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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음 옛날에 써놨던거 올려봐여~ 흐흐

 wild라는 제목으로 저장되어서 당황스러웠던거. 중간에 끼어있는 루민 조각은 예전에도 올린 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는 루민타첸타준...!


 연개성 ㅇ벗음 주의

 나도 내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것으.....






도 대장! 저기 불빛이 보이긴하는데-.”

 

 무릎께까지 올라오는 타이즈를 좀 더 위로 올려신은 세훈이 뒤를 홱 돌았다. , 거참 손이 많이 가는 아저씨구만! 투덜대면서도 금새 다시 내리막길을 구르듯이 내려가 경수를 부축하는 모양새가 팀원과 대장이 아니라, 꼭 엄마새와 아기새 같았음이 틀림없다. 땀을 뻘뻘 흘리는 경수가좀 애처로워 보여서 마음 같아서는 업어서라도 가고 싶지만, 건장한 청년 하나를 업고 언덕 하나를 훌쩍넘어간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 없었다. 그것도 지금같이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는. 세훈보다 세 뼘쯤 높은 나뭇가지에는 종인이 묶어놓은 리본이 떡하니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종인은 저 마을에 있는 것이 분명할텐데.

 

 “세훈아, 좀 쉬었다 가자.”

 “아까도 모 경수씨가 다섯 시간이나 낮잠 쳐 자는 바람에 지금 우리가 이 꼴이 된 거라곤 생각 안 해봤어요? 대장은어떻게 그 체력으로 탐사대에 끼었대요?”

 “난빽이 있잖아. 가죽빽-”

 “그딴개드립 한 번만 더 치면 죽여버릴거에요.”

 

 멍청하게 웃지도 마요. , 그냥.

 

 앙칼진 세훈에 금새 입을 처닫고 묵묵히 발걸음만 옮기는 경수였다. 세훈아그래도 내가 대장인데. 이말을 했다간 머리통이 한 대 쥐어터질게 분명했다. 저 때문에 일정이 이틀이나 늦어진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 종인이 보고 싶다. 걔는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지만 얘보단 나을 것 같아.. 또르르.. 눙물이흐를 것 같았지만 참았다. 세훈이가 또 화낼게 분명하니까. 엉엉. 종인아, 보구싶어-. 갑자기 멈춰선 세훈의 널따란 등짝에 이마를 콩, 박은 경수가 인상을 확 찌푸렸다. 뭐야, 뭐하는 짓이야-. 하기도 전에 꼴에 진지한 표정으로 검지 손가락을입술에다가 가져대는 세훈에 경수도 따라서 다시 입을 꼭 부여잡았다. 몸을 잔뜩 낮추고 사방을 경계하는모습은 꼭 암표범의 그것 같아서 경수는 목 뒤의 솜털이 오소소 일어나는 기분이었다. 거대한 밀림에서시끄럽게 떠들던 건 저희 둘 뿐 이었는지 세훈이 입을 다물고 저가 입을 다물자 사방은 풀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 뿐이었다. 사각사각. 중간중간에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간간히 들렸다. 대장. 잔뜩 낮아진 목소리에 경수가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

 

 “세훈아, 너 목소리 짱 섹시하다.”

 “지금장난 하는 걸로 보여요?”

 “.”

 “이거무슨 냄샌 줄 알아요?”

 “무슨냄샌데? ?”

 

 아오, 시발. 후각상피 세포에 모기 물렸어요? 모자를 벗고 땀에 절은 머리카락을 벅벅 긁으면서 땅바닥에 무릎을 굽히고 쪼그려앉은 세훈이 경수를 향해서 손짓했다. 뭐해요, 안 앉고. 급하게세훈을 따라서 무릎을 굽힌 경수가 얼추 시선을 맞췄다. 잘 들어요. 내코가 틀리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냄새가 호랑이 응아 냄새거든요뭐야. 니가 호랑이 응아 냄새를어떻게 알아어쨌든 대장보단잘 알 거 아녜요. ? 잘 들어요. 이제부터 대장 잠들면 버리고 갈 거니까. 혹시라도 호랑이가 나오면-

 

 “, 세훈아.”

