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23671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EXO/루민] 세인트폴리아 (Saintpaulia.) 04 | 인스티즈

 

 

 

 

 

 

 

 

 

 

 

 

 

 

 

지금이 몇시쯤 됐으려나. 베개 옆에 놓여진 핸드폰을 들어올린 민석이 홀더키를 꾹 눌렀다. 

 

"..." 

 

그리고 보이는 환한 얼굴에, 결국 민석의 눈가가 붉어졌다. 민석이 화면에 가득 찬 얼굴을 조심히 쓸어내렸다.
그 아이를 못본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다.  

 

 

 

 

 

 

 

 

 

세인트폴리아 (Saintpaulia.)

 

 

 

 

 

 

4

 

 

 

"그래서 크리스가 그새끼를 막 때려눕히는데!!"
"응."
"진짜 형사는 형사구나 싶었다니까? 막 크리스 뒤에서 후광이!!"
"응."

 

어째 대답이 건성이다?  종대가 조금 풀린 눈으로 민석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훅 끼쳐오는 술냄새에 민석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종대의 반듯한 이마를 꾹 밀어댔다. 별로 세게 밀지도 않았는데 아프다며 울먹이는 종대를 민석이 쯧쯧 혀를 차며 바라봤다. 내가 문을 왜 열어줬지. 그냥 없는 척 할걸. 생각만해도 피곤해지는 종대의 술버릇을 아는 민석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것 같았다. 손에 들고있던 술이 가득한 봉지를 발견했을때 쫓아냈어야 했는데. 후회해봤자 이미 늦은 일이었다.
왜 대답을 성의없게 하냐고 찡찡대는 종대의 말을 건성으로 흘려들은 민석이 맥주캔 하나를 들어 조금씩 목안으로 삼켰다. 평소엔 별로 좋아하지 않아 멀리하던 술이 오늘따라 왠지 맛있는것 같기도 했다. 술 먹었다는 걸 알면 또 잔소리를 늘어놓을 세훈이 생각나 민석이 작게 웃었다.

 

"보고싶다. 우리 형사님."

 

종대가 다리를 끌어모아 안은채 중얼거렸다. 방금전과는 달리 조금 가라앉은 종대의 목소리에 가만히 맥주를 홀짝이던 민석이 종대를 마주봤다. 글쎄 며칠전에는 또 어디서 뒹굴었는지 등이 다 까져서 온거야. 진짜 속상하다니까. 맨날 바쁘다고 얼굴도 잘 안보여줘. 나보다 형사 아저씨들이 더 좋나봐.  종대가 손에 핸드폰을 꼭 쥔채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술기운에 약간 붉어진 볼이 잔뜩 부풀어있었다. 종대의 말을 가만히 듣던 민석이 키가 큰 사내를 떠올렸다. 잘생긴 얼굴에 성격도 서글서글하던 앳된 순경은, 어느새 매일 흉악범들과 실랑이를 하는 형사가 되어있었다.
언제 하소연을 늘어놓았냐는 듯 끌어안은 다리에 고개를 묻곤 미동도 하지 않는 종대를 민석이 조심히 흔들었다. 설마 우는건가.

 

"종대야?"

 

대답대신 들려오는 새근대는 숨소리에 민석이 못말린다는 듯 웃었다. 얜 뭐 이런 자세로 자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종대를 조심히 옆으로 눕힌 민석이 쇼파위에 놓여진 작은 담요를 끌어와 덮어주었다.
크리스, 작게 웅얼대는 종대의 감은 두 눈이 조금 젖어있었다. 매일 몸에 새로운 상처를 달고오는 크리스를 바라볼 종대가 어떤 마음일지 알것같아 조금 씁쓸해졌다. 다시금 새근대며 고른 숨소리를 내뱉는 작은 머리를 몇번 쓰다듬었다. 종대의 손에 꼭 쥐여진 핸드폰을 빼내려던 민석이 요란한 진동과 함께 화면에 둥둥 뜨는 이름에 재빨리 귓가에 핸드폰을 갖다대었다.

 

"여보세요? 크리스?"

