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태풍 조심!
인생그래프꼭짓점 06 |
"…명수."
성열이 창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소리보다 작은 목소리로 명수의 이름을 되뇌여봤다. 부끄럽다. 이상하게 입이 간질간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름이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전신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까만 눈, 하얀 피부, 커다란 눈, 그리고…벌게진 볼. 성열이 두 손으로 분홍빛 뺨을 감쌌다. 예상대로 뜨끈뜨끈거렸다. 며칠 전부터 이러더니 피아노 연주를 보고 온 뒤부터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명수만 생각하면 얼굴에 열이 나고 어지럽고 가슴엔 다람쥐가 생긴다. 그리고 계속 생각을 하다보면 보고싶어졌다. 책상으로 다가간 성열이 맨 아래 서랍을 열어 자신의 갈색 지갑을 꺼냈다. 주민등록증,현금 카드,도서관 대출증,네잎클로버를 처음 찾았을때 코팅한 것까지 모두 그대로다.
"……."
신사임당이 그려져있는 오만원도 그대로인걸 확인한 성열이 잠시 무언갈 고민하며 방안을 서성거렸다. 그러더니 곧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자 소파위에 있는 쿠션을 정리하던 순재가 고개를 돌려 성열을 한번 보고 다시 쿠션들을 정리하며 말했다.
"성열이 너 꽃밭에 물줬어?"
테이블 위에 널부러진 잡지책을 정리하려던 순재가 잠시 멈칫했다.
"…어. 성열아,왜?"
자신없이는 몇 년 간 한번도 외출을 안하던 성열의 말에, 순재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인생그래프꼭짓점
6.
"진짜 조심해야 한다?"
가방을 메고 마당에 서 있는 성열에게 차 조심, 길 조심, 개 조심, 그리고 사람 조심까지 읊어댄 순재가 성열의 하늘색 남방에 붙은 검은 실밥을 떼어낸다.
"정말 어디 가는지 말 안 해줄 거야?"
잠시 고민하더니 끄덕끄덕거린다. 흘러내린 가방을 고쳐잡은 성열. 조금 떨리는 마음으로 대문을 열고 나온다.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해! 알았지? 전화 어떻게 거는지 알지? 길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고!"
성열이 대답 대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확실히 이사 오고 난 후부터 말수도 늘고 표정도 훨씬 밝아진 것 같아 다행이다. 순재가 뭉클한 마음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곧 똑같이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손을 흔들어준다. 오르막길을 넘어 성열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던 순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긴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걱정 안 해도 되겠지."
그래. 이제 성열이도 24살이니까. 근데 도대체 어딜 가길래 말도 안 하는 거지….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성열이 잠시 고민을 했다. 택시를 타면 레디락까지 금방인데 가지고 있는 오만원으로는 빠듯하고 그렇다고 버스를 타자니 이리저리 갈아타야 하는 게 아직 조금은 엄두가 안 나고…. 한참 고민하던 성열. 결국, 정류장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껌 한 통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는 아주 사소하고 흔한 일인데도 식은땀이 나고 가슴까지 두근거린다. 항상 같이 다니던 순재가 없는 탓이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에 올라타 천백오십원을 내고 자리에 앉은 성열이 안도의 숨을 들이켰다. 아직 혼자 앉아있는 게 어색하고 낯설어 그저 멍한 눈으로 창밖만 쳐다봤다. 그때 가방 안에 있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우현이 최근에 사준 최신형 스마트폰이었지만 연락할 사람도 없고 항상 순재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들고 다닐 일도 없어 책상 서랍 한편에만 계속 넣어놨더니 액정엔 남들은 다 있는 흠집 하나 없이 맨질맨질거린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화이팅. - 누나 -] 순재에게 온 문자다. 성열이 검지로 화면을 톡톡 두드려보았지만, 도통 어떻게 답장을 보내는지 알 수가 없어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응'이라는 짧은 답장을 보냈다.
용지 부족이라고 에러가 뜬 복사기에 A4용지를 채워넣고 뚜껑을 닫은 성규가 복사기에 얼굴을 대고는 앓는 소리를 냈다. 그때 위이잉하며 복사기가 작동되더니 잔뜩 찌그러진 성규 얼굴이 여러 장 복사되어 나온다.
