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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정준영내남자 전체글ll조회 3910


 

 

 

 

 

 

 

 

 

“미안해요.”

 

라이벌 미션의 결과가 나오고 로이는 아무 말 없이 준영의 손목을 잡아 주었다. 한 손 안에 가득히 담긴 준영의 손목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말라 있었다. 이 여린

손으로 피크도 없이 기타를 쳤을 그를 생각하니 그는 내 생각과 달리 그리 여리지 않구나. 하고 새삼 느꼈다. 그는 어쩌면 자신보다 강할지도 모르겠구나, 싶은 생

각에 더욱 더 그가 안쓰러웠다. 괜찮다며 말은 하는데 움찔 움찔 떨리는 그의 손목을 잡고 있노라니 더욱 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너 잘했어.”

“…미안해요.”

“괜찮다니까. 네가 왜 미안해.”

 

그는 짖궃게 웃으며 내 머리칼을 장난스레 헤집어 주었다. 그는 끝까지 울지 않았다. 글세, 그가 울지 않은건지, 참는건지, 못 우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평소와

는 달리 좀 더 축 쳐진 그를 보고 있노라니 그가 웃는 모습이 웃는 것 같지도 않다. 몸도 더 여리고 더 작은 체구를 가졌음에도 키는 나보다 더 큰 그는 어린 애 다루

듯 내 머리칼을 계속해서 매만져 주었다. 다정한 손길에 탈락한건 내가 아닌데도 눈물이 난다. 왈칵 하고 쏟아질 것만 같아 괜히 심술을 부리며 그의 손을 내 머리에

서 떼어 내었다.

 

그러자 그는 머쩍게 웃으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곤 어깨를 한 번 으쓱, 하더니 입을 열었다.

 

“연락 해.”

“………저, 계속 잘 할 수 있을까요?”

“너야 뭐, 여태 쭉 잘 했잖아.”

 

그는 다시 내 머리 위로 손을 올리려다 바로 위에서 멈칫, 하더니 ‘미안. 습관이라.’ 라며 손을 다시 거두었다. 그에게 나는 어린애 같아 보이는 걸까. 뭔가 허탈한 기

분이 든다. 괜히 심술도 부리고 싶고. 아, 그가 느끼는 대로 난 어린애 인지도 모르겠다. 로비를 빙 둘러 나가려다 말고 걸음이 멈칫 했다. 이 문을 나가면, 그는 이제

다시 못 보는구나. 그렇구나……….

 

뒤를 돌아 텅 빈 로비를 다시 한 번 슥 훑어 보았다. 인터뷰를 하는 그의 뒷 모습이 보였다. 여전히 밝게 웃어 주는구나. 그는 내가 생각 하는 것 이상으로 어른일 지

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마냥 어린애로만 느껴진 것일까. 마지막 나가는 길에 심술이라도 더 부려볼까. 그는 인터뷰를 끝 마치고는 찬찬히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 왔

다.

 

“나가자.”

 

그리곤 그는 이번에 내 어깨를 둘러 어깨동무를 해 주었다. 가볍게 내려 앉은 팔에 괜히 심장이 두근 거린다. 나는 팔을 그의 허리에 둘렀다. 문에 가까워 지자 더 두

근 거리는 기분이다.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문 까지 1m의 간격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허리를 부여 잡고 억지로 걸음을 멈췄다.

 

“왜?”

“미안해요.”

“그 소리만 몇 번 하냐 지금.”

“나가지 말아요.”

“왜.”

“잠깐만…….”

