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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경수] 별이 빛나는 밤에 번외 + 메일링 | 인스티즈

 

 

 

 

 

 

 

 

 

 

 

 

 

 

 

 

 

 

별이 빛나는 밤에 번외

w.꼬밍

 

 

 

 

  여기 오래된 인연을 이어온 연인이 있다.

 

  ○○은 따뜻한 커피를 경수의 앞에 내려놓았다. 경수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빠져있었다. 어휴, 보기만 해도 피곤해. ○○이 그런 말을 하면서 경수의 머리를 한 번 쓸었다. 경수는 그 큰 눈만 위로 올려 ○○을 바라보았다. 생각도, 고민도 많은 눈이었다. ○○은 그 맞은편에 앉아 양손으로 턱을 괴고 경수를 바라보았다. 둘 다 입을 삐죽내민채 과장하여 서로를 흉내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당연히 카페는 영업 시간이 끝났다. 문 앞의 팻말을 'CLOSE'로 돌려놓고, 최소한의 조명만 남겨둔 채 ○○과 경수만 남아있었다. 카페 문을 닫을 시간 쯤에 들어온 경수는 계속 저런 상태였다. 들어오자마자, 한 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한숨을 푹푹 내쉬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도 함께 한숨을 쉬었다. 에휴. 도경수가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지 1년 째. 사회 생활을 시작한 남자친구를 옆에서 본다는 것은 함께 피곤해지는 일이었다. 그리고 도경수와 ○○○은 연애 3년차.

 

  " 회사에서 이번에는 무슨 일 생겼어? "

 

○○의 물음에도 경수는 대답하지 않고 입을 삐죽 내민 채 ○○을 바라볼 뿐이었다. 심각한 일이 생긴건 아닌 것 같아보였지만, 고민이 많은 얼굴이었다. 삐죽 내민 입술이 오동통하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이후에, 자주 피곤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예쁘다, 도경수.

 

  " 아, 무슨 일인데. 뽀뽀하기 전에 입 집어 넣어. "

  " 이번에 독일이랑 같이하는 프로젝트 말이야. "

  " 응, 무슨 문제 생겼어? "

  " 대리가 나랑 다른 사원이랑 두고 엄청 고민하는 모양이더라고. 소문이 그렇게 난 걸 보면. "

  " 뭐야? 그 프로젝트에 참여할 확률이 반은 된다는 이야기네. 좋은 소식이네. "

  " 안될 확률도 반이지. "

 

어휴. ○○이 손을 내밀어 경수의 이마를 탁- 쳤다. 경수가 미간을 자연스럽게 찌푸렸다. 아. 그 모습을 혀를 끌끌차며 ○○이 보며 말했다. 아프라고 때린거야.

 

  " 좋게 좋게 생각해. 잘 되가고 있네, 뭐. "

 

○○은 경수가 이번 프로젝트에 얼마나 욕심을 내고 있는 건지 잘 알고 있다. 몇 달도 전부터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신에게 주절주절 말하는 것을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처음 이 계획이 나왔을 때, 경수는 예전부터 해보고싶었던 프로젝트였다면서 ○○에게 말했었다. 차차 그 프로젝트가 구상을 갖춰가고,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경수는 본격적으로 이 일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은 경수를 보면서 생각했다. 그래도 거의 다 왔네, 뭐. 그리고 경수가 이런 꼴로 들어오는 바람에 그대로인 카페 복장을 갈아입으러 일어섰다. 가려는 순간, 갑자기 ○○의 손이 당겨지더니 자연스럽게 그 몸도 뒤로 돌았다. 반동으로 돌아간 얼굴에 무엇인가가 바로 다가오더니, 쪽- 소리를 내고는 떨어졌다. 입술에 생생한 촉감이 닿았다 사라졌다. 여전히 ○○의 손을 잡은채로 경수가 미소짓고 있었다.

 

  " 뽀뽀 안 해주고 어디가. "

 

연애 3년차.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은 아직도 이런 순간이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오래 전 했던 첫키스처럼. 여전한 부끄러움에 어버버 상태가 된 ○○을 보면서 경수가 웃음짓더니, 다시 볼에 살짝 입맞추고 떨어진다.

 

  "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옷 갈아입고 와. "

 

그리고 여전히 '짤랑-'소리가 맑은 카페 문을 열고 경수가 나갔다. 그런 뒷모습을 보다가 ○○도 웃음 짓고는 옷을 갈아입으러 안으로 들어갔다. 도경수를 오래 알고 지냈지만, 연애라는 것도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은 여전히 경수에 대한 마음이 벅차게 느껴질 정도로 컸다. 물론 벅차게 느껴지는 것일 뿐, 실제로 벅차지 않았으므로 지금까지 안정된 연애를 해올 수 있었던 것이고. 아무튼 3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스킨십은 부끄럽고, 애정표현도 두근두근 거렸다. 우리에게 오래전 악몽은 이제 없다. 지금도 서로가 서로와 함께 있음이 행복하고, 이 행복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

 

 

몸이 이상했다.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냥 몸이 조금 안 좋은 것 뿐일 것이라 여겼다. 처음에는 그랬다. 이제 날이 많이 추워졌으니, 감기에 걸린 것이라고. 적당히 가벼운 감기 기운이 들어왔다고 느꼈다. 그렇게 날이 하루하루 지나고 있었다. ○○이 점심을 몇 술 뜨지않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이 모습을 사장이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보며 물었다. 왜 그래 요즘, 통 잘 먹지를 않네. ○○이 슬쩍 웃으면서 말했다.

 

  " 속이 더부룩해서요, 요즘. 소화도 잘 안되고. "

  " 요즘 부쩍 피곤해보여. 오늘 좀 쉴래? "

  "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요즘 날 추워지니까 감기 걸렸나봐. 언니, 어디 한 번 가봐. 이 정도 감기로 누가 요즘 조퇴시켜주나. "

  " 어휴, 쉬라고 해도 말을 꼭 저렇게 받아쳐요. 감기? 많이 안 좋아? "

  " 그냥 몸살 감기 같아요. 아,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

  " 또? 아까 갔잖아. "

  " 또 가고 싶을 수도 있죠. "

 

그러면서 ○○이 자리를 일으켰다. 사장이 ○○을 보는 시선에 점차 의미가 하나 둘 담기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심각한 눈으로 보세요. ○○이 웃으며 물었다. 사장의 표정이 심각에 가까운 감정으로 흘러들어갔다. 곰곰이 생각해보던 사장이, 고개를 들어 ○○을 본다. 그리고 그 표정에 맞는 목소리로 말했다.

 

  " ○○아. "

  " 네, 언니. 화장실 가는 게 뭐라고 그렇게 봐요. "

  " 언니가 이렇게 말하는 거,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들어봐. "

  " 어? "

  " 잤겠지? 남자친구랑. 너희가 진짜 애들도 아니고, 연애도 3년인데. "

  " 어,언니! "

 

○○이 뜬금없는 말에 당황해 소리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장의 표정은 진지했다. 놀리려고 한 말 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 당황해 사장을 보다가, 점차 마음을 고쳐먹었다. 뜬금없이 저게 무슨 소리일까. 물론 둘이 있을 때 야한 농담이나, 이야기 같은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잘 하거나, 놀려대는 사람이기는 했다. 결혼한대다가 애가 둘인데. 게다가 자신도 이제 27세. 이런 이야기들이 거북하다는 것이 아니라, 흐름에 맞지 않게 뜬금없이 튀어나온 것에 당황했을 뿐이다. 그런데, 사장의 표정이 진지하니까 오히려 이제는 여기서 당황스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었다.

사장은 ○○이 별 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에서, 바로 다음 말을 꺼냈다. 그 전에 생각 다시 한 번, 짧은 한숨 한 번.

 

  " 너 요즘 생리하고 있어? "

 

아? 그 순간 ○○이 돌이라도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 사장의 방금 그 말 한 마디로 이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있는 것이었다. 사장이 왜 저런 반응이었는지, 왜 저런 질문을 한 것인지. 하지만 그 보다도 ○○이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던 것은. 그 의심이 사장을 넘어서 자신에게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러고보니 그 소식이 없다. 원래 해야할 날을 지났다.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스트레스나 몸의 상태에 따라서 바뀔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사장의 말을 통해 그 사실을 자각하자 엄청난 것들이 몰려왔다.

