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국의 황자, 박지민
시간을 달려서
02
w.예랑
생각보다 평화롭게 며칠이 흘러 갔다. 중간중간 홉에게 이 시대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진이랑도 조금씩 친해져 갔다. 이젠 진하고 짱친이다! 정말로! 처음엔 차갑게 생겨서 성격도 차가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다정해서 놀랐다. 홉이 왜 가장 먼저 이 남자에게 빠질 거라고 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홉에게 간략한 게임 줄거리를 설명받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다. 등장인물들의 공략법도 여럿 알려주었지만 사실 기억하기 힘들기도 하고 또 복잡해서 대부분 까먹었다. 뭐 정 힘들면 다시 홉을 부르면 되니깐!
상궁에게 바느질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어쩜 이리 실력이 줄어들 수 있냐며 상궁이 한탄했지만 아팠던 것이 내 잘못은 아니잖아 짐짓 불쌍한 척을 하니 그런 소리는 쏙 들어갔다. 멍을 때리며 빼뚤빼둘 바느질을 하는 중이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바느질을 하느라 바늘을 보지 않고 했더니 그만 날카로운 바늘 끝에 찔려 피가 났다.
"아!"
붉은 피가 방울방울 배여 나왔다. 홉의 말대로 정말 실제처럼 아팠다. 신기해져 피를 더 나오게 하려고 손을 눌러 보려 했는데 누가 팔을 급히 낚아채 갔다.
"조심하십시오."
빠르게 천으로 지혈을 하는 그의 모습에 작은 상처인데 뭐이리 호들갑을 떠나 싶다가도, 괜히 고마워졌다. 이런 건 약도 바르지 않고 놔두던 게 내 일상이었는데. 소중히 여겨지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고마워."
"이게 제 일입니다."
"무뚝뚝한 척 하기는."
"실없는 소리 하지 마시고 얼른 바느질이나 하십시오."
남들이 듣기엔 딱딱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말을 내뱉고 돌아서는 그의 귀 끝이 붉었다. 풋, 웃음이 나왔다.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
아버지가 나를 찾았다는 시녀의 말에 거처하시는 궁에 급히 갔다. 급한 일때문인줄 알고 빨리 뛰어 갔건만 나를 바라보는 황제의 표정은 너무도 평온해서 괜히 빨리 왔나 생각도 들었다. 괜히 빨리 가라고 일러준 시녀가 얄미웠다.
"왜 부르셨어요?"
"화국에 제1황자의 생일축하연이 열릴 것이다. 내일 그 곳에 다녀오거라. 그게 네 벌이다."
화국? 얼마 전 홉이 내게 말해준 지민이 있는 나라인가? 거긴 우리 황국과 적국이라고 들었는데…. 또 그리 심한 것은 아닌 건가?
"…화국이요? 화국은, 우리의 적국이잖아요."
"평화를 추구하는 시기에 좀 더 친분을 쌓을 필요가 있다. 이게 그 시작이 될 테니 네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황제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뱉고는 이제 끝났다며 방으로 돌아가라고 하고는 등을 돌렸다. 지난 번 안아주었던 그 포근함은 사라진 채.
…완전 부담이잖아 이거. 만약 내가 잘 못한다면 막 전쟁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건가..?
"당연하지."
방안에 들어와 진에게도 들어오지 말라고 하곤 혼자 이런저런 걱정들을 하고 있었는데 홉이 예고도 없이 튀어나왔다.
"아 좀 나올거면 미리 신호 좀 하고 오면 안되요?"
"어떻게? 똑똑 해줄까?"
제가 말하곤 웃겼는지 깔깔대며 웃는 홉이다. 웃는 얼굴엔 침 못 뱉는다던데, 뱉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갑자기 왜 나왔어요? 뭐 얘기해 줄 거라도 있어요?"
예를 들면 힌트같은? 기대에 찬 내 눈동자를 유심히 보더니 그런건 아니고, 갑자기 분위기를 잡는다.
"그냥 니가 너무 걱정하는 거 같길래."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작게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정말 안심이 되었다면, 내가 그에게 너무 많이 의지하는 것일까. 숙여진 고개를 들어 홉의 눈을 마주했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내 마음을 전했다.
"고마워요, 홉."
보조개사진그때 난 홉이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가 참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화국으로 향하는 마차는 참 덜컹거렸다. 길이 좋지 않아서 일까. 진은 아무 말 없이 조용했다. 평소라면 내가 먼저 말을 걸었을 텐데 혼자 깊이 사색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여 그 사색을 깨트리기 미안했다. 화국으로 향하는 마차 안은 조용하고, 또 고요했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에 안고서.
화국의 잔치는 성대했다. 생일이라는 게 그렇게 큰 의미인가. 현실세계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일의 추억을 떠올려보려다 전부 아픈 추억밖에 없길래 포기했다. 그게 표정으로 드러났었는지 진이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불편하십니까? 화국 사람들을 부를까요?"
"아니야 됐어, 그냥 있자."
