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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걸스 - 좋은 날

 

주말 아침이였다. 핑크색과 하얀색이 잘 조화된 방에 침대를 짚고 일어섰다. 방 구석에 조용히 박혀 있는 기타를 꺼냈다. 조금은 어색하게 기타를 잡은 채 손을 움직이면 지금 제 자세만큼이나 어색한 연주가 흘러 나온다. 변백현 망할 자식. 내가 왜 이렇게 되었냐 하면, 똥왕자가 내가 없는 틈을 타 내 기타를 연주하다 나에게 들켰고 난 오빠 니가 뭔데 내 기타를 손대냐고 막 따졌다. 변백현이 동생 기타 좀 만진게 잘 못이냐? 내가 고장냈냐? 어? 하며 따지다가 둘 다 넘어졌고, 변백현 등에 손이 깔리는 바람에 네번째 손가락은 지금까지 손가락보다 훨씬 두껍게 붕대 신세를 지는 중이다. 고로 난 지금부터 두 달 동안 기타는 커녕 피아노도 휴대폰도 제대로 만지지 못 한다. 아우 씨, 변백현 때문에 이게 뭐냐고. 게다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노래도 제대로 못 부르고…. 변백현 죽여버릴꺼야 하는 생각으로 방문을 열면 쇼파에 벌러덩 누워 티비를 보고 있는 변백현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 변백현을 눈에 힘을 주어 째려본 뒤, 수건을 챙겨 욕실로 들어왔다. 대충 머리를 감고 세수도 한 뒤 수건을 뒤집어 쓴 채 욕실을 나왔다. 머리도 말리고 옷도 챙겨 입은 뒤 방을 나서면, 어디가? 하는 변백현의 물음이 들려온다.

 

학원!

너 기타 못 치잖아

박찬열 보러 가거든?

걔를 왜 보러 가는데? 사귀냐?!

미쳤어? 공연있어서 연습하는 거 좀 봐달래서 가는 거 거든? 나 간다!

변xx!!!!동생아!!공주야!!!!

 

내가 박찬열 얘기만 하면 식겁하는 오빠다. 저번에 박찬열이 우리집에 한 번 놀러온 날, 집에 먹을 게 없어서 잠시 오빠와 박찬열만 남겨둔 채 마트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로 오빠는 박찬열이 나랑 다닌다는 얘기나 내가 박찬열을 만나러 간다하면 저렇게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다가 전화에 문자 폭탁을 날리고 그 것마저 모자라서 카톡테러도 어휴 말을 말자 말을. 그럴 줄 알고 휴대폰을 꺼두긴 했지만 말이다. 고 3이면 공부나 할 것이지. 이제 나도 고등학생인데 좀 내버려두란 말이다. 똥아. 집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학원이라 신발을 고쳐 신고 혹여나 오빠가 내려올까 미친듯이 뛰어서 6분 만에 학원에 도착했다. 들어가자 선생님이 xx 왔어? 가 아니라 수강료 빼준다니까 돈 아까워서 오냐 하며 놀리시기에 아 쌤~박찬열이 불러서요 하고 연습실로 들어갔다. 역시 박찬열은 중간에 앉아 똥폼을 잡고 있고, 그 주위를 여중생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변xx!!

박찬열 똥 폼은

언니 안녕하세요~

안녕~

착한 척 하지마

 

티격태격하는 우리를 뒤로 한 채 각자 연습실로 돌아가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으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 뒤에야 의자를 끌고와 박찬열의 옆에 앉았다. 박찬열은 발로 박자를 맞추더니 연주를 시작했고, 그 옆에서 난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박찬열은 연주를 멈추더니 너 감기야? 하고 물었고 난 어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 해봐 하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박찬열 덕에 입을 벌렸다.

 

니가 본다고 뭐 아냐

모르지

그럴 줄 알았다

 

그 때 연습실 문이 열리더니 왠 꽃미남과 함께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쌤..그 옆에 서니까 되게..아니예요를 마음 속으로 외치고 있는데 박찬열이 누구예요? 하고 물었다. 쌤은 오늘부터 너희랑 같이 연습할꺼야 나이는 고1이고 너희랑 동갑이지? 이름은 김종인 또 기타 배우는 건 처음이래 xx가 수준급이니까 xx한테 배우는 게 빠를 걸? 그럼 셋이 얘기 좀 나누고 있어 쌤은 기타 좀 찾아볼게. 그렇게 쌤이 나가자 박찬열은 텃세를 부리는지 뚱한 표정으로 의자를 가리키며 옆에 앉으라고 말했고 김종인 역시 멍한 표정으로 의자를 끌어다 내 옆에 앉았다.

 

안녕 난 변xx야 당분간 박찬열한테 배워야 겠다 내가 손가락을 다쳐서

내가 박찬열

그냥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데 손가락 다친 건 상관없지 않나?

 

조금은 박찬열을 무시하는 투에 박찬열은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고 나는 그런 박찬열의 어깨를 토닥였다. 처음이니까 싸우지말고 넘어가자 라는 무언의 의미였다. 박찬열은 다행히도 시선을 돌려 감정을 억제했고, 김종인은 기타와는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계속 해댔더랬다. 남자친구 있냐는 둥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새학기 때 친구를 사귈 때 기본적으로 하는 질문이라 친절하게 대답하긴 했다. 이상한 점은 박찬열에겐 질문이 없었다는 점?

 

학원에 기타가 남은 게 없네 급한대로 xx 니 기타 좀 빌려 줄 수 있나?

쌤 그걸 질문이라고 하시는 거..죠?

그래..그럼 찬열이가 빌려..

 

선생님의 말은 박찬열의 날카로운 시선에 의해 멈췄고, 연습실 안은 어색한 웃음으로 가득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헐 재밋어요ㅋㅋㅋㅋ!!!신알신하고 갈ㄹ게영!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신알신못하는 비회원의 비애........더써줘영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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