무엇보다도 ○○은 알고있지 않은가. 그 증상을. 왜냐하면, 10년 전에 한 번 경험해봤으므로. 자신의 몸으로 그 증상을 확인하고, 그 눈으로, 귀로 모든 것을 확인하게 됐으므로.

 

  " 너, …임신한 거 아니야? "

 

○○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상태로 멍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머리로는 생각하지 못하더라도, 몸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의 느낌이 어땠는지, 그녀는 기억했기 때문에. 10년전에 자신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 어떤 증상이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녀는 이미 알았기 때문에.

 

사장은 안 쪽 구석 서랍에서 예전에 사둔 것이라며 임신테스트기를 건넸다. 역시 애 둘, 유부녀. 그렇게 잠깐 생각했다가도, 그 것을 받아드는 순간 ○○은 엄청난 무게를 느꼈다. 10년전에 보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인데. ○○은 손에 임신테스트기를 꼭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한 줄이면 비임신,

 

  " 아…. "

 

두줄이면 임신이다. 선명하게 나타난 두 줄을 보고 ○○은 온 몸으로 그 때의 모든 것을 기억해냈다. 그 때의 일들을, 기억을, 조금의 악몽을.

 

사장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오래 전에 사둔 것이니까 테스트기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그냥 병원에 가서 제대로 검사를 받아보라고. ○○은 그러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미 느끼고 있었다. 병원에 가서 직접 확인을 할 생각은 있지만, 자신은 이미 아이를 가졌다. 이 뱃 속에. 예전의 아이를 버렸던 그 뱃속에. 여전히 조금 멍한 상태로 ○○이 사장을 불렀다. 언니. 사장이 말했다. 여전히 걱정스러움이 담긴 목소리로. 어어, 왜.

 

  " 경수한테는 말하지 말아요, 일단은. "

 

사장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래.

 

자신에게 느껴지는 이 묵직함이, 어떤 기운들의 정체가 '두려움'이라고 말한다면. 뱃속의 아이도, 이 아이의 아빠도 서운해할까.

 

 

*

 

 

오늘은 ○○이 일찍, 6시 쯤에 마치는 날이었다. 그리고 경수와 데이트를 즐기는 날이기도 했다. 옷을 갈아입고, 카운터 바로 앞 의자에 ○○은 멍하게 앉아 경수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경수에게 연락을 기다린다기보단 ○○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신이 어떤 반응을 보여야하는지도 몰랐다. 생각은 많았지만, 명확한 답은 내려지지 않았다. 그저 머릿 속이 자꾸만 복잡할 뿐이었다. 답도 내리지 못할거면서, 수많은 질문이 머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 ○○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잔을 닦던 사정이 이런 ○○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 따뜻한 커피라도 한 잔 할래? 너 생각 많을 때마다 자주 마시잖아. "

  " …커피요? 카페인… 임신에 안 좋지 않아요? "

  " 하루에 세잔까지는 괜찮데, 다른 음료 안 마시면. 그리고 한 잔 정도는 임신에 좋다는 기사도 있었어. 예전에 봤어. "

  " 아…. "

  " 한 잔 할래? "

  " …아니에요. 그래도, 모르잖아요. 혹시나. "

 

○○의 표정이 진지했다. 평소라면 '고마워요'하고 웃으면서 받아들었을 것이다. 사장 역시 ○○의 대답에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라.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은 아이를…, 그렇게 사장이 생각하는 중에 지잉-하고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탁자 위에 올려둔 ○○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떠있는 이름은 '됴♥'. 사장이 그 이름을 보고 미소지었다. ○○이 전화를 받았다. 응, 어디? 아, 다와가? 알겠어, 그럼 지금 나가서 기다릴게. 그러면서 통화가 끝나자, 사장이 여전한 미소를 띠우고 물었다.

 

  " 됴? 뭐야. 둘이 엄청 귀엽게 논다. "

  " 도경수 이름 귀엽게 발음하면 됴경슈가 돼요. 그래서 됴, 라고 불러요. …내가 취했을 때. "

  " 너 엄청 안 그럴 것 같으면서 귀엽다. "

  " 하트도 내가 아니라 경수가 붙인거야. 나 이런거 싫어요, 오글거려서. "

  " 오글거리는거야, 부끄러운거야. "

 

사장이 웃으면서 물었다. 그런 사장을 보면서 ○○도 가볍게 미소지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아서 사장은 하하 웃던 입을, 살며시 닫아야 했다.

 

  " 사실은 …좋은거에요. 좋아서 그래요. 그래서 …어려워요, 지금 이 상황이. "

 

그리고 ○○은 웃으며 먼저 퇴근할게요, 하고 밖으로 나왔다. 사장은 ○○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에휴, 당분간 쟤들 사이 눈치보랴 바쁘겠구만.

 

 

*

 

 

○○은 입맛이 없었다. 그건 오늘 생각이 많아서이기도하고, 실제로 몸이 그렇기도 했다. 그래서 평소와 다르게 음식을 깨작깨작 먹고있는 ○○을 보면서 경수가 의아해했던 것이다. 게다가 오늘 만났을 때부터 묘하게 표정이 편하지 않아보였다. 아마 오래 안 사이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더 눈에 잘 들어왔을 것이다. 그래서 경수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에게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이 경수를 보면서 살짝 웃었다. 아니, 지금 배가 별로 안 고파서.

 

  " 어서 먹기나 해. 왜 안 먹어? 맛없어? 내가 차려준 밥상인데 복에 겨웠어 도경수. "

  " 맛있게 잘 먹고 있었거든? "

 

그러면서 밥을 크게 한 술 뜬다. ○○이 웃으면서 그 모습을 본다. 옳지, 잘 먹는다.

깔끔한 복층형 오피스텔. 경수가 혼자 살고있는 이 집에 드나드는 것이 ○○은 익숙했다. 연애 3년 차. 혼자 살고있는 서로의 집에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고 있는 사이. 마치 어릴 때 서로의 집을 편하게 방문했던 것처럼. ○○은 경수의 집에와서 이렇게 밥을 차려줄 때도 있었고, 지저분한 곳을 청소해줄 때도 있었다. 워낙에 도경수가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성격이라 손이 갈 필요가 많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요리 하나 만큼은 경수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 카페에서 일하는 직업 특성상이기도 했고, 워낙에 경수보다 혼자서 집안일을 해온지가 오래되었으니. 경수가 밥 먹는 것을 지켜보던 ○○이 주위를 한 번 살펴본다.

 

  " 아까 냉장고에 반찬 더 많아졌더라. 이번에 아주머니 왔다가셨나봐? "

  " 응, 이틀 전에. 아, 엄마가 너 보고싶어하시더라. "

  " 어머님이? "

  " …어, 어. 추석 때, 너 선물만 드리고 이번에 못봤잖아. "

  " 아, 내일 연락이라도 드려야겠다. "

  " …○○아. "

  " 어? "

  " 듣기 좋다. "

  " 뭐가? "

  " 어머님, 이라고 말하는 거. "

 

아…, ○○이 아무말도 꺼내지 못하고 경수를 바라봤다. 경수가 그런 ○○의 모습을 보고 픽 웃었다. 밥 먹을게, 정신차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의 이마를 톡 치더니, 밥을 먹기 시작했다. 정신이 돌아온 ○○이 경수의 모습을 보면서 살짝 미소지었다. 그러게, 듣기 좋네. 그렇게 혼자 생각했다.

 

식사를 끝낸 경수를 밀어놓고, 식탁을 치웠다. 경수가 그 사이를 못참고 다가와서 설거지를 대신했다. 그리고 같이 화장실에 들어가, 나란히 놓인 칫솔을 들고 함께 양치했다. 거울을 통해 눈이 마주쳤다. 눈으로 씨익 웃었다. 그런 중에 ○○은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 지금 모습이, 나중이 되어서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지금 모습이, 예전에 자신이 그려보았던 결혼 생활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싶었다. 아, 미안하지만 경수와 결혼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자신이 그려봤었던 결혼 생활의 주인공은, 사실은 백현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상상은 악몽을 꿀 때만 해봤으니까. 그러니까, 사실 ○○에게 '결혼'과 '가정'이란 엄청나게 멀게 느껴지는 단어였다.