"…잘 나왔네요."
우현의 손에 들린 종이와 계속해서 복사되어나오는 종이들을 꺼내 분쇄기에 모조리 집어넣었다.
"마음 안 아픕니까? 본인 얼굴이 분쇄기에 갈렸는데."
쓰린 배를 움켜쥐고 자리로 가 앉았다. 점심시간까지는 한참 남았는데 어떻게 버티지. 키보드에 얼굴을 대고 누워 배를 쓰담쓰담하는데 무언가가 키보드 옆으로 툭 떨어진다. 포도맛 요플레다. 그리고 그 요플레를 던지듯이 내려놓은 건 우현이었고.
"요플레네요? 이거 저 주시는 거에요? 어디서 났어요? 설마 직접 사오신 거에요?"
이 말만 남긴 우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자리로 돌아가 버린다. 저 소갈머리 없는 놈이 웬일이지? 매우 츤데레돋네. 갑작스러운 호의에 어색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성규가 잠시 요플레를 이리저리 살폈다. 혹시 안에 청산가리라던가 쥐약 같은 걸 넣은 건 아니겠지? 요플레 껍질을 벗기고 껍질에 묻어있던 요플레를 혀로 스윽 핥았다. 으음, 새콤달콤해. 독이 없는 걸 확인한 성규가 후루루 짭짭 요플레를 깨끗하게 비우고 쓰레기통에 넣었다. 좀 나아진 속을 어루만지며 서류정리를 하는데 한동안 자리에 없던 호원이 쿵쾅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와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움찔하며 호원의 눈치를 슬쩍 보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호대리님?"
쾅!소리나게 키보드를 내리치더니 어금니를 꽉 물고 중얼거린다.
"누가 훔쳐먹었어요."
꿀꺽 침을 한번 삼켰다.
"잘 못 맡으신 거겠죠. 제가 집에서 포도향 나는 샴푸를 쓰는데 그 냄새인가? 하하."
현기증이 나는 듯 머리를 부여잡은 호원이 책상에 엎드렸다. 호원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동안, 쓰레기통 바닥에 있던 요플레 통 위에 다른 쓰레기를 왕창 집어넣었다. 그리고 우현을 쳐다보자 우현이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저 우라질 놈이 날 골탕먹이려고! 저거저거 진짜 또라이아니야? *
"……."
내가 여길 어쩌자고 왔지. 성열이 정류장 의자에 앉아 한숨을 쉰다. 드넓은 사막에 아무런 대책 없이 혼자 덩그러니 놓인 것 같은 기분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갈까? 그러기엔 여기까지 온 노고가 모두 말짱 꽝이 되어버릴텐데.
"……."
피아노 치던 명수의 모습을 떠올린 성열이 입술을 앙 다물고 의자에서 일어나 레디락으로 향했다. 자신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 모르는 성열은 그저 피아노 치는 명수를 딱 한번만 더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한번만 더 본다면 괜찮아질 것도 같았다. 얼마 안 걸어 도착한 레디락안에선 경쾌한 째즈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우후우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레디락 안으로 들어갔다. 움츠러든 걸음으로 서둘러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 중인 무대를 살폈다. 삐쩍 마른 사람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선율은 듣기 좋았지만, 명수가 아니였다. 성열이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앞치마를 맨 여직원이 성열에게 다가왔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주문을 했으니 이젠 나가지도 못하게 생겼다. 가방을 꼬옥 끌어안은 성열이 명수를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저 멀리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있는 명수의 모습이 보이고 성열의 얼굴에 핑크빛 기운이 살짝 감돌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가슴이 콩닥거리고 부끄러운 걸까?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맑은 하늘에 떠도는 따뜻한 바람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다.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 어머머!"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내려놓으려던 여직원의 팔을,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꼬마가 툭 치고는 소변이 급한지 화장실로 후다닥 뛰어가 버린다. 덕분에 성열의 하늘색 남방에 갈색 아메리카노가 잔뜩 쏟아져버렸다. 갓 나온 커피의 뜨거움에 놀란 성열이 '앗, 뜨거!'하고 처음으로 큰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홀의 총 책임자인 차차가 깜짝 놀라 성열에게 급히 달려왔고 누군가는 얼음을 가지러 주방으로 뛰어들어가며 째즈 공연으로 나른하던 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째즈 공연을 하던 벨라가 잠시 손짓을 해 연주를 멈춘다. 커피를 엎지른 여직원과 차차가 냅킨을 뽑아 커피를 닦아내며 연신 성열에게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아, 어떡해! 괜찮으세요?"
