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218 홉이 생일 추카합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방탄소년단/박지민] 늑대소년 | 인스티즈](https://pbs.twimg.com/media/CZ9lQ2zUcAYmHrf.jpg)
늑대소년 w. 채셔
"아니, 이렇게 써야지이."
"바……지………미……."
지민의 손을 요리조리 돌리며 민자를 완성했다. 드디어 지민의 손으로 완성된 제 이름을 보며 나는 박수를 짝짝 쳤다. 눈치를 보던 지민은 나를 따라 박수를 쳤고, 이내 제 머리를 내게 들이밀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손길을 받으며 지민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순간 눈을 감고 오감의 촉을 하나하나 열어둔 채 내 손길을 느끼는 지민에게… 홀리는 것 같아 금방 손을 거뒀다. 지민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다시 써. 나는 부러 나를 빤히 바라보는 지민의 눈길을 무시하고 한글 책에만 시선을 두고 차갑게 말했다. 지민의 눈길이 한참을 내게 머물렀다가 서서히 한글 책으로 떨어졌다. 지민의 동그란 손가락들이 천천히, 그리고 서툴게 움직이며 '박지민'을 완성해나간다.
'…아빠 보고 싶다.'
사실 지민이 이 집에 오게 된 것은 한 달 남짓 되었으나, 지민을 기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서랍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아버지의 사진첩을 꺼내기 위해서였던가. 가족 모두가 아버지를 잊기 위해, 다들 어리던 나이에 가장을 잃은 슬픔에서 얼른 벗어나기 위해, 산 사람은 살기 위해 묻어두었던 기억을 다시 꺼내 보기 위해서였다. 비장하게 결심을 하고 의자에서 올라선 순간, 의자가 비틀거렸다. 오래되어서 그랬는지 나사 하나가 빠져버린 거다. 그래서 뭐라도 잡기 위해 잡은 것이 서랍 위에 진열된 양주였다. 결국 양주와 함께 의자에서 떨어진 나는 곧 산산조각이 나버린 유리에 손가락과 팔목이 깊게 베여버렸다. 고통에 신음하기도 잠시, 짐승 소리가 났다.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소름이 돋아 잔뜩 경계하며 몸을 웅크렸다. 이내 피 냄새라도 맡은 건지 크르렁거리며 다가오는 지민이 있었다.
'저리 가…!'
지민이 무서워 잡히는 것들을 모조리 던졌다. 양주병도 있었고, 유리 조각도 있었으며, 두껍거나 얇은 책들도 있었다. 이리저리 지민을 향해 힘껏 던졌지만 닿지는 않았다. 지민은 먹잇감을 발견한 짐승처럼 눈을 반짝이며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내가 던지는 물건들을 피하는 행동이 상상하던 짐승의 것보다 더욱 빠르고 거칠었다. 내게 다가와 얼굴을 쓱 들이미는 지민의 뺨을 퍽 때리면서 '저리 가…!'하고 소리쳤음에도 지민은 내 앞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곧 지민의 뺨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천천히 올라오는 것도. 그러나 지민은 아무런 동요 없이 한참동안, 눈물범벅이 된 내 얼굴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곧 피가 질질 흐르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내 손을 잡아 제 혀로 쓱 피를 닦았다. 이빨을 드러낸 지민이 무서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지민은 내 눈치를 보다 더욱 대담하게 굴었다. 제 엄지손가락을 요리조리 움직여 지혈을 해주더니 다시 한 번 혀로 상처 부위를 쓸었다. 혀의 미끈한 느낌에 다시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깊게 베였던 상처가 생각보다 빨리 굳었다.
"바… 지……… 미……니…."
"으응?"
"…………김여주……우……."
지민은 힘겹게 혀를 굴려 제 이름을 말했다. 그리고 언제 듣고 외우고 연습했는지 내… 이름도. 가만히 지민을 바라보자, 지민은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시 제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놀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지민의 동그란 정수리만 바라보고 있자, 지민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이제는 아주 권리가 된 모양이다. 나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지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든 지민의 통통한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들어차기 시작한다.
"지민아, 나 잘래."