 “왜요. . 끝까지 들어봐요.”

 “, 세훈-”

 

 벌벌떨리는 턱으로 땀 한 방울이 타고 흘러내렸다. 태양을 다 가려주지 못하는 정글 때문에 벌겋게 달아오른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갔다. 리액션 하나는 솔직한 경수 덕분에 뒷목이 싸해지는 느낌을 받은 세훈이급하게 뒤돌았다. 그르릉. 입맛을 쩝, 하고 다시는 호랑이가 두툼한 앞발으로 바닥을 한번 쓸었다. 흐익! 어깨를 움츠리면서 세훈 쪽으로 들러붙은 경수가 눈을 꾹 감았다.

 

 “뭐해요! 빨리 총 꺼내서 쏴요!”

 “, 머라고-?”

 “쏘라구요!”

 “니가쏴!”

 “아오, 내가 못 하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게 사격이라고 몇 번을 말해요!”

 “나도못 해!”

 

 이런준비되어 있지 못 한 탐험대를 봤나. 내가 미쳐. 그래도달아날 길은 없었다. 둘 다 총은 못 쏘고. 무기는 없고. 호랑이 밥이라도 되면 죽는 뽄새가 영 보기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르르르르릉. 목에서 울리는 소리를 내는 호랑이가 금새라도 달려들 것 같이 몸을 웅크렸다.도망갈 수 도 없다. 한 쪽 옆구리에는 도경수를 안아 들고 도망가다는 잡힐 확률이 백에백이었다. 시팔. 어머니.이 불효자식은 먼저 갑니다. 후회는 없는데, 솔직히엄마 몰래 야동도 봤고 딸도 쳤어요. 하느님한테 대신 죄송하다고 좀 전-! 속으로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자리에서 뛰어오르는 호랑이의 윤곽에 세훈은 눈앞이 캄캄해진다는 말을 체감했다. 기백에 눌려서 몸이 굳고 숨도 쉴 수 없어서 경수가 기대있는 가슴께가 닭찌찌살 두 캔을 목구멍을 쑤셔넣은 듯답답해졌다. , 인간 오세훈. 이렇게 간다.

 

 “-훈아! 오세훈!”

 

 경수대장, 고마웠어요. 조또 도움은 하나도 안 됬는데 짧은 시간이여서감사했고. . 그래도 요리는 오질라게 잘 했으니까. 잘 가요. 빠이. 고개를무릎 사이로 묻고 호랑이의 이빨이 제 옆구리를 격하게 물어뜯길 기다리던 세훈이 바둥거리는 경수의 뒷목을 잡아 눌렀다. 호랑이님 식사하시는데 좀 가만히 있어 봐요. 정신 사납게. 죽을 때는 좀 조용히 죽읍시다.

 

 “그게아니라, 세훈아! ! !”

 

 -?

 

 -

 

 “빨리못 걸어가냐?”

 “, . 좀 밀지 좀 마요.”

 “포로주제에 말이 많다.”

 “! 얘랑 좀 떨어져서 걷게 해 달라니까요! 얘도 아닌게 바지에 지려서오줌냄새 나잖아!”

 

 이런미친 포로를 봤나. 수호는 어이가 반쯤 털린 상태였다. 호랑이가나타났다지만 남성으로써 한번 맞서 싸워 볼 용기따위는 전혀 없이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잡아먹히기만을 기다리는 이 남정네들의 허약함에 한 번. 그리고 조그만 소년은 무려 오줌을 지렸다는데에 두번. 저희가 포로라는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조동아리를 나불랑대는 거구의 소년에 세번. 게다가 그 거구의 소년의 머리카락은색깔이 참 휘황찬란했는데, 옅은 분홍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색이었다! 그렇잖아도날씨가 푹푹 찌는데 종알대면서 준면을 귀찮게 했던 소년은 수호가 나이프를 등 뒤로 들이밀자 그제야 입을 감쳐물었다.(그래도 중얼대는건 멈추지 않았는데, ‘시발새끼, 졸라 자비도 없어.’하는 것들이었다.) 호랑이 고기가 썩지 않으려면 금새 옮겨야 되는데, 영 발걸음을옮기는 모양새가 오늘 안에 마을에 도착을 할 수 있을련지 모를 정도로 느려터져서 수호는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빨리걸어 가!”