 

민석아,종대랑 같이있었어? 종대는?, 언제들어도 다정한 목소리가 민석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종대 술먹고 우리집에 뻗었어요. 한숨섞인 민석의 말에 크리스가 소리내어 웃었다. 또 이상한 포즈로 자는거 아니지?

 

"아마 맞을걸요."

 

민석이 저에 의해 제대로 눕혀진 종대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조금 커져있었다. 민석아,오늘만 종대좀 재워줘. 내일 내가 데리러갈게. 조금 미안하다는 목소리였다.
걱정마세요,잘 데리고 있을게요. 민석이 뭘 그런걸 부탁하냐는 듯 말했다. 그래 고맙다.이만 끊을게.

 

"저기 크리스."

 

응? 전화를 끊으려던 크리스가 궁금하다는 듯 되물었다.

 

"종대가 크리스를 많이 좋아하나봐요."

 

잠시 조용하던 크리스가 이내 부드럽게 웃었다. 듣는 사람도 기분 좋아지는 웃음이었다. 웃음소리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민석의 얼굴에 작게 웃음이 걸렸다. 그 목소리가 너무나 다정해서 민석은 종대가 조금 부러워졌다.

 

'아마 내가 더 많이 좋아할걸.'


 

 

 

 

 

 

"이 형 상태가 왜이래?"
"세훈이 오랜만."

 

쇼파에 널부러져 앉아있던 종대가 쓰린 속을 부여잡으며 인사를 건넸다. 딱 보기에도 상태가 말이 아닌 종대를 안쓰럽게 쳐다보던 세훈이 종대의 마른 등을 쓸어내렸다. 그러게 작작좀 마시지. 저보다 어린 동생에게 꾸지람을 들은 종대가 발끈해서 일어나려다 올라오는 숙취에 다시 자리에 널부러졌다.

 

"민석이 형은?"
"날 위해서 해장국 끓이는 중."
"형이 좀 해먹지."

 

또다시 발끈해서 일어나려는 종대에 세훈이 혀를 내밀며 민석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얄미운 세훈을 흘겨보던 종대가 언제한번 세훈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놓겠다고 생각하며 식탁으로 다가갔다.

 

"어제 크리스한테 전화왔었는데."
"뭐?"

 

태연하게 말하는 민석의 목소리에, 뜨거운 국을 후후 불며 먹던 종대가 펄쩍 뛰었다.  아 형 진짜.  옆에서 반찬을 집어먹던 세훈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하여간 저 형은 너무 요란하다니까.

 

"크리스가 뭐래? 응?"

 

대답을 기다리는 종대의 눈이 궁금함에 반짝거렸다.

 

"데리러 오겠대. 이제 곧 오겠다."
"미친? 왜 그걸 지금말해!"

 

종대가 뻗친 머리를 손으로 꾹꾹 눌렀다. 어떡하지? 아까 씻긴 했는데 그래도 술냄새 나지 않아? 야 민석아 뭐 향수같은거 없냐? 아니, 옷을 갈아입을까? 야 오세훈 나 옷좀 빌려줘. 아니다 일단 밥부터 먹고, 아니야 지금 밥먹을때가 아닌데.

 

"아 형 시끄러워."

 

세훈이 의자에서 일어나 안절부절하는 종대의 어깨를 잡고 꾹 눌러 앉혔다. 야,볼거 못볼거 다 본 사이에 새삼스럽게 왜그래.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민석에 종대가 입을 꾹 다물었다. 밝은 갈색의 머리 아래로 보이는 귀가 빨개져있었다.
띵동. 집안을 가득 채우는 초인종 소리에 종대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나갔다. 그렇게 난리칠 땐 언제고 좋다고 실실 웃는 종대를 민석이 쯧쯧 혀를 차며 바라봤다.

 

"크리스!"

 

문을 열자 보이는 다정한 얼굴에 종대가 활짝 웃었다. 평소에도 말려올라간 입꼬리가 더욱 도드라졌다. 잘잤어? 부드럽게 웃은 크리스가 종대의 작은 몸을 품에 안았다.

 

"오늘은 안바빠?"
"응. 오늘은 시간이 좀 남네."

 

크리스가 큰 손으로 종대의 뻗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제서야 제 몰골이 생각난 종대가 멎쩍게 웃으며 뒷머리를 만졌다. 그런 종대를 바라보는 크리스의 눈빛이 한없이 다정했다.

