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수현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촬영장으로 나섰다.
오늘부터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게 될것 같아 걱정이 앞섰다.
아직까지 촬영 내용상, 그런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수현씨, 드라마 봤어요?"
그때 여자 스태프 한명이 실실 웃으며 수현에게 다가왔다.
"네. 쉬는 동안 봤습니다."
"반응도 봤죠?"
"네."
"그래서 말인데, 감독님이 빨리 연애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는거야. 어때, 수현씨는?"
수현은 그 깐깐하고 불같은 감독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의구심 보다는 연애라는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쩌면 예상보다 더 빨리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되니까.
"아, 전 괜찮습니다. 그보다 현우에게 물어봐주세요."
"어머, 벌써 그렇게 친해진거야? 다행이네. 연애하는데 문제없겠다."
수현은 애써 기쁨을 감춘채 대답했다.
"아, 그런데 누나. 현우 남자인거 안잊었죠?
근데 연애 그런거 넣어도 되는거예요?"
"뭐 어때. 난 걔가 남자라는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데?
가끔 생각하면 깜짝깜짝 놀란단 말이야. 호호.
그리고 사람들은 다들 신인 여배우라고 알고 있는데 뭘. 호호."
여 스태프는 그런말을 남기고 유유후 현우에게 떠났고,
수현은 머릿속에서 환호를 지르고 있었다.
-
"연애요?"
의외로 현우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어색하게 웃음지었다.
통보아닌 통보를 한 여 스태프는 어처구니가 없어 웃었다.
"별로야? 너, 신인이면서 그런 자세는 진짜 여기서 퇴출될 수 있어.
그보다 상대역이 김수현인데, 왜 그런 표정이야?"
"아, 아니… 그게 아니예요."
현우는 약간 감정표현이 풍부하지 못한 면이 있어서
진짜 연애와 극 중의 연애가 혹시 혼동되면 어쩌나 하는 근심이 먼저 들었다.
"할게요. 죄송합니다. 심기 불편하게 해드려서."
현우는 허리를 거의 90도로 숙여 사죄의 뜻을 알렸다.
여 스태프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감독에게 가버렸다.
현우는 그제서야 한숨을 푹 쉬었고, 수현이 다가왔다.
"왜 그래? 스태프가 뭔짓이라도 했어?"
현우는 고개를 내저었고, 수현을 힐끔 봤다.
"난 기쁜데. 넌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라… 혹시 정말로, 정말로…
진짜 감정이 나오면 어떡해."
수현은 현우의 대답에 웃어버렸다.
"괜찮아. 난 정말로 내 감정을 보여줄건데?"
현우는 수현의 말에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걸 진짜라고 믿지 않아.
정말로 좋은 연기를 하는것 같아 보이지. 내 말 이해하지?"
현우는 고개를 끄덕었으나,
아직도 마음 한 켠에서 무언가 풀리지 않는것이 존재하는듯 했다.
"자, 촬영들어갈게요!"
스태프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현우 혼자만 덩그러니 정지해있는듯 보였다.
"자, 가자."
수현의 따뜻한 손이 현우의 손을 감쌌고,
다정하게 웃어주는 수현의 표정에 현우는 수현이 따뜻하다고 느꼈다.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해주는…
현우는 조그맣게 미소를 그리고 수현의 발걸음에 맞춰 촬영장소로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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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애인이랑 헤어졌는데 애인 어머님한테 톡으로 마지막인사 남기는거 에바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