 “우리여기 까지 걸어왔단 말이에요.”

 “맞아! 좀 쉬게라도 해 주던가!”

 

 우는소리를 하는 작은 소년은 작고 불쌍한 아기새라 치고. 거구의 소년까지 찡찡대면서 공작새가 교태 부리듯몸을 배배 꼬는 모습은 보고 있을게 못 되었다. 포로라고 잡기는 했는데 득이 되기는 개뿔, 짐이 되지나 않으면 다행일 정도였다. 상황판단이 빠른 편이었던 수호는나름 위엄있게 그들 앞에 버티고 섰다.

 

 “너희들. 어디 소속이냐. 이름과 소속을 대면 생각해보고 풀어주마.”

 “, 그냥 연구원들이에요, 저희는!”

 “그래. 연구원이에요.”

 “어디연구원. 우리가 문명과 떨어져 있다고 정보를 접하지 못 하는 건 아니다. 다 옳은 대로 말 해.”

 “C 연구소인데요, 제가 소장이고-. . 팀장이고, 그래요.”

 

 거구의소년이 대장일 거라 생각했던 수호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뭐지, 이것들은? 저희 캠프의 대장인 크리스를 잠시 떠올린 수호가 그 넓은 떡대에 검게 그을린 피부를 조그마한 소년에 대입해보고는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거짓말. 진실을 고하도록 해! 칼날을 세훈의 턱 밑으로 금새라도 박아넣을 기세로 으르렁대는 수호에 억울한 건 세훈이었다. 아니, 조동아리 나불댄건 대장인데 왜 나한테 칼을 들이대고 지랄이야!

 

 “네가대장 아냐?”

 “저도그랬음 좋겠수다.”

 “내가어떻게 믿지?”

 “인터넷에검색해 보시던가. (여기서 수호는 칼을 좀 더 세훈 쪽으로 들이댔다.)아아, 알았어요. 내 왼손목 걸고 얘기하는 거라니까요. 난 거짓말 안 해요. 크리스천이라서.”

 

 크리스천? 크리스는 아는데〮〮〮〮〮. 사실을 고할 수 없었던 수호가 대충 고개를 끄덕거렸다. 원래 목적은저들을 어떻게든 혼쭐을 내주던가 쫒아내던가 해서 무리에 피해만 없도록 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냥제발 사라져 주는게 제일 도움이 되겠군. 나이프로 손을 결박한 줄을 끊은 수호가 잠시 자유를 되찾은두 사람이 손발을 주무를 수 있도록 시간을 줬다. 관대하지만 확실할 것. 크리스가 항상 당부하는 것들이었다.

 

 “, 떠나라. 그리고다신 여기에 오지 마.”

 

 수호가 경수의 등을 살짝 떠밀었다. 금새 두 사람이 꽁지가 빠져라도망갈 것이라 생각했던 수호는 예상 외로 자리에 묵묵하게 버티고 선 두 사람에 잠시 당황했다.

 

 “가라니까?”

 “그게, 우리도 가고 싶은데. 가는길을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거구의 소년이 작은 아기새 같은 소년에게 눈짓했다. 수호가 확밀려오는 당혹감과 요상한 기운에 두 발짝 뒤로 물러났지만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소년이 두 발자국 만큼 앞으로 나서서 딱히 거리가 좁혀졌다거나 멀어졌다거나하는 건 전혀 없었다.

 

 “형니임, 저희 하루만 재워 주세요.”

 

 돌멩이 피하려다가 바위 만났구만. 수호의 팔에 닭살이 오소소돋아올랐다.

 

-

 

 “오지 마! 오지 마!”

 “수호 형!”

 “아냐, 아냐!”

 

 ‘그쪽은 장소를 지칭하는 단어잖아? 난 수호란 말이다.

 , 그래요? 난 오세훈이요.