 

 

 

 

 

 

 

"민석아, 이거."

 

종대와 크리스는 집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현관을 나서는 둘을 바라보던 세훈이 제발 갈때만이라도 정상적으로 갈 수 없냐며 짜증을 내었다.
오세훈 저거는 민석이한테만 살갑게 대한다니까. 그치 크리스?, 맞아.민석이한테 하는거 반만 우리한테 해줘봐라.  저들끼리 신난 두명을 세훈이 팍 째려봤다. 그런 세훈을 무시하고 크리스의 옆에 딱 붙어 현관을 나서려던 종대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딱 쳤다. 그리곤 자리에 주저앉아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조금은 크다싶은 반듯한 상자를 민석에게 내밀었다. 얼떨결에 상자를 받아든 민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종대를 바라봤다. 이걸 왜 저에게 주냐는 표정이었다.

 

"이게 뭔데?"
"그거 니꺼야."

 

그럼 우리 간다. 종대가 다시금 크리스의 손을 꽉 잡으며 활짝 웃었다. 잘가.당분간 만나지 말자. 종대와 크리스의 등을 떠밀며 세훈이 개구지게 웃어보였다.

 

"야 오세훈 너 자꾸 그러면..!"

 

뭐라고 얘기하는 종대를 향해 혀를 쏙 내민 세훈이 종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련없이 문을 닫았다. 그제서야 조금 시끄럽던 집안이 조용해졌다. 문고리를 잡고있던 세훈이 이제야 후련하다는듯 두 손을 탁탁 털었다. 그런 세훈을 작게 웃으며 바라보던 민석이 제 손에 들려있는 상자로 시선을 내렸다. 내가 종대한테 뭘 맡겼었나?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한 민석이 천천히 상자를 열었다. 뭔데? 세훈이 민석의 곁으로 다가왔다.

 

"축구화?"

 

뜻밖의 물건에 세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민석이 상자 안에 단정히 놓여있는 축구화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단조로운 검은색에 곳곳에 흰색으로 새겨진 무늬가 꽤나 이뻤다. 그리고 다시한번 의아해졌다. 이게 내꺼라고? 그럴리가. 나는,

 

"축구를 못하는데."

 

순간 민석이 몸을 굳혔다. 상자를 든 손이 저도 모르게 떨려왔다. 곁에 있던 세훈이 굳은 민석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올렸다.


"형?"

 

난 축구를 못해.
왜? 축구 좋아하잖아. 내가 가르쳐줄까?
많이 뛰면 숨이 차잖아. 그럼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거든.
그건 당연한거야.
그 당연한 걸 난 못해.

 

"..아,"

 

상자가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를 손으로 감싼 민석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오고, 떨리는 손에 땀이 축축하게 베어나왔다. 조각조각 떠오르는 잔상에 민석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게뭐야. 이게 대체 뭐야. 점점 더 아파오는 머리에 민석이 고개를 저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세훈이 주저앉은 민석을 품에 안았다. 작은 몸이 안쓰러울 정도로 덜덜 떨렸다. 형 왜그래.민석이형. 작게 토닥이는 손길에 민석이 질끈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세훈아, 떨리는 마른 입술이 힘겹게 목소리를 내었다. 작은 몸을 품에 안고있던 세훈이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천천히 제 품에서 민석을 떼어내었다. 그리고 보이는 얼굴에, 세훈이 조심히 민석의 얼굴을 손으로 감쌌다.

 

"..형 왜울어."

 

작은 얼굴이 잔뜩 젖어있었다.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민석이 안쓰러워 다시금 품에 안았다. 여전히 떨리는 몸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울지마, 형 울지마."

 

등을 쓰다듬는 세훈의 손길에 민석이 결국 목놓아 울었다.

세훈아, 잘 안보여. 계속 무언가 떠오르긴 하는데, 그게 너무 흐릿해. 선명하게 보고싶은데 자꾸만 더 흐려져. 너무 소중한것 같은데 잘 보이지 않아서 눈물나. 근데, 왠지 그게 뭔지 조금 알것같아서. 그래서 더 눈물나.


