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With U
너와 함께하는 첫번째 시간
"으으.."
불편하게 뒤척거리던 몸을 일으켰다. 갈증이 심해 더 이상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어두운 집 안을 지나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에서 비치는 조명에 의지해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새벽4시였다.
어제 너무 과하게 마셨나보다, 나는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터벅터벅 침대로 걸어가 풀썩 쓰러져 잠이들었다.
[손 틈새로 비치는 내 맘 들킬까 두려워
가슴이 막 벅차 서러워 조금만 꼭 참고 날 기다려줘
너랑 나랑은 지금 안되지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네가 있던 미래에서 내 이름을 불러줘 ]
머리 맡 핸드폰에서 알람이 시끄럽게 울린다.평소에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우윳빛깔 아이유 노래인데 아무리 좋아하는 곡이라도 모닝콜로 설정하면
안된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손을 뻗어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한참을 미적댔다. 방 안으로 밝게 들어오는 빛이 낯설었다.
지금이 몇시야..
핸드폰을 보니 카톡이 우르르 쏟아진다. 과 동기들 단체톡이 100개가 넘었다. 어제 그렇게 마시고 가더니 카톡까지 했어..
새삼 친구들이 대단함을 느끼며 밀린 카톡을 읽었다.
변백현
[야ㅋㅋ수업시작 10분전인데 도경수안옴?] 오전 9:17
박찬열
[ㅋㅋㅋㅋ뻗음] 오전 9:17
변백현
[ㅋㅋㅋㅋ] 오전 9:17
[도경수망함ㅋㅋㅋㅋ오늘 정교수님임ㅋㅋㅋㅋ] 오전9:18
박찬열
[과 차석 찍힘?ㅋㅋㅋㅋ] 오전 9:18
나는 뒤늦게 퍼뜩 정신이 들어 시계를 보았다.자신의 본분을 잊지않고 열심히 움직이는 시계의 분침은 2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나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엘리베이터를 올려보았다. 엘리베이터는 너무너무 느리다. 마음이 급한 나를 싣고서도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원망스러웠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엘리베이터의 화살표는 더디게만 움직였다.
[1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 있는 시간이 영겁같았다.계속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느리작하게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을 비집고 나와 복도를 뛰며 택시를 탈까 버스를 탈까 고민했다.
'아무래도 택시가 더 빠르겠지'
택시정류장을 향해 날다시피 뛰어가는 나는 아침마다 보아온 우리 아파트의 익숙한 풍경들을 보았다.경비실, 저쪽에 놀이터, 주차장 그리고 마차
항상 보아오던 풍경에 무언가 위화감을 느낀 나는 달리며 다시 한번 머릿속을 되짚어 보았다. '경비실, 놀이터, 주차장, 마차'
나는 달려가다 우뚝 멈추어섰다. 누가 보면 굉장히 이상한 얼굴이라고 생각할 법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나를 마주한건 다름아닌 마차.
"헐"
외마디 감탄사가 흘렀다.지금 내가 느낀 기분을 이 단어보다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다시 본 그 자리에는 큰 바퀴와 그보다 조금 더 큰 뒷바퀴 위에 적당히 윤기나는 검은색 몸체. 밤길에 빛을 비추는 용도인듯한 앞 쪽에 달린 작은 등, 마부가 앉을 자리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융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생김새는 어딜 봐도 마차였다. 나는 이 주변에서 영화촬영을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그럼 이건 어느 수집가가 모으는 컬렉션일까? 마치 작품같은 그 마차에는 말도 없고 사람도 없고 마차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켰다.
마차에 집중 되어있던 시선을 떼고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니 굉장히 어색한 광경이었다.
고층아파트와 주차장에 있는 국내차와 외제차 그리고 중세유럽시대에 거리를 활보할듯한 마차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에 나는 넋을 놓았다.
그 곳에서 마차를 찬찬히 뜯어보며 멍하니 서있다가 정신이 들었다. 시간이 촉박해 감상을 더 느낄 새가 없었다. 금방 거짓말 처럼 사라질것만 같은 마차는 내가 몇번이나 뒤를 돌며 확인해보아도 거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까보다 영 빠르지 못한 걸음으로 뛰어가던 경수는 이윽고 좌절했다. 택시 정류장에 택시가 한 대도, 단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래.."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늘 경수가 그랬다. 생 전 하지않던 지각을 했고, 그 지각을 한 날이 깐깐하고 무섭기로 소문난 정교수님 수업이 든 날이고,
절대 상상도 못할 마차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있지를 떡하니 있지를 않나, 다섯 대는 줄지어 있던 택시가 오늘은 한 대도 없었다.
경수는 울상을 지었다. 그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시간은 9시 29분에서 곧 9시 30분으로 바뀌었다.
'화룡정점이구나..'
경수는 속으로 탄식했다.
"카톡"
변백현
[진짜 도경수 지각임?] 오전 9:30
박찬열
[나 도경수 지각한거 처음봐ㅋㅋㅋㅋㅋㅋㅋ] 오전 9:30
변백현
[대박ㅋㅋㅋ] 오전 9:30
도경수
[아....] 오전 9:30
변백현
[오ㅋㅋㅋㅋ답장한다] 오전 9:30
[어디임?] 오전 9:30
도경수
[택시정류장인데 택시가 한 대도없어] 오전 9:31
변백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전 9:31
김준면
[경수야 교수님 조금 늦으실 수도 있대 조교형이 그러시는데] 오전 9:31
[얼른와~] 오전 9:31
교수님이 늦으실 수도 있단 말에 경수는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기쁨을 만끽할 찰나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카톡이 도착했다.
변백현
[근데 정교수님은 늦어도 5분내로 오시잖아ㅋㅋㅋ] 오전 9:31
박찬열
[ㅇㅇ] 오전 9:31
미소가 지어지려던 경수의 표정은 금새 다시 침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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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순면입니다. 어...이렇게 똥망글을 들고와서 죄송해요 롱런하자는거 취소해야 할거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손좀 구제해주실 분 어디 안계시나요?ㅋㅋㅋㅋㅋ 아잌ㅋㅋㅋㅋㅋㅋ죽겠어요 브금은 안어울리고 ㅋㅋㅋ 브금 추천좀해주세영..헿.......
마차 이미지에요! 제가 써논 묘사로는 아무도 상상이 안되실꺼같아서..ㅋ........ 종인 티저에 나온 마차입니다. 멋있죠ㅋㅋㅋㅋ 전 이런 마차를 똥으로표현했어여 쿸... 전 부끄러우니까 글 올리고 숨을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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