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까지 하루 남은 아침. 오늘은 기어코 4시에 자겠다고 다짐했건만 저번 중간고사를 처참히 말아먹은 탓에 졸음이 의지를 이기지 못했다.
옆에서 깨어난 지유빈이 뜨이지도 않는 눈으로 칫솔통을 뒤적거리며 참견한다. 너 그래서 시험기간엔 어쩔거야.
나 그땐 멀쩡하거드은? 그리고 이나 닦고 와서 말해!
말만 이렇지 난 하루라도 커피믹스를 마시지 않고선 깨어있지 못한다.
고등학교 오기전엔 커피 입에도 안댔, 아니 못댔는데.. 쓴걸 좀 싫어해서.
1학년때 선생님들께 존다는 지적을 많이 듣고서야 잔소리 듣기 싫어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래도 1학년땐 하루에 스틱 한 개 정도였는데, 2학년이 된 지금 스틱 세 개는 털어넣어야 눈이 좀 뜨인다.
애들한테는 비밀이다. 스틱 세 개 마시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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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해서 밤샘한걸 온몸으로 티내고 싶은 건지 아침에 커피믹스랑 컵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급식실에 앉아 있는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야, 김복숭 정신차려! 야, 야!"
우렁차게도 날 깨우는 걸 보니 박혜연인가. 아, 오늘따라 몽롱하네.
"너 커피 챙겨왔냐. 애가 왜 이렇게 해롱대."
김복숭 오늘 밤새서 그래. 일찍 좀 자라니까. 또 거든다, 지유빈 저 참견쟁이.
"안 챙겨온거 같아. 아침에 책덮고, 스탠드 끄고, 이닦고, 세수하고, 옷입고....응. 확실히 안 가져왔어."
혜연이가 쯧쯧댄다. 너 그래서 어떡할래. 거기 가봐 씨유.
"내가 가끔 피곤할 때 마시는데 거기 커피 괜찮아. 아, 딴 건 쓰니까 카페라떼 마셔! 시럽 꼭 달라 그러고."
아.... 나 편의점꺼 안 마시는거 알잖아. 1학년때 편의점에서 커피샀다가 배ㅌ...
"아니 아이스커피 말고 카운터 옆에 뽑아 마시는 따뜻한 거 있어. 그거."
그런게 있었나... 마지막으로 애들 따라 간게 어제인데도 커피 자판기가 있는 건 처음알았다. 그래서...? 나 혼자 가?
"난 추워서.. 미안."
"난 안졸려."
"의리없는 년들....니들은 친구도 아냐"
됐어. 나 혼자 가지뭐. 아아 박혜연, 거기 어디랬지, 씨유? 오키.
급식실 문을 열자 냉한 바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몰아친다. 아직 제대로 된 겨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데 날씨가 꽤나 쌀쌀하다. 벌써 잠 다 깬 것 같기도 하고...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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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혼자 오는 편의점은 처음인데... 싫다.
처음 온 것도 아닌데 문 여는 폼이 꼭 뭐 잘못한 것 같아 어색하기 짝이 없다. 으, 본 사람도 없는데 괜히 쪽팔리잖아.
어, 자판기다. 그니까... 카페라떼가..
"카...페라떼.... 카페...라떼... 어 뭐지"
[컵은 먼저 계산하고 받으세요!^^]
짜증나.
카운터를 힐끗 보니 사람도 없는 것 같고. 그냥 갈까.
"저...저기요오.."
"네!"
아, 깜짝아. 근데 잘생겼다. 아니, 진~~짜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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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편돌이 김민석 프롤이었습니다~~~ 짝짝짝
거의 처음 써보는 글이기도 하고.... 제 소망과 희망과 실화를 담아 내용구상에 힘썼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뵈요 안냥~~~~~(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