솔직히 전혀 안 괜찮다. 남방 안에 하얀 나시티를 입긴 했지만, 꽤 많은 커피의 양이 나시티까지 듬뿍 적신 탓에 옆구리 부분이 따끔따끔 거리며 쓰라려왔다. "성열씨,정말 괜찮아요?"
들려오는 명수의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멀리 있던 명수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 이름을 불러준 건가? 성열씨라고? 성열이 부끄러움에 어찌할 줄 몰라하며 고개를 다시 푹 숙였다. 사장실에 있던 선웅이 소란스러운 홀로 나와 여직원에게 상황 설명을 듣고는 서둘러 성열에게로 다가왔다.
"명수야. 손님 얼른 탈의실로 모시고 가."
이 쪽으로 오세요. 명수가 성열의 어깨를 잡고 부축하며 탈의실로 향했다. 성열에게 커피를 엎질렀던 여직원은 차차에게 아주 된통 혼쭐이 나고 있었다. 탈의실로 들어온 명수가 자신의 캐비넷을 열고 자신이 아침에 입고 왔던 명수의 전매특허 검은 후드티를 성열에게 건넸다.
"어제 빤 거 오늘 처음 입고 온 거라 냄새 안 날거에요."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명수의 말투에 성열의 심장은 이미 평소보다 두세 배로 거칠게 뛰고 있었다.
"한번 봐봐요. 어떻게 됐나."
명수가 탈의실을 나가자마자 성열이 그제서야 후아!하고 거친 숨을 뱉었다. 얼마나 긴장하고 떨렸는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얼른 다시 집에 돌아가고 싶어진 성열이 커피가 묻은 남방을 벗고 명수가 준 후드티를 입었다. 검은색 후드티 때문에 성열의 뽀얀 피부가 더욱 빛을 냈다. 아까부터 화끈거리고 따끔거리는 옆구리 부분을 확인했다.
"……."
뽀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옷이 스칠 때 따끔거리는 걸 참으며 탈의실을 나가자 아까 커피를 엎지른 여직원이 어쩔 줄 몰라하며 성열에게 연신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선웅이 자신의 명함을 들고 와 성열에게 건넸다.
"병원 가서 치료받으시구요. 치료받은 뒤엔 꼭 전화주세요."
명수가 들고온 가방을 성열에게 건넸다. 성열이 가방을 메며 작은 목소리로 여직원을 보며 말했다.
"…저… 괜찮으니깐… 저 직원분한테…너무 뭐라 안 그러셔도 되요."
그리고는 꾸벅 인사를 하더니 조용히 레디락 문을 열고 나간다. 그 뒷모습을 명수와 선웅이 나란히 쳐다봤다.
"…되게 이상하네. 다른 손님 같았으면 아주 난리를 피웠을 텐데 말이야."
명수가 다시 쟁반을 들고 서빙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들뜬 표정의 성열이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드러누웠다. 뒤따라 들어온 순재가 이것저것 묻기 바쁘다.
"좋은 일 있었어? 어디 갔다 온 거야? 그 옷은 어디서 난 거고? 누나 궁금해 죽겠다." 끄덕끄덕. "치이…. 나중에 말하고 싶을 때 꼭 말해야 된다?"
성열의 대답에 순재가 흐뭇하게 웃었다.
"아니야. 그냥 너 다시 말하는 모습 보니깐 너무 좋아서…. 피곤할 텐데 낮잠이라도 한숨 자."
