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street Boys
wright. 일개 팬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당신들 중 몇몇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심한 조울 증세가 있다. 울 상태일 때의 나는 전혀 착하지 못하다. 그래서 내가 그 거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문득 나 자신조차 위협을 느껴버리는 위험한 ‘ 총명 ’ 때문에.
A. chocolate’s suicide +
좆같은 새끼. 아무리 개새끼여도 밤 10시에서 11시로 향하는 이 시각에 여자 혼자 보낼 개새끼는 아니라고 믿었는데, 내가 너무 순진했다. 사실, 뒷골목이 가장 위험한 장소인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그 거리를 제외한 부산의 모든 밤 거리와 길목들이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 그다지 늦은 시간은 아니지만, ‘ 뒷골목 ’ 근처에는 인가가 없다. 누군가 내 뒷통수를 각목으로 내리치고 산에 묻어버린다고 해도 목격자 한 명 나오지 못할 만큼. 어느 누가 이 거리 근처에 집을 짓고 살고 싶겠는가. 당신이라도 그런 멍청한 생각은 감히 하지 못할 것이다.
“ 추워 죽겠네. ”
아직 입까지 돌아가진 않았지만, 계속 이대로 걸어서 근처 시가지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십분은 넘게 걸어야 했다. 그 시간을 더 걷느니 나는 차라리 뒷골목에서 총을 든 개새끼에게 욕을 먹고 싶었다. 그 때의 나는 참 어리석었을지도 모른다.
“ 하루만 묵을 안전한 곳이 없진 않겠지. ”
돈만 준다면 뭔들 못해주겠어. 내 지갑에 현금은 얼마 없었으나 오천까지는 뽑아 쓸 수 있는 체크카드는 있었다. 설마, 그럴리는 없지만 혹여 내가 체크카드의 한도를 초과하게 되면 집까지 돌아오는 데에 사용할 비상용 카드 또한. 내가 내일이 없는 듯 탈선을 하며 돌아다닐 수 있었던 이유도 다 이런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돈 많은 사람에겐 너그럽고 살기 좋은 나라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을 욕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나는 그런 치기만을 가지고 그 거리로 돌아갔다. 총을 소지하고 있던 남자는 오프 초콜릿 소속 소년의 기도. 오프 초콜릿이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좋은 건물이지만 출입 불가능. 파란 머리의 자신을 호시라고 소개한 남자는 구원 소속. 출입 가능, 그러나 그렇고 그런 가게. 24시 편의점 따위를 이 곳에서 찾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 아가, 오빠랑 할래? ”
다시 돌아간 뒷골목은 내가 처음 마주하는 곳이었다.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당신들은 내가 하는 말을 믿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내가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나의 묘사가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서 말할 수 있을만큼 솔직하고 사실적이라는 것을 당신은 믿을 준비가 되었는지. 아직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나로부터 도망가서 당신의 밝은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사람에겐 기본적인 순수가 있다. 당신이 어리든, 늙었든 거리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가진 순수가 있다. 소중히 하길.
만약 당신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면, 계속 따라오도록. 나는 이미 오래전에 준비가 끝났다. 이제 무를 수 없다.
내 이야기를 당신들이 감당 할 수 없다고 한다 해도 무조건 들어야 한다.
그냥 길 거리일 뿐인데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느냐고? 당신은 모른다.
성경 속의 도시였던 소돔을 기억하는가? 소돔은 멸망하지 않았다. 지금 내 혀를 타고 당신들의 눈 앞에 살아 있다.
“ 싸게 해줄게, 오빠 나랑 하고 싶지 않아? ”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던 거리 양 쪽의 가게들은 밤을 몰아내듯, 혹은 환영하듯 그 무엇보다도 더 밝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모두 통유리로 안 쪽이 비쳤고, 그 유리 너머로는 아슬아슬하고 선정적인 옷과 포즈를 취한 여자들이 있었다. 가끔 서비스 형식으로 다리를 벌리는 여자도 있었다. 그러면 거리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상대를 고르던 사람들이 그 쪽으로 모여들고, 거의 백퍼센트의 확률로 그 여자는 자신의 손님을 찾아 허리에 매달리며 가게 안쪽으로 사라졌다.
구두를, 그냥 평범한 옷가지들을 전시 해놓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길바닥에서, 좁은 벽 틈새에서, 썬팅조차 안된 차에서 몸을 맞대는 소돔의 주민들을 마주하고 그 시절의 나는 과연 어떻게 반응 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 으욱... ”
내가 아무리 발랑 까진 애라고 할지라도 열 일곱의 순수가 있었다. 아니, 이제 막 꽃 피우는 열 여덟의 순정이 있었다. 도덕성이라고는 한 조각도 없어 보이는 밤의 뒷골목을 직격탄으로 경험해버린 나는, 피할 새도 없이 그 거리를 눈에 담으며 멈추어서서 헛구역질을 반복할 뿐이었다.
