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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삼스레 초등학교 때 일이 생각난다. 그 때도 그닥 평화롭지만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다만 지금보다 수위가 많이 낮은 다툼이었고

가끔 '정국이랑 결혼할거야!' 하며 예언 아닌 예언들을 뱉곤 했었다.

결론적으론 지금보단 사이가 훨씬 좋았고 팔짱도 끼고 가끔 볼에 뽀뽀도 하고 엄마아빠 놀이를 할 정도로 귀엽게 놀았었다. 지금 생각하니 토나온다^^^^

 

그렇게 비교적 화목하던 우리 초등학교 시절에 아직도 잊지 못할 사건이 하나 있다. 때는 초등학교 저학년쯤.

지금은 소도 때려잡을 것 같은 전정국이지만 어렸을 땐 나보다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하고 겁도 많았다. 가녀리고 여리여리한 게 그냥 딱 종이인형이었다.

근데 그런 새끼가 지금 그런 근육돼지로 자랄 줄은 아무도 몰랐지.

 

전정국이 엄마아빠한테 호되게 혼나고 어린 마음에 가출을 했었다. 뭐 가출이라고 해봤자 다음 날 집에 들어가긴 했지만.

가출을 하고 찾아온 게 우리 집.... 퍽이나 부모님이 못 찾으시겠다. 어렸을 때도 그런 전정국이 답답해 제대로 된 가출(?)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내가 대신 전정국 방에 들어가 돼지저금통을 꺼내와 이년째모으고 있는 그 꿀꿀이를 깨서 사이좋게 반반씩 나눠가졌다. 지금 생각하니 나는 왜 가졌지.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우리는 그 당시로서는 굉장히 멀다고 생각되는 곳까지 버스를 타고 나갔다.

 

그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어디서 내려야할 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 그냥 무작정 타고 나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 무대뽀 기질은 여전했다.

겁 많았던 전정국은

 

" ...탄소야..돌아가자... "

 

큰 눈으로 울먹거리며 내 옷자락을 잡아끌었고 그저 이 상황이 신나기만 했던 나는 그런 전정국을 무시하고 종점까지 찍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밖은 어두워졌고 이것저것 군것질을 하느라 돈도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전정국은 패닉이었고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집에 못가면 못가는 거였다. 내일 학교 안갔으면 좋겠다 같은 태평한 생각이나 하고 있었고. 용케도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는게 용할 따름이다.

 

종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다 보니 전정국을 잃어버렸었다. 분명히 같이 손잡고 집으로 가자~ 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니 전정국은 온데간데 없었다.

 

" 어.. 정국아! 정국아! "

 

그래도 아직 어리긴 했었는지 혼자 남았다는 생각에 울음이 울컥 터져나오려 하더라. 그러던 순간 한 버스 기사 아저씨가 날 발견하셨고

우리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신 뒤 우리집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운행하는 버스에 태워 집으로 보내주셨다.

버스에 타자 울음은 뚝 그쳤고 아까 먹다 남은 사탕을 쪽쪽 빨아먹었다. 그 와중에도 난 내가 뭘 놓고 왔는지 자각하질 못했다.

 

 

" 정국아!!!!!! "

 

정국이네 어머니가 펑펑 울음을 터트리시며 꼬질꼬질해진 전정국을 안아드셨다. 난 그날 정말 뒤지게 혼났다. 진짜로.

우리가 집을 나선게 오후 5시쯤 됐을텐데 11시가 돼서야 전정국이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차를 타고.

애가 종점에서 좀 떨어진, 이제는 버스가 오질 않는 버스정류장에 앉아 펑펑 울고 있더란다. 세시간을 기다려도 버스가 안 온다며 그 어두운 곳에서 엉엉 울고 있더란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옷이라 얼굴은 전부 엉망이 돼있었고 다행히 순찰 중 그걸 발견한 경찰아저씨가 집까지 데리고 오셨다.

 

전정국은 이모 품에 안겨 나라잃은 듯 꺼억꺼억 오열했고 그 모습을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가 엄마한테 뒷덜미를 잡혀 방으로 끌려들어가 매타작을 당했다.

다음날 엄마는 날 전정국 집에 강제로 끌고 가셨고 정국이에게 싹싹 빌고 사과하라고 하셨다.

 

" 미아내..정구가.. "

 

미안한 마음에 차마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전정국에게 사과했다.

그러자 전정국은 활짝 웃으며

 

" 괜차나! "

 

...

했던 시절이 있었지.

 

근데 지금은 안 그럴 것 같단 말입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부랄친구와 정략결혼 (부제 : 밖에 비온다 주륵주륵). 03 | 인스티즈

 

" 뒤지고 싶어 환장을 했냐. "

 

" 어어...엇...정국아...서..서프라이즈..!! "

 

시발. 대처하는 방법이 잘 못 됐다.

