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엘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a/8/ca87c4dc5e6b550f367b043ade2f5e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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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의 첫만남은 아마 마로니에 공원이었을 것이다. 벤치에 앉아 카메라를 들고 주변 풍경을 찍던 내 옆에 네가 한 마리 나비처럼 사뿐히 앉았다. 자연스레 돌아가는 고개에 너는 나와 눈을 맞추고 봄날의 꽃처럼 싱긋 미소지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남자치고는 수려한 외모에 마른 몸매였고, 목소리 또한 얇았다. 내 카메라를 한번 봐도 되겠냐던 너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것처럼 선뜻 카메라를 내어주었다. 내 카메라를 받아 든 너의 손도 이뻤다. 그렇게 나는 너에게 첫눈에 반했다. 내 옆에 앉은 너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너는 부모님도,형제도 없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보육원을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가 저물 때까지 구구절절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고 가다가 내일 또 공원에서 만나자고, 그렇게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는 헤어졌다. 오늘 처음봤지만 왠지 친근하고 설레었던 사람이었다.
다음날이 되자 마치 시간까지 정해놓고 약속을 정한듯 우리는 같은 시간에 서로 공원을 걸어 들어오다 마주쳤다. 눈이 맞자 서로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이렇게 하루이틀 계속해서 만나다 보니 서로 호감이 생겼었나 보다, 나는 정확히 만난지 한 달이 되는 날 너에게 고백을 했다. 너는 펑펑 울며 나를 껴안았다. 울던 너의 뒷통수를 쓰다듬으며 너의 가느다란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우는 네 모습마저 너무 아름다워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 했다. 너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우리는 아무 상관 없었다. 다만 나의 부모님이 너를 반대하셨을 뿐, 오만가지 협박과 핀잔을 받았을 너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너와의 이별을 준비하라고 하셨다. 나는 아무런 힘도 없어 감히 뜻을 거를 수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너와 멀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너도 많이 지친 것 같았다. 모처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속된 말로 이별여행이라고, 묵묵히 짐을 싸며 얼굴에 그늘이 지던 너의 그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가까운 섬으로 떠났다. 호텔에 짐을 풀고 서로 나란히 침대에 누워 손을 맞잡았다.
" 성종아, "
" 응? "
" 내가 밉냐? "
" ……. "
" 그럼 지금이라도 도망쳐. "
내 말을 가만히 듣던 너는 내쪽으로 고개를 돌려 입술을 포개었다. 순간적으로 눈앞이 아찔했다. 입술을 먼저 뗀 성종이는 몸을 일으켜 내 손을 잡아 일으켰다. 바다보러가자, 파도치는 바닷가와 불과 몇 십센치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곳에 서있었다.
" 많이 추울텐데, 그렇지? "
" 괜찮아, 형이 나 안아 줄꺼잖아. 그래도 조금은 춥겠다. "
그렇게 서로의 옷을 여며주며 두 손을 꼭 맞잡고,
우리는 바다로 사라졌다.
-
매일 이렇게 어두운 글만 써서 죄송해요T0T (어차피 글 두번밖에 안썼지만..^^;)
다음 글에서는 핑크빛 가득한 글 써보도록 노력할께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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