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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전체글ll조회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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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Beautiful Victim 01 | 인스티즈



Beautiful Victim : 아름다운 희생자

BV. 장기적출용 인간, 혹은 국민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살인된 사람들.




W. 새우튀김












"엄마, 그거 알아?"

"뭐."

"우리반에 BV 왔어. 내 짝지야."

"착한 것 같아?"

"모르겠어. 근데, 엄청 하얘. 엄청, 너무너무 하얘."




꼭 몸에 혈액이 없는 것 같이.


뒷말을 꾹 집어삼키고 빵을 입안에 밀어넣었다. 늦잠을 잔 탓에 밥을 챙겨 먹을 시간도 없었다. 크림이 다 터져나온 빵을 입안에 억지로 욱여넣고 가방을 둘러멨다. 묵직한 무게탓에 순간적으로 뒤로 넘어갈 뻔한 몸을 오른다리로 간신히 지탱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밀어넣었다.




"엄마, 나 나가!"

"차 조심하고!"

"내가 애야? 다녀올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붉은 글씨로 14라고 적혀있던 것이 점점 숫자를 감소시키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한만큼 숫자가 떨어지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핸드폰 시계와 엘리베이터 숫자를 번갈아보며 발을 동동거렸다. 이대로라면 지각 확정이었다. 매번 지각을 하고, 운동장을 도는 것도 지친다. 그래서 지각을 면해보고자 일찍 취침했건만, 그만큼 푹 잠이 들어버린 듯 했다.


이내 8층에 도달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숨이 턱 하고 멎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급해서 빨리 타야하는 게 맞는 건데, 쉽사리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하얀 피부, 꽁꽁 얼어붙은 눈동자, 핏줄이 불거져 나온 손등.



[방탄소년단/민윤기] Beautiful Victim 01 | 인스티즈


"안 타?"

"어? 아, 아니.. 타야지."




민윤기였다. 민윤기가 왜 여기에... 여기 살았었나? 아니, 애초에 민윤기는 우리 지역 BV가 아니었는데. 일초에도 수십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긴장이 되기 시작하면서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든다. 아무렇지 않은 척 교복 치마에 손을 문질러 닦으며 얼른 일층에 도착하길 간절히 기다렸다. 그러나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엘리베이터가 하강하는 속도는 여전히 늦었다.


산만하게 이것저것 만졌다가, 가방을 열였다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뺐다가 하다보니 어느덧 일층이었다. 문이 열리길 애타게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는 순간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뒤에서 나를 잡는 손 하나가 있었다. 내가 엄마에게 조잘거리며 말하던 주인공, 창백한 피부의 주인. 그러니까, 민윤기 말이다.


어깨를 잡아챈 손을 보고 깜짝 놀라 뒤를 돌았더니, 여전히 무심하지만 언짢은 얼굴을 한 민윤기가 나를 꼿꼿히 쳐다보고 있었다. 뜨거운 침이 식도를 타고 넘어간다. 오금이 저렸다. 식어버린 눈동자에 오한이 끼쳐오는 것은, 까닭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생각을 함과 동시에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금 닫혔다. 



"야. 내가 무서워?"

"어?"

"나 무섭냐고. 너 아까부터 덜덜 떨잖아. 내가 무슨 귀신도 아니고."

"어...?"

"나 잘못한 거 없는데."



그 말을 끝으로 민윤기는 나를 두고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나는 엘리베이터 문이 또다시 닫힐 때까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나 잘못한 거 없는데.' 그 말이 꼭, '나 미워하지 마'라는 말로 들려서. 괜히 터덜터덜 걷는 그 걸음이 외로움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아주 큰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








결국 또 지각이다. 인공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둘러싼 붉은빛의 갈색 트랙 위를 달리면서 숨을 몰아쉬었다. 진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숨이 차서 죽기 딱 직전의 느낌이다. 목구멍이 찢어질 듯이 아파왔다. 같이 지각을 한 주제에, 허약한 BV라는 이유로 민윤기 혼자만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더 숨이 찼다. 속된 말로 하자면, 그래, 배알이 꼴렸다. 나는 애초에 착한 사람이 아니어서 별 것 아닌 일에도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랬다.


그러나,


사실은 알고 있었다. 허약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쟤가 다치거나 몸상태가 안 좋으면 불리한 건 우리들 뿐이니까 그런 거다. 민윤기의 장기, 혈액, 머리카락...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부 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생물이니까. 목숨이 위급한 국민을 위해 몸소 갈려질 몸이니까.


말그대로 사람이, 사람을 위해.



"김탄소! 제대로 안 뛰지?!"

"아, 뛰어요!"

"어쭈, 대들어?"

