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백현은 여자가 서있던 면전에서 다시 현관문을 닫았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백현은 살며시 뒤를 돌아봤다. 다행히 아직 경수는 눈치 채지 못한듯 했다.
다만 아이들의 엄마는 어딨어요 어택에 땀만 뻘뻘 흘리고 있을뿐이었다.
백현은 곧바로 크리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이시간에 왠 전화야.
"내가 지금 아주 빅엿을 선물받았는데. 이게 뭔지 설명 좀 해보지 크실장."
-뭐. 연주?
"쟤가 연준지 진준지 기억도 안나. 크실장. 쟤 누군지 몰라? 쟤를 지금 누구 옆에 갖다놔. 돌았어?"
-연주 있는 회사랑 우리 제휴야. 다좋자고 하는 일이니까 그냥 해.
"뭔 개소리야. 그래서 쟤랑 같이 엄마아빠 놀이 하라고? 도경수도 같이?"
-경수한테도 잘 좀 말해. 걔는 니가 말만 좀 잘하면 그냥 다 넘어가잖아.
뚝-변백현 이성 끊어지는 소리.
"크실장. 지금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세상에서 도경수 그거 눈치없고 병신같다고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알아? 아니 나도 도경수를 쉽게 못보는데
지금 뭐라고 나불대는거야. 아주 청동고 미친개 변백현 다시 보고싶구나. 연습생때 변백현 소환해? 나 이만큼 사람된것도 도경수 덕분이라고 할땐 언제고 지금 누굴 바보
취급이야. 저 기지배때문에 도경수가 울고 속끓인것만 생각하면 눈앞에서 개패듯 안끌어내고 조용히 면상 앞에서 문쳐닫은걸 고맙게 여겨. 크실장. 누누히 말하지만 나는
이세상에 도경수빼고 무서운게 없는 새끼야. 더이상 성질 건드리지 말고 쟤 조용히 데려가. 도경수 눈에 띄기 전에."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마친 백현이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어이없던 마음은 이제 분노로 가득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백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밖에 있던 연주는
다시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여긴 경수가 다가올새라 백현은 재빨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너, 닥치고 내말 잘들어."
"선배. 오랜만이네요. 제가 그땐,"
"누가 니 선배야. 닥치고 들으랬지. 누가 너 보낸지 아는데 이대로 다시 뒤돌아서 꺼져 빨리. 너 그때 숙소에서 자숙이니 뭐니 하고 있었을때 내가 몇번이나 너네 집 찾아건거
모르지. 씨발 너 족치려고. 여자한테 매너없다고 욕해도 할 말 없어. 왜냐하면 난 진짜 매너 없으니까. 싸가지도 없고 재수도 없어. 나 잘난거 존나 잘 알고 나없으면 그룹 안
돌아갈 거 알아서 지금 크실장한테 세게 나갔다. 도경수 나오기전에 꺼져라. 니 머리채 붙들고 엘리베이터 안에 쳐넣기 전에."
"진짜 너무하시는거 아니에요? 저도 급해서 그랬어요 급해서. 당장 이름 안알리면 해체하겠다고 하는데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구요!"
"씨발 그게 나랑 뭔상관이야. 도경수는 뭔상관인데 너때문에 존나 울고 내가...그생각만 하면 지금도 열뻗쳐서 잠이 안와.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내가 가진 최소한의 매너와
친절은 다 도경수앞에서만 나와. 그러니까 셋세기전에 꺼져. 하나, 둘,"
결국 눈물을 매단채 얼리베이터로 향하는 여자의 등 뒤로 백현이 말을 이었다.
"뜨고싶냐?"
다시 경수와 아이들이 있을 문을 열고 몸을 들인 백현이 한마디 더 던진채 문을 닫았다.
"실력으로 떠. 그딴짓해서 반짝해봤자 얼마 못가 임마."
"누구였어? 뭔데 이렇게 늦게 와?"
"별 거 아니야."
누구나 충분히 의심할만한 긴시간을 현관에서 보내고 온 백현이지만 백치미로 점철된 도경수는 아, 변백현이 그런거면 그런가부다 심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백현은 이제 경수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놀아달라 떼쓰는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
도경수는 참 손이 많이 간다.
"원래 엄마 아빠는 서로 사랑해서 엄마 아빠 되는거야."
눈치도 없고 속없이 착하기는 또 얼마나 착한지.
"여자가 엄마가 되는게 아니고,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가 되는거야."
그래서 남들보다 더 상처받고, 쉽게 흔들리는걸 제일 잘 알고 있다.
"내가 아빠라며. 너희가 아빠라고 불렀잖아. 그렇지?"
나, 그러니까 변백현은 어쩌면 그 여린 도경수를 지키기 위해 그를 만난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니 지금도.
"그러니까 형아가 아주, 많이, 엄청, 매우 사랑하는 이형이 당연히 너희 엄마가 되는거야."
스캔들이 터졌을때도 혼자 속앓이하며 끙끙대다 먹었던 것을 계속 토해내는 통에 백현은 처음으로 신을 찾고 기도했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표현하질 못하고 혼자
견뎌내다 결국은 마음이 곪아 속부터 게워내는 경수때문에 같이 말라가고 속이 탔던 백현이었다.
"이 형이 엄마가 아니면 나도 아빠가 아니야."
도경수가 없으면 변백현이 아니다.
결국은 병원에 입원했던 경수가 잠에 들었을때 끊임없이 되풀이 했던 말.
