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당신과 나의 끊임없는 모리스
글쓴이. 심심하다
"좀 따라오지 말라니까?"
"안따라가고 있는데 뭘요"
"..."
"선배 갈길가요~ 저도 갈길 가는 중인데요"
태환은 조금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어깨에 맨 가방 끈을 다시 고쳐매고 계단을 올라간다. 요번에 새로 자른 머리가 잘 잘리지 않아 살랑살랑 거리는 머리 두가닥이 마치 더듬이 같아서 쑨양은 소리없이 웃는다. 마치 '아 저자식 진짜 짜증나네' 라는 듯이 담긴 저 걸음걸이는 오히려 엉덩이만 더 살랑살랑 흔들리는것 같아서 쑨양은 웃고 있던 웃음을 참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으하하!" 하고 웃어댄다. 난데없이 뒤에서 들려오는 함박 웃음소리에 태환은 뒤를 돌아보며 자신이 무언가 옷을 잘못 입었나 하고 고민을 한다. 그리고 슬슬 짜증이 나는 태환이다.
"아진짜 뭐! 뭐어!"
"아하하!! 아니요..!! 흐흐흐"
이젠 아예 뾰루퉁해진 태환은 자지러지듯이 웃어대는 쑨양을 뒤로하고 가파른 계단을 뛰어간다. 원래 목적은 태환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인 쑨양은 뛰어가는 발소리에 놀라 웃음을 멈추고 자신도 헐레벌떡 뛰어간다.
태환은 한걸음에 2칸
쑨양은 한걸음에 3칸
다급한 두 발은 분명 바닥에 닿을때 마다 귀여운 꽃잎이 풀럭이며 새어나올 것이다. 점점 자신의 시야에서 가까워지는 태환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온 세상이 환한게 모든 꽃잎들이 자신에게만 흘러 내리고, 따뜻하게 비춰오는 햇빛은 자신의 편 일것이다. 약간 빛바랜 하늘색 청바지에 편안한 회색 박시한 후드집업. 흙탕물 묻은 민트색 후질근한 캔버스화. 그리고 까만색 찰랑이는 머리칼 까지. 허리를 붙잡아 꽉 끌어안고 싶다. 그 생각이 들자 쑨양은 최선을 다해 팔을 뻗는다. 매우 길다란 손끝은 날개처럼 팔락이는 후드집업을 아른거리다 확 하고 잡아 챈다. 쑨양의 커다란 손안에 부드러운 천의 당김이 느껴지자 눈앞의 태환이 뒤로 기우뚱 기울어 진다. 놀란 태환은 눈을 크게 뜨고 천천히 슬로우 모션으로 몸의 중심이 뒤로 넘어져간다. 어어..!
"..."
"선배 오늘 하루가 무척이나 아름다운것 같지 않아요?"
하늘은 무척이나 맑고 깨끗해서 통쾌할 정도로 파랗고 푸르고. 점점 다가오는 가을날씨에 피어나는 예쁜 분홍색 만발하는 코스모스. 서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다정한 연인들의 대화속 그들을 스쳐지나 우리에게로 오는 바람. 태환의 갈라진 앞머리가 살랑거린다. 그리고 이렇게 서 있는 우리 둘 말이에요.. 쑨양은 가만히 웃으며 조곤조곤 태환에게 속삭였다. 귓가로. 쑨양의 따뜻한 입김이 태환의 귓가를 간지럽힌다. 그리곤 밝게 웃으며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 보는 태환의 맑은 눈을 마주보았다. 너무나도 청렴한 유리알 같은 검은 눈동자 안에 자신이 가득 담겨 있다.
넘어질 뻔한 태환은 어느새 쑨양의 두 손에 안겨 있었다. 점점 간지럽게 짖어지는 주변 공기. 사랑과 행복을 가득 담아온 시원한 바람. 그리고 두사람. 무언가 급하게 뜀박질 하는 자신의 왼쪽 심장이 느껴진다. 자그마한 강아지풀이 살랑살랑거리며 태환의 속 안을 감질맛 나게 흔들어 댄다. 태환은 가만히 멍을 때리다 쑨양의 낮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눈동자를 옆으로 돌렸다. 그런 행동마저도 귀여운 쑨양은 웃으며 태환을 똑바로 세워 주었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스럽다는듯이 바라보는 듯한 저 눈에 무언가 평소처럼 툴툴 대할수가 없을것 같아서 태환은 매우 난감했다. 자신의 옷매무새를 만져주는 손길이 걷어가자, 태환은 바로 휙 돌아 계단을 올라간다. 그런 태환의 뒷모습엔 딸기마냥 잘 익은 귀가 머리카락 사이로 새어 보였기 때문에 쑨양은 그저 웃을 뿐이였다.
