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나라, EL Dorado written by. 미로 아씨 이 곳에 온 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고 있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난 방의 푹신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나뭇 바닥에 이불 하나 없이 누워 있었다. 솔직히 말해 꿈을 꾸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생생히 느껴지는 등 뒤의 딱딱함도, 추위도. 내가 아주 신기한 꿈을 꾸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이 꿈에서 깨어나려니 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눈을 떠 마주한 풍경은 내겐 한참 낯설었다. 점점 밀려드는 추위에 난 그제서야 내 옷차림을 확인했다. 헤지고 헤져 볼품없이 너덜너덜한 치맛 자락. 바람 숭숭 부는 한 겨울에 고작 천 쪼가리 하나만을 몸에 걸치고 있는 셈이었다. 분명 나는 후드티에 수면바지를 입고 있었을 텐데…. 문득 목걸이가 생각이 났다. 재빨리 손으로 목을 훑었다. 해 모양 펜던트가 손에 잡혔다. 이것만은 없어지거나 바뀌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거센 바람에 의해 문이 곧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이 덜컹댔다. 그 사이로 들어오는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에 더 이상의 정상적인 사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눈에 들어오는 좁은 집 안의 한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덜덜 떨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새벽 공기는 더한 추위를 가져다주었다. 차가운 공기에 닿는 살결이 곧 찢어질 것 같이 시려왔다. 집은 산의 도입부에 위치하고 있었고 마을은 산과 조금 떨어져 있었다. 얼어붙는 듯한 추위에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졌다. 어서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다. 무엇인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을 안고서 내려간 마을에서 난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마을 주민들에겐 추위를 막아줄 집 한 채씩은 있었지만 대부분이 구멍이 송송 뚫린 옷을 입고 있었고 가끔 이곳을 지나다니는 여행자나 상인들에게 구걸이라도 받을 심산인지 마을 어귀 앞에 반으로 조각난 박을 들고선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은 산 위에서 추위에 떨며 내려온 처음 보는 여자 따위에게 도움을 줄 만큼 넉넉하지 않아 보였다. 난 얼른 목걸이를 옷 안으로 숨기고는 다시 집을 향해 걸음을 빨리했다. 사흘 째, 그 이후로 난 다시는 마을에 내려가지 않았다. 추위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산에서 나뭇가지와 돌을 주웠고 풀을 뜯어왔다. 이틀 동안 모은 풀과 나무는 겨울이라는 한계에 비하면 꽤 충분한 양이었다. 난 내가 못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애초부터 나무와 돌로 불을 피운다거나 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집에 나 있는 틈새나 구멍들을 막기 위한 데에 쓰였고 풀은 배고픔을 달래는 데 쓰였다. 딱 배가 고파 참을 수 없을 것 같을 때마다 풀을 조금씩 씹어 삼켰다. 그렇게 이곳에서의 생활도, 밤마다 제발 돌아가게 해달라고 빈 지도, 딱 일주일 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악몽에서 깨지 못한 나에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늘도 산에 올라가 눈에 보이는 것들을 모조리 주워왔다. 꽁꽁 언 손발을 호호 불며 녹이고 있는데, 바깥이 시끄러웠다. 마을에서 무언가 큰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작게 들려오던 소리들이 포위망을 좁혀오듯 점점 내 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쾅! 문이 열림과 동시에 심장이 멎는 듯했다. 상황 파악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좁디좁은 집 안에서 몸 숨길 데 하나 없던 나는 그저 두려움에 몸을 떨고만 있었다. 활짝 열린 문 밖으로 마을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옅게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야, 이 년 돈 좀 되겠는데?" "……." "큭, 그냥 심심풀이로 놀러 온 곳인데 괜찮은 년들이 꽤 많았지. 기분도 좋은데 이 년 하나쯤은 우리 노리개로 삼는 거 어떠냐, 어?" 우악스럽게 잡힌 손목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남자들은 책에서나 나올 법한 날이 시퍼렇게 선, 아주 큰 칼을 쥐고 있었고 덩치 또한 그 칼의 주인이라는 것을 명시하듯 무척이나 위협적이었다. '저들의 노리개가 된다.' 몸을 비틀며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저 칼에 목이 베여 죽는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 끼쳤다. 이토록 극심한 공포는 처음이었기에 난 그저 몸을 덜덜 떨고 있어야만 했다. 온몸의 사고 회로가 정지해 버린 것만 같이 아무런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남자들에게 팔을 붙들려 끌려온 곳에는 어린아이와 늙은이를 제외한 마을의 모든 여자들이, 밧줄에 손을 묶인 채 모여 있었다. 그리고 그 밧줄은 곧 내 손에도 묶이기 시작했다. "차례차례 올라가!!" 그 누구도 반항할 생각을 하지 않고 눈물만을 뚝뚝 흘리며 남자들이 가리킨 배에 올라탔다. 그러던 중, 한 여자가 끝까지 타지 않고 몸부림을 치며 저항을 했다. 순식간이었다. 여자의 목이 베어진 것은. 여자의 잘려나간 머리가 새하얀 눈 위를 구르며 붉게 물들였다. 먹은 것도 없는 빈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속 깊은 곳에서 토기가 밀려왔다. 사람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우왕좌왕했고 주변에서 욱욱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지만 나오는 건 멀건 위액뿐이었다. "이런 더러운 년들이. 입 다물어!!!!!!" "니들도 목 날아가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배에 타!!!" 순식간에 주변이 고요해졌고 나는 아직 가시지 않은 토기를 참느라 안간힘을 썼다. 어째서 내가 이런 상황에 있어야만 했는지… 울음을 터뜨리고 싶었다. 앞 날이 깜깜하기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한줄기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배의 밑부분에 갇혀 언제 호된 꼴을 당하거나 처참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이 낮인지, 아니면 밤인지, 어디로 가는지, 난 무엇을 하게 될지, 아무것도 알지 못 했다. 차라리 큰 폭풍우가 몰려와서 배를 덮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꺄악!!" 갑자기 심하게 요동치는 배에 나와 함께 있던 여자들이 소리를 질렀다. 저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 마을에 왔을 때처럼 배 위가 소란스러웠다. 또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 건가 싶었는지 사람들은 하나둘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덩달아 내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잠잠해진 배를 눈치챔과 동시에 밖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밝은 빛이 보였다. 조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했더라면 절대 가지 않고 배의 한구석에 몸을 숨겼을 테지만 빛을 본 사람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이 어두운 곳을 빠져나가려 하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빛을 보지 않아서인지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손이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떠지기 시작하는 눈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흐릿했던 시야가 또렷해지며 어제의 그놈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 마을 사람인가요.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뭐… 일단 구한 건 우리니 데려다 드리죠." ↳ 많이 부족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감히 판타지물을 도전해보려 합니다…!! 1화라 짧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방탄이들은 이제 아주 왕성히 나올 예정이니 이번 화에 고작 한 마디만 내보낸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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