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절에 사는 고등학생 얘기 들어본적 있어?
뭔 개소린가 싶지?
근데 그 개소리의 주인공이 나야... 나 절에 살아...
아마 이주 전이였을꺼야.
대학생인 오빠가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엄마 아빠도 짐을 챙기더라. 아니 온 집안의 살림을 챙기고 있었어...
한 달만 이랬는데.. 그냥 날 버리기로 한 건가...
물론 아니겠지만 혹시나 하고 물었는데
"갑자기 나 혼자 어떻게 살라는 거야.. 오빠는 왜 엄마 아빠까지 데려가는데?"
"다른 지역도 아니고 다른 나란데 적응할 때까진 좀 봐줘야지. 그리고 너 혼자 사는 거 엄마랑 아빠가 생각해놓은 게 있어."
엄마는 웃으며 내게 캐리어 손잡이를 쥐여주었고,
어느새 난 캐리어와 함께 절에 와있었지. 상상도 못했네, 출가를 시킬 줄이야...
저 멀리서 주지스님으로 보이는 분과 엄마가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고, 할 일도 없고 생각도 없고 의지도 없는 난 캐리어에 걸터앉아 주변을 둘러봤지.
이 절도 도심에 있는 절이긴 했는데 확실히 절 공기가 다르긴 다르더라고.
그렇게 계속 고개만 돌리면서 절 안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한 전각 벽에 기대어있는 남자애와 눈이 마주쳤어.
자기 사이즈보다 살짝 커 보이는 후드집업을 입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나를 째려보는듯했는데.. 저 ××는 뭔가 싶어서 나도 같이 째려봐줬지.
내가 눈을 피하지 않고 같이 째려보니까 기분이 나빠진 모양인지 미간을 찡그리더라.
그러다 주머니에서 왼손을 빼내더니
나한테 뻐큐를 날렸어...
벙쪄서 캐리어에서 미끄러졌고, 모래바닥에 그대로 철퍼덕.
엄청 화나더라.
다시 보니까 없어져서 주지스님이랑 엄마가 괜찮냐고 묻는 것도 무시하고 그 애가 있던 전각 뒤로 달려갔다?
근데 걔 없었어.세상만사 다 귀찮아 보였는데 도망치는 건 빠르더라.
피부도 하얗던 게 성격 더러운 귀신인가 했다.
허탕만 치고 돌아오니까 주지스님이 무슨 일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여기 엄마랑 나 말고 다른 손님 오셨냐고 하니까 없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그 남자애 얘기를 해드렸지. 듣자마자 한숨 쉬시더라 아이고 윤기야라고 하시면서.
걔 이름이 윤기야. 민윤기.
어릴 때부터 이 절에 살던 애라는데..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 싶더라.
내 절 생활이 험난해질 것 같은 느낌이었거든,
근데 나한텐 선택권이 없잖아?
그냥 살고 있어..
그 민윤기라는 애가 있는 이 절에.
아무튼 이게 일주일 전 이야기.
내가 이 절에 들어온 첫날이자, 민윤기와의 첫 만남이야.
...첫만남부터 개판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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