 

 그쪽, 그쪽 하는 세훈에 툭 내뱉은제 발언을 수호는 취소하고 싶어졌다. 그냥 그쪽이라고 불러, 이거인아! 포로로 묶여 있을 때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골골대더니,마을에서 나름 달리기를 잘 하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저만큼 달리기가 빨랐다. (꼬마소년은 어째어째 따라오다가 지쳐서 포기한 모냥이었다.) 밀림을 지나면 나타나는건 넓은 평야였다. 탁 트인 광활한 그곳에서 준면은 제가 꼭 가젤사슴이라도 된 것 같다고 느꼈다.흘금흘금 뒤돌아 볼 때 마다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는 거구의 소년은 공포 그 자체였다. 분홍빛머리카락이 좀 더 가까워 졌다고 느꼈을 때, 세훈이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거의 동시에 수호는 제 발가락 즈음에 돌멩이 하나가 턱 하고 걸리는 걸 느꼈다. 빠르게 움직이던 주변 배경이 멈추면서 앞으로 온몸이 쏠림을 느낀 수호가 그 순간에도 몸을 틀어서 공중에 떠있는세훈과 마주했다. 해를 등지고 뛰어오른 그 모습은 꼭 맹수의 그것 같았다. 특히 눈이. 소름끼치게 잔혹하고 감정도 없어 보이는 삼백안에 수호의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세훈은 성급하게 자리에서 뛰어오른 것에 뭔가 잘못 된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건 바로 저와 준면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었다는 거였는데, 설상가상으로사슴새끼마냥 펄쩍펄쩍 잘 뛰어가던 놈이 갑자기 바닥에 엎어지니 저는 그대로 마른 흙바닥에 상판떼기를 처박을 판이었다. 시발. 얼굴에 스크래치 나면 안 되는데. 내 코. 공중에 떠 있는 시간 동안 꽤 많은 생각을 한 세훈이 점점가까워지는 땅바닥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러다가는 엎어진 수호와 머리통이라도 들이박게 생겼다.

 

 세훈은 제 눈앞에서 다가오는 걸 멈춘 흙바닥에 침을 꼴깍 삼켰다. 미간을 타고 흐른 땀이 바닥으로 똑, 하고 떨어졌다. 마법이라도 썼나, 싶은 순간 세훈은 그대로 다시 바닥으로 처박혔다. 세후나-! 저 노란대가리 미친거 아냐?! 저 뒤에서 경수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고. 바닥에 쓸린얼굴이 따꼼하게 쓰려옴을 느끼면서 세훈이 상체를 힘겹게 일으켰다.

 

 “수호, 어떻게 된 일이야? 이 사람들은 누구고.”

 “,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아무것도 아닌데요!”

 

 손에 들고 있던 칼끝을 세훈에게로 겨눈 루한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힘을 빼면서웃었다.

 

 “미안하지만 당신은 발언권이 없어.”

 “하지만-”

 “우리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제국의법을 논하려거든 저승에 가서 해라. 그러기 싫으면 조용히 하던가.”

 

 겁만 주려던 수호와는 다르게 여차하면 찌를 기세로 목을 눌러오는 탓에 세훈이 인상을찌푸렸다. 목 밑이 얼얼해지더니 땀에 젖은 목을 타고 붉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세후나아!! ! 너세훈이한테서 손 못 떼?! 하고 달려오는 경수는 제가 있는 자리까지 오려면 반나절은 걸릴 것 같았다. 쓰려오는 볼이 아릿했지만 세훈은 고개를 들어 루한을 노려봤다. 수호-. 루한이 수호를 재촉했다.

 

 “뭔가 사정이 있는거야?”

 “없어. 포로로 잡았다가 크리스에게 가려곤 했어. 그런데 딱히 내 선에서 보내줘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혼자서 결정을 내리려고 했다는 건 중죄야.”

 “알아. 귀찮았을 뿐이야.”

 “좋아, 수호. 너는저 여행자들과 함께 마을로 돌아간다. 다른 보고할 상황은 있어?”

 “호랑이를 잡았어. 늑대 바위 바로 옆에서. 이상이야.”

