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boiled pink 04
w.마귀
꿈을 꾸었다.꿈 속에서의 나는 한 없이 깊은 어둠 속에서 걷고 있었다.어찌나 어두웠는 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걷다 보면 조그만한 빛이라도 보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걸었지만,빛은 보이지 않았다.그제서야 무서워 졌다.평생을 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미치자마자 나는 주저 앉아 다리를 끌어 모아 안았다.누군가 나를 구원해주길 바라면서.몇 시간이 지나 갔는 지도 모른다.대략 약 3시간은 지나간 것 같았다.아직 나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건가.조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나는 팔에 얼굴을 파 묻었다.제발,제발.아무나라도 좋으니 날 좀 구해줘.나를 안아줘.메 말라 비틀어버린 내 마음을,끌어 안아줘.그때였다.누군가 내 팔을 톡톡,하고 건드렸다.나는 환희에 가득 차 고개를 들었다.그 사람의 등 뒤에서 태양처럼 빛이 뜨기 시작했다.나를 구해줄 사람이 빛을 등지고 있었기에 그림자 때문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나는 누군가 싶어서 눈을 찡그렸다.그리고,그 순간 빛이 우리를 감쌌다.그제서야 그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정말로 아이러니 하게도,그 사람은 … 쑨 양이였다.
“헉!”
눈이 번쩍 떠졌다.습관처럼 내 방 벽에 붙어 있는 시계를 쳐다보니 아직 학교가기에는 이른 시간이여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온 몸은 땀으로 축축했다.분명 나는 어제 방문 앞에서 울다가 잠이 든 것 같았는데 침대 위에 있었다.의자를 세워 두었던 방 문 앞은 의자는 커녕 먼지 한 톨도 없었다.누가 옮긴건지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별 다른 의심을 할 필요 없이 쑨양이니까.명백한 증거도 없지만 왠지 그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찝찝한 몸을 씻으려 방에서 나오니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아직 어머니와 쑨양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했다.화장실로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잘만 자더군.”
“…왜 멋대로 내 방에 들어와요?”
“내가 왜 니 방에 들어가는 것조차 확인 받아야 하지?”
할 말이 없어서 주먹을 꽉 쥐었다.그러자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명백한 비웃음이였다.갑자기 기분이 나빠져서 아직까지도 나를 쳐다보고 있을 쑨양을 뒤로 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신경질적이게 옷을 벗고 몸에 물을 묻혔다.정말로 기분이 나빴다.어머니한테는 그렇게 사랑스럽게 웃어주면서,나한테는 왜….바디워시를 대충 짜내어 몸 구석구석을 닦고 머리도 감은 다음 화장실에서 나 왔다.아직까지도 학교가기엔 매우 이른 시간이지만 쑨양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 보단 나을 것 같았다.쑨양은 다시 방 안에 들어갔는지 보이질 않았다.안도의 한숨을 내쉰 나는 재 빨리 교복으로 갈아 입었다.아침을 먹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그저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다.울컥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데려다 주지.”
“싫어요.”
“잔 말 말고 타.너희 어머니가 나한테 시켰으니까.”
“……….”
아아.비참하기 그지 없다.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대던 심장이 조용하게 가라 앉았다.내가 왜 쑨양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나는 입을 꾹 다 물고 쑨양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쑨양은 가끔씩 나를 곁눈질로만 볼 뿐이지 어제처럼 낱낱히 파헤쳐보는 듯한 시선으로는 쳐다보지 않았다.설마 어제처럼 차 안에서까지 이상한 짓을 하지 않겠지,란 1%의 희망을 갖고 차에 올라 탔다.쑨양은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겨울이라 그런지 차 안이 몹시 추워 나도 모르게 몸을 덜덜 떨고 있으니 쑨양이 정말로 귀찮게 하는군.이라고 중얼거리며 히터를 틀어주었다.차가 학교로 가는 동안 어느 누구도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열지 않았다.나는 창 밖에 헐 벗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다가,가끔씩 운전석에 앉아 있는 쑨양을 흘끔거리며 훔쳐보았다.쑨양은 내가 저를 쳐다보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의외였다.비꼬거나 빈정거릴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그는 조용히 차를 몰았다.
“저기요.”
“왜.”
“우리 어머니 진짜로 사랑해요?”
내가 말해놓고도 아차 싶었다.쑨양은 그게 무슨 뜻이냐는 듯 눈썹을 위로 치켜 들었다.심장이 두근두근 뛰고,손에 식은땀까지 났다.결혼까지 할 사이라면,쑨양이 어머니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음이 틀림 없을텐데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다니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쑨양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그것이 더 나를 초라하게 하고 긴장하게 했다.학교에 도착하고 내가 문을 열때,그는 비로소 입을 열어 대답을 해주었다.
“글쎄.마치고 기다려.데리러 올테니.”
“…….”
그렇게 그는 차를 타고 떠나갔다.나는 한 동안 차에서 내린 자리 그대로 멈추어 서 있었다.발을 움직여 교실로 들어가야 하는데,쑨양이 내게 말해준 대답이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아서 움직일 수 없었다.가슴이 부풀어 올랐다.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쑨양이 어머니와 결혼을 해도,혹여 잠자리를 가져 내 동생이 태어난데도,쑨양이 나를 아들취급 해도,나는 절대로 그를 아버지로 부르지도,볼 수도 없다는 것을.
* * *
원래라면 내일 올려야 하는데 저의 급한 성격때문에 오늘 올리고 말았네요 .. XD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서 전 너무 가슴이 설리설리하고 기뻐요 !!!!!!!!!!!!!하지만 일주일은 휴재라서 쓸 수 없다는게 함정 ...ㅠㅠ
BGM 정말로 좋지요?제목은 DJ Okawari - Flower Dance 이랍니다! 어쨌든 끝까지 제 보잘 것 없는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
그럼 우리 9월 26일에 봅시다 ..ㅠㅠ 시험 마치자마자 집으로 뛰어와서 소설 쓰고 올리겠슴돠 !!!!!!!!!!!!! 안녕 *⊙▽⊙* ~♡
(+)분량 짧아서ㅠㅠㅠ크흡ㅠㅠㅠㅠ죄송해요ㅠㅠㅠㅠㅠ저기서 이으면 분량조절실패할까봐ㅠㅠㅠㅠ흡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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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용 아끼려다 싸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