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말하자면 순수해요 순수해서 미쳐버리겠음 뽀뽀뽀도 안함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던 히지카타는 갑자기 밀려오는 오싹함에 고개를 돌려 제 뒤를 보았다.
시커먼 골목이 마치 짐승의 입처럼 자신을 금방이라도 삼킬 것만 같이 버티고 있었다.
주위를 휙 둘러본 히지카타는 발걸음을 빠르게 놀려 자취방으로 향했다.
누군가가 가까이서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사는 원룸의 문이 쾅 하고 닫히고, 옆집 창문에서 커튼이 쳐졌다.
*
쾅쾅.
시끄럽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히지카타는 대충 눈곱을 떼고 현관문을 열었다.
커다란 그림자에 고개를 드니 처음 보는 은발의 남자가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
그 남자의 분위기에 눌려 작은 목소리로 물은 히지카타는 남자를 힐끔힐끔 훔쳐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