"그게 아니고... 진짜 뛰고 있거든요? 진짠데!"



몸을 질질 끌듯이 뛴 게 죄라면 죄였다. 소란스러움에 돌아본 민윤기의 가라앉은 흑발이 흔들린다. 그 사이에 죽은 생선의 눈알같은 눈동자가 있었지.


민윤기의 시선이 끈질기게 나를 따라붙었다. 그는 이만 들어가보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하며 내가 벌을 받는 꼴을 꿋꿋히 지켜보고 있었다. 혹시나 그 밀가루같이 하얀 피부가 햇볕에 탈까 걱정스러워졌지만, 이내 그 생각을 거두기로 했다. 서로를 걱정해줄만큼 살가운 사이도 아닐뿐더러, 아마 그런 사이도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김탄소! 그만 뛰고 이리와 봐."

"네? 저요? 왜요?"

"탄소야. 너 쟤랑 친해?"

"쟤요? 쟤가 누군... 아, 민윤기요. 어제 전학온 앤데 어떻게 하루만에 친해져요? 안 친해요."

"근데 쟤는 왜 너 기다리고 있어?"

"모르죠, 저도."

"...앞으로도 너무 친하게 지내지는 마라. 언제 김태형처럼 될 지 모르잖냐. 이제 들어가. 종 치겠네."



안 친하대도. 사서 걱정을 해주는 선생님덕에, 기분이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린다. 언제 김태형처럼 될 지 모른다. 즉, 언제 죽을 지 모른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것이었다. 내가 그 정도를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머리가 나쁜 애는 아니었다.


다만, 민윤기가 불쌍했다.


학교 현관으로 가는 계단을 꾹꾹 눌러밟으면서, 민윤기에게로 향한 시선은 올곧게 유지했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뻑뻑하고, 시리고, 생명력이 없었다. 주위 아이들의 빛이 깃든 새카만 눈동자와는 다른, 그저 어둠이 깃든 까만 눈동자였다. 색만 같았지, 모조리 달랐다. 창백한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핏줄이 하나도 비치지 않는 뺨이 바로 눈앞에 있다.


내가 비로소 그의 옆에 도착하자, 민윤기는 그제야 걸음을 옮겼다. 그것을 보고나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민윤기가 정말 나를 기다려줬구나. 아침에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갑게 내친 주제에.



"민윤기. 너 나 기다렸어?"

"어."

"왜?"

"지각하면 혼나잖아. 나 챙기다가 늦었다고 해."

"...왜?"

"나 무서워하지 말라고, 지금 밑밥까는 건데."



어설픈 동정은 관심을 주지 않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니까 제대로 그를 감싸주지 못할 바에야 손을 떼고 있는 게 최선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 원래 우리 아파트 살았었나?"



한 번만 손을 잡아보자고. 그 차갑고, 딱딱한 손을. 미래를 잃어 투박하게 변해버린 그 손을, 한 번만 붙잡아보자고 내 마음대로 정해버렸다.


말그대로, 언제 이 하늘 아래서 숨을 거두게 될 지 모르는 아이니까. 살아간다는 말보다, 죽어간다는 말이 어쩌면 더 적합할 그런 사람이니까. 내가 잠시라도 보듬어주어야 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



으아 너무 늦었네요. 겨우 프롤로그만 올려놓고ㅠㅠㅠ

아, 그리고 암호닉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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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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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9.229
[숩숩이] 신청합니다!!!ㅠㅜㅠㅜ우리 늉기ㅠㅜ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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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0.41
헉쓰 암호닉을 받으신다면 저는 [응캬응캬]로 신청하겠습니댜...!!!!! ㅎㅅㅎ 윤기 묘사 넘 상상 되서 좋아옇ㅎㅎㅎㅎ히히 뭔가 되게 새로운 내용이라서 기대됩니다 ㅠㅅ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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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8.39
[민팀장]으로 신청해요! 이런 소재는 넘나 처음인것..벌써부터 시큰시큰거리구 맘이 아파요 ㅠㅠ 우리 윤기 ㅠㅠㅠ 앞으로도 기대할께요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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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소재 신선하고 좋아요!! 벌써부터 찌통 예약인가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장기적출용 인간이라니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신알신 하고 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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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암호닉 받으신다면 신청해야죠 [피멍]신청할게요!
프롤부터 관심있는 소재라서 신알신 누르고 기다렸는데 이렇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보게되니 좋네요ㅋㅋ 되게 생기발랄함이 없다는 표현을 세세하게 잘쓰시는거같아서 상상이나 몰입이 잘되요
뭔가 중간에 시련이 많을거같아서 무섭지만ㅋㅋㅋ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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