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 남자친구가 철벽을 쳐요 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05/21/b169d1ba21d193ce92d9240f07c50b51.gif)
아저씨가 철벽을 쳐요 w. 채셔
8. 준비되지 않았는데, 벌써 봄이 왔어
그러니까 내가, 내가 꼬맹이 가슴을 만진 거지. 나는 문 밖에 서서 가만히 손을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의 감촉이 그대로 손에 남았다. 정말, 꼬맹이가 여자구나. 정말… 꼬맹이가 여자가 됐구나. 이 몽글거리는 기분을 어떻게 해소할 수가 없어서 겉옷을 챙겨 입고 바로 집을 나섰다. 도망치듯 뛰듯 걸어 도착한 곳은 옆 아파트의 놀이터였다. 애들이 뛰노는 소리가 귀에 흘러든다. 한창 사춘기 때 엄마 몰래 야한 동영상을 보다 들켜버린 기분, 혹은 늘 몰래 꽁꽁 감춰두고 있던 페티쉬를 들킨 기분이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벤치에 앉아 떨리는 숨을 내뱉었다. 뭘 해도 애 같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던 꼬맹이에게 이딴 감정이라니. 엄마가 들으면 경을 칠 거다, 정말 여동생 같은 애니까.
"야, 아줌마가 이거 챙겨 입으라고 했잖아."
"오빠가 안 입혀주면 안 입을 거야."
"아, 진짜 왜 이렇게 짜증나게 해?"
"으아아앙…!"
"아, 울지 마. 울지 마! 뚝! 뚝…! 뚝 하라니까, 빨리!"
"아, 울지 마. 울지 마! 뚝! 뚝…! 뚝 하라니까, 빨리!"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려는데, 앞에서 조그만 남자 애, 여자 애가 눈에 들어찼다. 끝내 울어버리는 여자 애를, 남자 애는 빤히 쳐다보다 그대로 안아준다. 그리고 귀신 같이 여자 애는 눈물을 멈췄고. 눈치를 보던 남자 애가 손에 들려있던 점퍼를 입혀주자 여자 애가 헤에 웃는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딱 꼬맹이 같다. 곧 남자 애의 엄마가 왔고, 눈물에 잔뜩 젖은 여자 애의 얼굴을 본 남자 애의 엄마는 그대로 남자 애를 혼냈다. 그리고 남자 애도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고. 으앙, 하고 울어버리는 남자 애에게, 남자 애의 엄마는 남자답지 못하다며 더욱 다그치기 바빴다. 옆에서 여자 애는 발로 애꿎은 모래만 퍽퍽 파고 있고. 이거 봐. 꼬맹이랑 다를 게 없다. 맨날 혼은 나만 났지.
"하아…."
남자 애가 혼나는 것을 의미 없이 지켜보다 자리를 떴다. 더 봐 봤자 결말은 뻔하게 알고 있으니까. 저 남자 애도 결국은, 여자 애에게 빠지게 될 거다. 아니, 원래부터 빠져 있었을 지도 모른다. 담배 연기를 내뿜듯이 한숨을 길게 내빼고, 상가로 나섰다. 집 앞에 마침 죽 가게가 있으니까, 두 개를 샀다. 또 안 먹을 게 뻔하다. 꼬맹이 같은 게. 내 것까지 사서 정당성을 부여한 다음, 억지로 먹여야 한다. 생각보다 빨리 나온 죽 두 개를 손에 들고 집으로 걸었다.
"이제 사이 좋게 지내야 해."
"네에………."
"자, 둘이 뽀뽀."
지나가다가 무심코 돌린 데에 아까 그 남자 애와 여자 애가 있었다. 여자 애가 은밀하게 내민 입술에 남자 애는 머리를 긁적이다 그대로 뽀뽀를 해주었다. 여자 애의 볼이 빨갛게 물든다. 모든 걸 이룬 표정이 얄밉지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내 마음을 온통 파헤쳐놓는 꼬맹이도.
