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블랙킹덤 09.
BGM - 악토버 - romance
BGM - October - romance
정국은 오랜만에 석진을 마주보고 앉는다 생각했다. 아마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김태형 관련 의뢰를 받은 이후로는 처음일 것이었다. 석진은 한결같이 여유가 넘쳐 보였다. 정국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구는 한가롭게 있을 시간도 없는데 저 혼자 고상하게 회장자리에 앉아서 한 밤 중에 아랫것이나 불러오게 시키고 커피나 타 마시는 모습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석진이 회장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는 충분히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더 짜증이 났다. 오랜만에 본 얼굴임에도 심통이 난 정국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석진이 정국을 보며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석진에게 정국과 지민은 영원한 어린아이들이었다. 정국을, 지민을 볼 때면 자신의 유년시절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아이도 함께 생각이 났다. 끝끝내 지키지 못했던 이름이.
"김태형은 잘 보고 있어?"
"매일 눈도장 찍는 중인데, 왜요"
"그냥. 요새 낌새 이상하니까 서둘러. 기억 난 거 없어?"
"...아직, 아 몰라요."
"빨리 해 전정국, 너 자꾸 노는 것 같으면 박지민이 일 다 떠안는다."
"박지민 좀 그만 시키지."
"그럼 니가 하나 하던가. 야 놀고 있는 거한테 돈을 쌩으로 줄 순 없잖아."
"내가 하나 할게요, 박지민 한 일주일은 쉬게 둬요."
정국이 뒤통수를 긁적이며 하는 말에 석진이 웃었다. 처음엔 지민이 유독히 정국을 싸고 도는 느낌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을 연 정국이 더 극성이 되었다. 같은 조직원들이 정국이 엄마 하고 부르던 지민은 다 옛날 얘기였다. 평소에는 유순하고 착한 막내인 지민은 조직원들이 정국을 혼낼 때 마다 와서 바락바락 대들었다. 하긴 그 정성에 누가 안 넘어가고 배기겠냐 만은, 전정국은 단단히 넘어갔다. 아주 단단히 넘어가서 다시는 올라오지 못할 만큼. 석진이 정국의 앞으로 장부를 꺼내놓았다. 원래 박지민 주려고 했는데 네가 한다니까 주는 거야. 홍연회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인데, 자금을 대 주고 마약을 받아 챙겨. 홍연회에서는 최고 돈줄이니까 잘라내는게 우리한테 유리해. 일 똑바로 처리할 거라 믿는다. 돈은 박지민 통장에 넣을게. 석진의 말에 정국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나가도 되죠? 인사랍시고 고개를 한 번 끄덕거리고 나가는 정국의 뒷모습을 석진이 말 없이 바라보았다.
그래 잘 하고 있어 전정국. 네 친구는 네가 지켜. 그렇게 아껴야 해, 너는 나처럼 되지 말고... 그 말은 끝내 하지 못했다.
내가 다시 저 나이가 된다면 나도 전정국처럼 저렇게 듬직하게 그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그 아이에게? 답은 야속하게도 아니. 였다.
Black Kingdom
09
오랜만에 갔던 무영회의 건물을 나오며 조직원들의 인사를 다 받고 있던 정국이 휴대폰을 보았다. 데려다 주고 나서 약 이틀이 지났는데 태형은 전화 한 통은 커녕 문자 한 줄도 보내지 않았다. 아까 석진이 태형에 대해 물었을 때 당황해서 아니라고 했던 자신이 생각나서 자꾸 짜증이 났다. 아, 진짜. 뭐 어쩌라고. 신경쓰지 말자고 다짐하며 차에 올라 탄 정국이 조수석에 휴대폰과 장부를 던져놓고 생각에 빠졌다. 지금은 어차피 확실하게 어두워 지지도 않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정국이 머리를 긁적였다. 자꾸 태형에게 신경이 쓰였다. 평소에 연락을 아예 안 하던 사람도 아니었고 연락을 무시할 사람도 아니었다. 그런데 기억이 미약하게나마 돌아온 김태형을 집에 들여보내고 나서부터 연락이 뚝 끊겨버렸다. 김태형이 혹시 자살을 시도한 게 아닐까? 납치? 아님 기억이 완전히 돌아와서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빙빙 돌아다녔다. 아 몰라. 김태형한테 가자. 정국이 장부위에 휴대폰을 올려놓았다.