 

 관대하게도 루한은 단지 여행자에게 말 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사람의몸을 하곤 있지만 야생에 보다 더 가까운 몸뚱아리는 확실에 저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인지하는 순간 강하게 작용했다. 세훈은 저보다 헐벗은 미소년의 얼굴에 뜬 비웃음이 야생의 무언가라고 확신했다.낮게 떠서 하늘을 붉게 비춰가고 있는 태양을 한번, 마을 쪽을 한번, 올려다 본 루한은 그제서야 세훈을 내려다봤다. 석양이 후광처럼 비춰서눈을 가늘게나마 떠야 그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좋아, 여행자. 말 할 기회를 주지.

 

 “세훈아! 미쳤어, 미쳤어. 이봐요, 다짜고짜 칼부터 들이대면 어쩌잔 거에요? 아오, . 진짜.”

 

 그제야 석양을 배경으로, 헉헉대면서 나타난 경수가 바락 지른소리에 루한이 반사적으로 칼 손잡이를 그러쥐었다. 금새라도 루한에게 달려들어서 목덜미를 물어 뜯을 것같이 색색대던 경수가 크게 휘청거리더니 이내 뒤로 꼬구라졌다. 칼을 단단히 쥐고 반격을 준비하던 루한은갑자기 쓰러진 소년에 눈을 호동그레떴다. 혼자서 뭐 하는거지, 저소년은? 수호, 소년을 잠시 돌봐. 수호가 천천히 소년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걸 잠시 멍청하게 보고있던 루한이 다시 세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네 일행인가?

맞긴 한데, 버려도 돼요.

 

버리다니. 세훈의 단어 선택이 마음에안 들었던지라 루한이 경수 쪽으로 다가가 발로 이미 때가 타서 새카매진 옷을 툭툭 건드렸다. 경수의옷 보다 더 새카만 그들의 발은 아무것도 신지도, 걸치지도 않은 그저 맨발이었다. 돌부리에 긁히고 동물들이 물어뜯고 했던 차에, 크고 작은 생채기가온통 발을 뒤덮었다. 새하얀 피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붉은 발바닥이 다시 한번 경수를 견드리자, 세훈은 괜히 심통이 저 발가락 끝 즈음에서부터 차올랐다.

 

 “밀림 끝에서부터 걸어와서 힘들만도 하니까 가만히 둬요.”

 “밀림?”

 “그래요, 밀림. 저기밀림.”

 “저건 밀림 따위가 아니라 푸른 숲이야. 저길 건너왔다고? 뭐하러?”

 “그야 오지 탐험을 위해-”

 “저 산 뒤로 돌아오는 길도 있어.”

 

 . 시발. 그래요?

 ‘이 길 뿐이야. The only way. 알아들어? 여기 분명히, 미지의 동물과 식물과- 아니면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어쨌든 그런걸로 가득 차 있을 거란말이야. 모두들 여길 궁금해 해. 하지만 아무도 가 본적이없었지. 우리가 개척자가 되는거야!’

 

가만히 있질 못하고 엉덩이를 방방거리는 경수를 눌러앉힌 세훈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개척자. 뭔가 우직한 기분이 심장 쪽에서 치고 올라오는 기분에 세훈이지도를 펼쳐들고 눈을 반짝거리는 경수를 처다봤다. 뭘 봐요. 그래봤자나 없으면 어디가 북쪽인지도 몰라서 지도도 못 보는게. 하면 경수가 바로 응징한다. 넌 나 없었으면 돈도 없어서 비행기도 못 탔을 주제에, 어디서 말대꾸야? 여기서 세훈은 화제를 돌렸다.

 

 ‘그럼 처음 발견한 강은 종강해야겠어요.’

 ‘그런 자세 좋아! 근데 왜 종강이야?’

 ‘시발, 망할 놈의 교양 강의가 종강이 안 나서.’

 

 , 우리 세훈이 개그 친거야?상당한데?

 개그 아니고 진심인데요.