 

○○이 손으로 자신의 배를 한번 쓸었다. 그러니까, 이 안에. 그 가정이라는 것이 들어있다는 건가. 순간 ○○은 자신에게 있는 어떤 것이 얼마나 묵직한 것임을 또 한번 깨달았다.

 

  " 와인 마실래? 이게 양치까지 다 하고 나니까 보이네. "

  " 안 마실래. "

 

와인도 엄연히 따지자면 술이다. 음주라니, 지금 상황에서 ○○에게는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기분 좋게 와인을 꺼내들던 경수가, 의외의 대답에 멈칫하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을 빤히 본다. 스스로 괜히 어색해진 ○○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뭐뭐, 왜 그렇게 봐. 경수는 의아스럽다는 듯 ○○을 봤다. 평소라면 '그래'하고 편히 마실 사람이다. 평소에는 와인을 마시면서 기분 좋게 말할 사람이었다, ○○은. 향을 한 번 맡고, 한 모금 마시고, 어느정도 꽤 마셨다 싶으면 술이 약한 ○○은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로 자신을 바라볼 사람이었단 말이다. 커피향이 나는 커피와인이라는 것이 있데, 라고 하면서. 하지만 아까도 배가 부르다고 하지 않았던가. 경수는 그런가보다, 하고 ○○옆 소파에 앉았다. 그런데, 그러자마자 ○○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 갈게. 그러면서 현관 쪽으로 가는 ○○을 당황해서 경수가 붙잡았다. 어?

 

  " 갈거야? "

  " 피곤해. "

  " 내일 출근 늦게하는 날이잖아. 쉬다가. "

  " 집에 가서 쉴래. "

  " 갈거야? "

  " 응, 갈거, "

 

살짝 짜증섞인 느낌으로 고개를 돌렸던 ○○의 말은 막혀버리고 말았다. 살짝 고개를 틀어 저에게로 입을 맞춰오는 경수 때문이었다. 살짝 맞물린 입술은, ○○이 당황한 사이에 한 번 더 파고들었다. 천천히, 천천히 경수가 ○○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이내 아까보단 다급한 느낌으로 입술이 여러번 다른 각도로 맞물리고 맞물리기를 반복했다. 경수의 손이 ○○의 얼굴을 살며시 감쌌다가 어깨로 내렸다. 그리고 ○○은 그 손이 어깨에 가하는 힘 때문에, 자신이 점차 다른 곳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느꼈다. 현관 쪽에서 다시 거실로 몸이 틀어졌고, 또 다시 다른 방 안 쪽으로 자신이 밀려나고 있음을 알아차린 ○○은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양 손으로 경수를 살짝 밀어냈다. 이러면 안돼. 자신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존재를 느끼고 있는 ○○이 생각했다. 평소와 다른 반응에 경수의 몸이 작은 힘에도 떨어졌다. 입술이 떨어졌고, 경수는 ○○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하지마, 나 피곤해. "

  " 아…, "

 

둘 사이에 돌고있는 어색한 기류. ○○은 그 분위기를 감지하고 수습하듯 덧붙여 경수를 보며 말했다.

 

  " 나 감기 걸렸나봐. 오늘 몸이 영 아니네. "

  " 아, 감기 걸렸어? 괜찮아? "

  " 응, 그냥 좀 그래. "

 

경수는 당황해했던 것도 잠시, 바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띠고는 ○○을 봤다. 그리고 손을 올려 ○○의 이마를 살짝 만졌다.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제 이마를 ○○의 이마 위에 얹어둔다. 야, 뭐해. ○○이 당황해 말하자, 경수가 이마를 떼면서 말한다. 너 열난다. 이번에는 ○○이 살짝 표정을 찌푸렸다. 열? 그러다가 생각해냈다. 원래 임신 증상 중에 감기기운과 미열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아, 그래서 열이 있겠구나.

 

  " 집에 감기약 있어. 먹고 가. "

  " 아니야, 됐어. "

  " 먹고 가래도. "

  " 안 먹는다니까! …그냥, 집에가서 쉬면 나을거야. "

 

경수는 알아차렸다. ○○의 목소리가 한순간 날카로워졌음을. ○○은 경수의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까지 경수는 자신의 눈에 담고있었다.

○○은 약을 먹을 수가 없었다. 이게 감기 증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임신 중에 약은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감기약이라니. 말도 안된다. 그 모든 것에 예민해진 ○○이 한순간 날카로운 목소리로 답했던 것이다. 안 먹는다니까!

그리고 경수는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뭔가 이상한 날이라고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 하. 들리지 않을 정도의 한숨을 짧게 내뱉고 경수가 상황을 정리해보고자 했다. 정작 필요한 것은 갑자기 엉망이 되기 시작한 자신의 머릿속이었음에도.

 

  " 알겠어, 기다려. 차로 데려다 줄게. "

  " …혼자 갈게, 경수야. 오늘은, 그러고 싶어. "

 

○○의 머릿속도 엉망이었다. 자신의 감정도, 자신의 생각도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저 예민한 반응만 즉각적으로 내보일 뿐, 자신도 자신이 왜 이런지 알 수 없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생각이, 옆에 경수가 있다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 그래서 ○○은 혼자 가고 싶었다. 자신의 간절함을 담아 이야기했다. 오늘은 혼자가고 싶다고. ○○의 태도를 분명하게 느낀 경수는 일단 마음을 다 잡았다. 그리고 나즈막하게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해. 그리고 ○○을 밖에 보내고 난 후, 텅 비어버린 자신의 오피스텔을 둘러보면서 경수는 분명히 느꼈다.

 

  ○○에게 무슨 일이 있다. 아니 적어도 우리 사이에 어쩌면 우리 감정에 무슨 일이 생겼다.

 

지하철에 탄 ○○은 구석에 있는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임산부를 봤다. 그 모습을 보다가, 또 한 번 자신의 배를 쓸어내렸다. 머지 않은 일 같았다. 오늘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보고 정리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 안에서 ○○은 문득 깨달았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나는 이 아이를 낳을 생각이다. 그것만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확실했던 것이었다.

 

 

*

 

 

 축하합니다, 임신 4주네요.

 

알고 있었던 것을 다시 들은 기분이었다. 한 가지 새로 알게된 것은 4주라는 것. 임신 4주면 태아가 사과씨 정도의 크기가 돼요. ○○의 뱃속에 사과씨 크기만한 아이가 있다. 또 다시 ○○은 배를 어루만졌다. 10년 전의 ○○은 사과씨보다 큰 아이를 뱃속에서 지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죄책감이었다. 그 때가 어렸다고 해도, 힘든 일이 많았다고 해도, 지금은 시간이 꽤 오래 지나고,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고는 해도. 그래도, ○○은 아이를 지웠다. 그 생명을 지웠다. 이건 악몽같은 것이 아니다. 그건 고스란히 죄책감으로 돌아왔다. 그 때의 상황들은 악몽이었지만, 그 마음 만큼은 악몽이 아니다. 미안함이다.

그리고 산부인과에서 나오면서, ○○은 익숙한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그 미안함의 감정을 느끼는 또 다른 사람. ○○은 그곳에서 백현을 마주치면서, 이게 참 얼마나 드라마틱한 상황일까, 생각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려던 백현이 ○○의 놀란 표정에 잠시 멈칫, 그리고 자신이 있는 곳이 병원이라는 것에 멈칫, 마지막으로 ○○이 나온 곳이 산부인과 쪽이라는 것에 또 멈칫한 것이다.

 

두 사람은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있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쉽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백현도 그 상황에 순간적으로 직감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쉽게 입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도 마찬가지일 것이니라. 그래서 백현이 먼저 물어본 것이었다. 침울한 표정으로, 어쩌지 못하고 있는 ○○에게.

 

  " ○○아. "

  " ……. "

  " 괜찮으니까, 뭔가 털어놓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봐. "

 

어려운 자리였다. ○○에게도, 백현에게도.

