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은 미국으로 생각해주십셔 창가에 털썩-하고 주저 앉았다. 몸에 닿는 나시가 불쾌할 정도로 끈적거렸다. "하 존나 덥다" "마셔요. 많이 더워요, 탄소선배?" "땀에 쩔은거 안보이냐..그래도 내 생각해주는건 우리 정국이 밖에 없어~"
내 애정어린 말에 정국이가 기분이 좋다는 듯 샐쭉 웃었다. 귀여운 자식! "누나 먼저 간다~잘마실게!" 음료병을 흔들며 정국이와 멀어졌다. 벌써 2시 반. 브리핑이 3신데, 어후 지체할 시간이 없다. 끈적이는 나시를 공중에 몇번 펄럭인 후 셔츠를 걸쳤다. 목을 큼큼 거리며 풀고, 구겨진 셔츠깃을 정갈히 했다. 나만보면 물어뜯기 바쁜 역겨운 인간들, 최대한 걸리적 거리는 상황을 없애야 한다. 긴장감에 바짝바짝 마르는 입술을 혀로 몇 번 축이고 5층 회의실로 향했다. "사건 발생 추정시간은 27일 이른 새벽, 그러니까 자정에서 새벽 2시 사이로..." 일명 콜렉터. 그는 작년, 아니 제작년 9월부터 나를 꾸준히 괴롭혀 왔다. 처음에는 조금 엽기적이고 괴상한. 그런 흘러가는 단순 살인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사건현장을 이잡듯 뒤졌으면, 이따위 거지같은 연쇄 살인 사건이 이어질 일은 없었을텐데.. 그는 초보가 아니다. 2014년 9월 내몸이 익어가는것 같았던 그 계절, 그 당시에 그는 초보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는 최소 두달에 한번씩은 엽기적인 살인행각을 즐겨왔다. 지금까지 10번 이상의 살인을 행한 그는 누구보다 능숙한, 살인전문가일 것이다. 광기어린 그 두눈을 마주봤을 수많은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불쌍했고, 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번엔 어떤거냐" "오른쪽 안구입니다." 존나 돌은 자식. 콜렉터는, 그 이름 그대로 항상 무언가가져갔다. 왼쪽눈을 다쳐 남은건 오른쪽 눈 뿐이었던 이번 피해자는 오른쪽 안구를 도둑맞았고, 결혼 7년만에 겨우 임신에 성공한 예비엄마였던 저번 피해자는 그 아기를, 그렇게 기다리던 자신의 아기를 한번 안아보지도 못한채 자궁이 적출되어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다. 또... 윽 생각할수록 토기가 올라왔다. 진짜 미친 새끼. " 범인은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침입한것으로 보여요. 다른 침입증거는 전혀 없구요, 여느때와 같이 클로로포름 사용하서 희생자를 기절시킨 뒤, 덕트 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과 발을 침대에 묶었어요.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피해자가 깨어난것 같은데 콜렉터가 많이 당황했나봐요. 스턴건으로 왼쪽 옆구리를 세번 지졌어요. 화상자국이 있는것으로 보면 전압이 매우 높다고 할수있어요. 지가 개조를 했건 어쨌건, 시중에서 팔리는 일반적인 제품 전압은 아닙니다. 안구 적출은 그 후에 일어났구요." 차라리 다행이었다. 5달전 피해자는 산채로 손목이 썰렸다. 자기 손목이 톱칼에 다져지는 그 지옥같은 감각을 생생히 느꼈으니 말다했다. 한가지 걱정되는 건, 불완전한 살인이라는 점. 살인을 한가지 놀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이번 살인은 분명 불완전한 놀이의 완성이다.그는 스턴건으로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은 정말 손톱만큼도 없었을 거야. 재미가 없잖아. 층층이. 먼저, 피부를 베고, 뒤이어 피하조직과 근막, 근육을 베는 작업을 그는 꽤 좋아하는것 같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복부의 긴 자상. 근데 이번에는 이게 없어. 분명 그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고 길길이 날뛰고 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다른 발견된거는" "아, 처음으로 피해자 손에서 모근이 있는 주황색 머리카락이 하나 발견됐는데, CODIS (FBI가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DNA 정보 데이터 베이스)에 대조해 봤더니 일치하는게 없" "맹목적중이지, 그럼 없어진 물건은" "급하게 피해자 가족 불러서 찾고있는 중.." "아니 씨발 한게 뭐야, 어? 계집년이 형사라고 들어왔으면 일이라도 똑바로 처리하든가, 씨발!" 또 시작이다. 내가 사건 현장에서 땀흘리며 발로 뛰는 동안 지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놀고먹었으면서. 존나 경우없는 놈들. "죄송합니다." 수치스러운 느낌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내 실수였다. 콜렉터는 항상 전리품으로 신체 일부와 피해자의 물건을 가져갔다. 신체일부는 어딘지 모를 그의 아지트에, 피해자의 물건은 항상 다음 희생자의 집에 놓아두었는데, 이번처럼 불완전한 살인. 분명 그는 짐승같은 눈을 번뜩이며 다음 희생자를 찾고있을 터였다. 가장 먼저, 최대한 빨리 그 물건이 뭔지 알아냈어야 하는데. 처음 발견한 DNA증거물에 정신이 팔려 일처리가 늦어졌다. 완벽한 나의 불찰이었다.