순재가 방을 나가자 후드티를 벗어 옷걸이에 건 뒤, 오늘 메고 갔던 가방 안에서 약봉지를 꺼냈다. 연고를 조심히 데인 부분에 바르고 화상 밴드까지 붙였다. 나시티를 벗고 긴 팔로 갈아입은 성열이 침대에 누워 목까지 이불을 덮었다.
"……."
또 명수가 떠오른다. 명수가 이름을 불러줬었다. 성열씨라고 했던가? 극존칭이긴 하지만 어쨌든 간에 자기를 부르던 명수의 목소리만 생각하면 엄지발가락부터 정수리까지 전율이 이르는 기분이다. 침대에 누워 딱 잠들려고 하는 순간, 밖에서 순재가 성열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댔다.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난 성열이 문을 열고 나가자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순재가 마당 꽃밭에 앉아 자신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신발을 신고 꽃밭으로 다가가자 순재가 기쁜 목소리로 이제 막 돋아난 새싹을 가리켰다.
"이거 봐. 물 주려고 나왔는데 싹이 난 거 있지."
신기한 표정으로 막 자라난 초록 새싹을 살짝 톡 건드려본 성열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햇빛받고 물만 제대로 주면 자라는 건 금방일거야."
성열의 마음속은 이미 알록달록한 꽃밭이었다.
볼네드에 다닌 지도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지만 성규가 하는 일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출근하자마자 복사에 팩스에 택배심부름에 자잘한 심부름에 서류정리까지. 아,참. 요즘엔 하나 더 추가됐다. 서류 컴퓨터로 옮겨치기. 마치 공장 기계가 된 기분이었다. 서류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글씨를 컴퓨터로 옮겨치다가 문득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가려고 엉덩이를 떼자마자 우현에게서 쪽지가 왔다. [잠깐 와보세요]. 아씨, 오줌 마려운데. 끙차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늦게 오면 지랄할 우현에게 서둘러 다가갔다.
"네,팀장님."
우현이 성규의 눈앞에 복사한 서류를 흔들어 보인다.
"이게 뭡니까."
종이를 받아들고 자세히 살핀 성규는 그제야 종이의 인쇄가 거꾸로 됐다는 걸 깨달았다.
"아…. 다시 해올게요. 이리 주세요."
우현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나온 성규가 사무실을 나와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은 다음,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려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성열과 순재와 마주쳤다. 성규가 사무실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순재가 성규를 알아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성규씨가 여긴 어떻게…."
순재의 말에 성규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전 여기 사원식당에서 먹으면 돼요."
초밥 먹어본 적이 언제였더라. 재작년 아는 사람 결혼식 때 뷔페에서 먹어본 기억말고는….
"네. 완전 좋아하긴 하는데…."
성열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어, 저기 온다. 우현아!"
사무실에서 정장 마이를 걸치며 나오던 우현이 같이 서 있는 순재와 성규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성규씨랑 같이 먹자. 어차피 점심시간이잖아."
넷이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우현의 벤츠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자연스레 뒷좌석에 타려는 성규를 우현이 홱 잡아 세운다.
"김성규씨는 조수석에 타요."
성규가 우현을 째려보며 조수석에 올라타 벨트를 맸다. 어이없는 웃음을 지은 우현이 순재와 성열이 탄 뒷좌석 문을 닫아주고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김성규씨." 순재가 둘의 유치한 말싸움에 푸하하,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한편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사라진 우현과 성규를 찾던 호원이 혼자서 쓸쓸히 사원식당으로 향했다.
"팀장님. 여기 되게 비쌀 것 같은데…."
역시 내 입만 아프지. 성규가 고개를 저으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해주는 사람이 일본식 의상을 입고 있었고 가게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수족관 안에는 성규의 머리통만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니고 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진귀한 풍경에 성규가 잠시 넋을 잃고 천천히 수족관으로 다가가 유리에 머리를 맞대고 물고기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63빌딩 아쿠아리움 뺨친다.
"얼른얼른 좀 오면 안 됩니까?"