 

두 사람이 과거의 모든 것을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둔다고는 했지만, 그 것은 어쨌든 남아있는 기억이었다. 깊숙하게 묻어두고 굳이 꺼내려들지 않았지만, 두 사람에게 없었던 일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변백현은 ○○○을 사랑했고, ○○○은 변백현을 좋아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있었다. 태어나지도 못하고, 누군가는 그 존재를 알지도 못하고, 차가운 철금속에 의해 사라진 어떤 생명이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괜찮다고, 이제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편한 사이처럼 잘 지내고는 있었지만. 이 것은 사실 위태로운 관계였다. 두 사람이 애써 외면했을 뿐. 그 두사람에게도, 남들이 보기에도. 어렵고 위태로운 사이였다.

 

  " ○○아, 아까 너랑 내가 만났던 곳이랑 무슨 관련이 있는거지? "

  " 오빠, …죄송해요, …미안해요. 오빠한테도, 우리 아이한테도. "

 

그런 사과라면 이미 19세의 ○○에게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무게는 시간이 지나도 똑같았다. 우리는 이제 괜찮다고 했지만, 그것은 여전히 묵직한 것이었다. 너에게도, 나에게도. 여전히 '우리'아이라고 표현해주는 ○○의 말에 백현은 가슴 한 쪽이 욱씬거리는 기분이었다.

○○은, ○○이기 때문에 알았다.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 못지않게 백현에게도 미안함을. 왜냐하면 백현도 그 아이의 부모가 아니었던가. 비록 태어나지 못했지만, 없어진 이후에 그 존재를 알았지만. 그러니까, 백현도 비슷했던 것이다. ○○과 같은 미안함을, 안타까움을 백현도 느끼고 있을것이다. 그래서 ○○은, ○○이기 때문에 백현을 알았다는 것이다. 

 

  " 경수는 알고 있어? "

  " 아직, 말 못했어요. "

  " …정확히는, 네가 말할지 말지를 결정 못했다는 것 같은데. "

  " 잘 모르겠어요. "

 

백현은 알았다. ○○이 아이를 가졌구나, 경수의 아이를.

 

10년 전에도 경수는 ○○을 좋아했다고 말했었지. 그때, ○○한테서 내 아이를 가졌다고 들었을 때. 경수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 비슷한 심정이었을까.

 

 

*

 

 

  " 이번 독일 프로젝트 못 들어갔다고 이렇게 기운이 없는거야? 힘내, 아직 앞길이 창창하면서. "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

 

입사동기인 준면이 경수의 어깨를 탁탁 쳤다. 경수는 하고 싶었다던 독일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실망스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이 아프면, 더 통증을 많이 느끼는 것에 신경을 세우기 마련이다. 경수는 독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어제 ○○과 있었던 일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돌이켜봤다. 혹시 실수를 한 게 있거나, 잘못을 했는지 보려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뿐 아니라 전 날 한 통화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찾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평소와 비슷한 행동이었으므로. 그렇다는 건 ○○에게 무슨 일이 있다는 말이 됐다. 그런데, 그 걸 경수에게 말하지 않는다. 힘든 일, 화나는 일이 있으면 예전에 친구였을 때도 그랬듯이 조잘조잘 그 불만을 털어놨을텐데.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 둘 사이에 있는걸까?

 

  " 왜, 무슨 일인데. "

  " 여자친구 때문에. "

  " 여자친구? 왜. "

  " 뭔가 사람이 바꼈어. "

 

준면이 이야기를 듣다가, 다시 경수를 보면서 말했다.

 

  "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했었지? 2년인가? "

  " 3년. "

  " 둘이 또 아는 사이라고 했었지 않아? "

  " 소꿉친구. "

 

그러자, 준면이 경수의 등을 살짝 내려치면서 말했다. 야, 그럼 말 다했네. 경수가 쓰라린 등에 눈을 찌푸리면서 준면을 쳐다봤다. 뭘, 말을 다해?

 

  " 권태기네. "

  " 권태기? "

  " 소꿉친구에, 만난지 3년에, 태도 변했다면 딱이지. "

  " 권태기가 이렇게 갑자기 찾아와? "

  " 원래 권태기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수 있는거야. 게다가 소꿉친구라며. "

 

경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리고 심각해졌다. 권태기라니. 우리 사이에? 설마 우리 사이에도 권태기라는 게 왔다고? 나는, 나는 아닌데. ○○이가 권태기를 느끼는 거라고?

이 갑작스러운 위기에 경수는 어찌해야할지 혼란스러워졌다. 그냥, 이 사이에 위기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안하고 지냈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길바랐다. 그렇다면 그건 바로잡고, 사과하고 어떻게 잘 해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권태기라니.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나는 아직도 네가 정말정말 좋은데. 생각도 해 본 적 없는데 그런 단어는.

 

 

*

 

 

10시 문을 닫을 시간쯤이 되서 경수가 카페에 찾아왔다. ○○은 혼자 정리를 끝내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왜냐하면 오늘은 경수와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아니 그 전에 앞서 약속이 있었다고해도 취소했을 것이다. ○○은 백현과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경수가 들어온 것이었다. ○○은 당황했다. 웬일이야. 카페 안에 두 사람만 남으면 분위기가 다정다감하고 따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전 날 헤어졌을 때 느꼈던 어색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에 다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경수가 일단 옆에 자리에 앉았다.

 

  " 경수야, 나 약속있어. "

  " 누구랑? "

  " 무슨 일인데, 갑자기 연락도 없이. "

  " 연락도 없이오면 안되는 사이야, 우리가? "

  " 왜 그래, 너. "

  " 할 말 있어서 왔어. "

 

그리고 맞은편에 앉으라는 듯 경수가 눈짓했다. 하. ○○이 짧게 한숨을 쉬고 그 맞은 편에 앉았다. ○○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결심 이외는 아직 아무것도 정리된 것이 없었다. 눈 앞에 있는 경수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하는지도, 말아야하는지도 결정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이므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있던 ○○에게, 갑작스레 날아든 일이었으므로. 10년전 자신처럼.

 

  " 너, 무슨 일 있지. "

 

경수의 말을 듣자마자, ○○은 숨이 탁 막히는 기분이었다. 어째서 백현도, 경수도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잘 아는 걸까. 어쩜 이렇게 한 번에 자신의 변화를 눈치채고 물어올 수 있는걸까. 너에게 무슨일이 있냐고.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긴 것이냐고.

하지만 백현보다는 경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었으므로, ○○은 그 질문에 쉽사리 긍정할 수 없었다. 또 조심스러웠고, 더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택한 것이 부정이었다.

 

  " 아니, 무슨 일은. 아무 일도 없어. "

 

○○의 대답을 들은 경수는 좌절했다. 차라리 무슨 일이 있다고 말해주길 바랐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낮에 준면과 했던 대화로 자신의 생각이 흐를 수 밖에 없었으므로. 경수가 ○○을 쳐다보았다. ○○은 경수를 보고있지 않았다. 마치 보기 싫다는 듯, 볼 수 없다는 듯 테이블 아래 쪽만 보고있었다. 둘 사이에 흐르는 냉랭한 기운. 아, 진짜인가보다. 경수가 헛웃음을 흘렸다. 하. 한숨과 비슷한 웃음이었다. 자조적인 미소가 입가에 떠있었다. 그래서, 경수는 표정을 굳히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 나 독일 가. "

  " 뭐? "

  " 독일 프로젝트, 그래서 독일 간다고. "

 

거짓말이었다. 독일 프로젝트에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태연하게 경수는 말했다. 나 독일 간다.

그제야 ○○의 시선이 당황스러움을 담고 경수에게로 닿았다. 두 사람의 눈이 이제야 제대로 마주쳤다. 일단 ○○은 고민했다. 경수가 그렇게 하고 싶어했던 프로젝트였다. 그렇다면 축하를 해줘야하나. 독일에 갈 수도 있다는 말을 예전에 몇번 하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자신은 독일에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되더라도 한국에 남아서 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해서 생각하지도 않은 문제였다. 그런데, 독일에 간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 시점에, 이 시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도경수는 ○○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 떠나. 라고.

