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m Tsui - Replay (Iyaz)
선생님, 선생님! -번외편 #속삭임 |
쑨양의 은퇴소식은 한국까지는 전해지지않았지만 태환은 전화를 통하여 그 소식을 접할수있었다. 수화기 넘어의 쑨양 목소리가 살짝 떨렸던걸 느꼈지만 애써 태환은 이제 자유의 몸이네. 라며 웃었다.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를 나누던 중, 태환은 오랫동안 품었던 의문을 풀어놓았다. “ 이제 어쩔거야 쑨양? ” [ “ 뭐를요? ” ] “ 은퇴했잖아. 너 이제 백수야. ” [ “ 아아‥ 굳이 그렇게 콕 집어 말해야해요? ” ] 투덜거리는 쑨양의 목소리가 느껴지자 태환은 작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달래듯 앞으로의 일은 준비해둬야지. 라고 부드럽게 타일렀다. 쑨양은 뭘하는건지 잠시 부스럭 거리는 소리만 들리며 말이 없었다. 태환이 다시 쑨양? 하고 불렀을 때 그는 입을 열었다. [ “ 글쎄요. 노래가 하고 싶긴 했는데‥ ” ] “ 노래? ” [ “ 노래하는거‥좋아하거든요. ” ] 어렴풋이 쑨양의 목소리가 작게 기어들어가는걸 태환은 느꼈다. 분명 수화기 넘어의 쑨양은 부끄러워 하며 몸을 베베 꼬고 있었을 것이다. 그 모습에 눈앞에 훤히 보이자 태환은 또 푸흐흐, 웃으며 그럼 가수 하는거야? 라고 물었다. [ “ 아니, 아니. 유명세는 이제 됐어요. 노래가 좋은거지 유명해지고 싶은게 아니니까. ” ] “ 너 인기 많다고 자랑하는거야? ” [ “ 아니에요. ” ] “ 또 삐졌구나. ” [ “ 삐지긴 누가 삐져, 나도 이제 28살이라구요. ” ] “ 그 이야기는 하지마. ” [ “ 왜? ” ] “ 넌 이제 28살이지. 난 벌써 30살이야. ” [ “ 한국에선 아저씨 소리 듣겠네요. ” ] “ 놀리는거야? ” [ “ 앞자리 숫자가 다르면. ” ] “ 어? ” [ “ 원조교제래요. ” ] “ 맞을래? ” [ “ 때리지도 못하면서. ” ] “ 옆에 있었으면 넌 엄청 맞았을거야. ” [ “ 연인한테는 폭력 쓰는거 아니에요. ” ] 연인이라는 말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쑨양의 목소리는 항상 마법처럼 태환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잠시 말이 없는 태환을 단번에 파악한 쑨양의 웃음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렸다. 부끄럼쟁이. 라고 쑨양이 한국어로 말했다. 태환은 시끄러. 라고 말하며 시간이 늦었다고 얼른 자라고 했다. [ “ 태환 ” ] “ 반말 하지말래도? ” [ “ 그치만 그거 형 소리 나는 싫다구요. ” ] “ 나는 형소리 들어야겠거든. ” [ “ 아, 됐어. 선생님. ” ] “ 왜? ” [ “ 나한테 그냥 시집와요. ” ] “ 뭐? 무슨 시집이야. ” [ “ 매일 옆에 앉혀놓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뽀뽀해주고 그리고 또‥ ” ] 쑨양은 잠시 입술을 달싹거리며 침묵했다. [ “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고 싶어요. ” ] “ ‥… ” [ “ 응? ” ] “ 난 장가갈거라서. ” [ “ 여자 생겼어요?! ” ] “ 아, 뭐래. 얼른 잠이나 자. ” [ “ 왜그렇게 부끄러워해요. 가뜩이나 못봐서 나는 이렇게 안달나는데. ” ] “ …좋아서 그래 좋아서. 니가 시집을 오던가. ” 그 말을 들은 쑨양은 잠시 가만있다가 푸흐 하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알겠다고, 좋은 꿈 꾸라며 마지막으로 달콤한 사랑의 인사도 잊지않은채 전화를 끊었다. 뚜- 뚜- 뚜- 거리는 규칙적인 신호음을 듣고 있던 태환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벽에 어깨를 기대고 이미 전화가 끊어진 수화기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 나도 사랑해. ” *** 어영부영 두사람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만 갔다. 