 

 

 

 

 

 

밤하늘에 떠있는 별이 이뻤다. 온통 까만색인 하늘에 작게 빛나는 별들이 제법 많이 수놓아져 있었다. 늦은 밤이라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공원에 두명의 소년이 나란히 누워있었다. 등을 맞대고 있는 잔디가 따가울법도 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듯 맞잡은 두 손은 떨어질 줄 몰랐다. 이쁘다,그치. 밝게 빛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은 소년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왠지 별이 손안으로 들어올 것 같다며 작게 웃었다. 그런 소년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던 다른 소년이 작은 몸을 제 품에 끌어안았다. 품에 안은 소년의 몸이 따뜻했다. 처음 만났던 그 겨울에도. 그 차가운 눈을 함께 맞을때에도 이 작은 소년은 항상 따뜻했다. 너무나 따뜻해서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민석아, 나 녹을 것 같아."

 

민석의 이마를 가리는 앞머리를 살짝 옆으로 쓸어넘긴 루한이 드러나는 이마에 짧게 입맞췄다. 그 입맞춤이 너무나 다정해서 오히려 제가 녹아내릴 것 같았다. 이마에 짧게 머물렀던 루한의 입술이 떼어지고, 마주한 두 얼굴이 서로를 다정하게 바라봤다.

 

"민석아, 이거."

 

몸을 일으켜 앉은 루한이 민석의 앞으로 무언가 내밀었다. 루한을 따라서 몸을 일으킨 민석이 무언가 들고있는 루한의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저번에 말했잖아. 나 축구 못한다고."

 

루한에게서 축구화를 받아든 민석이 볼을 잔뜩 부풀렸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루한은 그저 활짝 웃어보였다. 내가 알려줄게.같이하자. 제 맘도 모르고 천진하게 말하는 루한이 조금 야속했다. 이거 신고 꼭 나랑 같이해. 알았지? 루한이 민석의 작은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제 손에 들린 작은 선물과 루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민석이 이내 못말린다는 듯 웃었다. 그래, 그러자. 민석의 입에서 긍정의 대답이 떨어지자 루한이 활짝 웃으며 민석을 품에 안았다. 여전히 따뜻한 몸이 제 품에 더욱 파고들었다. 민석아,어쩌지. 나 진짜 녹아내릴 것 같아.
기분좋게 불어오는 밤바람이 두 소년의 곁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남정네들만 가득한 강력계 사무실에 쾌쾌한 냄새가 맴돌았다. 사무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검정색의 가죽 쇼파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가죽이 거의 다 헤져있었다. 쇼파 앞에 놓여있는 작은 탁자 위에는 신문이나 컵라면 용기, 그리고 출처를 알 수 없는 그릇들이 어지럽게 쌓여있었다.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먼지가 둥둥 떠다니는게 보이는 것 같았다.
이제 갓 강력계로 들어온 귀여운 외모의 사내가 먼지가 가득한 바닥을 열심히 쓸어댔다. 계속 굽히고 있던 허리가 아픈건지 손으로 허리를 통통 두드렸다. 궂은 일에도 밝은 얼굴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다시금 바닥을 쓸으려 허리를 굽힌 사내가 앞에서 들려오는 문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안녕하세요!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란 크리스가 이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백현아,그런건 너무 열심히 안해도 돼. 대충해 대충.  능글맞게 웃어보이는 크리스를 올려다보던 백현이 펄쩍 뛰며 손을 내저었다. 절대 그럴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 모습이 왠지 귀여워 크리스가 백현의 어깨를 몇번 토닥였다. 백현의 밝은 얼굴이 환하게 웃었다.

 

"아! 아까전에 반장님이 찾으시던데요?"
"반장님이 나를?"

 

네. 백현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의아해진 크리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일이지? 요근래엔 크게 잘못한것도 없었는데. 설마 며칠전에 몰래 땡땡이치고 종대랑 영화보러 간게 걸렸나. 지레 겁먹은 크리스가 큰 손으로 휴게실 문을 두드렸다. 분명 여기 계시겠지.

 

"반장님?"

