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빨간우산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9/6/a960840f91bb42de4bbc7cb499318d1f.jpg)
이상하게 온 몸에 멍이 들고 피를 보는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왔다.
하늘도 날 가여워 하는 걸까.
주위엔 아무도 없고 내 곁에서 위로해주는 건 하늘 밖에 없었다.
감옥 같은 집을 뛰쳐나와 빗 속을 뚫고 달려가는 곳은 집에서 5분 거리인 개울가였다.
그 곳에 가면 그래도 뭔가 위로 받는 느낌이 들어서 그냥 발걸음이 그 곳으로 향하는 듯 했다.
늘 그렇듯 개울가에서 가장 큰 돌에 털썩 주저 앉아 몸을 잔뜩 웅크리고 비와 함께 흘러가는 물줄기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하..
비에 온 몸이 젖어갔다. 그리고 끝이 없는 한숨과 끊임없이 흐르는 눈물들.
웅크리고 있는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어버리곤 그렇게 얼굴을 감춰버렸다.
그렇게 한 동안 얼굴을 들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내 등을 때리던 비가 어느 순간 멈춘 듯 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빨간 우산 하나가 내 머리 위에 떡하니 시야를 가리곤 비킬 생각을 안한다.
여기서 비 맞고 뭐하고 있어?
시야를 가리던 빨간 우산이 사라지고 웬 곱상하게 생긴 젊은 총각의 얼굴이 나타났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더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다.
투두두두둑,
아, 아, 아야. 저기 아저씨, 저 우산 좀 잠깐만.
비가 잔잔히 오는게 아니라 세차게 내리는 바람에 바늘을 얼굴에 꽂는 줄 알았다.
얼굴이 따끔 거려서 얼굴을 푹 숙이고는 허공에다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푹 쪼그려 앉더니 아무 말 없이 빨간 우산을 건넨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고맙습니다. 성의는 감사한데 저 우산 안써도 돼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야?
네?
비 맞으면 감기 걸려.
괜찮으니까 그냥 가세요.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비 맞으면 감기 걸려. 실연 당해서 여기서 울고 있는거야?
울컥, 귀찮게 자꾸만 꼬치꼬치 캐묻는 아저씨를 얼른 떠나보내고 싶었다.
난생 처음 보는 아저씨가, 그것도 곱상하게 생겨선 왜 여기서 이런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관심이 조금 어색하고 이상할 뿐이다.
자, 학생. 여기서 이러면 사람들이 청승맞다고 뭐라 그래. 얼른 집으로 돌아가.
싫어요. 아저씨가 뭘 안다고.
어서.. 혹시 비행청소..
아니거든요.
그럼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이 걱정하셔.
부모는 무슨 부모..
고개를 홱 돌리고 혼자 중얼중얼 거렸다.
그러자 아저씨는 내가 고개를 돌린 쪽으로 자리를 바꾸더니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을 해보인다.
다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는 또 내가 고개를 튼 방향으로 와서는 쪼그려 앉는다.
휴, 알았어요. 가요, 가.
잘 생각했어.
엉덩이를 털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힘 없이 몸을 일으켰다.
온 몸이 쑤셔서 죽을 것 같았다.
아저씨는 내게 자신의 빨간 우산을 건네주더니 밝게 웃으면서 뛰어가며 손을 흔든다.
뭔가 순식간에 훅 지나가버린 것 같아서 정신줄을 놓고 한참동안 멍해져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곤 우산을 봤다.
아, 아차. 이거 돌려줘야 하는데.
아저씨를 부를려고 앞을 보았을 땐 이미 저만치 달려가버려 부를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아빠는 벌써 출근해서 계시지 않았다.
어제 저녁, 그 아저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서는 어김없이 아빠의 손찌검을 받았다.
반항하는거냐며 그렇게 또 나를 쉴새없이 때리는데 그냥 거기서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시간은 아침 7시.
아주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이다.
지금 준비하면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는데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팔을 베고 누워서 아무렇게나 흩어진 새까만 머리카락들을 만지작 거리기만 했다.
시선을 아래로 좀 더 내리까니 눈에 빨간 우산이 들어왔다.
저 우산 돌려줘야 하는데, 언제 또 만날지 모른다.
몸에 힘을 주니 고통이 일었다.
힘들게 우산을 꺼내들고 펼쳐선 이리저리 확인했다.
혹시나 전화번호나 주소 같은게 있을까봐.
자세히 찾아보니 얇은 네임펜으로 작게 주소를 적어놓은것이 보였다.
이미 비에 조금 번져 글자들끼리 서로 엉켰지만 아예 알아보지 못할 수준은 아니였다.
하교 후에 들려서 우산을 전해주려고 잘 챙겨두었다.
-
학교를 마치고 아까 전 그 주소로 찾아갔다.
생각보다 집이랑 가까워서 찾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아저씨, 생긴건 부잣집 아들처럼 생겼는데 사는 곳은 생긴거랑 영 딴판이네.
똑똑, 문을 두드렸다. 한 10초를 가만히 있었는데 문이 열릴 생각을 안한다.
똑똑, 이번엔 좀 더 크게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문이 열리며 츄리닝 차림의 아저씨가 모습을 보였다.
아, 안녕하세요. 저 이거 우산 돌려줄려고 왔어요.
우리집 어떻게 알았어? 그새 미행이라도 한거야?
무슨 헛소리예요. 여기, 우산에 다 적혀 있었거든요.
아, 아. 그래? 고마워.
저 그럼 가볼게요.
잠깐, 가지말고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 해.
됐어요. 밤도 늦었고 집에 돌아가봐야 해요. 아니면 또..
말 끝을 흐리며 시선을 배로 향했다. 배를 한번 슥 쓰다듬고는 애써 웃어보인다.
아저씨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아니에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무슨 일 있으면 또 와. 고민 있어도 와도 돼.
신세를 여러번 질 수는 없죠. 정 못참겠으면 올게요.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아저씨가 너무 신기했다.
아저씨는 이번이 두번짼데 이상하게 자꾸만 기대고 싶었다.
아저씨 얼굴 보니 뭔가 안심 되는 거 같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고.
ㅡ
는 이제 만난지 이틀이라 진도를 팍팍 나갈수가 없어여
재미없을텐데 다음부턴 달달하게 써보도록 ㄴ..노력해볼게요
(달달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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