그동안 태환은 휴가차 중국을 다시 들리며 쑨양을 몇 번 만났다. 매번 헤어질때마다 쑨양은 가지말라며 태환의 옷을 붙잡고 늘어졌고, 태환은 그를 달랬다. 두 사람은 그렇게 공항에서 항상 아쉬운 이별을 해야만 했다. 장거리연애에 태환은 눈에 띄게 지쳐가고 있었다. 쑨양을 향한 애정이 식은건 절대 아니였으나, 떨어져있을수록 마음만으로 채워지지않는 무언가가 태환을 힘들게했다. 두사람은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같은 느낌을 매번 지울 수 없었다. 잘못건드리면 툭 하고 끊어질것만 같았다. [ “ 태환. ” ] “ 응. ” [ “ 어제는 왜 전화 안받았어요. ” ] “ 바빴어. ” [ “ 잠은 잘자고, 밥은 잘먹어요? ” ] “ 당연하지. 내 나이가 몇인데‥ ” [ “ 나 안보고싶어요? ” ] “ 보고싶어. ” [ “ 진짜요? ” ] “ 또 보러오라고 하는거면 나 바쁘거든. ” [ “ 이제 교수님 된다고 나 멀리하는거에요? ” ] “ 말이되는 소릴해. ” [ “ 기다려요, 곧 있을 생일까지. ” ] “ 왜? ” [ “ 근사한 선물을 줄게요. ” ] “ 근사한 선물? ” [ “ 이제 나도 30살이니까, 좀더 어른이 됐으니까. ” ] “ 여전히 애같은데 뭐. ” [ “ 그런 늙은이 소리하니까 점점 늙는거같다고 느끼는거에요. ” ] “ 니가 너무 애처럼 사는거야. ” [ “ 내가 사는거 본적도 없으면서. ” ] 쿡- 하고 뭔가 태환의 가슴을 찔렀다. 그날 전화를 끊고, 서류를 만지작 거리던 태환은 문득 자신이 쑨양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걸 깨달았다. 지난 3년간 두사람은 재회하고 헤어지고를 반복했다. 쑨양은 태환이 뭘하는지 어떤 상황인지 모든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태환은 쑨양에대해 아는게 없었다. 2년전 은퇴했을 때 그때 뭘 할거냐고 물어본 뒤로 단한번도 쑨양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을한 태환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 ‥대단하다, 박태환. 사랑한다면서 3년간 그렇게 무관심했어? ” 자신의 머리를 콩콩 쥐어박으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문득 달력을 바라봤다. 자신의 생일이 얼마 남지않았다. 작년에는 자신도 바쁘고, 쑨양도 바빠서 택배로 쑨양의 선물을 받았었다. 간단한 선물이여서 뭘 받았는지 기억이 가물했다. 갑자기 쑨양에게 미안해진 태환은 생일에 시간을 내어서 중국에 들릴까? 하고 생각했다. 바쁜 일상 속에 어떻게 하루가 지나는지도 몰랐다. 태환은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다가 입안이 텁텁해서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를 뽑아마시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오늘따라 학교내에 사람이 많다는걸 깨달았고, 그 인파들이 수영장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뭐지? 하고 수영장쪽으로 갔더니 그곳에 태환과 안면이 있는 관계자가 마침 잘왔다며 오늘은 수영대회겸 우리나라에 새로운 코치 하나가 온다고 소개시켜주겠다며 괜찮다는 태환의 팔을 질질 끌고 갔다. 일에 찌들어서 피곤했던 태환은 한숨을 쉬며 옷을 가다듬었다. 수영장 지상에 위치한 VIP룸에 앉아서 힐끗 시선을 내려 경기장을 바라봤다. 새로운 신예들이 저마다 실력을 뽐내며 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문득 태환은 옛생각에 전면 유리로 된 창가에 손을 얹고 멍하게 있었다. “ 태환아. ” “ 예? ” “ 이제 대회도 막바지고 곧 새로운 코치 단상에 올라가서 짧게 인사하고 여기로 올거야. ” “ 아, 저 진짜 괜찮은데. ” “ 어차피 교수 할거라며? 알아둬서 나쁠건 없지않겠니. ” “ 아‥ 예. ” 태환은 꼼짝없이 VIP룸에 앉아서 남은 경기, 시상식을 다 봐야했다. 수영장을 보고있자니 몸이 다시 뜨거워졌다. 