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망상] 기성용 / 6년 3개월 0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a/8/9a8e75dc868bd2132f21c005d7cf5a5d.jpg)
6년 3개월
영국 카디프의 거리는 겨울이다. 내가 영국에 온지 두달은 족히 넘었고, 전세계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있었다. 지금 런던의 날씨처럼 2개월전의 아픔은 아직까지도 가슴에남아 시려웠다. 어느덧, 영국에서의 적응도 했다. 간간히 전화하는 친구에 의해서 한국에서의 소식을 접하기도했다. 곧있으면 대통령선거도 한다고했고, 중학교동창중 한명은 일찍이 결혼도 한다고했다.
그리고 성용이는…지난 11월에 영국 스완지시티에 이적했다고 들었다.
순간 카디프에서 가까운 스완지에 입단했다고 들었을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었다. 어쩌면 너를 볼수도 있기때문에…
아마도 마주치면 나는 무슨행동을 할까
>>
「웨코! 앞으로 할땐 'ㅍ'을 붙히는거야 자꾸 'ㅂ'이랑 헷갈리는데 그럼안돼」
「..어여운데 그마 호내」
영국에서 나의 생계수단은 나와 동갑인 영국 남자애의 한국어 과외였다. 웨코라는 이 아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있는 아이였다. 평소에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지 내가 이사가 오자마자 소문을 듣고 웨코의 부모님은 날 찾아왔었다.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였지만, 예상외로 웨코는 똑똑했다. 완벽히는 아니었지만 한국어를 구사할수 있었고, 다른 아이들과 다를게 없었다. 그리고…한국을 좋아하는 탓인가 웨코는 성용이를 그렇게나 좋아했다. 씁쓸하게
「웨코, 내일은 teacher랑 Let's go to the bookstore!」
「시어여」
아, 나 지금 웨코한테 거부당한건가. 웨코는 내가 지적한 ㅂ을 ㅍ으로 바꾸어쓰더니 이내 색연필로 자기 혼자 동그라미를 하곤 집으로가버렸다.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이젠 별로 당황스럽지도 않다. 웨코가 나간 문을 쳐다보곤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일은 카디프 시내나 구경할까, 2개월동안 와도 구경한것은 카디프 성 밖엔없었다. 그래, 내일은 웨코 교재도 살겸 카디프 시내 좀 돌아다녀야지… 카메라 충전 시켜놔야겠다.
-
2011 7월
「했구나 기성용」
「……아니야, 안했..ㄱ」
「그래, 안했어 너. 그럼 이거 설명해봐」
내 휴대폰에있는 너와 그리고…니가 입을 맞추고있는 여자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넌 아니라고 변명을 할땐 언제고 휴대폰에있는 사진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성용이는 여름휴가를 갔다왔다. 셀틱에서 보내주는 첫 여름휴가였다. 그런데 니가 휴가를 갔던 그 처음날 이름모를 번호로 나에게 이사진을 누군가가 전송해왔다.
난 지금 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권태기, 올줄은 알았다. 나도 연애중반에 니 얼굴이 보기도싫고 다른남자에게 눈이 가기도했다. 근데 바람은 상상도 못했거든 성용아…
「성용아 우리 헤어질까?」
「……」
「나혼자 사귄거 아니니까, 물어는 볼께 우리헤어질까?」
너는 미안한 걸 아는지 고개를 들지못한다. 너 지금 이러면 안되잖아, 넌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드필더잖아. 이상한 스캔들 나면 어쩔려고 그래… 한숨을 푹 쉬곤 눈을 감곤 네번째손가락에 있는 커플링을 빼곤 성용이에게 스윽-하고내밀었다. 내 결론은 이거야 성용아.
내가 내민 반지를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어때, 니 눈에는 울고있는 내가 보여?
안그럼 니가 키스한 그여자가 보이니
「마음이 아프다 성용아.」
「……」
「나 갈께」
그러곤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아, 너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줄은 몰랐는데 고작 사진으로 인해서 너랑은 헤어질줄은 몰랐는데
길을 걸으면서 휴대폰에있는 사진을 다시 켰다. 이건 봐도봐도 마음이아프네, 그러곤 삭제버튼을 눌러 삭제를 시켜버렸다.
이제 방황하지말아야지, 너에 대한 모험은 여기서 끝내야지. 내 아픈 청춘을 너에게 낭비하지 말아야지 난 매번 굳게 다짐만했다. 오늘도 역시나
-
까페에서 한 시간 거리인 거리를 걸어왔다. 터벅터벅 내 발걸음 소리가 초라해보인다. 아까 그사진이 머릿속에콱 박힌듯, 자꾸만 생각이났다.
이젠 지긋지긋하다. 너와 이렇게 헤어지고 만나고 반복하는것이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어느새 집에 다왔다. 집에들어가기싫은데, 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집으로향했다. 그러던중 쿵-하고 어딘가에 부딪혔다. 딱딱한 벽도아니였고 전봇대도 아니였다. 땅을 쳐다보면 커다란 그림자가 있고 내가 부딪힌곳은 물렁물렁했다. 마치 사람같았다.
「죄송합니..ㄷ..」
고개를 들어보면 기성용 니가 서있다. 그 단새에 뜨거운것이 내눈으로 타고올라올때 난 고개를 피했다.
난 왜 너만 보면 눈물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너를 그냥 지나쳐가면, 이제서야 니가 나에게 말을 건네온다.
