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알친구 김민규와 나의 상관관계2
부제 : 더 커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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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어느 적정선에서 멈춰주길 바랬던 수정이의 짝사랑은, 내 바램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깊어지기만 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다 되어가도록 수정이는 김민규를 좋아했다. 아니 김민규를 좋아하는 마음을 더 키워갔다. 내가 옆에서 김민규는 아니라고 몇번을 말을 해 줘도, 그저 좋다고- 좋다고- 쫓아다닌다. 나랑 수정이가 둘이 만나 놀때에도 김민규 이야기로 가득했다. '민규 너무 멋진것같아.','민규같은 남자가 어디 한둘이야?'. 지겹게 들었다. 항상 같은 말이였지만, 수정이는 질리지도 않는지 계속 반복한다. 입이 닳고 닳을 때 까지. 내가 신경질을 낼 때 까지.
"수정아, 김민규는 진짜 아니라니까?"
"무슨 이유가 있을거 아니냐고! 무작정 김민규 포기하라고하면 포기가 되?"
"내가 말 했잖아. 김민규는 그런애라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놈."
"내가 괜찮다잖아."
"사귄다고하도 너한테 관심도 안줄거야. 너 힘들어하는건 내가 못본단 말야."
"김민규 때문에 내 친구 힘든건 못봐. 절대."
뭐 이렇게 소소한 싸움으로 번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는 늘 좋게 되긴 했지만. '김민규' 때문에 수정이랑 다투는게 너무 싫었다. 도대체 김민규가 뭐라고 수정이랑 내가 다투기 까지 해야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민규에 대해 알고있는 양의 차이 인 것 같다. 거의 모든걸 다 아는 나, 눈에 보이는 것만 아는 수정이. 때문에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일단 어쨌거나 시초는 김민규 때문이라는거.
이렇게 위태롭게 지내고 있던 와중. 내 눈에 들어온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권순영. 권순영이 낌새가 별로 좋지 않아 유심히 살펴 보았었다. 웬걸, 김민규에게 들이대는 수정이를 물에 젖은 강아지처럼 쳐다보고 있었다. 보고있던 내가 다 우쭈쭈 해주고 싶은 그런 표정이였다. 대충 알 듯 하다. 권순영은 정수정을 좋아한다. 티를 안내니, 누가 알아줄까. 이렇게 유심히 봐야 알듯 말듯 한데.
*
"뭐하냐."
"방금 영어였어서 감기는 눈 치켜뜨는중."
"영어였어?"
"응. 완전 노잼."
권순영이 나랑 부승관만 있는걸 보더니 자신의 여벌 자켓을 자고있는 수정이에게 스윽- 덮어주고는 잽싸게 자신의 반으로 돌아갔다. 전원우는 쉬는시간 종이 치자마자 똥마렵다며 화장실로 튀었다. 해서 나랑 부승관 둘만 있는데, 뭐. 이제 우리 둘 앞에서는 티를 내겠다 이건가?
우리 순영이를 말하자면, 순한 강아지. 딱 이게 맞는 것 같다. 순영이가 찬양할 정도로 착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 착한애다. 그래서 싫은소리 못하고 부탁 다 들어주고. 힘들어도 힘든 티 못내는 그런애다. 어찌보면 소심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권순영의 성격덕에 여자친구는 물론, 썸녀 조차 있었던 적이 없다. 그래도 권순영을 짝사랑하는 여자애들은 많았으니, 헛살은건 아닌 것같다. 권순영의 저 배려넘치는 성격이 여심을 공략한것이다. 물론,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공략이지만. 의도치않게 공략한 여심중에서 딱 수정이 마음만 쏙 빼놓았단게 문제다. 다른여자애들다 빼고 수정이만 반했다면 더 좋았을터. 그냥 착한 권순영만 불쌍하다- 이거다.
수정이가 김민규를 좋아하는걸 알고있는 나로써는, 권순영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권순영에게 조언을 해 줘도, 수정이가 김민규에게 눈과 마음이 팔려있는이상 수정이에게 권순영은 그저 주위를 맴도는 파리에 불과할거다. 그건 순영이가 불쌍하니까 안된다. 해서 난 뭣도 못하고 그냥 뒤에서 응원밖에 못한다.
"김세봉!"
"나니?"
"치마 입고 말 뛰어다니지 말라니까?"
"내 맘인데?"
"내 안구 생각좀."
"개새끼가."
전원우랑 친해진지 아마 2~3년 정도 되었는데, 요즘 급격히 가까워진 기분이다. 전원우가 예전 같지 않게 걱정하는 척-도 하고, 챙겨주는 척도 하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알았다. 전원우가 이런 구석이 있는지. 사실 좀 소름끼쳤다. 맨날 이년 저년 욕하면서 노는 애가 갑자기 '괜찮아?','어디아파?' 이러는게 참. 내일이 없는 애 같았다.