"똑바로 하자, 응?" 내 어깨를 툭툭 두어번 치더니 민선배는 회의실을 나갔다. 기분나쁜 새끼. 그가 친 어깨를 털고 발로 의자를 찼다. 지지리 운도 없는 나는 의자 모서리에 정강이를 찍혔고 말이다. "아씨.." "왜이렇게 히스테리컬해 김후배, 생리해?" "뭐요?" 김선배가 얄밉게 비웃었다. 더 기분나쁜 새끼! 머리를 한번 쓸어올리고 화를 삭히며 회의실을 나왔다. 때마침 휴대폰 진동이 울렸고 '딸~ 오늘 아빠 생신인건 알지? 바빠도 와서 밥 먹고가, 7시야 딸~' 후..그래 오늘 같은 날에는 그냥 가족 얼굴보고 쉬는게 낫겠어 "정국아, 미안한데 누나대신 사건현장가서, 피해자 가족이랑 없어진 증거물좀 찾아주라ㅠㅠ 나 저녁에 급한 약속이 잡혀서.." "알겠어요 선배~ 걱정하지말고 다녀와요!" 다음에 밥한끼 사겠다는 사탕발린 말을 내뱉고, 정국이를 지나쳐 집에 돌아왔다. "흠 대충 잠옷만 챙기고, 어..사건파일..여깄다!" 사건파일을 집어드는순간 무언가 툭하고 떨어졌지만, 시간이 시간인지라 그게 무엇인지-확인하지 못 하고 집을 나섰다. 급하게 차 댄곳으로 달려가다 웬 주황머리 남자하고 부딪혔다. "억!!!!죄송해요!!!!"
"어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는 손사레를 치며 웃는 낯으로 나의 행동을 쫓았다. 그냥 웃는 표정인데, 기분좋은 얼굴인데 나를 옭아매는듯한 이상한 기분은 뭘까. 남자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를 두어번 더한채 그 남자와 멀어져 차에 올랐다.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랫만에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누워서 10분 쯤 뒤척였을까? 띠릭-하는 소리와 함께 무전기에 08이라는 숫자가 떴다. 뭔일이지? 정국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국아 무슨일 터졌어?" "아..웨스턴가 11번지에서 어떤 남자가 가스배관 타고올라가 창문으로 침입하는걸 반대편집 주민이 신고했어요." "08이면 단순 주거 침입 아니야? 그걸 왜 우리가 가?" 정국이가 긴장한 듯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웨스턴가 11번지 "탄소선배 놀라지 말고 잘들어요" 우리집은 12번지.. 이상한 기분에 이가 덜덜 떨렸다. "선배 집이 털렸어요" 음 몇몇분들이 바라시던 태형이 번외는 기회가 되면..!꼭 가져오도록 하겠슴다(꾸벅) 저도 병신년 18세되는 고2라 개학하면 분명 시간이 없을것이기에 최대한 빨리빨리 글 올려볼게요 봐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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