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징어야.
나 사실 짝사랑하는 남자애가 있었거든?
이름이 변백현이라고.
나는 원래 좀 처음에 말거는거, 그런걸 잘 못해서
캠프나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좀 꺼려.
근데 고등학교 올라와보니까 정말 반에 아는 애가 하나도 없는거야.
거의 절망적으로 앉아있는데, 누가 툭툭 어깨를 건들어.
고개를 들어보니까 어떤 애가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말을 해.
-그, 저 너 옆에 아무도 안 앉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 그러니까 그 애가 가방을 내 옆자리에 내려두고는
자연스럽게 앉는거야. 내가 바라보니까 조금 얼굴 붉히더니 곧 머쓱하게 웃어.
-친구놈들이, 나만 안 앉혀주네.
주위를 둘러보니까 남자애들 무리가 키득거리면서 나랑 그 남자애를 바라봐.
다시 남자애를 보니까 남자애가 손을 내밀어.
-안녕, 난 변백현.
나도 얼결에 손을 맞잡았어. 가늘고 긴 손가락이 정말 예뻐보였어.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 자리 그대로 가서 나랑 짝꿍이 되었고
그래서 나랑 백현이랑은 짝꿍이 되었어.
백현이는 내가 친한 애가 없는 걸 눈치 챘는지 자기 친구들을 나한테 소개시켜줬어
키큰 애는 찬열이, 좀 까무잡잡한 애는 종인이, 그리고 착하게 생긴 애는 종대.
하루는 학교가 끝나고 (나랑 얘들은 보충만 듣고 야자는 안해) 애들이 막놀러가자고 그러는 거야.
-너도 갈래?
백현이가 날 보고 묻는데 나는 사실 백현이가 그렇게 말걸어준 다음부터 좀 백현이가 좋았거든.
그리고 애들도 잘해주는데, 애들이랑 안어울리면 내가 누구랑 놀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였지. 애들이 막 어디갈까 어디갈까 하다가 누가 피씨방을 가자고 하는데,
난 솔직히 게임 하는 법 모르거든. 근데 백현이가 정말 롤을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
이따금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롤에 관련된 영상보고 막 그랬거든.
-근데, OO이 게임 안하잖아.
종대가 날 보고 말했는데 나는 고개를 저었어. 아냐, 나 롤..롤해!
어 정말? 백현이가 날 보고 물었는데 뭔가 되게 기분 좋아보여서 나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여버렸지ㅠㅠ
결국에 우리는 피씨방으로 왔어. 여자애랑 가는데 담배냄새 나는 곳 가면 안된다고
백현이가 우겨서 결국에 좀 좋은 피씨방으로 왔어
각자 자리잡고 막 게임접속하기 시작하는데, 난 정작 아이디도 없는거야.
-어? 너 왜 안들어가?
-아..그게.
-야. 파티하게 얼른 들어와.
오랜만에 피씨방에 왔는지 다들 정신없이 게임에 접속하는데 백현이가 옆자리에 앉은 나를 바라보는 거야.
나는 하는 수 없이 거짓말을 했지.
-아이디를 까먹어서….
새로 가입하려고. 백현이는 그러냐고 그냥 말하고는 천천히 자기가 게임에 접속하더라
나는 휴대폰으로 슬쩍 롤하는 법을 쳐보면서 최대한 천천히 회원가입을 했어.
애들이 게임에 집중하고 막 서로 한테 뭐라 외치고 난리가 났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롤을 켜긴 했어
들어오기는 했는데 어째야 할지를 모르겠는거야
롤초보를 위한 공략집 뭐 이런거 검색하고 있는데 내 위로 그림자가 지더라?
-OO아.
-어..어?
백현이가 서있어서 깜짝 놀랐어. 백현이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어.
아 어떡해, 거짓말 한거 들켰나봐. 나 혼자 되게 쫄아 있는데 찬열이가 백현일 불러.
-야, 변백! 뭐하냐! 죽겠잖아!
-너네 하고 있어봐.
백현이는 손을 저어보이더니 내 몸을 사이에 두고 팔을 뻗어서 나 대신 마우스와 키보드에 손을 얹어
-하는 방법도 오랜만에 해서 까먹었지?
-…어..어?
-내가 생각날 때까지 알려줄게.
얼결에 백허그(좀 과장했다..) 자세로 백현이가 게임을 천천히 해보여주는 거야. 이건 이렇게 하면되고, 스킬은 이렇게 쓰고
그렇게 여러번 보여주니까 이제 좀 알 것 같았어.
-해볼래?
나는 백현이가 내가 게임 못한 걸 알았다는 사실도 모르고 게임이 너무 재밌어 보여서 막 고개를 끄덕였더니 백현이가 씨익 웃어
근데 하다가 자꾸 죽는거야, 짜증나는데 백현이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더니
나랑 파티를 하겠대.
-파티가 뭐야?
-서로 도와주는거.
백현이가 그렇게 말하더니 게임에 접속해서 막 나 도와주는거야. 사실 나는 거의 하는 것도 없고
백현이가 모든 걸 다했지
레벨업도 하고 그래서 점점 신나다가 백현일 보니까 백현이도 웃어줘
결국 게임에 거의 익숙해졌을 때, 밤이 돼서 다 피씨방에서 나왔어
집에 가기 전에 막 애들이 나한테 백현이랑 해서 좋냐고, 우리중에서 백현이가 제일 잘한다고 그래서
나는 아무말도 안하고 웃었어
집에 돌아와서 휴대폰 확인하니까 백현이가 카톡보냈더라
'게임에서 내가 지켜주니까 좋지?
이제 게임하는 법 다시 생각났으니까
담에 또 하자.
아, 영화도 보고.'
전에 백현이한테 취미가 영화보는 거라고 말했던게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설레.
근데, 나 그 다음에 롤 너무 재밌어서 내가 빠진 건 비밀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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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글이에요.
하하..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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