「미안…」
「……」
「진짜 전부다 미안, 키스는 했어」
미안하다는 니 말에 난 멈춰섰다. 그리고 키스는 했다고 인정하는 너의 말이 내 가슴에 쾅 하고 쑤셔박혔다.
난 정말 니가 아니길 바랬는데, 성용이 니가 맞았다. 우린 왜 이래 진짜, 성용아 우린 왜이럴까
너랑 나랑 오래사겨서 서로 편해져버린걸까, 아님 니가 이제 더이상 날 여자로써 매력을 못느끼는 걸까.
'
아님 벌써 질려버려졌을까
「다 미안해. 그건 술김에 그랬어 난 너밖에없잖아」
「…그걸 지금 말이라..ㄱ」
「말 맞잖아 기성용 너 없는거 누구보다 니가 뻔히 알잖아.」
「내가 삐뚤어지면 항상 잡아주는게 너잖아, 다시 한번만 잡아줘라 기성용 믿고」
그리곤 니가 내 손을 잡더니 다시 반지를 끼운다. 어느새 내 볼에는 그 뜨거운것이 흐르고있었고, 기성용 넌 날 안고있다.
난 왜 이렇게 너에게는 약한지 너의 그말이 사탕발림이란걸 알면서도 매일 달콤하게 속아넘어가는지 왜 또너를 믿는지 모르겠다.
난, 또 너를 따스하게 감싸안는다.
2012 12월
오랜만에 시내를 나와서그런지 신기한 먹을거리도, 옷도 좀 샀다. 그리곤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카디프성에 다시 가보고, 국립박문관, 길거리 음악단들도 보곤했다. 이곳은 색달랐다. 옛날 건물이 많은 관광지와는 달리 현대적인 서구풍 건물이 많았다. 이것저것도 먹어보고 사진도 찍었다. 모든게 달랐고 새로웠다.
광장앞 의자에 털썩하고 앉아버렸다. 으아, 다리야.. 카메라를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다리를 주물렀다. 너무 싸돌아 다녔나…?
종아리 뭉치겠네, 그나저나 서점이 어딨지
,
「KI!!」
응? 뭐지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들더니, 어느새 광장 끝 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뭐, 뭐지? 사람들은 꽤 많이 몰려있었다. 맞다! 오늘은 축구경기가 있다고했다. 카디프시티랑, 어디라고했지? 웨코가 뭐라고 중얼중얼 거렸던거 같은데…
사람들은 웅성웅성 몰려들고 어떤 한 아이는 싸인을 받았는지 꽤 기쁜 모습으로 엄마의 손을 잡고있었다.
「으아, 서점이 어딨는거야」
카메라를 집어들곤 내가 쇼핑했던 쇼핑백을 들고 일어섰다. 발이 퉁퉁 부어있었기 때문에 서점을 들러 책을 사곤 빨리 가야만했다. 그러곤 서점을 찾기위해 또 무작정걸었다. OOO, 타국에와서 참 많이 고생하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결국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겨우겨우 찾아왔다. 웨일즈지방의 수도때문인지 몰라도, 길거리에는 물론 서점안에도 사람이 꽤 많았다. 그리곤 점원에게 물어 웨코의 교재를 찾아 골랐다. 음… 영어공부할겸 영어회화 책좀살까?
그리곤 영어 교재 책 진열 쪽으로 몸을 돌렸다. 어! 이거내가 사고싶었던건데!
「이게 뭐야」
나름 영어에는 자부심이 있던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아직 영어가 많이 부족한 나에게 이책은 매우 역부족이였다. 그래도 하나하나 내가 아는 영어단어를 총 동원해서 읽어보았다.
Historian… 음
그렇게 책을 읽은지 20분이나 되었을까 또 다시 다리가 저려옴이 느껴졌다. 책을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새 책과, 땅에있던 쇼핑백을 집어들곤 계산대로 향했다. 가자마자 웨코 숙제부터 내줘야지…
쇼핑백을 뒷자석에 싣고 차키를 차에 꽂곤 그제서야 숨좀 쉴듯 창문을 열곤 솔솔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곤 눈을 감았다. 아 살것 같다. 그렇게 몇 분 있었을까 아! 사진봐야지!
「어?」
카메라가 없다. 뒷자석을 찾아봐도, 쇼핑백 안을 찾아봐도 카메라가 없다. 헐 안돼 그걸 내가 얼마주고 산건데, 허겁지겁 차에서 내려 서점으로 향했다. 다른 곳보단 서점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내가 허겁지겁 서점에 다시 들어오자 점원은 인사를 하다 말고 당황한듯 보였다. 카운터에는 카메라가 없었다. 그러곤 웨코의 교재 진열대에 갔다. 아…여기도 없다.
난 또 허겁지겁 뛰어 내가샀던 책의 진열대 쪽으로갔다. 다행이다 카메라가 있다. 대신 누군가 내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고있었다.
난 멍하니 쳐다보았다. 키는 크고 손에는 익숙한듯한 반지가 끼어져있었고 머리는 염색을 했고, 내 카메라를 만지고있는 사람은 남자였고, 동양인이었다. 그리고 내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을땐 공교롭게도…… 기성용 니가 서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보고싶기도 보고싶지않기도 한 니가 여기서있었다.
난, 이제 반응을 어떡해야할까
| 긩긩 | |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