 

  " 독일 간다는 말은 없었잖아. "

  " 이번 프로젝트 다 독일 행이래. 나도 오늘 알았어. "

  " …그래서? "

  " 뭐? "

 

두 사람의 표정이 모두 냉랭하게 굳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다른 해석으로.

 

  " 네가 지금 나한테 할 말이야 그게? "

  " ○○○. "

  " 축하한다, 도경수. "

  " 뭐? "

 

경수는 혹시나 했다. 정말 권태기라는 것이 찾아왔다면. ○○이 자신의 부재를 실감하게 된다면, 다시 이 관계를 돌아보지 않을까. 자신에 대해서, 그 부재에 대해서 고민해주지 않을까. 그런데 돌아오는 말은 냉랭하게 '축하한다'는 표현이었다. 축하, 축하라니. 내가 없어져도, 축하라니.

 

  " 너는 지금 그게 나한테 할 말이야? "

  "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는데, 그럼 안 축하한다고 말해? "

  " ○○○, 너 진짜, "

  " 너야말로, 그게 나한테 할 소리야? "

  " 네가 바라는 말이 뭔데, 도대체. 뭐, '우리 헤어져' 같은 말이라도 바라, 지금? "

 

갑작스러운 말에, 순간 ○○도 경수도 멈칫했다. '우리 헤어져'라니. ○○은 그 말을 잘못들은 것이길 바랐고, 경수도 그 말을 잘못말한 것이길 바랐다.

○○은 잘 알고 있다. 경수가 얼마나 그 프로젝트에 들어가고 싶어했는지. 자신의 앞에서 털어놓은 고민도, 풀이 죽어있던 이유도 요 근래는 다 그것때문이 아니었던가. 무슨 말을 해야하는거지. 아직 무슨 말도 못꺼내고, 고민하고, 혼자 괴로워하는 나한테 기껏하는 말이. '나 떠나'라니. 네가 얼마나 그 일을 하고싶어했는지 내가 아는데.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야할까. 아니, 너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게 나한테 할 말이야?

 

두 사람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급속도로 번졌다. 그 때, 짤랑- 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파고 들었다.

 

  " ○○아. "

 

그리고 그 목소리는 경수도, ○○도 잘 아는 목소리였다. 백현의 목소리. 그리고 그 때 경수는 알아차렸다. 아, 오늘 약속이 백현을 만나는 것이었구나. 이 늦은 시간에.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까 누구를 만나냐고 물었을 때, ○○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건 무슨 의미일까. 싸우던 상황에, 그런 생각까지 겹쳐지자 경수는 이 자리에 있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을 지나치고, 저를 알아보는 백현을 지나쳐 밖으로 나가버렸다. 하지만, 경수는 중요한 것을 잊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나온 말이 '우리 헤어져'였음을.

 

백현이 이 수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윗니로 아랫 입술을 물고, 두 눈으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백현은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 손으로 ○○의 머리를 잡아 제 품으로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다. ○○은 그 품에 얼굴을 묻고, 마음 편하게 울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고민을, 경수와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감을 울음과 쏟아냈다.

왜냐하면, 백현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저를 감쌌던, 그 친절한 반짝반짝 작은 별이었으므로.

 

 

*

 

 

그날 밤은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그래서 며칠 뒤 백현과 ○○의 스케쥴이 맞는 날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이 그 날이었다. 그 사이에 경수에게서는 연락이 없었고, 자신도 경수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이건 무슨 싸움일까. 헤어진걸까. 안그래도 복잡한 ○○의 머릿속에 또 다른 고민이 찾아들었다. 오늘은 6시에 마치는 날. 일단은 백현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옷을 갈아입었다. 나오는 ○○을 보며 사장이 물었다. 며칠동안 지켜봤는데, ○○의 상태가 전 보다 안 좋아보였음을 사장도 알고있었다.

 

  " 경수한테 아직도 말 못했어? "

  " 네. "

  " ○○아, 너 아이 낳을거잖아. 낙태할 생각같은거 없잖아. "

  " 낳을거에요, 당연히. "

  " 그런데, 뭐가 문제야. "

 

사장을 통해 그 이름을 들으니, ○○은 정말로 경수가 보고싶어졌다. 뭐가, 문제일까. ○○도 알 수 없었다. 그 날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어지러운 상태였다. ○○은 그래서 사장을보면서 살짝 미소짓고는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백현의 회사 근처 다른 카페로 향했다. 약속장소였다. 그리고 백현은 먼저 나와있었다.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두 사람은 따뜻한 음료를 시키고,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일단 가볍게 이야기했다. 그러고 있다가 잠시의 침묵이 찾아왔고, 백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 경수는 만났어? "

 

○○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 왜 말 못하고 있는거야? 낳을거잖아. "

  " 낳을거에요. "

 

○○은 그렇게 말하고, 순간 아차 싶었다. 낳을거에요, 라고 확고하게 말하는 자신이 지금 백현 앞에 있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백현은 그런 ○○의 모습에 미소짓고 있을 뿐이었다. ○○은 그 미소를 보고 마음을 정리했다. 그냥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다니고 있는 말을 백현에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경수가 독일에 발령이 났어요. "

  " 독일? "

  " 그 날 그 얘기를 하다가 싸웠어요. 아직 아무것도 정리된게 없는데, 나한테 떠난다고 말하니까. "

  " 경수가 떠난다고 했다고? "

  " 독일 간다고 말했어요. 근데 그 순간 내가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는거에요. 왜냐하면, 나는 경수가 이 일을 얼마나 하고 싶어했는지 아니까. 그 애가 독일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나는 아니까. 그 어떤 말도 해줄 수가 없는거에요. 그러면서도 서운하고 화가나고. 나는 이런 고민으로 힘들어하는데, 경수는 그렇게 말하니까. "

  " ○○아. "

  " 그래서 싸우면서 축하한다고 말했더니, 그게 할 말이냐고. 서로 그런 말을 하면서 싸웠어요. 너야말로 그게 할 말이냐고. 그러니까, 경수가 네가 바라는 게 그럼 헤어지자는 말이냐고. 그렇게 나가서는 아직까지도 연락 한 번 없어요. 오빠, 사실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

 

○○이 서글피 웃었다. 백현이 진지한 표정으로 ○○을 바라봤다.

사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상한 것이었다. 이런 것을 터놓고, 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관계였다. 하지만 아무튼 가능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에게는 상대가 백현이고, 백현에게는 상대가 ○○이기 때문에.

 

  " 경수한테 솔직히 말하는 게, 왜 어려운 거였어? "

  "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나, 사실은 아직 결혼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거든요. 경수도 과연 그런걸까. 얘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그냥, 결혼이라는 것이. 먼 이야기 처럼 느껴졌어요. 정말로, 내 인생을, 내 모든 과거들을 걔한테 다 맡기는 거잖아요. "

  " 다 맡긴다,라. "

  " 그 애는 언제나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책임지려고 했으니까. "

  " ○○아, 왜 경수한테 네 짐을 맡겨놓는다는 식으로 말해. "

  " 네? "

  " 경수는 널 사랑하지? 내가 보기에 헤어지자는 말은 욱해서 나온 것 같고, "

 

경수는 널 사랑하지? 백현의 질문에서 ○○은 생각했다. 경수는 날 사랑할까? 그동안의 모습을 돌이켜봤다, 최근에 싸운 일 그 바로 직전에 경수가 어떤 모습이었더라. 어떤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을 뿐. 사실 ○○은 경수의 마음을 의심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모습을 보면서 백현이 다시 미소지었다.

 

  " 너도 경수를 사랑하잖아. 그런데, 뭐가 문제야. 크게 어렵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야, 이건. "

  " 오빠. "

  " 그리고 잠시 그걸 떠나서, 이건 경수랑 네 문제잖아. 너희 두 사람의 아이고. 그렇다면, 경수한테는 무조건 말해야한다는 게 정답아닐까? 너도, 나도, 그건 알잖아. "

 

○○이 백현에게 그 예전에 미안하다고 했던 것은, 그 아이의 존재를 알려주지도 못하고 제 마음대로 결정해버렸다는 것이었다. ○○은 그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은 백현의 말에서 그날의 무게와 함께 자신의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일단 경수에게 사실을 고백해야한다는 것은 확실했다. ○○이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백현이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경수가 사실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는거지? 그 것부터 시작하면 돼. "

  " 네? "

  " ○○아, 내가 오래전에 후회하는 일이 있어. "

  " 후회하는 일이요? "

  " 그때 네 옆에 있어주지 못했던 것. "

  " 아…. "

  " 그 때 너는 유학 가 있는 나에게 걱정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연락하지 않은거지. "

  " …네. "

 

그래, 그랬겠지. 백현의 웃음이 부드러웠다.