몸은 여전히 수영장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미 물과는 어색해졌지만, 그래도 물 안이 세상에서 가장 편했을때가 있었던 그였다. 이윽고 새로운 코치 환영식이 있으니 박수를 보내달라는 안내가 울려퍼졌다. 별로 관심이 없어서 손목에 걸린 시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2주년때 쑨양과 함께 골라서 나눠꼈던 손목시계였다. “ ‥비록 모국은 아니지만 맡은 선수들은 책임지고 세계권에 내보내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러한 이야기가 들려왔던거 같다. 인사를 하고 내려가려는데 사회자가 그 코치에게 다시 말을걸었다. “ 왜 굳이 한국으로 오셨나요? 중국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을텐데요? 혹시 이유가 있으신가요? ” 문득 중국- 이라는 단어가 태환의 귓가에 쏙 들어왔다. 그제야 고개를 들고 통유리를 통해 아래를 내려다봤다. 사람들의 정수리밖에 보이지않아서 미간을 찌푸리며 태환은 고개를 기웃거렸다. “ [선물을 주기위해서 왔습니다.] ” 순간 태환은 숨이 턱하고 멎었다. 얼굴이 보이지않아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마이크에 말을 하던 그가 고개를 들어 자신이 있는 VIP룸을 바라봤다. 흔들림 없이 곧은 눈, 그 시선의 주인공은 쑨양이였다. 쑨양은 중국어로 태환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을했다. 중국어를 모르는 사회자는 에이~ 한국어로 해석해주시죠. 하며 말했고 쑨양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다시 숙였다. “ 제 영웅이 나온 나라에서 또다른 영웅이 나오는걸 보고싶어서요. ” “ 박태환 선수 말씀이시죠? ” 쑨양은 그 질문에 미소로 답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태환은 한동안 그렇게 멍하게 앉아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똑똑- 하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왔고,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태환은 돌아보지않고 일어서서 계속 밖을 보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 “ ‥… ” 대답이 없는 태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그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기다란 팔이 태환의 허리를 감아안았다. 태환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익숙한 향기가 태환의 후각을 자극했다. “ 선생님, 선생님. 이제 내가 왔어요. 선물 마음에 들어요? ” “ 반칙이야. ” “ 뭐가요? ” “ 이렇게 갑자기 오는게 어딨어. ” 돌아선 태환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있었다. 우는걸 싫어하는 태환이였기에 울지않으려 입술을 앙 다문채 애쓰고 있는게 쑨양의 눈에는 다 보였다. 쑨양은 그런 태환을 다시 한번 더 팔을 벌려 감싸안았고 품안에 꽈악 끌어안아 가뒀다. “ 갑자기 내 마음에 먼저 들어온건 선생님이니까. ” “ 말이라도 못하면‥ ” 태환은 팔을 올려서 쑨양을 마주안았다. 그리고 품에 얼굴을 묻고 작게 훌쩍하는 소리를 내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쑨양은 지난 2년간 무던한 노력을 하고있었다. 사실 자신의 일상을 태환이 궁금해하지않아서 많이 섭섭하긴 했지만, 일부러 쑨양이 자신의 이야기를 교묘하게 피했었다. 이렇게 놀래켜주고 싶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프고 나약한 모습만 보였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멋있게 잘 성장한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행을 택하면서 중국 현지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던 쑨양은 근 2년간 자국과 싸웠다. 