"선배 같이 가요!"
커다란 대형견 하나를 어깨에 얹은 기분이다. 낡은 태환의 좁은 자취방은 쑨양과 있기에 매우 불편했지만 쑨양은 이 공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너무나 좁아서, 방 한칸도 무척이나 좁아서 어쩔 수 없이 부딪혀 오는 서로의 몸은 움찔움찔 거리며 놀란다. 쑨양이 발만 쭉 뻗어도 널부러져 있는 전공서적들과 노트들. 태환과 쑨양은 그나마 자리가 비는 방 한쪽 벽면에 등을 기대고 같이 앉았다. 자신과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서 손을 만지작 거리는 태환을 웃으며 바라보던 쑨양은 자신의 머리를 태환의 어깨에 올렸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태환은 온몸이 굳어서 눈만 땡글땡글 뜨고 있었다. 태환이 아무 말도 안하자, 쑨양은 어깨에 머리를 부비다가 오른쪽 손으로 태환의 반대편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렸다. 감겨오는 부드러운 머리카락, 살짝 스쳐가는 귓볼. 태환은 움찔 움찔 거린다.
"야..치워.."
"뭐를요?"
"..니 머리통"
"이게 편한데요"
"치우라니까"
또 툴툴거린다. 귀엽기는. 쑨양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웃으며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반대편에 있던 팔을 당겨서 태환을 자신의 품안으로 잡아 당겼다. 태환은 몸이 기우뚱 하며 쑨양의 가슴팍에 폭 안겼다. 따뜻한 아이보리색 니트를 입고 있던 쑨양의 가슴팍에선 특유한 쑨양의 냄새가 난다. 태환은 그 가슴에 안겨서 코를 킁킁 맡아본다. 무슨 냄새이지? 이런 향수는 한번도 맡아보지 못했는데. 쑨양의 냄새는 인위적으로 뿌린 향수라기보다는 빨래할때 쓰는 섬유유연제 냄새였다. 전혀 여성스럽지 않고. 꽃향기도 아닌데.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병원냄새같기도 하다. 가만히 자신의 가슴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며 고민하는 태환을 바라보던 쑨양은 태환의 동그란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
당황스럽다는듯이 자신을 올려다 보는 태환의 콧망울에도 입을 맞춘다. 얼굴이 금새 붉어진다. 동글동글한 눈망울에 선하게 축 처진 눈꼬리. 적당히 선홍빛의 도톰한 입술. 반짝거리는 피부에 가지런히 이마를 덮은 검은 앞머리. 모든게 순수하고 어설픈 사람이 자신의 품안에서 올려다 보고 있으니 쑨양은 머리가 아찔하며 심장이 덜컹거리는걸 주체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남자라는 단어 속 숨겨져 있는 욕구가 스물스물 새어 나오려고 한다. 저 사람 몸 어느곳 다 입을 맞추고 싶어진다. 하얀 피부에 붉은 자국을 남기고 자신의 손길에 따라 작게 탄식하는 몸.
자신의 내려다 보는 쑨양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걸 느낀 태환은 무언가 불안함에 쑨양의 가슴팍에서 나오려고 몸을 세우려는 순간 쑨양이 두 손으로 태환의 양 볼을 잡고 고개를 튼다. 그리고 태환의 입술로 입을 맞추었다.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진하게. 태환은 어디선가 보라색빛 라벤더향이 스물스물 새어나오는것만 같아 기분이 몽롱했다. 온몸이 편안해 지고 기분이 야릇야릇해 진다. 쑨양의 뜨겁고 말랑거리는 혀가 태환의 입안으로 들어와 입천장을 간질간질 거린다. 태환도 슬슬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이상함에 무언가 쥐고 있었던 선을 놓으려 한다. 쑨양은 태환은 천천히 바닥에 눕히고 손을 내려 태환의 폭신한 후드 티 아래로 손을 집어 넣는다. 느껴지는 새하얀 살결.
"..."
"..."
그순간 나른하게 느끼고 있던 태환의 눈이 커다랗게 떠진다. 무언가 멈춘 기분에 쑨양도 눈을 뜬다. 자신의 옷 안으로 들어온 쑨양의 손. 쑨양의 몸 아래에 누워 있는 자신. 태환은 상황을 이해하고는 얼굴이 무어라 말을 할 수 없는 표정으로 버벅거리더니 쑨양을 힘껏 밀치고 화장실로 뒤어 들어간다. 꽤나 힘이 쎘는지, 벽에 뒷통수를 부딪힌 쑨양은 태환이 너무나 야속해 소리없이 발을 공중으로 뻥뻥 찬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아이고 아쉬워!!!!! 이미 힘껏 흥분한 자신을 침착시키려고 급히 애국가도 불러본다. 그건 태환도 마찬가지였는지, 화장실 문을 잠그고 변기위에 앉은 태환도 천천히 호흡을 하며 침착시키고 있다.