 

" 입 다물어라. "

 

그렇지! 화만 돋궜군!

그래. 내가 사과해야하는 부분이야... 떡볶이에 눈이 멀어 친구를 버..

 

" 먹을게 그리 좋냐? 그럼 계속 쳐먹어. 난 올라갈테니까. 돼지같은 새끼. "

" 뭐? 미친새끼야? "

 

난 분명 사과하려 했다. 니 말이 수위를 넘은 것 뿐이야. 개새끼야.

사실 그렇게 심한 말은 아니었지만 '분위기+전정국의 비아냥댐+전정국의 날 경멸하는 표정' 이 쓰리조합은 순간 내 피가 거꾸로 솟게 만들기 충분했다.

전정국은 내 욕에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린 뒤 이내 표정을 싹 굳히고 말했다.

 

"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끝까지 지는 잘못 안했지? "

 

아. 삘이 온다. 삘이 와. 머릿속에선 전쟁을 알리는 호각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바다 건너까지 와서, 심지어 길 한복판에서 싸우고 싶진 않아 그냥 참기로 했다. 참아. 이제 우리 둘다 성인이고 성숙해져야지. 그래.

 

" ...그래. 내가 잘 못했다. 미안. "

" 어. 니가 잘못했어. 그니깐 난 집으로 올라간다. "

" ....내가 잘못 했다니깐? "

" 어. 안다고. "

" 야. "

 

[방탄소년단/전정국] 부랄친구와 정략결혼 (부제 : 밖에 비온다 주륵주륵). 03 | 인스티즈

 

" 뭐. "

" 사람이 사과를 하면 좀 받아주는 척이라도 하지? "

 

 참기는 개뿔이. 전쟁이다. 개새끼야.

포장마차에서 나온 우리는 결국 길 한복판에서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러라고 보내준 여행이 아닐텐데.

사람들이 흘끗흘끗대고 지나갔지만 우린 절대 아랑곳 않았다. 왜냐. 첫째, 우린 절대 남 눈치따위 보지않았고 둘째, 앞서 말했듯 우리 황소고집은 말릴 자가 없었고

셋째, 누구 피 하나 봐야 이 싸움은 멈춘다.

 

" 받아주기 싫은데 내가 왜 받아줘. "

" 그딴 찌질한 걸로 삐져? 덩치만 씨발 더럽게 커졌지 어째 속은 아직도 초딩에서 자라질 않냐. "

" 어. 너도 먹을거 더럽게 밝히더니 덩치 졸라 커졌네. "

" 말 다했냐?! "

" 어. 다했다. 돼지새끼야. "

" 이 씨발!! 어렸을때 맨날 질질짜면서 우리집 쳐기어들어오던게!!! "

" 니 속옷만 입고 쫒겨난건 기억안나지?? "

 

 

이하 생략이다. 더러운 흙탕물 싸움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론은 집으로 올라가는 거였다. 최대한 빠른 비행기를타고.

돈이 아깝긴 했지만 아는 사람이라곤 전정국밖에 없는 이 낯선땅에서 하루 더 부대끼고 잔다는 게 너무 소름끼쳤다. 그건 전정국도 전적으로 동의한 바였고.

 한 오분정도의 시간차를 두고 각자의 짐을 빼내온 뒤 뒤에 들어간 전정국이 체크아웃을 했다.

 

기분도 더러워 죽겠는데 날씨도 참 좆같기 그지없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잔뜩 껴 아까까지만 해도 쨍쨍하던 해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나와 전정국은 같은 공항에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십미터의 간격을 두고 걸었다. 나는 최대한 걸음걸이에서 화가 났다는 걸 표출했고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주 찬바람이 쌩쌩 부는게 우리 둘에게 누구 하나 걸리면 진짜 큰일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존나 가지가지하네. "

 

택시를 잡으려 큰 길까지 걸어가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들고있던 모자로 대충 머리만 가리고 큰길까지 뛰었고 마침 오고있던 택시 한대를 잡을 수 있었다. 택시에 올라 '제주공항이요' 라고 말하는 순간

내가 열고 들어왔던 문이 다시 열리며 꼴도 보기 싫은 새끼가 내 옆에 올라탄다.

 

" 어딜타. 내려. "

" 제주공항이요. "

 

내 말은 들은체도 않은채 뻔뻔스레 내 옆에 앉아 살짝 젖은 머리에 물기를 터는 전정국.