결국 중국의 수영협회는 두손두발 다들었고, 쑨양의 한국행이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태환의 생일 전에 결정되었다. “ 언제 다시 돌아가는건데? ” 조금 진정된 듯 태환이 다시 차분해진 목소리로 웅얼였다. 쑨양은 태환의 머리맡에 턱을 기대고 있다가 고개를 숙이며 그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 올림픽부터 아시안게임까지. 근 6년간은 여기 있을거에요. ” “ 머리썼네. ” “ 날 너무 바보 취급하지 말라구요. 이래뵈도 중국에서 대학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는데. ” “ ‥아아, 그래그래. ” 태환은 어깨를 들썩여 웃으며 쑨양의 품에 얼굴을 살짝 부볐다. 태환은 항상 생각했다. 이 사내는 정말 자신을 어떻게 이리도 사랑하는걸까. 어쩜 이렇게 박태환 이라는 사람 하나만 바라보면서 달려가는걸까. 그게 가능한걸까. 하고 생각하며 조금은 낯설어했었다. 하지만 태환은 오늘부터 그런 생각은 접기로 마음 먹었다. 어디선가 책에서 읽었던 문구가 떠올랐다. 사랑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거라고, 쑨양은 지금껏 그렇게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대로 하고 있었고, 태환은 상처 받지않으려 머리로만 풋사랑을 했었다. “ 생일 축하해요, 태환. ” 태환의 손가락에 있던 은반지를 쑨양이 빼내더니, 작은 보석이 박힌 금반지를 다시 끼워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도 같은 반지를 끼고 있는걸 보여주며 빙그레 웃었다. 그런 쑨양을 보며 태환도 웃었다. 그리고 쑨양의 목에 팔을 걸쳤다. 여전히 쑨양은 태환이 가끔 이렇게 저돌적으로 나오면 당황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뒷걸음질 치는 쑨양을 보던 태환은 큭큭 웃었다. “ 내가 너한테 이 말 했었나? ” “ 무슨 말이요? ” 태환이 고개를 드는 바람에 쑨양의 입술과 태환의 입술이 거의 닿아있었다. 말을 할때마다 입술이 움직이며 아슬하게 닿았다 떨어졌다. 쑨양은 목을 울렁이며 등에 벽을 기대고 굳어있었다. 고개를 비틀어 입술을 깊게 맞춘 태환은 초옥-하는 소리를 내며 입술을 떼고는 쑨양의 귓가에 작게 또 부드럽게 속삭였다. “ 고마워, ‥사랑해. ” 쑨양은 입이 귀에 걸릴듯 웃으며 태환을 꼬옥 끌어안고 다시 한번 입을 맞췄다가 땠다. 혹여나 꽉 쥐면 부서질까 놓으면 도망가버릴까 큰 손으로 태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시선을 마주한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태환의 귓가에 쑨양 역시 부드럽게 속삭여주었다. “ 말하지않아도 알고있어요. 내가 태환을 사랑하니까. ”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20대의 위험하고 불안했던 시절을 지나, 30대의 아슬하고 야릇한 전선에서 새롭게 시작되었다. |
팊.
안녕하세요~
별로 마음에 들게 써지진 않았지만.. 워낙 번외편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으신거같아서 조금 무리해서 써봤어요! 아무래도 다른 글을 이미 많이 써서
선생님x2을 쓸때의 느낌이 좀 없어져서 히..힘겹네요 ㅇ<-< ............
여러분들이 원하는 행쇼 번외편을 써보려고 노렸했으니까 이쁘게 봐주세요 ㅠㅜㅜ
재미없다고 하시면... 가슴이 아파 예쁜 쑨환을 불러줘.....ㅁ7ㅁ8
텍파 후에 공지글로 다시 한번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x2 은 이제 정말 끝났어요!
* 이 글에서는 암호닉을 받지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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