멀리서 본 지민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화가 무척 많이 난 모양이다. 웃으면 예쁠 거 같은데 화가 나 있으니 다가가기도 힘들었다. 먼 발치에서 몇분을 바라보기만 했을까, 그와 눈이 마주쳤다. 동그래진 눈을 하곤 그가 나에게 다가왔다.
"…황국의 황녀님이십니까?"
"네 반갑습니다. 많이 바빠보이시네요. 저희는 알아서 있겠습니다."
가자 진, 진을 가볍게 두드리곤 다른 곳으로 가려했는데 지민이 나를 잡아 돌려세웠다.
"그,그건 황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여기 있으세요."
의아하긴 했지만 듣고 보니 진짜 그런 것 같아 잠자코 그가 정해주는 자리에 앉았다. 배가 고파 앞의 음식들을 먹고 팠지만 음식에 손대는 사람이 아무도 없길래 울며 겨자먹기로 꾹 참았다.
들어오는 사람의 형체가 익숙하길래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누구려나 싶었더니 정국이었다. 정국이도 나를 보더니 반가운 듯 바로 내게 왔다.
"누님!"
"어 정국아. 이렇게 보게 되네."
"그러게. 오라는 청국은 안 오고."
청국으로 놀러 오라는 서신에 지금은 안 된다며 답장했더니 그게 몹시 섭섭했던 모양이다. 입까지 삐죽대며 너무했어 누님, 하는데 내게 남동생이 있었으면 꼭 저 모습같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와 정국이 말을 주고 받는 것을 본 지민이 표정을 굳히며 우리에게 저벅저벅 걸어왔다.…실은 좀 쫄았었다.
"…두분 아는 사이입니까?"
"아 ㄴ,"
"응 엄청 친한 사이. 애정이 워낙 돈독해서 누가 끼어들 틈은 없을 거 같아. 같이 지낸 세월이 좀 길어야지."
정국의 말에 지민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러다 싸움이라도 나는 것 아닌가 싶을 만큼. 둘 다 어디에서 핀트가 나간 건지 말투에 날이 날카롭게 세워져 있다.
"저, 두 분 서로 친하다고 들었는데…?"
"누님 없을 때면."
"글쎄요, 황녀님이 안 계실 땐 친합니다."
…분명 홉은 지민과 정국이 무척이나 친하다고 얘기해 줬는데. 다 엉터리다. 어서 빨리 홉을 만나 한 소리 해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서로 날카로운 눈빛을 주고 받더니 지민이 먼저 입을 떼었다.
"같이 지낸 세월이 길다면,"
숨죽여 지민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관계가 더이상 진전되긴 힘들다는 거네."
누나동생사이 말이야, 지민의 말에 정국이 낮게 한숨 쉬었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지. 그래서 더 재밌는 거고."
나에게로 두가지 시선이 향했다. 하나는 제발 맞다고 얘기해 달라는 애처로운 눈빛, 나머지 하나는 이미 대답은 정해져 있다는 듯 여유로운 눈빛. 난 어느 것도 편을 들어줄 수 없었기에 고개를 돌리곤 모두 외면하는 것을 택하고 말았다.나는 이제 무엇이 게임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어졌다. 처음의 모든 것이 동떨어진듯 한 그 느낌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
본래의 기후가 따뜻하고 백성들이 순박한터라 살기 좋은 나라라고 이웃국가의 백성들에게 부러움을 사느 나라, 화국. 꽃 피는 봄이면 방방곳곳에서 화국의 꽃을 보러 온다. 나는 화국의 황자다. 이 평화로운 곳이 너무도 지루해 미치겠는.
오늘 아침도 평소와 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의 시작이였다. 내 생일축하연때문에 아침부터 부산한 것만 빼면. 왜 당사자가 원치도 않는 축하연을 이리도 크게 벌리는 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옆의 신하들에게 괜한 짜증을 부려댔다. 이들이 나를 다루기 어렵다며 꺼려하는 것을 잘 알았다. 알면서 모른 척 하고 있을 뿐이였다. 멍청해 보이는 게 살아남기엔 더 편하니까.
부러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리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옆의 신하들이 동동거리며 인상을 풀라고 청했지만 무시했다. 내가 찌푸리고 싶다는 데 지들이 뭐 어쩔거야. 그저 방안에 들어가 이 피곤한 몸을 누이고 싶단 생각 뿐이었다. 너무 일찍 일어난 터라 모든 것이 다 귀찮았다. 황국에서 손님들이 왔다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지만 굳이 인사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아버지가 이번 축하연에는 황국과 화국의 화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러줬지만 이번 일로 전쟁이 일어날 것도 아니고, 상관없었다. 황국의 황녀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진.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 준 유일한 사람, 할마마마가 어릴 적 자주 내게 이야기해 준 동화. 선녀와 나무꾼이 생각났다. 나는 아직도 그 때 할마마마와 나누던 대화를 기억한다.
'할마마마. 선녀님은 어떻게 생겼어요?'
'글쎄, 우리 황자님은 어떻게 생겼을 거 같누?'