"이 짐승아"
"아.. 그건 선배도 마찬가지잖아요"
"뭐?"
"선배도 .. 느꼈으면서.."
"뭐?!"
태환은 볼이 빨개진 상태로 씩씩거리며 쑨양을 노려봤다. 그래그래. 내가 짐승이지. 잘못 걸렸다. 라고 생각한 쑨양은 그 시선을 돌리고 머리를 긁적거린다. 그리고 삐진듯한 태환을 흘낏 쳐다본다.
"아~ 선배"
"꺼져!"
"선배! 아이스크림 사줄까요?"
"넌 내가 꼬마인줄 알어?"
"흐흐"
태환은 바보처럼 웃는 쑨양의 얼굴을 손으로 밀고 저먼저 쿵쿵쿵쿵 걸어간다. 계속 앞만보며 쿵쿵쿵쿵 걸어가던 태환은 자신을 겅중겅중 따라오는 쑨양의 걸음걸이가 들리지 않아서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그 특유의 섬유냄새만 남긴채 쑨양은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태환은 이리저리 둘러보고 다시 지나왔던 길을 돌아 뛰어간다. 마음속으로는 크게 쑨양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만 방금까지 삐져있었던 상태라 쪽팔리게 외칠수도 없고. 어디에 있어. 태환은 어느새 헥헥거리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혹시 내가 무어라 해서 삐진건가? 화가 난 걸까?
"쑨양!!! 어디있어!!!!"
"여기있는데요"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쑨양의 목소리에 태환을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쑨양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멀뚱히 내려다 보고 있었고, 양손에는 아이스크림이 하나씩 쥐어져 있었다. 태환은 마음속으로 작게 욕질을 했다.
"아하하! 제가 사준다고 했잖아요. 가만히 있지"
"..시끄러.."
"미안해요 선배 화낫어요?"
"아니"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빛에 위치한 벤치에 자리잡은 둘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입안에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딸기맛이 기분을 그나마 좋게 만들었다. 쑨양은 태환을 쳐다보며 실실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 행복해 그동안 당신을 얻으려 눈물 보였던 2년. 많이나 괴로웠지만 이렇게 행복하니까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쑨양은 아무 말 없이 태환을 바라보았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가만히 아이스크림만 먹고 있는 태환이였다.
"선배."
"왜"
"정말 사랑하는거 알죠"
"..."
또 이렇게 깜짝 놀래킨다. 태환은 쑨양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진지해 져 버린 쑨양의 눈동자에 또 무어라 말하지도 못하겠다. 태환은 그 눈동자에서 그동안의 2년을 기억해내는 쑨양을 알아챘다. 어렵게 손을 잡고 춤을 추기 시작한 우리잖아.
'선배. 선배 지금 저랑 장난해요?'
'저 선배 많이 좋아해요'
'제발 피하지 말아줘요.. 저 혼자만 좋아할께요... 그것도 안되요?'
'선배..'
'선배.. 진짜.. 좋아해요'
자취방 가는 길 복닥복닥한 달동네에서 띄엄띄엄 놓여져 있던 가로등에 의지해 도착했던 우리들의 감정. 허술한 집들에서 킨 모기향과 여름냄새가 어울러져 머물렀던 우리들의 향기. 그리고 당신.
그동안의 2년이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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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원래는요...너무 우울한건만 적어서 그냥 조각글로 쓰려고 했는데
막 아이디어가 샘솟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딴 써봤어요
스토리는 다 짜놨고, 남은건 이제 제 게으름인데..
장편이 될것같아요. 글은 일주일에 한편? 두편정도... 주말에만...ㅠㅜ 죄송해요 고딩이라..
대학생 라이프를 그릴껀데 정작 고등학생이라 잘 표현을 못해낼것 같긴해요 ㅠㅜ
뭐 학점 이런거 어떻게 하져.. 에휴. 쨌든 시작해 볼께요 ㅎㅎ! 참고로 대학교 생활 뭐 점수 이런거 아는분 있으면 좀 가르켜 주세요.. 뭐 공강이라든지
대학생은 뭘하면서 주말을 보내는지. 학교등교는 몇시에 하는지. 듣기로는 시간표는 자신이 스스로 짠다는데.............................
아싸 내일 학교 10까지래용나ㅣ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방금 방송 들엇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딩빼고 다 휴교라네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저 내일 가다가 간판맞고 죽을지도 몰라영
그땐 쑨환이든 모리스든 다 없는거여
쨌둔 여러붐!!!!!!! 스토리 시작합니다! 거북이처럼 천천히 느려도 이해해 주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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