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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찾아온 꼬마손님
01
"야,너 걔 어떻게 키울려고 그래? 돈 있어? 집 있어? 그냥 지워."
"안돼,난 얘 못버려. 아무리 그래도 내 애야."
그렇게 난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내가 자랄때까지 보듬어주었던 손은 엄마손이 아닌 할머니 손이었다. 난 태어날때부터 그렇게 자라왔기에 할머니의 손길에 더 익숙해져 있었고,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나에겐 많이 낯선 존재였다. 그 낯선 존재가 잘 지내고 있던 나에게 다가왔다. 난생 처음보는 사람이 찾아와 엄마라며 다가오는데 그게 참 무서웠다. 5살이 될때까지 할머니 손에 길러졌던 나는 할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간다는건 너무 겁나는 일이었다.
"할무이, 저 사람, 누구야?"
할머니 뒤에 숨어 고개를 살짝 내밀고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구, 우리 지호 와그라노. 느그 엄마다, 엄마"
"...엄마?"
'엄마'라는게 무엇인지 몰랐다.내가 살면서 불러본 이름이라곤 내이름과 할머니밖에 없었으니까.
"엄마가, 뭐야?"
내가 궁금한듯 물어보자 할머니 앞에 서있던 '엄마'라는 사람이 흠칫 놀라며 뒤로 몸을 뺐다.
"우리 지호, 이렇게 곱-게 낳아준 사람이지~"
할머니가 주름 진 두 손으로 내 볼을 쓸어내렸다. 날 낳아준 사람,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 정도로 나에겐 부모님은 낯선 존재였다. 할머니는 나를 안아 할머니의 무릎에 앉혔다. 할머니앞에는 계속 '엄마'라는 사람이 서있었다. 그 사람은 내 앞에 몸을 수그리고 앉아 나와 눈을 맞췄다. 그 사람이 내앞으로 다가오자 할머니와는 다른 처음 맡아보는 향기가 났다. 내가 이때까지 맡았던 고소하고 따뜻한, 풀내같은 할머니의 냄새가 아닌 톡쏘는듯한 꽃향기가 났다. 갑자기 맡아지는 향에 인상을 약간 찡그렸다.
그 사람을 계속 자세히 보고있으니 할머니와 닮은 구석이 있다. 미소지으면 보기좋게 올라가는 광대, 눈꼬리가 길어지게 웃는 눈, 얇은 입술. 할머니와 닮은, 내 앞에 앉아 나와 눈을 맞추고 있는, 할머니와 다른 톡쏘는 향을 가진 이사람이 '우리엄마'다.
"지호야, 많이컸네. 할머니랑도 정 많이 들었겠지만 이제 엄마하고도 지내야지."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말을 해왔다. 할머니와 헤어진다는 말에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할머니의 따뜻한 품,냄새,말투. 이 모든것과 헤어질 수 없었다.
"우리 지호, 이제 느그 엄마한테도 가야지, 느그 엄마 외롭다."
"..그래두, 그래두.."
내 편인줄 알았던 할머니 마저 나에게 가라고 하자 왈칵 눈물이 났다. 고개를 숙이고 울먹 거리자 할머니가 따뜻한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할머니의 손길이 닿으니 더 눈물이 났다. 그냥 이대로 할머니 손을 잡고 안간다고 떼를 쓰고싶지만 숫기가 없는 나는 그럴 용기는 없었다. 닭똥같은 눈물만 뚝뚝 흘리자 엄마가 내 작은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지호,할머니랑 떨어지기 싫구나. 그럼, 오늘 할머니랑 같이 코오 자고 내일 저녁에 엄마랑 같이 가자. 알겠지? 뚝 그치고.."
할머니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렇게 할머니의 따뜻한 품에서 할머니댁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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