 

 ‘어쨌든, 저 숲은 산으로 치자면 히말라야인거지. 아무도 정복한 적 없는. ‘저 하나의 길을 지나서 그 너머에 있는 단 하나의 마을사람들이랑 접촉한다면 우리는 발견자가 되는거지!’

진짜 저게 최선의 길이에요? 빠져나가는데도 한 달은 걸리겠다.’

그래, 오세훈아. 저게우리가 갈 길이야!’

 

 피터팬이 진짜 있다면 경수를 데려가라고 꼭 추천해주고 싶어진 세훈이었다. 정말로 제가 피터팬이 된 것 마냥 네버랜드의 40배는 되어보이는곳의 지도를 들고 헤벌쭉 웃는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처지나갔다. ‘단 하나의 길이라매. 도경수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 없냐. 기절해 있는 경수의 머리꼭지를 발로 괜히 툭툭, 친 세훈이 루한을올려다 봤다.

 

 “그럼, . 여행 온 건가?”

 “대충 그렇다고 칩시다.”

 “여기까지 돈을 내고 여행을 온 거?”

 “굳이 가고 싶다는 사람이 있잖수? 이렇게.”

 “우리를 해칠 만 한 건 없는지 조사 해 봐야겠어.뒤돌아.”

 

 반쯤 체념한 세훈은 순순히 뒤돌았다. 허리께의옷을 들춰보고, 잠시 어깨, 팔뚝을 지나서 배회하던 손이,그 손이-. 천천히 바지 뒤춤으로 뭉글뭉글하게 기어들어왔다. 엉덩이 골에 짧게 자른 손톱이 닿았을 때, 척추를 따라서 소름이오소소 돋은 세훈이 악! 하고 새된 소리를 질렀다.

 

 “, 뭐하는 짓이에요?!”

 “여기 숨겼나 해서.”

 “여기 숨겼다가 고자 될 일 있어요?!”

 

 으쓱. 어깨를 살짝 들어올렸다가 내리는꼴이 얄미운 일곱살의 그것. 오랜만에 소란스러워진 정글의 휑한 들판에 천천히 땅거미가 내려앉을 준비를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노란 대가리에 의해 몸이 더듬어지면서도, 초록빛나무들이 붉게 타들어가는 듯 붉은 듯 노란 듯 색이 강렬해지는 건 상당히 놀라운 장면이었다. 분명히. 검문을 끝내고 루한이 저를 일으킬 때까지, 세훈은 커다란 초록 덩어리들사이로 사라지는 태양을 멍하게 바라만 봤다.

 

 

 

-

 

 새벽 녘에 수탉 하이디가 째지는 첫 울음 소리에 루한의 아침은 시작되었다.반 자동적으로 뜨이는 눈은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를 힘으로 루한을 샤워장으로 이끌었다. 샤워장이라고하기에도 뭣 하지만 따뜻한 온수가 펑펑 쏟아지는 그곳은 루한이 하루를 시작하는 곳이었다. 몸을 흠뻑적시고 나면 곧바로 그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건 주방에 식재료 따위를 옮겨준다거나, 주방에서 좀 멀리 떨어진 근처 마을까지 우유를 얻으러 갔다 온다거나, 주방에쓸 요리 도구들을 만드는 첸에게서 완성품들을 주방으로 가져다 주거나 하는 간단한 일이었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깔짝대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처음에는 미모의 소년이주방을 들락날락거리는 게 마냥 좋은 처녀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망할 망아지같은 새끼! 그만 좀 들락거렷!’ 하고 팔뚝만한 당근으로 방망이 찜질을 하는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주방장 캘리 아주머니한테서 엉덩이를 한번 까이고 나서, 그가 향하는 곳은 동물원이었다. 그가 동물원이라고 부르지만 사실동물이라곤 돼지와 양, 소 밖에 없는 초졸한 동물원인 그곳은 다른 사람들은 외양간이라고 불렀다. 어쨌든. 그는 하루의 반을 동물들에게 혼잣말 같은 대화를 걸면서 지냈다. 해가어둑해지고, 배가 고파질 때 즈음이면 그는 그제야 점심도 거른 채로 식당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거기서 비로소 그의 생기 넘치는 하루가 시작되는 것과 진배없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시우민을 보는 건 하루의 맨 마지막에 하는 일이자 제일 처음으로 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인은 어쨌든 외쳐댔다. 하루 종일 마을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덕분에 맘만 먹는다면 언제든볼 수는 있지만, 그 놈의 캘리 아주머니는 루한이 시우민에게 말만 걸려고 치면 어디선가 번개같이 나타나탱실한 궁둥이를 걷어차고 식당 밖으로 쫓아내 버리는 거였다. 덕분에 캘리 아주머니가 잠든 저녁에, 루한은 식당에 나타나 시우민이 불을 전부 끄고 밖으로 나갈 때 까지 구석에서 아아. 쳐다보기만 해도 행복한지. 그 놈의 광대는 항상 승천 할 듯 봉긋이솟아있다.

