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애를 만나게 된 건 그해 겨울이었어.
유난히 겨울을 좋아했던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홀로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나가 눈이 오는 것을 보며 벤치에 앉아있었어.
다섯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추운 겨울에는 해가 빨리 졌기 때문에 벌써 주위는 어둑어둑해져 있었지.
멀리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 덜컥 겁이나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을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눈처럼 하얗고 자그마한 남자애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어.그 남자아이를 보고 왠지 모르게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고,
그러자 그 남자아이는 내 숨소리를 들은 것인지 멈칫하며 내 쪽을 쳐다봤었어.
"....."
"....."
우리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지.
내가먼저 말이라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그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어.
"안녕..?"
하지만 그 아이는 대답을 하기 싫은 것인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나를 뚫어지라 쳐다보기만 했고 그에 민망해진 나는 번쩍들어올렸던
손을 슬쩍 내리며 땅만 쳐다봤었어.
"이지훈"
갑자기 들린 소리에 놀라서 무슨 소린지 감이 잡히지 않아 얼굴에 물음표를 가득 달고 그 아이를 쳐다보자 그 아이가 입을 열었어.
"내 이름이야 이지훈"
그렇게 우리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어.
알고보니 그 아이는 이번 겨울방학이 지나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했고,몸이 좋지 않아 서울과 멀리 떨어진 우리 마을에 오게 된것이였고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우리 마을에서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이곳밖에 없어 며칠 동안 이 공원에만 왔었다는 것이었어.
아까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에는 눈이 조금 날카롭게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야기를 하고 보니 날카롭기는커녕 둥글둥글한 눈매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리고 지훈이도 겨울을 좋아한다고 말했어.
공통점이 생겨 신이 난 나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고 그러자 지훈이도 방긋 웃으며 함께 좋아해 줬지.그 미소가 너무 예뻤어.
우리는 매일 다섯 시에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날씨가 많이 추운 날에는 지훈이가 우리 집 앞까지 데리러 와주기도 했었지.그렇게 우리는 날마다 즐겁게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면서 점점 더 친해졌었지.
겨울방학의 끝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가기 전날 네가 준 손수건과 여러 장의 편지를 보며 나는 아이처럼 울었고 그런 나를 보며 너도 코가 빨개진 채 우는 나를 달래느라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너의 모습 때문에 눈물이 더 났던 것 같기도 해.
지훈아 너는 몰랐겠지만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너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네가 너무 좋았어.
하지만 겨울방학이 지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서울로 돌아가야 하니까
아무런말도 못하겠더라.혹시라도 내가 짐이 될까 봐서.지금은 몸 건강히 있지?나는 그게 제일 걱정돼.
네가 몸이 좋지 않아서 온 게 제일 신경 쓰였고,지금도 제일 신경 쓰여.
서울 그 큰 도시는 여기보다 좋겠지? 여기보다 더 좋았으면 좋겠어.여기에서 있었던 일 다 잊어버리고 거기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내 겨울 같은 소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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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글잡담에 정식으로 글을 쓰는게 처음이라라서 아직 많이 서툴러요ㅠㅠ 다음에 올때는 글쓰는 연습 더 많이해서 오도록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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