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들이 흩어지는 순간이였다. 죽는것도 아닌데 너와 행복했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눈 앞에 아른거렸다.
정말 별것도 아니였는데, 계속되었으면 좋겠던 그 느낌들이 이젠 없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있을 우리가 이젠 없어진다.
이미 직감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너는 항상 내 곁에서 한 발자국씩 멀어지고 있었지. 그걸 알아챈 나는 너 몰래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해왔어. 알고있니?
참 씁쓸했지만 나름 잘버텨왔어.
배려라고하면 배려였다. 상대방을 고이 보내주기위해 너도 나도 애써온거같아. 우린 참 마지막까지 비슷한거 같아.
근데 막상
"헤어지자"
한마디를 들으니 눈물이 났다. 그 마음, 그 말이 정말 하고싶은 말이 아닌걸 뻔히 알면서도 괜히 눈물이 난다. 이러면 안되는데,
아마 너가 더 힘들겠지, 준비가 아직 덜됬다면 뒤돌아서 후회할지도 몰라. 그 짧았던 순간 마지막까지 나를 담으려고 눈물을 참는 네가 안쓰러워 보여.
내 두손은 차마 눈물을 닦지 못했다. 그냥 이렇게 흐르게, 흘려보내고 싶었다.
"울지마 별빛아"
어떻게 그래, 사랑하는 너를 보내야하는데 어떻게 안 울어.
나는 차마 입에 너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담지 못하고 있었다. 너가 더 힘들어질까봐. 그냥 그 곳에 가서 나를 잊고 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이기적인 감정에 말하지 않았다. 너가 언제든지 이곳에서 나를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그냥 언제가 되든 상관없으니까 나를 한번만이라도 생각해달라고..기다린다고,,,
"이제 가야해."
"그래, 거기가서도 잘 지내야해"
"고마워"
그냥 이렇게 추억으로 남겠지. 함께 걸어온 시간들을 이젠 혼자 걸어가겠지. 어쩌면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지라도, 잊지는 못할꺼 같아.
처음에는 외로운지 몰랐지만 이홍빈, 너를 만나면서 내가 외로워하고 있다는 걸 알게됬어. 이젠 사랑이 끝났으니 처음처럼 외로움을 모를수도, 돌아갈수도 없을꺼야.
하지만 그것도 나름 괜찮은거 같아. 우리가 아니더라도 다들 그렇게 살아가니까...
언제쯤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까.
너는 항상 그렇게 말했지. 거짓말을 잘 한다고. 진심은 아무도 모르게 놔둘꺼라고.
근데 너와 나는 너의 거짓말로 시작됬어. 참 웃기지?
너도 알겠지. 그 거짓말이라고 한 것들이 전부 진심이란거. 그냥 겁이나서 그렇게 둘러댔던 거야. 그래도 참 좋았어. 다 알고 있었으니까.
"별빛아,"
"응?"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피하지 말자, 우리"
"그래 그러자"
"내가 많이 좋아했어. 정말로"
"하하, 이번에도 거짓말이라고 할꺼지?"
"아니 진심이야."
너는 마지막까지 날 웃게 만드네.
우리의 마지막은 참 간소했다. 몇 마디로 사랑한 시간들을 정리하려 했다. 아직 너와 나는 이별을 해본적이 없어서 서툴었다. 서툴기에 그냥 너가 상처받지 않도록 웃으려 애썼다. 우리는 서로 슬픔을 뒤로 숨긴채 보여주지 않았다. 우린 참 마지막까지 비슷하구나.
우리가 사랑한 시간보다 이별하는 시간이 길겠지. 그래도 괜찮아. 원래 그런걸.
"잘가, 홍빈아"
난 웃어보였어. 너도.
흔드는 손이 떨리는걸 모른채 놔두고 뒤돌아가는 네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 내 마지막 기다림이였어 그게.
이젠 이 기다림도, 설렘도 없겠지
그래도 괜찮아. 모든게 다 그러니까.
장미빛 고래입니다,
단편은 처음 인사드리는 건데, 가끔 이렇게 단편 쓰겠습니다(통보)
그냥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독방이 가라앉고있는거 같아요. 그냥 많이 놀러와주셨으면 해서ㅎㅎ
포인트는 5포인트로 진짜 그냥 가볍게 시간날때 읽어주세요
숨겨놓은 소재들을 한개씩 꺼내 놓으려 합니당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