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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하고 영창 가겠습니다 전체글ll조회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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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으면 좋겠다

 

-

 

음악 하겠다고 집 뛰쳐나온지 벌써 3년째다. 알아서 하라는 부모님 말씀에 정말 알아서 살고 있는 중이다. 엄마랑은 시도때도 없이 연락 중이지만 아빠와는 아직도 서먹한 사이었다. 내 꿈을 인정하지 않은 거겠지.

사실 난 무작정 돈 챙겨들고 음악이 하고 싶어 서울로 와 버렸다. 바로 머물 집도 없는데. 일단은 정류장에서 벗어나 계속 걸었다. 목적지 없이 걷는 건 오랜만이었다. 그냥 걸었다. 서울을 느끼고 싶어 그랬을 거다. 천천히 걸으며 살핀 서울의 모습은 차가웠다. 또 깜깜한 밤인데 깜깜하지가 않았다.이리저리 퍼지는 건물의 불빛과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핸드폰 불빛 덕분에. 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서울의 첫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한 곡 하나를 쓰고 싶었다. 서울은 차갑고, 밝지만 그 속은 까만. 이따위의 것들을 적으려 핸드폰을 켰지만, 곧 후회했다. 부모님께 온 부재중 전화의 문자가 쌓여 확인할 엄두도 못 낼 정도였다. 가사를 적기 위해 킨 핸드폰은 목적을 잃고 문자 메시지 함으로 향했다. 미쳤냐는 내용들이 줄을 이었지만 결국엔 응원할테니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널 믿는다고 말해주는 엄마.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틀린 것이었다. 문자 내용을 하나하나 읽으며 눈물로 바닥을 적실 때, 누군가 나의 곁으로 와 말을 걸었다.

 

"혼자?"

 

목이 매어 제대로 답도 못한 채 고개를 들어 쳐다만 보고 있었다.

 

"옆에 심상치 않은 장비들이 있길래."

 

그 장비들은 내가 알바를 해가며 모은 것들이었다. 동전을 던져줄 줄 알았던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흘러 벙쪄있을 때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름."

 

"성이름이요."

 

"너 갈 곳 없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아무 말 없이 내 장비들과 내 짐들을 끌며 앞서 나가는 그를 따라갔다. 아무리 갈 곳이 없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매인 목을 가다듬고 말을 걸었다.

 

"저기요."

 

그러자 움직이던 다리가 멈추었고 이내 뒤를 돌아 나를 바라봤다. 조금은 차가운 눈에 입이 벌어지지 않았고 이상한 생각이 가득 떠올랐다. 나 팔려가는 걸지도 몰라.

 

"나 누구냐고?"

 

막상 마주치니 나오라는 소리는 안 나오고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아챈건지 먼저 물어왔다. 난 바보같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

 

"민윤기, 라고 하면 알려나."

 

아, 민윤기.

 

"따라와."

 

음악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봤을 이름이었다. 그의 곡을 받아 유명해진 가수들이 수두룩 했으니까. 내가 존경하는 프로듀서가 지금 내 가방을 들고 앞장 서 자신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꿈인가 싶어 볼을 연신 꼬집었지만 꼬집는 강도대로 아파오는 볼에 미소를 지으며 그의 옆으로 가 따라 걸었다. 그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다.

 

***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음악을 하고 있었기에 그와 대화 거리는 모두 음악에 대한 것이었다. 서울로 오기 전, 그를 만나기 전엔 음악에 대해 관심이 있는 건 오직 나 뿐이었다. 내가 만든 작업물을 나 혼자 평가하는 부질 없는 짓도 했었다. 그랬던 나에게 음악적 멘토가 생긴다는 건 누구보다 기쁜 일이었다. 하루종일 음악에 대해 얘기하고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고. 처음으로 나에게 그런 사람이 생겼기 때문일까. 그가 내 마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사실 난 좋아하는 걸 티낼만큼 적극적인 성격은 못 된다. 그 마음은 남몰래 커져서 감당하기 힘들어지더라도 숨기기에만 급급하다. 용기를 내도 안 될 건 안 된다는 걸 너무 빨리 알아버린 탓에 이렇게 되어버렸다. 이런 마음을 갖고 이 집에 더 있다간 나 혼자만 느끼는 어색한 공기에 숨이 막혀버릴 지도 몰랐다.

그래서 알바를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알바란 알바는 거의 다 시작했다.

알바를 하는 날, 늦잠을 자버린 탓에 급하게 준비를 하고 현관문에서 주섬주섬 신발을 신고 있었다.

 

"알바?"

 

"네."

 

"뭘 그렇게 열심히 해."

 

"얼른 나가야죠, 저도."

 

"나가고 싶어?"

 

아뇨. 바로 대답해 버릴 뻔 했다. 정말 나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좋아하는 사람의 곁에 하루종일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하지만 난 겁쟁이라 내 마음을 들켜버릴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늦겠네. 얼른 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차가워진 말투에 조금 더 그를 바라보다 현관을 나섰다.

알바가 연달아 붙어있는 날이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왔다. 어쩐 일인지 소파에 앉아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원래 방에 들어가서 일체 잘 안 나오는 그였는데.

 

"성이름."

 

"네?"

 

"너. 너무 늦어."

 

갑자기 걱정을 해오는 그에 심장이 주체를 하지 못하고 뛰어댔다. 그래서 나에게 화가 났다. 그러지 않겠다고 마음 다 잡아놓고 왜 흔들리냐고.

 

"걱정 안 해주셔도 돼요."