 

오래전 ○○을 향해있었던 자신의 감정. ○○을 좋아하고, 걱정하고, 위로하고 싶었던 저의 소중한 마음들. 백현은 오래전 기억과 그 감정을,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어떤 마음을 돌이켜봤다. 그리고 다시 ○○을 보면서 말했다.

 

  " 하지만 네가 그때 나에게 연락했다면, 난 그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라도 네 곁으로 왔을거야. 그게 내가 했을 결정이야. 내가 바라던 일이었을거고. "

  " 백현 오빠. "

  " 그러니까, 여기서는 네가 솔직하게 붙잡고 말해. 네 옆에 있어달라고. 떠나지말라고. "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은 떠올렸다.

 

  - " 그리고 나였으면, 널 두고 어디를 떠나던가 하지는 않지. "

 

19세의 경수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말을.

 

  - " 그럼 넌 누구에게 네 일들을, 인생을 맡기고, 믿으며 함께 살건데. …나한테는 그게 왜, 힘든데? "

 

3년 전 경수가 다시 고백하면서 제게 했던 말들을.

 

19세의 ○○이 가난한 동네와 모든 것을 떠난 이후, 백현도 자신의 삶을 찾아갔다. 제가 관심있던 사람과 저를 좋아하는 사람과 가볍게 무겁게 연애도 하면서. 한국 땅을 밟으면서도 사실 너를 생각했었다. 잘 지내고 있을까. 다른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다른 일에 바쁠 때에도, ○○은 그런 존재였다.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떠올리지 않아도 마음 한 구석에 저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어떤 섬 같은 것. 그런 백현에게 5년이 지난후 ○○이 연락해왔던 것이다. 서로 각자 다른 연애를 하면서, 이전의 모든 것을 잊고 편하게 지내는 그 순간에도. 사실은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너에 대한 그 미련의 감정이 남아있었다. 경수를 좋아한다는 너의 고백에도, 경수와 연애를 하는 너의 모습을 볼 때에도. 모든 것이 정리된 줄 알았지만 백현은 이제야 깨닫는다.

 

그 마음을 정리해야하는 순간이, 그 분명한 순간이 지금에야 찾아왔음을. 그건 남자가 가지고 있는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었다.

 

  " ○○아,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은 백현의 그런 자세한 감정까지는 모른다. 하지만 어렴풋 느끼고 있다. 그게 사랑인지는 모르지만, 저를 향한 백현의 애틋한 마음을. 소중한 감정을. 백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별이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기쁜 일이 있을 때, 늘 위로해주고 기뻐해주는 그 작은 별. 그리고 이번에도 그 작은 별을 통해서 깨닫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경수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과,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비로소 모든 것이 정리되고 있는 기분이었다. 사실 답은 나와있었다. 다만 그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맸을뿐. 그걸, 백현이 찾아준 것이었다. ○○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백현을 봤다.

 

  " 오빠, 나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우리 아이한테요. "

  " 그건 경수랑 이야기 한 번 잘해서, "

  " 오빠랑 제 아이요. "

  " 어? "

  " 비록 제 잘못된 선택 때문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떠났지만. 지금은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을 잘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우리 아이였잖아요. …그래도 내가 엄마였잖아요. 우리가 부모였잖아요. "

 

백현이 멍하게 있다가, 미소 지었다. 그래, 그렇지. 우리에게도 아이가 있었어. 네가 엄마였고, 내가 아빠였던. 우리가 부모였던, 우리 사이에도 분명 예쁜 아이가 있었지.

 

  " 뭐라고 짓고 싶은데? "

  " …별이요, 별. "

  " 별이라, 별. 예쁘다. "

  " 그 아이, 분명히 오빠를 닮았을거에요. "

 

왜냐하면 '별'이니까. 반짝반짝 빛나는 백현을 닮은 '별'이니까.

 

  " 잊지말고 같이 기억해요. 아무렇지 않게 예전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우리 기억해요. 별이 있었다고. "

 

두 사람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만나는 순간마다 아름다웠다. 그 두 사람 각자가 아름답기도 했고, 만나는 그 순간이 아름다웠다.

별이 빛나는 밤에. 반짝반짝 우리 '별'이 빛나는 밤에 두 사람은 언제나 아름다웠다.

 

 

*

 

 

경수는 생각이 복잡했다. ○○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자신도 ○○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무심코 뱉어낸 말을 후회했다. 헤어지자는 말이라니. 그런데도 두려웠던 것이었다. 그 이후에 ○○이 연락이 없으니. 정말로 우리 사이에 권태기가 찾아왔고, ○○이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을까봐. 다시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하면, 그게 사실이 될까봐 두려웠다. 왜냐하면 경수는 아직도 ○○을 많이 좋아하고 있으므로. 헤어진다는 가정 같은 것은 하고싶지 않았으므로. 그럼에도, ○○이 보고싶었다. 그 날 이후에 매일매일, 매 순간 마다 생각이 났다. 자신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밥을 먹는지, 잠을 자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몰랐다. 늘 네가 보고싶었다. 생각을 하는 이 순간에도 네가 보고싶다, ○○○. 그래서, 오늘은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회사 밖으로 나와 차를 찾았다. 그러다가 경수가 멈칫했다. 회사 앞에 서 있는 ○○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리고 있던 ○○이 다시 고개를 돌려, 경수를 발견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경수는 복잡한 감정에 지배당했다. 기쁘면서도 두려운 감정. 보고싶었던 ○○이 눈 앞에 있어서 정말 기뻤고, ○○이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두려웠다. 그래서 멍하게 서있는 경수를 향해 ○○이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 경수야, 얘기 좀 하자. "

 

마땅히 이야기 할 만한 장소와 분위기를 찾지못해서 일단은 함께 경수의 차에 탔다. 사람이 별로 없는 공원 쪽으로 가 차를 세울때까지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릿 속엔 두 사람 다 많은 생각과 말들이 엉켜있으면서 풀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차에서 이야기를 할까 싶었는데, ○○이 먼저 내렸다. 경수도 그 모습을 보고 따라내렸다. ○○이 먼저 앞서 걸었다, 경수는 그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 걸었다. 마음 같아선 그 뒷모습을 꽉 껴안고 말하고 싶었다. 보고싶었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중에 ○○이 벤치 하나를 발견하고 앉았다. 경수도 어색하게 그 옆에 따라 앉았다. 서로를 마주하지 못하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온기 같은 것을 느꼈다. 

 

  " 너 정말 독일 가? "

  " …어. "

 

이 분위기에서는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할 수 없었다. 경수는 어정쩡하게 그렇다고 답했다. ○○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구나.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 헤어지자는 말 진심이야? "

  " 아니야, 절대로. "

 

이번에는 ○○의 말이 끝나자마자 경수의 대답이 바로 확고하게 돌아왔다. 그 모습에 ○○이 살짝 웃었다. 그 확고함에 믿음이 갔다. 

 

  " 독일가면, 얼마나 걸리는데? "

  " 2년. "

 

경수는 갈 일 없는 프로젝트였지만, 이야기에 따르면 2년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우선은 2년이라고 답했다. 2년이라, 그 시간이 진짜가 된다면 그건 우리에게 어떤 2년이 될까. ○○은 경수의 대답을 듣고 되말해보았다. 2년이라, 2년. 너무, 길었다. 하긴 프로젝트 이야기 들을 때 부터 단기간에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 지금 어떻게 자신이 반응해야하고 말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왜, 이런 표현에 자신은 솔직하지 못했을까.

