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11580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방탄소년단/민윤기] 불안의 진실(眞實) : 살인범 민윤기의 이야기 | 인스티즈


※ 윤기의 시점입니다. ※




우리는 참 많이도 싸웠다.

그래 참 많이도 싸웠었지.

만약 싸워서 관계가 성숙해 진다면,
우린 이미 한참 전 어른의 단계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싸우면 싸울수록 얻는 것은,
서로의 침묵과 쌓여가는 피로 뿐 이었다.

서로의 필요없는 감정이 대립하고 충돌하여, 결국 서로 밀려나는 이 반복이 끊임없이 계속 될수록, 
우리는 이 관계의 끝을 향한 지름길을 만들어가고 있었고, 만들어 놓은 그 길을 따라 순순히 걸어가고 있었다.

다른 방법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당장 앞에 있는 것만보며 왜 그리도 참지 못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랬던 우리인데 이상하게 그날은 아무런 폭풍도 휘몰아치지 않은 채 잔잔한 파도가 아주 보기좋은 풍경을 만들어냈었다.

그리고 난 왜 그러했는지 그날 밤 알게 되었지.

그만 헤어지자는 말은 평소 우리가 다툴 때 네가 홧김에 내뱉곤 했던 말이었지만, 그날만큼은 달랐다는 것을 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그 빌어먹을 순간에 너는 내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닌,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너는 참 예뻤다. 그 순간마저도.

그러나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너의 말이 아니라 표정을 보고 내 안의 깊은 곳 에서부터 
끓어 올라오는 이름모를 감정이 나를 에워싸서 이성이란 것을 끊어버리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무표정을 지킨채 너를 보고 있었기에,
아마 너는 내가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나의 감정에 지배당한 채,
행동하기 시작했다.

숱한 싸움으로 얼룩져진 우리의 관계처럼,
새하얀 눈이 너의 새빨간 피로 서서히 물들여가 얼룩졌고, 
비틀거리던 너는 곧 내게로 쓰러지듯 안겼다.

그 순간 내게 안기던 너의 피조차 예뻐보일 정도로 나는 미쳐있었다.









내가 너의 숨을 앗아간 그 날 이후로 경찰이 나를 찾아온 것은, 딱 3일째가 되던 아침이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지극히 본능이 따르는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배가 고프면 먹고, 목이 마르면 마시고,
때때로 담배를 입에 물 때면 잔소리하는 네가 더이상 없어 편하다는 생각도 자주 했었다.

물론 네가 없어 편하다는 생각 뿐만 아니라 너의 웃음이 미치도록 그립다는 생각도 얼핏 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연행되는 순간부터 아니, 나의 손목에 차갑고 이질적인 느낌의 수갑이 채워졌던 순간부터,
이기적이게도 나를 보듬어주고 안아주던 네가 참 절실하게도 보고싶었다.

평소 이곳에 올 때면 항상 달려와서 나를 금방 벗어나게 해주곤 다그치긴 커녕 타이르며 너는 나를 안아줬었지.

그런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너는 오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면서 나는 너를 기다렸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날 벗어나게 해주길 빌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손을 떨기 시작했다.

현장검증 때도, 검사를 만날 때도, 계속 손을 떨었다.

나 스스로를 미친놈이라고 칭했다.

눈의 초점을 조금씩 흐려가며,
갈수록 어둡고 탁한 눈동자를 만들어갔다.










그런 내 모습은 죄책감에 쌓여 있다는 말로 포장되어, 사람들의 입에 수십번도 오르내렸다.

너를 죽인 죄책감 때문이냐고 누구하나 묻는 사람은 없었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내 불안증세에 그런 것 같다-  하고 단정지어 떠들어댈 뿐이었다.

그렇게 여러 나날을 보내던 중, 내게 변호사가 찾아왔다.

불안에 휩싸여 떨고있는 내 모습을 보고, 나를 입에 올리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반성하고 있고, 심한 죄책감에 휩싸여 있다고 생각한 남자는 내 손을 잡고는, 형을 줄여주겠다고  말하며 자신을 김남준이라고 소개했다.