우현의 짜증 섞인 부름에 성규가 후다닥 방안으로 들어갔다. 다다미 식으로 되어있는 방안에는 곳곳에 일본 분위기가 나는 소품들이 가득했다. 순재와 성열이 나란히 앉아 어쩔 수 없이 우현과 붙어앉게 돼버렸다.
"여기 무슨 박물관 같네요."
얼마나 돈이 많길래 이런 곳에 와서 구경만 하다가 간다는 거지? 성규가 종업원이 따라주는 녹차를 홀짝홀짝 들이켜며 슬쩍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살폈다. 헉! 동그라미가 기본 다섯 개씩이다.
"켁켁! 쿨럭!"
요절할 만한 가격에 사레가 들린 성규에게 순재가 깜짝 놀라 찬물을 건넸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앉아있는 우현은 기침을 해대는 성규를 한번 힐끗 보고는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종업원에게 주문을 이어간다. 순재가 건네주는 물을 마시고 목을 진정시킨 성규가 순재 몰래 우현을 흘겼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커다란 접시엔 생선 머리가 통째로 있었고 초밥은 꽃 모양으로 형형색색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초밥을 집어 순재와 성열의 접시에 놓아준 우현이 성규의 접시에도 초밥을 하나 놓아준다. 처음으로 진심 섞인 감사를 표한 성규가 접시에 있던 초밥을 입안에 넣었다. 처음 느껴보는 신선한 맛에 혀가 움찔움찔 거리며 기겁을 할 정도다. 그 뒤로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식사를 하는데, 문득 접시에 초밥을 올려놓고 고추냉이만 긁어내는 성열의 행동을 성규가 유심히 살폈다.
"성열씨. 고추냉이 안 먹어요?"
성규의 말에 성열이 젓가락질을 잠시 멈추고 고개를 끄덕거린다. 입안에 있던 밥알들을 씹어넘기고 성열이 골라낸 고추냉이를 젓가락으로 집어든 성규가 고추냉이의 효능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이거 먹으면 쓰고 맵죠?"
성열이 조그맣게 대답하자 성규가 마치 유치원 선생님 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생선회 먹을 땐 고추냉이랑 같이 먹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어요. 고추냉이가 태양빛 다음의 강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우현과 순재도 어느새 성규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또 식욕을 풍성하게 해주는 작용도 하고 심근경색도 예방해줘서 골라내고 먹으면 좀 아까운 음식이에요. 많이 먹으면 속이 좀 쓰리긴 하지만."
우현의 말에 성규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다방면에 지식이 좀 많아가지구요. 그리고 팀장님은 아까처럼 상관 마시고 초밥이나 드세요."
순재의 말에 성규가 어색하게 웃으며 녹차를 들이켰다. 초밥 하나를 집고 한참 고민을 하던 성열이 이번엔 고추냉이를 골라내지 않고 온전한 초밥을 입에 넣는다.
"그나저나 순재씨는 직업이 뭐에요?"
우현의 젓가락질이 잠시 멈췄다. 반면에 순재는 아무렇지 않게 환히 웃으며 대답을 했다.
"미술도 하고 피아노도 쳤었는데…. 지금은 잠시 쉬고 있어요."
명수 이야기에 성열의 귀가 쫑긋거렸다.
"아뇨. 제가 가르쳐준 거에요."
은근히 가시가 돋친 말에 우현이 헛기침했다.
"근데 순재씨는 왜 쉬고 계신 거에요?"
성규의 질문에 우현이 조금 굳은 표정으로 성규를 쳐다본다.
"왜요?"
성규와 우현의 틱틱대는 말싸움에 순재가 또 한 번 웃음을 터트렸다.
"인형뽑기네요?"
어느새 다가온 순재와 성열이 인형뽑기 안에 있는 상품들을 살폈다. 인형은 물론이고 장난감과 라이터도 잔뜩 들어있다. 인형뽑기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세 사람에게 우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팀장님."
우현의 손에 들린 오천원을 홱 채 간 성규가 휘파람을 불며 인형뽑기에 오천원을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우현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못 뽑기만 해봐요."
인형뽑기 유리창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이리저리 살핀 성열이 철사로 잔뜩 묶여있는 피아노 모양 오르골을 가리켰다. 흠. 저건 좀 난이도가 높겠는데? 성규가 손을 풀며 우현에게도 물었다.