 

  " …안 가면 안돼? "

  " …어? "

  " 아니야, 그냥 가지마. 가지말고 나랑 같이 있어줘. 이거 네 의견 물어보는 거 아니야. 부탁이야. "

  " 너, "

  " 경수야, 나 …임신했어. "

 

어? …뭐라고? 경수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 엄청난 말이 그리고 그 안에 폭탄이 쏟아지듯 파고들어왔다. 나 임신했어, 경수야. 그리고 바로 그 멍한 표정으로 경수가 ○○을 바라봤다. 진심을 담은 그 눈이, 자신이 바라보기 좋아했던 그 두 눈이 경수 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날 이상했던 ○○의 행동들과 상황이 한 순간에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수는 ○○의 손을 꼭 잡고는 말했다. 

 

  " 고마워. "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19세의 어느 날, 죽음 끝에 갔다 돌아왔던 ○○에게 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 때는 19세의 소년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크고 벅찬 감정에 그렇게 고맙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때 같은 벅찬 마음이 느껴졌던 것이다. 담을 것이 더 많아진 그의 마음에, 또 넘쳐날 것만 같은 그 벅찬 고마움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런 경수를 보면서 ○○이 살며시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도, 고마워. 

 

그리고 가볍게 두 사람의 입술이 맞물렸다. 고마운 마음 아래에서.

 

 

*

 

 

 며칠이 지나고 모처럼 찾아온 휴일이었다. 그 날 낮에 갑작스럽게 경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 조금 있다가 너희 집 앞에 갈거야. 그 말에 ○○이 당황했다. 뭐라고? 너 회사는? 그러더니 해맑은 목소리로 오늘 안간다고 다 사전에 해결하고 왔어, 라고 답이 돌아왔다. 무슨 일이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데리러 온다고 하니, 우선은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를 하고 연락이 와서 나갔더니, 경수가 차 안에서 ○○을 반기고 있었다. 차에 탑승하자마자, 경수는 ○○에게 말도 않고 어디론가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 어디 가는 것이냐 물어도 경수는 웃기만 했다. 그리고 도착해서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곳은 납골당이었다. 정확히는, ○○의 어머니 앞. 아. 경수가 장식되어있는 꽃도 바꿔두고, 갑자기 절을 하기 시작했다. ○○은 그 모습을 멍하게 지켜봤다. 오늘 회사도 안갔다던 경수가, 왜 이렇게 잘 차려 입고왔는지 이해가 됐다. 절을 끝내고 예의바르게 서있던 경수가 ○○의 어머니 사진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 아주머니, 저희 왔어요. 자주 못와서 죄송해요. 오늘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놀라셨죠. 저 말씀드릴게 있어서, ○○이랑 같이 왔어요. "

 

오늘따라 도경수가 더 듬직해보였다. 이렇게 또박또박, 예쁘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이었었나. ○○이 그 모습을 보면서 미소지었다.

 

  " 이제부터 장모님이라 말씀드리려고 왔어요. 장모님, 저 ○○이랑 우리 아이 잘 보살피겠습니다. 예쁜 따님 저한테 맡겨주세요. "

  " …엄마, 저 제 인생 잘 살아가고 있어요. 우리, 예쁘게 살게요. 같이 잘 살게요. 엄마가 경수같이 좋은 애들 많이 만나라면서요. "

 

장모님이 그러셨어? 하고 경수가 ○○을 보면서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어우, 능글맞아 답하면서 같이 웃었다. 오늘 따라 도경수가 왜 이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차를 타고 집으로 왔더니 , 벌써 저녁이었다. 요즘은 해가 빨리지네. 차에서 내리고,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 아쉬운 날씨라고 경수가 집 근처 벤치 쪽에 앉았다. ○○이 그 옆에 따라 앉았다. 오래 운전하느라 피곤했던지, 경수가 으- 하고 기지개를 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웃으며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 너 오늘 예쁘다, 도경수. "

  " 넌 항상. "

  " 으, 오글거려. "

  " 너 술 못마시게 하는 게 아쉽다. 그 때 아니면 애교 못보는데. 은근 비싼 여자잖아, 너. "

 

경수가 작게 투덜댔다. ○○은 그 모습도 귀여워보였다.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마실 생각도 없지만 마치 술이라도 한 잔 한 듯 기분이 업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취한 느낌 그대로, 부끄러움은 잠시 밀쳐두고 ○○이 경수의 볼에 입맞췄다. 당황한 경수가 고개를 ○○쪽으로 돌렸고, ○○은 눈웃음 환하게 지으며 말했다.

 

  " 됴경슈, 너무 좋아. 됴, 됴아. "

 

뒤에 보이지 않는 하트 이모티콘이 붙어있을 것만 같았다. 갑작스러운 애교에 경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아…. 어찌하지 못하는 경수의 고뇌의 소리가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이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얼굴을 감추던 경수가 다시 고개를 돌려, 양 손으로 ○○의 볼을 감싸쥐고 입을 맞춰왔다. 짧은 키스 후에, ○○이 살며시 눈을 뜨고 가만히 경수를 바라봤다. 그 때, 경수가 뭘 꺼내더니 ○○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이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이 상황을 파악했다. 경수가 진지한 얼굴로 ○○을 보며 입을열었다.

 

  " 우리 결혼하자. 행복하게 해줄게. "

  " …독일 안 가는거 확실하면. "

  " 그거 거짓말이라니까. 안 가. "

  " 거짓말한 벌이야. 쉽게 안 믿을거야, 너. "

  " 그리고, 진짜였다고 해도 난 안 가. 너 두고 어떻게 가. 독일 가야한다는 거 결정되자마자 포기했을거야. "

  " 오늘 도경수, 진짜 예쁘네. "

  " 그리고 한 가지 더. "

  " 또 뭐? "

  " 나 우리 사이에 아이 생겼다고, 급하게 너한테 반지끼우고 결혼하자는 거 아니야. "

 

장난스럽게 경수를 바라보던 ○○의 눈길도 진지해졌다. 경수의 말은 아까부터 지금까지 쭉 진지했다.

 

  " 아이가 없었어도, 난 너야. "

 

진지한 경수를 바라보면서 ○○의 눈이 휘어졌다, 입가의 미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너라서 다행이다, 경수야.

 

  " 사랑해, 도경수. "

 

경수 역시 ○○을 마주보며 웃었다. 그리고 ○○의 어깨를 감싸쥐고, 그 고개를 제 어깨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 말한다.

 

  " 사랑해, 아주 많이…. "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 두 사람은 같이 하늘을 봤다. 도시의 하늘은 맑지 않다. 빛 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저 어두운 공기와 구름에 가려졌다. 그럼에도 이제는 알고있다. 저 너머에는 수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을 것이라고.

 

그 곳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의 작은 별도 있고, 우리 '별'도 있다, 그리고 너와 내가 함께 있다.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에. 너와 내가, 우리가, 그들이, 모두가 빛나는 그 밤에.

 

별이 빛나는 밤에.

 

 

 

 

 

 

 

안녕하세요, 꼬밍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번외를 가지고 왔어요.

 

암호닉은 언제나 신청 받습니다,

그리고 댓글은 언제나 열심히 읽고 정말 늘늘 감사드리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답글 달아드리지 못하는 점이 늘 안타깝고 죄송할 따름이에요.

 

저 같은게 메일링이라니, 생각도 해본적 없었는데

댓글보고 당연히 해드려야죠! 생각했어요.

 

별이 빛나는 밤에 上 中 下 + 번외 까지 텍스트 파일 메일링 합니다!

원하는 분은 메일주소 남겨주세요.