"그러니까 이 예쁜형아가 엄마할거야."
갑자기 나타난 연주로 인해 잊고싶었던 날들이 떠올랐지만 백현은 아까의 분노가 지나간 자리에 조금 더 단단한 제 사랑이 남았음을 깨달았다.
"타어는 그래도 시러!!형아는 엄마 안니야!!!"
루한도 레이도 곧잘 살가운 경수를 잘따르며 엄마엄마 하는데 유독 저 타언지 타이언지 리틀변백현만 고집을 부려댔다. 강요를 할 수도 없고 제 생격대로 그냥 두고 싶은 백현
이었지만, 안절부절 못하고 타어의 눈치만 보는 경수로 인해 그럴 수가 없었다.
"야, 그냥 둬. 싫다는데 어쩌냐."
"그래도..일주일이나 같이 있어야 하잖아..그리고.."
"그리고 뭐."
"아직 어린앤데..남자 엄마가 이해안되는건 당연한거고..루한이랑 레이한테 이상한 영향 끼칠까봐 그것도 좀..."
아까부터 들어와 촬영을 이어가던 감독은(영문을 모르겠으나 일일엄마의 행방을 물으려던 그에게 쏴댄 변백현의 살기어란 눈빛깨문에 입을 다물었다는 비밀을 가짐.)경수의
말에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경수를 바라봤다. 저 백치미 도경수가 저런 생각을...
"이상한 생각이 뭔데. 내가 이상해? 너랑 내가 이상하냐고."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럼 뭔데. 사랑하는게 죄야? 그리고 좀 이상하면 어때."
"뭐?"
"나처럼 존나 잘생기고 노래 잘하고 춤잘추고 거기다가 돈까지 잘버는 새끼는 너무 완벽해도 죄야. 안그러냐."
감독은 생각한다.
아휴-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여. 변백현씨가 옆에 있는데 뭐가 문젠가여. 저 자뻑게이가여 하하.
"그리고 말인데."
또 무슨말을 하려고..
"너랑 나는 특별한거야. 이상한거 아니고."
아 예. 아주 오글터지는 버터게이 변백현이었다.
"엄마-재밌는 얘기 해주세여!"
"재밌는 얘기? 동화책 읽어줄까?"
"녜!!!"
루한과 레이는 어느새 경수의 옆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서는 이제는 재밌는 얘기를 해달라며 조르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경수가 곧 동화책을 읽어준다
는 말에 루한과 레이는 신난다며 발을 굴렀다. 그때까지도 못마땅하게 경수를 쳐다보던 타오 역시 흥미를 가진채 눈을 반짝였다. 그모습에 더욱 힘을 얻은 도경수는 곧 책을
가지러 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집에 동화책이 어딨어."
백현의 말에 경수가 우뚝 멈췄다.
"너 책만 보면 자서 우리집에 책 없잖아."
도경수는 굳이 독서를 즐기는 지성인은 아니었다. 백치미는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어쩌지....?
아!!!
그때, 고민하는 도경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것.
"그래서 늑대가 말했어요. 헤이-확 물어. 그다음 막, 막 흔들어 정신잃게. 그러자 옆에있던 또다른 늑대는 이렇게 말했죠. 아니야. 자. 안해본 스타일로 저 보름달이 지기전에
헤치우자. 그리고선 그곳에 있던 늑대들은 의식을 치르듯이 이렇게 외치기 시작했어요! 그래 울프!!내가 울프!!!아우-난 늑대고 넌 미녀!!"
.........
백현은 소파에 가만히 앉아 경수의 일인 다역 연극을 관람했다. 이제는 아주 귀까지 만들어서 앉았다 일어났다 난리가 났다. 경수의 손에 들린건 백현이 속한 그룹 엑소의
앨범이었다. 저러라고 준 앨범이 아닐텐데....
"그래서여?그래서 그 다음은 어떻게 돼써여??"
아이들은 예상외로 굉장히 집중했다. 감독은 의문이었다. 저렇게 잘하는데 왜 시트콤에서는 발연기를 했을까.
"늑대들은 미녀에게 계속 고백을 했어요!아-싸랑해요! 이렇게!!그러다 미녀를 정말 사랑한 늑대 한마리가 나와서 이렇게 말하기 시작해요. 널 못끊겠어 큰일났어..워우워어어
예이예....저 노란달이 나를 놀리는구나. 난 미녀를 가질 수없다고."
애드립까지 읽어대며 이어가는 저 살신성인의 배우 자세.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외쳤죠!!!"
나름대로 저 구연동화의 클라이막스인지 아이들은 이제 침을 삼키며 경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감독도 백현도 그 다음말이 뭔지 알고 있었지만 경수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 덩달아서 꼬고있던 다리를 풀고 집중했다.
"그딴 말 할거면 꺼져!!!필요하다면 날 바꾸겠어!!!그녈 절대 보낼 수가 없어!!!"
"와아!!!!!!!!!늑대가 사랑을 이뤄써!!!!!!"
아이들은 순수하다.
도경수도 순수하다.
--------------------------------------------------------------
백현이의 사랑을 나타내려고 등장시킨 일일엄마였는데 생각보다 너무 싫어하셔서 깜짝 놀랐어요..ㅋㅋㅋㅋ다음부턴 여자 없을겁니다 여러분.
저도 싫으니까요(마른 세수.)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EXO/백도] 우리 결혼했어요.(부제-남남커플의 첫출연)777777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d/b/6db3df94691c7282d1abbe87acb0c04d.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