'음, 얼굴이 눈처럼 새하얗구요, 눈이 반짝반짝거려요. 그리고 웃으면 엄-청 예쁠 거에요.'
'그럼 우리 황자님의 선녀는 그렇게 생겼단다.'
찾았다. 나만의 선녀.
-
내가 서있는 곳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황녀를 앉혔다. 계속 내가 자기를 흘낏흘낏 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의 호위무사와 얘기만 할 뿐 아까와 달리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러던 와중 정국이가 들어왔다. 정국이와 나는 친하지만 친하지 않고 또 사이가 좋지 않지만 사이가 좋다. 마치 청국과 화국의 관계처럼. 우리는 친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나 필요이상으로 친해지면 안 됐다. 내 것을 넘볼 수 있으므로. 또 등뒤를 내어주어서도 안 됐다. 칼을 맞을 수 있으므로.
그래도 오랜만에 본 얼굴이라 반가워 인사를 하려 했는데 누굴 보더니 나는 보지도 않은 채 그 곳으로 갔다. 그리고 그 곳에는, 황녀가 있었다. 정국이는 나와 달리 황녀와 많이 친한듯 싶었다. 나와 얘기할 때에는 어색한 미소만 흘려보냈으면서 정국이와 얘기할 때에는 환하게 웃었다. 또 근데 그게 너무 예뻐 화도 못 내겠다. 그래, 내 안에서 피어나오는 감정은 명백히 질투였다.
부러 유치하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황녀를 보니 아마 정국이 자신을 좋아하리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정국이 지난 번 자신에게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늘 가벼운 얘기만 주고받던 정국이 처음으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첫사랑, 이라고 했나. 정국과 필요이상으로 친한 사이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여겼다. 나는 그리 착한 아이가 아니다. 정국의 것을 넘보기로 결심했다. 아직은 정국의 것도 아니지만.
*
황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마차 앞에 지민은 굳이 이곳까지 나와 마중을 해 주었다. 이러지 않아도 된다고 사양했지만 자신이 미안해서 안된다고 지민은 말했다. 지민은 처음 보았을 때와는 달리 착한 사람이었다. 처음에 인상을 그렇게 찌푸리지만 않았더라면 훨씬 빨리 친해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황자님, 처음엔 왜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고 계셨나요?"
"아…, 보셨습니까?"
어색하게 뒷목을 긁적이더니 조그맣게 말했다.
"잠을 못 자 피곤했거든요…."
풋, 웃음이 나왔다. 시뻘개진 그의 얼굴에 결국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참을 웃다가 생각했다. 이 사람, 생각보다 귀여운 사람이구나. 처음에 오해한 게 미안해졌다.
"저, 곧 있으면 황국으로 갈 것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가요?"
"아, 음, 아버지의 명령입니다. 이웃국가를 체험해 보라는."
아 그렇군요, 별 생각없이 대답했다. 내 반응을 살피던 지민이 넌지시 물었다.
"저…, 서신을 보내도 되겠습니까? 아 별 뜻은 아니고, 미리 황국에 대해 답사를 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힘들까요…? 소심하게 날 바라보는 지민에게 네 그럼요, 대답해 주었다. 뭐가 그리 어렵다고.
진이 이제 갈 시각이 되었다며 내게 눈치를 보내 마차를 올라탔다. 황국에서 화국으로 올 때에도 그렇게 덜컹거렸는데. 벌써부터 피곤해져 왔다. 현실에서도 나는 멀미를 자주 했다. 이번엔 한숨 자야 되나 싶었다.
"황녀님, 이거."
"이게 뭐에요?"
"차입니다. 이걸 마시면 조금 편안해지실 거에요. 오는 데 길이 좋지 않아 힘드셨을 거 같아서…."
참 섬세한 사람이였다. 정말 고마워서 황국으로 오시면 제가 융숭하게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꾸벅 인사를 했다. 너무 감사해 한다며 지민이 손사래를 쳤지만 정말 고마운 것을 어쩐담. 차를 쭉 들이켰다. 조금은 쌉싸름한 맛이 맴돌았다. 이번 길은 정말 편안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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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심호흡쉬고 말 할 게여 후하후하 와 저 글ㅈ잡에서 초록글 오른 거 처음이에요 그것도 맨 앞에ㅠㅠㅠㅠㅠ 모두 너무 사랑합니다 막 텍파준다고 암호닉 신청해서 안 나타나면 미워할거에여 흥.. 안 그럴 거라고 믿어요♥ 짤 넣는 게 젤 힘들어요 싱크가 잘 맞는지 모르겠네요 이런들 저런들 울 호비 보조개ㅠㅠㅠㅠ 진짜 넘나 사랑스럽네여 홉이 요정이라고 안 이어질 거란 생각은 ㄴㄴ해요 홉이가 게임 속에 있다면 나도 게임 속에서 살꺼야!!!!진짜루!!! 연재텀이 점점 느려지는 거 아닌가 걱정이네요 흑 늦게 나타나더라도 미워하진 말아줘요 사라지진 않을 께요 약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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