"팀장님은요?"
갓파라면 저기 초록색에 머리 발랑 까진 요괴 인형을 가리키는 건가? 우현이 헛웃음을 지었다.
"아뇨. 갓파말고 저기 김성규씨처럼 눈 째진 엽기토끼로 뽑아주세요."
빨간 레버를 잡고 본격적으로 인형뽑기를 시작했다. 먼저 순재가 뽑아달라던 악어 인형으로 집게를 이동시킨 성규가 까치발을 들고 수직으로 집게를 내려보며 아주 세심하게 집게를 움직였다.
"누가 보면 다이아몬드라도 훔치는 줄 알겠네."
하강버튼을 꾹 누르자 집게가 스르르 내려가 악어 몸통을 정확히 잡았다. 그리고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골인 지점에 악어 인형을 내려놓는다.
"어머! 한 번에 바로 뽑혔어요!"
순재가 통에서 악어인형을 꺼내 들었다. 다음은 갓파인형! 성규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게를 이번엔 구석에 있는 갓파인형쪽으로 옮겼다.
"아, 왜 쟨 누구처럼 재수 없게 구석에 짱박혀있는거야."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에요?"
성규의 하얀 손가락이 하강버튼을 꾹 눌렀다. 머리통을 잡힌 갓파인형이 순순히 끌려오는가 싶더니 골인 지점 바로 앞에서 툭,하고 떨어진다.
"아오! 저 못생긴 게 누구처럼 말도 지지리 안 듣네."
성규가 다시 레버를 움직여 갓파인형을 잡아올렸다. 그리고 정확히 골인 지점에 떨어진 갓파인형을 꺼내 우현에게 건넸다.
"받아요."
우현에게 갓파인형을 휙 밀어주고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레버를 쥐었다. 덩달아 순재와 성열도 진지하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현 혼자만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갓파인형을 툭툭 치고 있다.
"아아, 제발제발…."
피아노 오르골이 천천히 끌려오나 싶더니 바닥에 곤두박질친다. 오르골 밑에 철사로 꽁꽁 묶여있는 무거운 찰흙 때문이다.
"이 사기꾼 놈들. 찰흙은 왜 매달아 놓고 난리야."
그 후 십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오르골을 뽑은 성규가 우왁!하는 소리를 내며 오르골을 꺼내 성열에게 건넸다. 성열이 얼른 포장을 뜯고 피아노 오르골의 태엽을 감아돌렸다. 감았던 손을 놓자 맑은 오르골 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르골치고는 소리가 되게 맑네요."
피아노 앞에는 쇠로 만들어진 작은 소년이 앉아있었다. 그 소년의 모습에 자연스레 명수의 모습이 겹치기 시작한다.
"누구지…."
곧 차 문이 열리고 우현의 할머니와 어머니인 최 여사가 차에서 내리자, 순재와 성열이 깜짝 놀라 얼른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집이 좋네. 단층치고는 천장도 높고…."
거두절미하고 물어보는 할머니의 물음에 순재가 '네'하고 대답했다.
"물리 치료는 받고 있고?"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생활비는 안 부족하고?"
집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소파에서 일어나 갈 채비를 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순재가 적잖이 당황했다.
"그냥 너랑 성열이 잘 지내는지 보러온 거야. 남우현 그놈한테는 말하지 말고."
할머니와 최 여사를 따라 순재와 성열이 마당으로 나왔다. 할머니가 차에 올라타고 마당에 남은 최 여사가 순재의 손을 잡고 조용히 속삭였다.
"할머니가 점점 약해지셔."
할머니와 최 여사를 태운 차가 오르막길을 넘어 사라지고 난 후에야 잔뜩 뭉쳐있던 긴장이 풀렸다.
"우윽."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한 순재가 급히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뒤 변기에 대고 점시에 먹었던 모든 음식들을 게워낸 순재가 물을 내리고 세면대에 서서 입을 헹군뒤 아직도 미식거리는 배를 살살 문질렀다.