태형의 집은 이제 길이 훤했다. 네비게이션이나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잘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태형의 집에 가면서도 정국은 몇 차례나 통화를 시도하고 집에 간다며 문자를 보냈으나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국이 품 안에다 권총 한 자루를 집어 넣었다. 정신이 완벽히 든 태형이 돌연 달려들 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민윤기가 대기를 하고 있을 지도 몰랐다. 그런 위험을 모두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이 태형에게 향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정국은 그저 엑셀을 신나게 밟아댔다. 박지민이 봤으면 미쳤다고 손사래를 쳤겠지. 아마 등짝을 후려쳤을 거였다. 총을 들고 갈 만큼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이면서 왜 가냐고 막 뜯어 말렸을 거였다. 그래도 정국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미 태형의 집 앞에 도착해서야 박지민이 말릴 것이 생각 났기 때문에. 태형의 집을 향해 올라가면서도 정국은 긴장을 놓지 않았다. 태형의 집 문 앞에 서서 정국이 귀를 기울였으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도 안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정국이 비밀번호 키를 열어 1230을 쳤다. 맑은 기계음과 함께 태형의 집 현관문이 열렸다.
"형."
"......"
"태형이 형?"
집 안은 고요했다. 어지른 흔적도 없는 것으로 보아 납치를 당했거나 강도가 들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베란다 쪽이 좀 어지러져 있긴 했으나 그 정도야. 조심스럽게 발을 옮기던 정국이 태형의 침실 문을 열자마자 쓰러져 있는 태형을 발견했다. 휴대폰은 주인도 누워 있지 않은 침대에 고이 누워 있었다. 김태형!! 깜짝 놀라 태형에게 달려 들어간 정국이 태형의 머리를 짚었다. 오른손으로 짚은 이마고 왼손으로 짚은 팔이고 할 것 없이 온 몸이 불구덩이 속에 파묻혀 있다 올라온 것 처럼 뜨거웠다. 대체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태형의 몸은 심각했다. 서둘러 태형을 침대 위로 옮긴 정국이 서랍을 뒤져 체온계를 찾았다. 39.5도. 거의 40도를 육박하는 체온에 정국이 경악했다. 한 겨울에 체온이 40도라니 아파도 단단히 아픈 것이 확실했다. 정국은 지민이 열이 올라 많이 아팠을 때 제가 간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의사 선생님이 열이 내려야 하니 이불 같은 것은 덮어주지 말라고 해서 춥다고 쨍알거리는 지민의 이불을 몽땅 뺏어 팬티 바람으로 누워있게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정국은 태형의 옷을 하나 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벗기면서도 기분이 이상하긴 했지만 아픈 사람 하나 살리자고 하는 일이니 이상할 것 없다고 자신을 위로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태형은 추위에 몸서리를 치며 몸을 돌돌 말았다. 결국 태형은 팬티만 입고 있으면 흉해 보인다며 반바지를 찾아 입힌 정국 덕분에 한여름 바캉스에서나 볼 수 있는 옷차림이 되었다.
"왜 아프고 지랄이야, 김태형. 내가 이젠 병수발까지 해야 하냐"
"......"
"김태형, 김태형, 김태형. 이름은 또 예쁘네."
"......"
"그렇다고 맘에 든단 얘긴 아니거든. 참 나."
그래도 역시 독자님들한테 좋았는지가 제일 중요하겠죠! 여러분이 좋았다면 다 좋아요... 혹시 메일링 필요하신 암호닉 있으신 독자님들은 메일링 공지 가서 신청해주심 되요!
아 그리구 이제부터 블랙킹덤 읽을 때 포인트가 15으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이제는 충분히 낮춰도 될 것 같아서..! 그동안 비싸게 주고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2
아 그리구 저번 화에 기울어져 있던 안녕, 태형이 형 의 의미는 태형에게 정국이 마음을 열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담고 있었슴니당
느껴 졌을지 모르겠어요 !!! 이제 본격적으로 국뷔가 시작될 양상이 보이죠.. 흐흐 그리고 호석이랑 윤기의 만남! 어떻게 될까요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늘 말하지만 감사하구 사랑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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