“ 미쳤어? ”
이건 아니다- 는 생각에 헛구역질을 참아내며 겨우 거리의 불빛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때, 나는 소년의 기도와 다시 한번 마주 할 수 있었다. 이번엔 다행히 그의 손에 총이 들려있지 않았으며, 그의 총구가 나를 향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소년의 기도가 총을 내게 겨누고 있지 않았는데도 나는 꿰뚫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까와는 다른 살기였다.
“ 역겨워... ”
나는 소년의 기도의 손에 붙들린 내 팔을 빼내려 안간힘을 썼다. 역겨웠다. 소년의 기도가? 아니면 이 거리가? 이 거리의 사람들이? 아니, 정작 내가 역겨워 했던 것은 이 상황 속에서도 배경음악처럼 잔잔히 깔리고 있는 달달한 초콜릿의 냄새였다. 그 해의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날이 최악의 날로 기억되는 첫 해였다. 나는 그 날 이후로 초콜릿을 입에 대지 않았다. 단 것을 여전히 좋아한다. 하지만 초콜릿은, 아니. 죽여버리고 싶어. 그래서 나는 죽였다. 나는 소년의 기도의 손에 붙잡혀 오프 초콜릿의 화홍 앞에 내팽겨쳐지기까지, 계속 소년의 기도에게 소리쳤다. 역겹다고. 이 냄새가, 너무, 싫다고.
“ 나도 좋아하지 않아, 이 냄새. ”
이제야 말하는거지만, 저렇게 말해놓고 이 새낀 매일 질리지도 않는지 초콜릿을 몇 개씩 해치웠다. 모순적인 새끼.
*
“ 입어. ”
“ 이게 뭔데?.. ”
“ 눈 두 개 멀쩡히 달렸잖아. ”
“ 소년의 기도라더니, 진짜 좆같은 소년의 기도네. ”
“ 지금 당장 쫓겨나고 싶어? ”
“ 미안. ”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들은 바로는 나같은 어린 여자아이들을 가장 싫어한다던 화홍은 씩씩거리며 나를 오프 초콜릿 안으로 밀어넣은 소년의 기도를 벌하지 않았고, 오히려,
“ ... 솔아, 가서 오늘 소년의 기도 솔드아웃 처리해. ”
“ 네, 엄마. ”
“ 여기 이 아이는, 얘, 너 이름이 뭐니? ”
“... 총명이요. ”
내가 왜 나를 ‘총명’이라고 칭했을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숨겼고 화홍은 그것을 눈치챈 것이 분명한데도 아무렇지 않게 나를 총명이라 불렀다. 오프 초콜릿의 퐁듀 주문이 안되는 유일한 메뉴에 내 이름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 너는 이제부터 오프 초콜릿의 소속이야. ”
“ 엄마! ”
“ 솔아, 엄마 총명이랑 얘기 나누고 있잖아. ”
“ 이 애는 돌아갈 곳이 있는 애에요. ”
“ 그러니, 총명아? ”
당시의 나는 지친 상태였다. 어디에서든 조용히 숨어살고 싶던 어린날.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보더라도, 당시의 나에겐 한 가지 선택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린 마음의 치기였을까? 아니면 훗날을 꿰뚫는 총명한 혜안이었을까? 나는 그 때 화홍에게 답하며 확신했었다. 내가 후에, 방탕한 탕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리라고.
“ 돌아갈 곳은 있죠, 돈이 있는데 돌아갈 곳이 없어서 못 갈까봐. ”
“ ......”
“ 다르게 물어봐주실래요? 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냐고. ”
“ ......”
“ 그렇게 물어보시면, 당당히 대답해드릴게요. ”
“ ......”
“ 그런 사람, 없으니까 만들려고 여기 온거라고. ”
“ ... 솔아, 총명이 방은 42호야. 네 앞 방. 이제부터 총명인 네 여동생이니까 잘 챙겨줘야해, 알겠지? ”
“ 그런데요, 언니. ”
“ 이제 엄마라 부르렴, 총명아. ”
“ 엄마, 도대체 왜, ”
초콜릿 가게도 아닌 이 곳에서 좆같은 초콜릿 냄새가 계속 풍기죠?
나는 즉시 소년의 기도에게 제압당하여 42호로 끌려갔다. 끌려가면서 결국 관자놀이에 그 놈의 총구를 여러번 문댄 것은 당신들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A. 초콜릿의 자살 fin.
Who’s next?
... 권순호.
... 나는 권순호인데? 호시가 누군데?
... 좆같은 권순호.
... 씨팔, 나는 권순영인데.
B. 박제된 시간 com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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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 감동받앗써.. 댓글이 왜케 많아...! 그래서 얼른 쓰고 싶어서 이렇게 빨리 써 왔어요...!!! (강조)
...앞으로도 같이 가요..총명님들.. ♡ ..
+ ( 수위 이정도면 괜찮져? 뭐 나온 것도 없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