"긴장해서 속이 다 뒤집혔나보네…."
순재가 씁쓸하게 웃으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화장실 문앞에 걱정스러운 표정의 성열이 서있었다.
"너무 긴장했나봐." "…괜찮아?"
성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준 순재가 배를 문지르며 침실로 향했다.
"어머니."
할머니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회사로 돌아온 우현과 성규가 인형 하나 가지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티격태격했다. 우현은 자기가 무슨 애냐며 인형을 떠밀었고 성규는 그래도 뽑아준 사람 성의가 있지, 어쩜 그러냐고 다시 인형을 떠밀었다.
"누가 뽑아 달랬어요?"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땡하고 열리자 성큼성큼 먼저 사무실로 향한다. 갓파인형의 얼굴을 후려친 성규가 궁시렁거리며 뒤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우현이랑 점심 드시고 오나 봐요?"
옆자리 호원이 낮은 목소리로 물어오자 성규가 갓파인형을 가방 안에 쑤셔 넣으며 대답했다.
"아,네. 둘이서만 먹은 건 절대 아니구요. 옆집에 사시는 다른 분들이랑도 같이,"
구두를 벗은 성규가 양말 신은 발로 갓파인형의 머리통을 팍팍 짓밟자 그제서야 가방 지퍼가 잠긴다. 후유~ 간신히 집어넣었네. 근데 호원의 표정이 이상하다. 평소답지 않게 시무룩하고 자꾸 볼펜만 또각또각 거리고 일도 안 한 채로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호대리님. 안 좋은 일 있으세요?"
호원이 아예 성규를 등지고 의자를 돌려 귀에 이어폰을 꽂는다. 성규가 호원을 부르며 어깨를 톡톡 건드리자 호원이 어깨를 휙 저어 성규의 손길을 거부했다.
"……."
뭐야. 삐친 거야?
인생그래프꼭짓점
주 5일제 근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점이 아무리 우현이 재수없게 굴어도 볼네드를 관둘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명수도 토요일, 일요일은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지라 옆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읽으며 뒹굴거리고 있었다.
"야, 명수야."
아, 약올라. 명수 저 녀석은 얼굴도 갸름하고 피부도 좋고 눈도 커다란데 왜 난 이 모양이지. 어딜 가서 못생겼다는 말은 못 들었지만 동생에 비해 눈이 작다는 소리는 유난히 많이 들었었다.
"넌 나한테 고마워해야돼."
그때 띵동 하고 초인종이 울렸다.
"안 내면 나가보기 가위 가위 보!"
명수 주먹, 성규 가위. 성규가 인상을 쓰며 침대에서 일어나 인터폰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우현의 목소리다.
"주말에만 안 보고 살면 안 돼요?"
성규가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와 대문을 열었다.
"나무가 정확히 어떤데요."
옆집 마당으로 향하자 순재와 성열이 꽃밭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성규가 다가오자 인기척을 느낀 순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제부터 이상하더니 오늘은 벌레도 꼬였어요." "흠…."
성규가 성열의 옆에 쭈그려 앉아 나무의 잎을 살피고 뿌리 부분의 흙을 조금 파헤쳐 냄새를 킁킁 맡더니 우현에게 묻는다.
"썩은 내는 안 나는 것 같은데…. 이 치자나무만 이래요?"
박사까지야…. 순재의 칭찬에 금세 기분이 좋아진 성규가 쑥쓰러운 듯이 웃었다.
"일단 약치기에는 너무 어린 묘목이니깐 나가서 영양제 사오세요."
우현이 주말에 나가기 귀찮다는 표정을 짓자 성규가 우현에게 손을 내민다.
우현이 영양제를 사러 가고 파헤쳤던 부분을 다시 흙으로 덮어준 성규가 순재와 성열에게 공짜 강의를 시작했다.
"물은 너무 많이 줘도 안 되고 조금 줘도 안 돼요. 많이 주면 썩고 조금 주면 뿌리가 다 타버려요. 그러니깐 적당히. 그리고 묘목이 자라면서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지탱대를 만들어줘야 해요."