 

어 들어와. 안에서 작게 들리는 걸걸한 목소리에 크리스가 살짝 문을 열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남자 곁에 크리스가 조심히 다가갔다. 뿅뿅. 그리고 들리는 소리에 크리스의 입에서 힘없는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하여간 반장님은 나이가 몇인데 그런 게임을 해요. 물론 입밖으로 내뱉진 않았다.
손을 입가에 대고 몇번 목을 가다듬은 크리스가 여전히 게임에 빠져있는 남자의 맞은편에 조심히 앉았다.

 

"무슨일로 찾으셨어요?"

 

아 또졌네. 아쉽다는 듯 무릎을 탁, 친 남자가 조금 신경질적이게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앞에있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더니 별안간 크리스 앞으로 종이뭉치를 건넸다. 이게 뭔데요? 크리스가 궁금하다는듯 종이뭉치를 받아들었다.

 

"좀 알아봐."

 

이번에 우리한테 넘어온 건 인데, 녀석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 생김새는 물론이고 나이도 이름도 전혀 몰라. 위쪽에서 우리한테 직접 내려온거라 거절은 못하겠고. 최대한 해보는데 까지는 해봐야지. 그녀석 사람 죽이는 일을 하는 것 같더라. 절대 방심하지 말고 신중하게 행동해.

 

"..K?"
"그녀석이 소속된 곳에선 녀석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더라고."

 

청부살인 뭐 이런걸 하는건가. 크리스가 손에 든 종이뭉치를 찬찬히 살폈다. 그에 의해서 살해된 피해자들의 신상정보와 발견된 장소 등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살해된 사람이 8명이라.., 피해자 명단을 확인하던 크리스가 주먹을 꾹 말아쥐었다.

 

"당장 잡으면 되는거죠?"

 

다시금 게임에 빠진 남자가 의욕넘치는 크리스의 말에 혀를 쯧쯧 찼다.

 

"말했잖아. 그녀석에 대해서 알아만 보라고."
"반장님, 이런새끼는 하루빨리 잡아야죠."
"잡는건 나중이야. 우선 천천히 조사만 해."

 

최근에는 피해자가 없어. 일을 좀 쉬는 모양이던데. 아마 당분간은 녀석도 별 문제 안일으킬거야. 빠르게 말을 마친 남자가 크리스에게 가보라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게임에 방해된다는 모양새였다.

 

"그럼 수고하세요."

 

꾸벅 인사를 한 크리스가 휴게실을 나섰다. 손에 들려있는 종이뭉치를 조금 세게 쥐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아주많이기다렷어요ㅠㅠㅠ나무좋아요ㅠㅠ이제석이가조각조각기억해내눈건가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민석이가 기억을 점점 찾는건가요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무슨일이 있었던걸까요 크리스가 받은 종이의 케이는 누굴까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뭐지..헐나는되게아련한줄알앗는데플러스형사물...!!적취다ㅜㅜㅜㅜㅜㅜ헝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헐...진짜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몰라ㅠㅠㅠ정말...크리스한테 아무 일이 없어야하는데ㅠ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헐 형사물이였다니 취향저격이다ㅠㅠㅠㅠㅠㅠㅠ크리스 왜때문에 설레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석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루루는 어딨는거야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아진짜 달달하기도하고 씁쓸하기도하고 이런 초콜릿같은 픽을 봤나 ㅋㅋㅋㅋ 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민석아 기억 빨리 되찾자ㅠㅠ 근데 저 케이라는 사람 루루나 종대는 아니겠죠,설마? ㅋㅋㅋ 너무 말도안되는 걱정인갘ㅋㅋ 쨋든 잘보고가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헐 크리스가 종대한테 하는거 설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헐...설마 그 k가 루한이는 아니겟죠??ㅠ 자카님 진짜 안되요ㅠㅠ 막 까맣게 변한 루한이가 나쁜쪽으로 빠진거 아니죠?? 안되요~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K가 루한..?? 아니겠죠??ㅠㅠ 그러면 안되는데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아 아아ㅏ긷렷는데드뎌오셧네요ㅠㅠㅠㅠㅠㅠ클첸은 달당하네요..ㅠㅜ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10
ㅜㅜㅜ클첸 다정해ㅜㅜㅜ크리스크리스크리스ㅜㅜㅠㅠㅠ크리수니는 준금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