*
"김세봉!"
"그래, 민규야. 나 귀 잘들려."
"나 오늘 너네집에서 밥먹어도됨?"
"언젠 물어보고 오셨다고. 맨날 집가면 밥처먹고있더만."
"물어봐줘도 지랄."
"설마 빈손으로 오진않겠지."
"오늘 밤새자. 해리포터 정주행 고고."
김민규가 가끔 심심하면 우리집에서 와서 밥을 먹고 자고 간다. 그러니까 김민규가 우리집에서 밥을 먹고있는 날은, 우리집에서 자고가는 날이다. 어렸을 적 부터 같이 잔 적이 많아서 아무렇지 않아서 꺼려하지는 않는 편이다. 가끔 자고 일어난 비몽사몽한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고싶어지긴한다. 약간 큰 개 키우는 기분이거든. 김민규는 5번중에 3번은 올 때 놀거리를 곡 가지고온다. 먹을거나. 오늘은 영화 디비디를 가져오려나보다. 김민규랑 영화도 진짜 많이 봤는데. 신작 개봉하자마자 보러가고, 공포영화는 보지도 못하면서 쎈척하다가 결국 나한테 매달려서 나오기도했다.
'저어, 민규야.'. 나에게서 대답을 듣고 나가려는 김민규를 수정이가 불렀다. 김민규는 '?'하는 표정으로 수정이를 쳐다봤다. 정수정 저,저 몸 베베 꼬이는거 봐라. 저렇게 수줍음 타는 것도 오랜만에 본다. 그러고보니 김민규는 수정이한테 웃어준게 손에 꼽힐 정도 인 것 같다. 나랑 있으면 어디 아픈사람처럼 헤실헤실 웃어대던대. 웃음이 헤픈 줄로 착각할만큼 웃던데. 그래, 김민규는 나를 남자로 생각하고! 적어도 수정이는 여자라고 생각하는거같아. 십알새끼.
수정이랑 김민규가 복도를 걸어다니고 있을 때, 뒷문으로 터덜터덜 권순영이 들어왔다. 아마 수정이랑 김민규가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가는 걸 본 것 같다. 권순영은 그대로 부승관 옆자리로 가 엎드렸다. 부승관도 대충 눈치 챈 것 같았다. 우리 앞에서 그렇게 티를 냈는데 모르면 바보지. 부승관은 힘없이 축 늘어져있는 권순영을 토닥토닥해주면서 '괜찮아, 자식아.'라며 나름 위로란 말을 던졌다. 부승관 저 자식, 연애 좀 해봤다고 선배행세 하는거봐라.(feat.최승철ㅋㅋㅋㅋ)
*
(승관시점)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순영이가 나를 붙잡았다. 그러고는 할말이 있다며 나를 놀이터로 끌었다. 학원도 안가겠다, 친구 연애 고민이나 들어줘야지- 하고 따라갔다. 추욱 처진 어깨를 한 권순영을 토닥토닥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줬다. 한 30분 얘기한 것 같은데 결국 끝은 '나 정수정 좋아하는데..'. 이거다. 권순영이 누굴 좋아하고 그런건 또 처음본다. 권순영이랑 꽤 오래 친구했는데, 이렇게 쩔쩔 매는 것도 처음. 정수정 참 대단해.
그렇게 순영이의 처절한 사랑얘기를 듣고 집에 돌아왔다. 순영이가 처지는거 오랜만에 보니까 나까지 기운빠지네 아오-. 이제 좀 씻고 잉여롭게 있어보려고 하는 순간, 전화가 왔다. 씨발!누구야! ..아 원우, 원우? 원우가 나한테 갑자기 전화를 왜?
"어,어. 원우. 왜?"
"지금 시간 있어?"
"있지, 많지."
"집 앞 지나가는길인데 할말 있어서."
"어어 금방 나갈게."
고백하기 직전 남자가 여자를 불러내는 장면 같은 기분에 소름이 끼쳤지만 밖에 개 추운데 기다리고 있을 원우를 생각해 빠르게 나갔다. 역시 원우는 벌벌 떨고 있었다. 미련한놈, 좀 껴입고 다니라니까.
"승관아."
"...?"
"나, 있잖아..."
"추우니까 뜸들이지 말ㄱ-."
"세봉이 좋아해."
*
원우의 뜬금ㄴㄴ한 고백..!
일단 머리박고 시작해여? 넹?
(사죄)
무려 신작이고 아직 첫 화밖에 안냈는데 너무 늦게 왔어요. 죄송합니당
그래서 오늘 3편 가능하면 오려고 해요ㅠ
첫화부터 관심보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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