하"
아..목이 나갔다. 내 성대 한계의 최대치를 오늘 이곳에 쏟아붓고야 말았다.
김여주 오늘 참 가지가지 한다.
"너 이제 말좀 줄여야겠다~다시 목소리 돌아오려면~"
"..재밌어↗요?"
"아니아니..푸흡!"
"아, 진짜!!"
나 초등학교때도 애들이랑 이렇게 깐족거리면서 논적이 없었는데 지금 여기 반오십이나 된 성인이 어째 더 깐족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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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종목, 테니스 여자 예선전이 있겠습니다."
난 분명히 배드민턴이라고 들었다. 사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할 줄아는 운동이 배드민턴 뿐이였기에 설마 내가 떨이지기야 하겠어? 라는 심산으로 어제 늦은 밤까지 배드민턴 연습을 하고 왔는데..배드민턴이 아니라 테니스였다. 이거 또 매니저오빠가 잘못 알고 전해준게 분명했다.
사실 배드민턴은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테니스는 어렸을 적 안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서 지금까지 거의 해본적도 없었고 잘 하고싶지도 않았다. 사실 테니스공 때문에 사고가 난적이 있어서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로 기억되기도 하고.
"걸그룹이로 데뷔하기 전 테니스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었던 @@양과 테니스는 처음이라던 여주양.. "
"여주양 괜찮을까요? 상대선수가 너무 막강한데"
코트 앞에 서서 테니스라켓을 건네받으니 갑자기 긴장감이 생겼다. 별로 잡고싶지가 않았다. 게다가 상대방은 왜 또 전직 테니스선수야..딱봐도 결과나온 게임같은데
(오열)
경기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고 공은 일단 상대편 손에 들려있었다.
공을 높이 올려 라켓으로 세차게 쳐서 내 앞으로 공이 빠른속도로 다가왔다.
근데 나는 손을 들지도 못하고 그냥 공을 피해버렸다.
"아, 이게 무슨일이죠? 여주양이 공을 받아서 친게 아니라 피했는데요?"
"..첫 경기부터 상대방 공격이 너무 강했나 봅니다"
두번째도, 세번째도 나는 한번도 손에 든 라켓을 들어보지도 못한채 그저 공을 피하기만 했다.
주변에서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서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김여주양이 공을 유난히 피하고만 있는데요? 왜 저러는 걸ㄲ,"
그때, 세차게 날라오던 공이 커다란 마찰음과 함께 내 어깨에 부딪혔다. 작은 충격정도로만 끝날 것 같지않은 고통에 나도 모르게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부상인가요?"
" 여주양이 오른쪽 어깨를 잡고 일어나고 있질 못합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아무도 나를 도와주러 오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건 분명히 편집각이다. 어디 테니스 공 하나도 다루지 못하는 애가 나와서 공에 놀아나다가 결국 자기 어깨만 다쳤는데 내가 생각해도 너무 바보같은 모습이여서 아무도 모르게 편집당할 게 분명했다.
아픈건 둘째치고 지금 굉장히 민망하다.
관객석에서 지켜보고있던 엑소 멤버들이 여기로 우르르 달려온다.
아니, 그냥 오지않는 게 더 좋을 것 같은ㄷ..
"야 김여주! 괜찮아?"
"같은 팀인 엑소 멤버들이 급하게 달려오는데요..여주양 괜찮은건가요?"
"아니 지금 저딴 중계를 하고있을 게 아니라 빨리 무슨 조치를 해줘야지..하, 진짜"
엑소가 왔으니 상황이 심각해진 것을 안 스태프들 몇몇이 여기로 달려와서 감싸고 있던 내 어깨를 이리저리 돌리며 괜찮냐고 물어본다.
아니, 어깨가 빠질것같이 아픈데 괜찮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하죠.
"여기서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빨리 병원이라도 데려가야 할 것 같은데요."
그제서야 어깨 돌리기를 마친 어느 스태프는 의료진을 데려오더니 함께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도 저 멀리 중계석에서 MC아저씨들이 실시간으로 신나게 떠들고 계셨다.
"여주양 괜찮은 거겠죠? 빨리 병원을 다녀와서 다음 종목도 해야할텐데 말이에요."
"다리가 다친게 아니니 달리기 예선은 나갈 수 있을겁니다"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겨우 일어나서 어깨를 부여잡으며 그렇게 대기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말
진지하게
아육대가 망했으면 좋겠다.
내가 잠시 병원을 다녀온 사이에 강풍으로 체육관 뚜껑이 날라가서 녹화가 중단되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연예인의 조건 06 完
암호닉 신청해주신
슙슙이
핑크덕후
후니후니
이슬
올리비아
현쓰
큥큥레볼루션
빛나는 밤
큐릉
도리토스
사랑현
토끼
오꼬구먹맛
오대오
오호랏
boice 1004
여누
망고
님 감사합니다!!
+)민석이를 아프게 한 아육대는 하루빨리 폐지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