 

세게 말해버렸다. 나에 대한 화가 그에게로 향해버리고 말았다. 나만 아파하면 될 일인데.

 

"뭐?"

 

"안 해주셔도 돼요, 정말..."

 

"야."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러시면 흔들릴 수 밖에 없잖아요. 나, 힘들게 노력 중이었는데. 이러면 안 될 거 아니까 알아서 얼른 나가려고 했는데..."

 

흐를 듯한 눈물에 말을 억지로 끝마치고 방으로 향했다. 문고리를 돌리려던 내 손 위로 따뜻한 그의 손이 겹쳐왔다.

 

"흔들려."

 

"...."

 

"흔들려줘."

 

왜...?

 

"마음 접지마. 누구 마음대로."

 

"그게 무슨..."

 

"네 마음 접기 전에 내 마음은 어떤지 알고 접어."

 

"어떤데요...?"

 

"좋아해."

 

**

 

음악을 좋아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음악을 하는 건 부질 없는 짓이라고 손가락질 해댔다. 그래도 난 꿋꿋하게 했다.

내 음악은 서울로 온 것부터 시작했다. 주위는 모르는 것 투성이었지만 즐거웠다. 감격스럽다고 해야하나. 내가 음악을 하기 위해 왔다는게 실감이 나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감격도 잠시 이내 걱정만이 내 뇌를 감싸왔다. 지금 당장에 잘 집도 없었기에 찜질방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누가 날 납치해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찜질방에서 지내는 동안 같은 크루 형님이 서울에 계시다는 걸 알고 양해를 구해 살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집이었기에 둘이 살기엔 좁아 얼른 돈 벌어서 나가자는 마음이 커져 알바란 알바는 모두 시작했다. 주말만 빼고. 주말에는 평일에 못다한 작업을 했다. 알바를 위해 몸을 쉬어야 했지만 작업이 내 삶의 낙인데 어쩌겠는가.

그렇게 힘들고 또 힘든 나날들의 연속 중 희소식이 들려왔다. 크루 형님과 내가 작업한 곡들을 화사에 넣곤 했는데 한 회사에서 너무 좋다며 회사로 들어오면 어떻겠냐는 소식이었다.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에 당연히 알겠다고 했고, 난 알바를 모두 그만 둔 뒤 회사의 작업실에서 하고 싶었던 작업들, 만들고 싶었던 곡들을 한 없이 하며 살았다. 그 곡들은 가수들에게 주어졌고 내 곡을 받은 가수들은 성공했다.

고향에서 친구들이 서울에 올라왔다길래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웬 소녀가 옆엔 음악 장비들과 짐들 두고 핸드폰만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난 느꼈다. 전의 나와 같은 상황이란 걸.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녀들 데려와 버렸다. 처음엔 쭈뼛거리며 말도 잘 못하더니 음악 얘기를 하자 눈이 초롱초롱 해지며 빛나는게 귀여웠다. 이름 있는 프로듀서가 되고 나서 많은 관심도 받고 몰래 연락을 달라는 여자들도 많았다. 그런 만남은 좋아하지 않는 터라 모두 거절을 했고, 난 혼자였다. 성공한 탓에 넓은 집에 살고 있었지만 그 넓은 집엔 나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온 뒤론 집엔 나 혼자가 아닌 그녀와 함께였고 집엔 사람 냄새가 가득했다. 그녀가 계속 내 곁에 있었으면 했다.

집에서 떠날 줄 모르던 그녀가 어느새 알바를 시작한 것 같았다. 항상 집에서 일찍 나갔고, 늦게 들어왔다. 혹시나 그녀가 떠나가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그녀를 기다렸다.

늦은 밤, 그녀가 들어왔고 지친 기색이 가득했다.

 

"성이름."

 

"네?"

 

"너. 너무 늦어."

 

걱정이 돼서 그랬다. 늦게 돌아다니다 험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고 그녀가 힘든 건 싫었다.

 

"걱정 안 해주셔도 돼요."

 

표현을 못하는 난 늦는다며 타박을 줘버렸고 그녀는 걱정 안 해도 된다며 나에게 답해왔다.

 

"뭐?"

 

"안 해주셔도 돼요, 정말..."

 

걱정 안 해줘도 된다는 그녀의 말에서 왜 물기가 느껴지는 걸까.

 

"야."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러시면 흔들릴 수 밖에 없잖아요. 나, 힘들게 노력 중이었는데. 이러면 안 될 거 아니까 알아서 얼른 나가려고 했는데..."

 

나에게 흔들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단다. 나와 그녀의 마음은 같은 방향이었다. 다만 표현을 못할 뿐, 서로를 향하고 있었다.

 

"흔들려."

 

"...."

 

"흔들려줘."

 

왜...?

 

"마음 접지마. 누구 마음대로."

 

"그게 무슨..."

 

"네 마음 접기 전에 내 마음은 어떤지 알고 접어."

 

"어떤데요...?"

 

"좋아해."

 

 

-

 

 


망상하고 영창 가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다 2번째 이야기는 민슈가 편이었습니다!

사실 일하는 민윤기를 넘 좋아해서 엉엉...

 

'그랬으면 좋겠다'는 말 그대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일들을 제가 보고 싶어서 쓰는 글입니다.

텀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그냥 제가 겪고 싶은 일이나 좋은 망상 ㅎ 이 떠오르면 적는 편인지라 다음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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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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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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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하고 영창 가겠습니다
매일 다른 글로 오는데 신청해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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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ㅠㅠ와 윤기야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설레요ㅠㅠㅠㅠ잘읽고갑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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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하고 영창 가겠습니다
감사해요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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