지민의 얼굴에 왠지 설레는 듯 했다. 빨개졌을 내 얼굴에 어이가 없어서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다시 연필을 어설프게 꾹 쥐는 지민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힘을 주고 있지 않았는지 금세 엉거주춤 지민이 일어섰다. 나 잘래, 하고 말하니 지민은 나를 번쩍 들어 안았다. 어어, 하고 놀란 티를 내자 지민은 내게 고개를 살짝 꾸벅 내렸다.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지민은 나를 안고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혀주었다. 침대와 책상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나를 들어올릴 때에 살짝 드러난 지민의 근육에 새삼, 지민이 수컷이었다는 인식이 머리 속에 강하게 자리 잡혔다. 아, 수컷이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아니면 남자…?
"지민아, 나 쓰다듬어줘."
나를 눕히고 이불까지 끌어올려준 뒤, 지민은 내 침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가 잘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다가 바닥에서 아무렇게나 잠드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기 때문에 지민의 다음 행동 패턴이 어떨지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내가 잘 때까지 빤히 보고 있겠지. 그리고 잠시 가까이 내 코로 제 귀를 들이밀어, 내 일정한 숨결을 듣기도 할 테고. 또……. 내가 말을 하자마자 지민은 내 머리를 서툰 손길로 쓰다듬어주었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언제나 나를 만질 때엔 작게 떠는 손길이 있었다. 지민이 너 손 되게 따뜻해. 눈을 감은 채로 말해주었다가 문득 반응이 궁금해 실눈을 뜨고 지민을 쳐다보았다. 헤실거리며 웃는 게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나 잘 때까지 쓰다듬어줘야 해."
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손이 아프지도 않은지, 또 그 손길이 질리지도 않은지 지민은 똑같은 느낌과 결로 나를 만져주었다. 늘 밤이 되면 아빠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지민이 오고 난 후부터, 아니, 지민이 내 방에서 자기 시작한 날부터 아빠가 없어도 거뜬히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 따뜻한 온도의 손길만 있다면. 지민의 모든 것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민의 체온이었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웃도는 온도의 체온. 그러니까 왠지 맞대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그런 온돌 같은 뜨거움. 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는 손을 잡아 품에 끌었다. 조용히 안고 나는 자는 체를 했다. 상기된 채로 나를 빤히 보고 있을 지민의 얼굴이 머릿속에 슥슥 그려지는 기분이었다.
"버려지지 않을 거야, 지민아."
"………."
"우리 엄만 물건 같은 것도 쉽게 버리는 사람이 아니니까."
"……크응."
"그리고… 나도."
내 말에 지민은 대뜸 제 머리통을 내 볼에 부비적거렸다. 지민의 부드러운 머리칼이 내 얼굴을 간지럽혔다. 크응, 하며 소리를 내던 지민은 울음소리를 냈다. 전에 주의를 줘서 그런지 작게 울음 소리를 낸 지민은 다시 내 옆에 앉아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뜨거워진, 손난로같은 손길이 내 머리를 쓸어주는 듯했다. 이내 제 손만큼이나 뜨거운 감촉이 내 입술 위에 닿았다. 눈을 떴을 때, 지민이 내 입술에 제 입술을 맞추고 있었다. 무릎을 꿇고 고개를 그대로 내려, 가만히 내 얼굴을 응시한 채로.
밀어내지… 않을게. 나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덧붙임
오늘, 내일 글을 못 쓸 것 같아서 미리 써두는 글!
조각글이에요, 한 번 꼭꼭 써보고 싶었는데 나레기...
한 번 다시 적어봤는데 8ㅅ8 왠지 뭔가 맴에 들지 아나하ㅏ!!!
이걸로 메일링하려고 했는데, 그냥 올리려구요! 폭군은 아직 쓰구 있어요 역시나 신경 써서 올리는 글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늦은 밤에... 어후 홉이 생일이라 그런지 빨리 지나가네요 분명히 11시 59분이었는데...
어찌 됐든! 하고 싶던 말은 부둥부둥 이삐들 너무 감사합니다 T-T 다시는 못 올라갈 줄 알았는데... 고마워요 늘
이 말은 윤기 글에서 해야겠다, 여기는 지미니 글이니까!
마지막으로 홉이 생일 축하하면서 잠에 든다!
누군가의 생일이 이렇게나 축하 받을 수 있다는 건 참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그 기적의 주인공이 홉이라 기뻐요 T-T♡
진짜 마지막으로 이삐들 뿨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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