 

 “. 내가 기다리지 말랬잖아.오늘도 점심 식당에서 안 먹었는가?”

 “으응. 캘리 아주머니 무서워서 먹질 못해-”

 “그러길래 그만 좀 얼쩡거리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먹을건데?”

 “아마 죽을 때 까지?”

 “캘리 아줌마가?”

 “아니. 내가. 그아줌마는 나보다 한 이십년은 더 살거야. 더럽게 건강하잖아.”

 

 낄낄대는 시우민의 손을 살짝 잡은 루한이 기분좋게 깍지 낀 손을 앞 뒤로 흔들거렸다.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별이 금새 보였다. 그러면 시우민은 잠시 자리에 서서 별들을 뚫어져라 처다봤다. 루한은별을 한번, 시우민을 한번, 또 별을 한번. 이번엔 시우민을 두번 씩 처다보다가 저 혼자 짜게 찌그러들기 마련이었다. 꼭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처럼 하늘만 목이 빠져라 올려다보는 시우민은, . 루한의 표현을 굳이 빌리자면 북두칠성 같았다. 꼭 아무것도 없는하늘에도 잘 보이는.(밤 하늘에는 다른 별들도 잘 보였지만, 루한은굳이 이렇게 우겼다)

 

 “시우민.”

 “너 또 그래?”

 “으응.”

 

 루한은 제가 병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상하게 시우민만보면 심장이 발랑거리고, 콧구멍도 벌렁거리고. 페도 벌렁벌렁거리면서훅훅 대는 탓에 아주 힘든 거였다. 최근에는 옆구리도 조물거리고 싶고,아침마다 친히 몸을 씻겨주고 싶기도 했다. , 어제는아무 이유 없이 입술을 여기저기 찍어누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시우민, 나 이상해. . .

 

 “힘 내. 내가 너 병 꼭 고쳐줘.”

 “으응. 네 덕분에 기가 산다.”

 “루한, 장애는 나쁜게 아냐.”

 “으응-.”

 

 장애는 아니고, 병인거 같ㅇ-

 그거나 그거나.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빙과 먹고가라. ?”

 

어쩌나, 장애는 고사하고 그 간사하다는사랑인 것을! 저는 이미 반쯤 시우민의 발닦개라는 사실을 루한은 간과하고 있는 듯 했다.

 

 쫑쫑거리면서 시우민을 앞서 뛰어가는 루한의 노오란 뒷통수가 별빛을 받아서 반짝반짝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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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재밋어옄ㅋㅋㅋㅋㅋ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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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예일등인건가여.?세훈이캐릭터왤케맘에들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경수랑세훈이귀여워쥬금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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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경수항 세훈이 캐릭터 너무 맘에 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위에선 차가운 루한도 아래선 마냥 귀여운 루한도 좋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 다 더 길게 보고싶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연재..계획은 없으시겠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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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저 자몽이예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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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구
반가워요! 안타깝지만 연재...는 못할 거 같아요ㅜㅜㅜ 나중에 시간이 되면! 지금은 너무 바쁘네여 ㅎㅎ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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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경수 뭔데 귀엽죸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루루 완전 쟤 뭐야ㅋㅋㅋㅋ민석이는 여전히 여기서도 씹덕터지네요 좋다 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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