" 김남준 입니다. "

" ....... "

" 충동적인 행동으로 인해 많이 불안하시리란거, 잘 압니다.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마냥 말하는 것이 꽤 불쾌했다.

첫 마디부터 마음에들지 않았기에 첫마디 이후 부터는 그 김남준이라는 남자의 목소리 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떨리고 있는 손을 의식적으로 떠는 데에 더 집중했기에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그 김남준이라는 남자는 꽤나 열심히 내 재판을 준비해줬다.


대체 남을 위해서 뭐가 그리도 열심인 것인지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아 같은 말을 반복하도록 만든 것이 한두번이 아니긴 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재판에서 솔직히 기억나는 것은 몇개 없다.


변호사의 말도 제대로 듣지 않았던 나는 재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참 여러사람이 같은 말을 반복하도록 했었다.


이것말고 또 기억나는 것은 변호사의 마지막 말.


' 존경하는 재판장님, 현재 피고인은 자신의 충동적인 실수로 인해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죄 또한 진심으로 뉘우치는 행동을 지금껏 보여왔습니다.

비록 피고인의 죄가 무겁다고는 하나 제가 말씀드린 부분을 참고하여 부니 현명한 판단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재판장의 마지막 말.


' ....등 피고인의 죄질이 무거우나 이미 많은 죄책감으로 심신이 허약해진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한다. '


그리고 그 순간, 처음 체포되던 순간부터 계속되던 떨림이 거짓말처럼 멈췄더랬지.





출소해 나온 지금, 진짜 내 이야기를 해보자면,

죄책감 같은 것은 없었다.


단지, 네가 있었으면 했던 것은, 유능한 검사였던 네가 싸움으로 경찰서를 드나들곤 했던 나를 줄곧 잘 빼주곤 하였기에 나는 그때도 그것을 기대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당연하겠지만 너는 오지 못했고,

난 그곳에 갇혀있는 사실이 미치도록 불안했을 뿐이었다.


그래, 그뿐이었다.


그러나 멍청한 사람들과 내 변호사는 그 불안증세를 자신들 마음대로 다듬고 포장하여 그대로 믿어버렸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무엇이든 자신들 마음대로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나는 참 멍청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싶은 것만 믿어버리는 멍청이들.







' 민윤기 : 살인죄 '


' 이별을 고한 여자친구 보복 살해 '


'  길가에 버려진 유리병으로 머리를 1회 가격.

머리 가격 후 깨진 유리병 주둥이로 복부 3회가격. '


' 특이사항 : 피흘리며 안기듯 쓰러진 피해자를 사망할 때 까지 안고 있었음 '






윤기가 첫 마디를 듣고 난 후 그 뒤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첫 마디로 모든 내용을 판단했기 때문에 가벼운 서론으로 모든 것을 단정지어 듣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쩌면 진짜로 보이는 것만 보고 믿는 사람은 윤기일지도 모르겠네요.

가볍게 시작하는 모든 것으로 판단해버리니까요:)

재판장의 마지막 말을 기억한 이유는 자신에게 이득이 있는 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글이 좀  많이 허술하죠.
그래도 언제나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피어있길바라] 천천히 걷자, 우리 속도에 맞게2
10.22 11: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존재할까
10.14 10: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쉴 땐 쉬자, 생각 없이 쉬자
10.01 16:56 l 작가재민
개미
09.23 12:19
[피어있길바라] 죽기 살기로 희망적이기3
09.19 13:16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가볍게, 깃털처럼 가볍게
09.08 12:13 l 작가재민
너의 여름 _ Episode 1 [BL 웹드라마]5
08.27 20:07 l Tender
[피어있길바라] 마음이 편할 때까지, 평안해질 때까지
07.27 16: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 같은 마음에게78
07.24 12:2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수박을 먹자2
07.21 15:4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은 찰나의 순간에 보이는 것들이야1
07.14 22:30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사랑이 필요하면 사랑을2
06.30 14:1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새끼손가락 한 번 걸어주고 마음 편히 푹 쉬다와3
06.27 17:28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일상의 대화 = ♥️
06.25 09:27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