 

나에게 갑자기 어떤 용기가 생겼던건진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걸음을 멈춘 그의 시선을 따라 그와 눈을 맞추고, 그의 목덜미를 잡아 내려 입을 맞추고, 그는 내 목

에 제 팔을 감싸 날 안아 주었다. 조금만 더……더 깊히 입을 맞춰 주고 싶다. 그의 목덜미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맞 닿은 입술에 틈새가 생길 때 마다 그는 얕

은 숨 소리를 내었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그의 숨소리와, 두 눈을 꼭 감은 그의 모습과, 내 목을 감은 그의 팔과, 내 손에 닿은 그의 허리와 목은 내 감정을 더욱 더

고조 시켰다. 괜스레 눈물이 난다. 오늘이 정말 그와 마지막이 아닐수도 있지만 왠지 오늘이 마지막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와 나는 확연히 다르다. 그가 강남 거리에서 놀때 나는 도서실에 있었고, 그가 홍대에서 공연을 할 때 나는 집에서 기타를 쳤다. 그와 나는 다르다. 그렇기에 오늘이

더 애틋하다. 평소에 너무나도 달랐던 우리가 텅 빈 로비 중앙에서 서로의 입술을 탐 하는 꼴이 너무도 웃기고 흥분이 되었다. 그 역시 내 목에 두른 제 팔에 힘을 주

었다. 그는 입술에 꿀이라도 발라 놓은건지, 약이라도 발라 놓은건지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떼기 싫을 만큼 부드럽다. 그냥, 오늘 이 로비가 전부 우리의 공간이였음

싶다.

 

그러나 먼저 나를 밀쳐낸건 그였다. 내 목을 감싸 안은 팔이 내 어깨로 천천히 내려오더니 이내 내 어깨를 밀쳐내는 것이 느껴졌다. 괜한 오기로 더 버텨볼까 하다 이

내 그의 가쁜 숨소리가 들려 급하게 입술을 떼 내었다. 내가 배려가 부족했던걸까. 호흡이 힘든지 숨 소리를 계속해서 뱉어내던 그가 침으로 흥건해진 제 입술을 소

맷 자락으로 닦아 내더니 아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내 어깨에 어깨 동무를 하곤 ‘이제 나가자.’ 라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날 보고는 그는 아까와 같은 웃음을 띄워 주었다. 그리곤 다시 그가 입을 열었다.

 

“어리긴 아직 어리구나.”

 

멍 한 표정으로 그를 계속 보며 그의 걸음에 이끌려 나오다 보니 어느 새 버스가 정차 해 있는 곳 까지 와버렸다. 그리곤 그가 ‘합격’ 이라는 글씨가 써 붙여진 버스

쪽으로 내 등을 떠 밀더니 이내 자신도 등을 돌려 버스에 올라 탔다.

 

맞 닿은 버스 뒤로 그의 뒷 모습이 보였다. 곧 이어 버스에 완전히 올라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날 보며 차창 너머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난 아직도 로비에 그와 함

께 서있는 것만 같은데. 그는 어른이였구나. 그와 맞 닿았던 내 입술을 매만지다 이내 나 역시 버스에 올라타 숨을 돌렸다.

 

나는, 아직 그에겐 어린 애일 뿐 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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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짱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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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흡ㅜㅜ어제 방송보고 찡했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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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좋네요 진짜ㅠㅠㅠ 흑 준영아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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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문체대박... 진심너무좋라여ㅠㅠㅠㅠㅠ유흐ㅡ흫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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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흐헣허흐헣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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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와................................... 와............ 와..................!!!! 와...........!!!!!!!!!!!!!!!!!!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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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어으왕ㅇㅇ이게겁나ㅜㅜ...좋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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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으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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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으어...........으........아...............넘좋아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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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잘 쓰시네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해요ㅠㅠ 다음에 또 봐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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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으핳!!ㅠㅠㅜㅠㅠㅠㅠㅠ어리긴 아직 어리구나하는 정주녕이 너무 썰레옄ㅠㅠㅠㅠㅠㅠㅠ와 진짜 작가님 글 너무 조와여 위쪽에 독자분 말씀처럼 문체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여 짜ㅇ아짱짱ㅊㅇㅏ짱짱짱!!!!!!!!!!!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로준행쇼 작가님은 워더ㅠㅠ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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