쭈그려 앉아있던 몸을 일으킨 성규가 담벼락으로 걸어가 명수를 불렀다. 방 창문이 열리고 띠꺼운 표정의 명수가 담벼락에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성규를 부루퉁한 얼굴로 쳐다봤다.
"남의 집에서 뭐하냐?"
성규 옆에서 순재의 머리가 쑥 올라왔다. 명수가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자 성규가 괜히 명수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우리 명수가 망치질이랑 톱질은 이 동네에서 최고예요! 미니 천막도 금방 뚝딱 만든다니깐요! 세상에나! 뭐? 만들어주겠다고? 그럼 재료 챙겨서 이쪽으로 빨리 와!"
김성규 넌 뒤졌어. 조금 이따 봐. 메시지가 담긴 눈빛을 성규에게 쏴준 명수가 궁시렁거리며 마당에 있는 작은 창고로 들어가 공구함과 널빤지, 그리고 쓰다남은 비닐을 챙겨 들고 옆집 마당으로 향했다.
"정말 죄송해요."
저 망할 형 새끼가 죄송해야죠.
"전 들어가서 음료수 좀 챙겨 나올게요."
순재가 집안으로 들어가고 성열과 명수가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상처는 괜찮아요?" "…네."
명수의 다정한 말투에 성열의 가슴이 또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재료들을 꽃밭 옆에 내려놓은 명수가 성규의 귓가에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읊조렸다.
"내가 언제 공짜 노동 한댔어, 이 말괄량이 삐삐같은 놈아."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했다. 널빤지를 길이에 맞춰 슥삭슥삭 자르고 꽃밭 네 귀퉁이에 꽂은 다음 가운데 지점에도 하나를 푹 꽂는다. 햇빛이 쨍쨍한 날이라 금세 땀이 흐르고 이마에서부터 흐른 땀방울은 또르르 굴러가 턱끝에서 톡 하고 떨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열이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명수에게 들리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며 얼른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수건을 꺼내왔다.
"아,고마워요."
성열이 건넨 수건을 목에 걸치고 땀을 닦은 명수가 다시 톱질을 하기 시작했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녀같은 표정의 성열이 아무말도, 아무 표현도 못하고 그저 명수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서 얼굴만 붉히고 있다.
*
"집 되게 좋다."
성규가 쿠션을 끌어안고 집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차마 방 안에 들어가는 건 실례일 것 같아 여기저기 걸린 액자와 소품들을 구경하는데 문득 구석에 쪽에 놓인 계단을 본 성규가 성열에게 물었다.
"여긴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이에요?"
조심스럽게 계단에 발을 디디고 올라가 갈색의 문을 열었다.
"우와…."
다락방도 널찍하네. 성규가 감탄을 하며 다락방 안으로 들어섰다. 낡은 상자들과 액자가 한쪽에 가득했고 가운데에 놓인 피아노는 하나뿐인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고 있었다. 마치 무대 위의 피아노를 비추는 핀조명같이…. 액자 속의 사진은 순재의 피아노 대회 상장들이었고 낡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건 번쩍거리는 트로피들이었다. 수많은 트로피와 사진에서 눈을 뗀 성규가 빛을 받고 있는 피아노로 다가갔다. 덮여있던 하얀 천을 살짝 치우고 쿠션을 의자 옆에 올려놓은다음 피아노 뚜껑을 천천히 열었다. 한번 쳐봐도 되겠지?
"……."
잠시 심호흡을 한 성규가 곧 연주를 시작했다. 명수가 레디락에서 쳤던 oh my lov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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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규와 명수가 연주했던 존 레논의 Oh My love 라는 곡이에요.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올려드리니 듣고싶은 분들은 재생을 눌러주세요!
주말을 위해 월~금을 뼈빠지게 메모장에 매달려야 오늘 같은 분량이 나와요ㅠ
그런 저에게 여러분들의 댓글은 연재를 해가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되요ㅠ
그냥 " 잘 봤어요~"라고만 적어주셔도 연재할 힘이 불끈납니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인생그래프꼭짓점은
매주 주말 8~10시사이에 연재됩니다.
신작알림을 해놓으셔야 알림이 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