"야, 나 왔…."
집에 도착해서 죽 두개를 식탁 위에다 내려다놓고 방 안으로 들어가는데, 또 자고 있었다. 아파서 자는 건지, 졸려서 자는 건지 모르겠다만 코까지 골고 있는 걸 보니 이제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옆에 앉아서 가만히 꼬맹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까 만졌던 가슴도. 하아, 하고 꼬맹이의 얼굴에 붙은 머리를 세심하게 떼어내주는데, 자고 있던 꼬맹이가 내 손을 꼭 잡아온다. 사실 안 자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이런 장난 하나는 제일 잘 쳤지, 우리 꼬맹이가. 으응, 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반쯤 잠에 취한 목소리로 '아저씨이….'하고 불러온다.
"으응, 왜."
퍽 다정한 목소리로 왜, 하고 대답하자 꼬맹이가 입술을 쭉 내민다. 아까 그 여자 애가 문득 생각이 나서 결국은 웃음을 터뜨렸다. 꼬맹이의 입술을 손으로 꾹 눌러 집어 넣고. 일어서서 다시 꼬맹이를 바라보다가 결국 그 심통 난 얼굴에 입술에 뽀뽀를 해주었다.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꼬맹이는 '아저씨, 나 이상한 꿈 꿨어.'하고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왜, 하고 묻자 꼬맹이는 '전쟁 나서 아저씨랑 나랑 헤어지는 꿈.'이라고 대답한다. 터무니 없는 말이라 피식 웃으며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꼬맹이랑 사귀다 헤어지면 어떡하지.
"아저씨, 나 배고파."
"죽 사왔어."
"아, 나 죽 말고 얼큰한 거 먹고 싶어어."
"아, 나 죽 말고 얼큰한 거 먹고 싶어어."
"떙깡 부리지 말고 죽 먹어."
꼬리를 늘이는 꼬맹이의 말을 딱 자르고 밖으로 나섰다. 꼬맹이랑 사귀다 헤어지면…. 그대로 내 인생에 꼬맹이의 부분을 들어내는 거다. 생각해보니까 그건… 너무 잔인하잖아. 아직 따뜻한 죽을 그릇에다 담고 세팅을 해주다 짐짓 심각해졌다. 꼬맹이의 부분을 들어내면, 어떻게 살지. 그러고보니 꼬맹이가 내 인생에 꽤나 중요한 사람이다. 여자친구가 꼬맹이를 두고 정리하라고 하면, 여자친구를 정리할 정도로 중요한 사람.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없으면? 맞다, 꼬맹이는 꼬맹이다. 나에게 꼬맹이는… 꼬맹이일 수 밖에 없는데. 발을 질질 끌며 입술을 쭉 내밀고 마주편에 앉는 꼬맹이를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그래, 꼬맹이는 꼬맹이다. 그러니까… 잃을 자신이 없으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덧붙임
안녕하세요, 채셔예요!
으아니, 글잡에도 봄이 왔나봐요. 무한도전 보니까 봄과의 전쟁이던데 글잡도 T-T
우리 이삐들 얼른 보고 싶은데, 다들 뭐하려나 8ㅅ8 개강, 개학이라 한참 바쁘죠?
저도 바빴어요. 인간 관계도, 이제 슬슬 시작하는 발표나 팀플도.
아참, 독방에 철벽 글 검색했다가 뜻밖에... 동공 지진....*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미안해요. 그치만 노력할 테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이삐들 학교 열심히 다녀요. 다음엔 더 빨리 오도록 노력해볼게요. 사랑해요♡
참참, 그리고 조금 있다 암호닉 정리도 할 예정이에요! 꼭 출석해주세요.
메일링도 4월 초까지는 마무리할 예정인데,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어찌 됐든 4월 안엔 꼭 보낼게요!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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