(시간 나면 틈틈이 보내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ㅠ_ㅠ)

 

♥ 암호닉 ♥

롱이 / 여기있나영 / 꽃사탕 / 낑깡 / 꿀징
진리 / 라퓨타 / 뀨뀨 / 핫바 / 카푸치노 / 비타민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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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제가 왜 이걸.이제.봣을까요.....대박.....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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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저받고싶어요!!!!!!kimsharon83@naver.com이요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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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라퓨타예요!!!!!!!!!!드디어 번외까지 완벽한 끝을맺었군요....!백현이와 ㅇㅇ의 이야기 경수와 ㅇㅇ의 이야기.....많은 일이있었지만 이제는 경수와 영원한 행복을 맞이하기를.....ㅎ......별이도 하늘에서 많이 응원하고있을꺼예요!ㄱ뭔가 시원섭섭하기도하고......텍파들고다니면서 생각날때마다 볼께요ㅎㅎ여운이많이남는글인거같아요 항상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요...♥ㅅ후속작도 기대하겠습니다 메일 남기고 가요...♥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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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제가 왜이제서야 이런 금글을 본거죠ㅠㅠㅠ 정주행하고 왔어요ㅠㅠㅠㅠㅠ 갠소하고싶어요ㅠㅠ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부탁드려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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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우와....글이 참 예뻐요!!!!방금 정주행끝냈는데 가슴이막 몽글몽글하네요..ㅎㅎㅎㅎ예쁜글 가지고 있고 싶네요!codud0703@naver.com으로 부탁드릴게요~잘읽고갑니다!!ㅎㅎ글쓰느라수고하셨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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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언제봐도 최고에요ㅠㅠㅜ꼬밍님 글만 기다렸어요 정말...ㅠㅠㅠㅠ담작품도기다리고있을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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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작가님 글 진짜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챙겨보고 있어요 진짜 짱이에요 짱짱!!! 늘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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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jl9097@naver.com / 글이 되게 몽글몽글하고 좋네요 미리미리 발견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시엔으로 암호닉도 신청하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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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저도 받고싶어요ㅠㅠ문체가 제 취향ㅠㅠ(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으로보내주시면감사하겠습니당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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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카푸치노입니다! 일단 메일부터 적을게요..ㅎ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부탁드려요!
드디어 끝이 났네요.. 저번에는 영화한편 본 기분이었다면 이번에는 몇 주 하는 드라마 본 기분이 드네요.. 항상 생각하는거지만 백현이가 많은 역할을 해 주는것 같아요ㅠㅠㅠ특히 오늘은 빛을 발하는 것 같네요..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ㅋㅋㅋ 어디서 봤는데 정말 여자로서의 감정을 잊지 못하는게 아니라 추억으로 남는다더라구요. 물론 제가 남자가 아니라 모르지만... 백현이가 여주를 참 애틋하게 바라보네요.. 음.. 그때 백현이가 여주 옆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둘이 이어졌을까.. 백현이가 모든걸 다 버리고 여주한테 갔을거라고 말할 정도면 많이 애착이 강한 것 같아요ㅠ 아 애착이라하면 뭔가 물건같은뎈ㅋㅋ.. 아무튼 백현이랑 여주는 만날때마다 아련한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요.. 경수 글이지만 백현이가 눈에 많이 띄는 글..ㅠㅠㅠ 경수랑도 잘돼서 정말 다행이고 좋아요ㅠㅠㅠ역시 과거 일때문에 조금 망설이는건가요ㅠㅠ 임신이라고 나왔을때 경수한테 당연히 말할줄 알았어요. 옛날 일이니까.. 근데..ㅠㅠㅠㅠ 아휴 경수랑 싸우기 전에 여주한테 권태기가 온거 같다고 말한 준면이가 왜이렇게 원망스러운지..ㅋㅋㅋㅋ저만그런가요? 아니 뭐 권태기야 올 수도 있고 그렇게 추측할 수도 있는데..아..ㅠㅠㅠㅠ 그래도.. 결국은 솔직하게 말하고 결혼까지하게 됐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별이라는 이름이 참 예쁘네요 글이랑도 너무 잘 어울리고.. 진짜 머릿속에 잘 남을 것 같아요..ㅠㅠㅠ
작가님 그동안 바쁘신 와중에도 긴 글 연재하시느라 수고하셨고ㅠㅠㅠ 차기작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할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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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핫바/
으아ㅠㅠㅠㅠㅠ 아직 번외도 못읽고 급해서 작가 사담만 읽었어요ㅠㅠㅠ 비회원구독이 지금에서야 풀리는 바람에... 읽으려했더니 유사한 IP에서 구독중인 회원이있다고 안된데서 하루지나고 나서야 댓글 다네요ㅠㅠㅠ 이렇게 메일주소 만 먼저 남기고 작품감상은 이따 학교 다녀와서 하겠습니다 ㅠㅠ 죄송해요ㅠㅠㅠ메일링 감사해요!!♥
sole0530@naver.com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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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바로 감상댓 달겠다고 해놓곤 지금에서야 다네요ㅠㅠㅠ 늦어서 죄송해요ㅠㅠ
항상 모바일로만 읽다가 오랜만에 컴퓨터로 읽었는데 브금이 있었네요!ㅠㅠ 왜 때문에 모바일에서는 안보였던 거죠...?ㅠㅠㅠ 그냥 읽었어도 몰입도가 좋았지만 브금이랑 함께읽으니까 진짜 훨씬 더 좋은것같아요. 브금이 분위기를 돋구는 느낌이랄까요... 무엇보다 브금 선정 능력이 탁월하셔요...ㅎㅎ 번외 브금이 익숙하다 싶더니 바로 'payphone' 이었네요ㅠㅠㅠ 노래만 봐선 전혀 안어울릴것 같은데 진짜 잘어울려요bb
서로 계속 엇갈리다가 5년 동안 연락끊기고 카페에서 다시 만난게 어제 일같은데 글속에선 벌써 3년이나 흐르고 아기까지 가졌네요ㅎㅎ 제가 이 번외만 두번을 읽었는데 첫번째 읽었을 때에는 임신한거 알고 바로 경수한테 말하지 못하고 혼자서 갈등하는거 보고 답은 이미 정해져있는데 왜 저렇게 고민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두번째 백현이 말 다시 읽으니까 왜 그렇게 고민했는지 알거같아요. 과거일도 그렇고...
여러모로 제목이 갖고있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정말 위에 카푸치노님 말씀처럼 이 번외에서는 경수보다는 백현이가 더 눈에 띄네요. 물론 둘다 ○○이에겐 소중한 별이지만요..ㅎㅎ ○○바라기 경수는 ○○이가 조금 바뀐거보고 권태기인가하고 걱정하는거 보니까 진짜 아끼고 사랑하는구나 새삼 느꼈어요. 독자 입장으로서는 저게 저렇게 오해할 일이 아닌데 하고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결말은 행복해져서 다행이에요ㅎㅎ 빙의글인데도 왜 이렇게 부러운거죠ㅠㅠㅠㅠ 꼭 아이 낳고 더더더 행복한 ○○이과 경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꼭 행복한 가정 꾸리고 잘 살거라 믿어요.
번외까지 늦지 않고 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모로 꼬밍님덕에 힐링 많이 하고가요. 전편에서 제가 메일링 요청했던것같은데 댓글 하나하나 다 읽고 계셨군요... 감사합니다ㅠㅠ 저번에 민석이 주인공 요청까지 받아주시고...ㅠㅠㅠ 이쯤되니 꼬밍님의 차기작이 점점 기대되요ㅎㅎ 메일링은 천천히 해주셔도 괜찮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댓글 내용이 좀 두서없더라도 이해해 주세요ㅠㅠㅠ 아직 학생이라 머릿속으로 생각나는데로 적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아요ㅠㅠ 그냥 꼬밍님 글을 많이 좋아한다는것만 알아주세요...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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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ㅠㅠㅠㅠㅠ어휴ㅠㅠㅠㅠ찡하네여ㅠㅠㅠㅠㅠㅠ(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받고싶습니다!! ㅠㅠㅠㅠㅠ정말 잘쓰셨어여ㅠㅠㅠ그리고 백현아 말잘했다ㅠㅠㅠㅠㅠㅠbb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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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재밌게잘읽고가여ㅠㅠㅠ어제일찍자서 너무늦게봤네요ㅜㅜㅜ지금이라도 메일링 부탁드릴게여..♥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입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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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별이 빛나는 밤에 를 통해서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정주행하고왔습니다. 글들이 너무 달달하고 문체가 제가 좋아하는 문체세요ㅠㅠ
암호닉 받으시면 혹시 초코쿠키로 신청해도 될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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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T^T 이젠 오지 않으시는 건가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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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작가님 기다리고있어요 항상 응원합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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