 

[방탄소년단/전정국] 부랄친구와 정략결혼 (부제 : 밖에 비온다 주륵주륵). 03 | 인스티즈

 

" 왜 갑자기 비가 오고 난리야. "

" 야. 내리라고. 아저씨 얘 내릴때까지 출발하지 마세요. "

" 아저씨. 비행기 놓칠수도 있어요. 얼른 가주세요. "

" 티켓 안끊었어요. 아저씨. "

" 저희 내일까지 꼭 올라가봐야 돼서요. 얼른 출발해주세요. "

 

하? 이 새끼 좀 봐라. 입에 침 한번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해댄다. 우리 둘의 눈치를 보던 아저씨는 결국 슬슬 출발하시기 시작하신다.

아저씨한테 뭐라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니 약올라 미치겠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 여기서 싸우는 것도 굉장한 민폐라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았다.

이겼다는 듯 살짝 말려올라간 전정국의 입꼬리를 당장 두들겨 패고 싶었지만 이것 또한 참았다.

 

**

 

그렇게 아무말도 없이 제주공항에 도착했고 전정국은 양심은 있었는지 택시요금은 지가 낸다. 최대한 화난 티를 내며 택시에서 내렸다.

어느새 비는 더 거세졌고 금방 끝날 소나기인줄 알았던 비는 거센 바람가지 동반했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혹시나가 역시나.

 

" 결항이요??? "

 

비가 너무 내리고 바람이 너무 센 탓에 모든 비행기가 결항됐단다. 빨라봤자 내일 아침 비행기나 탈 수 있을 것 같단다.

함께 듣고 있던 전정국도 이 상황을 믿지 못하겠는지 직원에게 따지고 들었지만 직원이 비를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체념한 나는 줄에서 빠져 공항의자에 널부러졌다.

전정국이랑 같이 여행을 오는게 아니었어. 하나부터 열까지 뭐 풀리는게 없다.

 

전정국도 포기했는지 저기 나한테서 멀찍이 떨어져 앉는다.

그러더니 잠시 우리 둘다 아무말없이 앉아있던 중 벌떡 일어나 내 앞으로 온다.

 

" 야. "

 

뭐. 라는 표정으로 전정국을 올려다봤고.

 

" 일어나. "

 

또 시비질인가 싶어 화이팅 넘치게 일어나줬다.

 

" 숙소 구해야 될 거 아니야. 여기서 내일 아침까지 이러고 있을 순 없잖아. "

" .....그렇지. "

 

전정국에 말에 우리는 공항 근처 편의점에서 우산 하나를 사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쓸모도 없는 비닐우산을 두개나 사기엔 너무 아까워 한개만 샀더니.. 싸운상태에서 이렇게 바짝 붙어있기는 또 처음이다. 기분 진짜 더럽네.

하지만 절대 어깨에 손을 올린다거나 비 안 맞게 해주려고 본인쪽으로 끌어당기는 로맨스따윈 없다.

 

" 이 씨발! 나 어깨 다 젖잖아! "

" 말 예쁘게 하랬다. 내 어깨 젖는건 안보이냐. "

" 미친. 니 어깨가 무식하게 넓은 탓이지. "

" 니 어깨도 태평양인데 뭘. 겸손하긴. "

 

 에너지만 닳는 기분이라 그냥 서로 입을 다물었다. 그냥 그러다 보니 어느새 화는 온데간데 없었고 물흐르듯 화해가 돼있었다. 그것이 바로 불알친구라는거지. 하하!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건 후미진 곳에 들어박힌 여인숙 같은 곳 뿐이었다. 돈은 넉넉했지만 이 이상 멀리 나가긴 우리 둘다 힘이 없었다.

암묵적으로 그 의견에 동의한 우리는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으로 직행했고 멀쩡한 외관과는 달리 엄청난 내부모습에 우리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벽 구석에 진 거미줄과 깜빡대는 전등. 다 떨어져가는 옷장 하나. 살짝 금이간 벽. 보수공사를 몇십년간 안 한 우리 할머니집만도 못했다.

 

" 우리 폐허체험하러 온거 아니지. "

" 가서 간판 살펴봐라. 공포체험 시켜드려요. 이런 거 안 써져있나. "

" 근데 이걸 하루에 일인당 20000원이나 쳐받아? "

" 일단 주먹에 힘 빼. "

 

이미 돈을 지불한지라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구석에 짐을 풀었고 비에 젖어 찝찝해진 상태라 욕실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방에 욕실은 없었다. 변기 하나만이 초라하게 놓인 말그대로 '변소' 하나만 있었을 뿐이다. 전화로 주인에게 물어보니 공동샤워장은 있다고 한다.

방화범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국 샤워는 생략하기로 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했는데.. 방이 하나밖에 없다.

 

" 아 안본다고. "

" 남자는 다 늑대랬어. "

" 닌 늑대우두머리. "

" 시발놈이. "

 

결국 어쩔 수 없이 전정국에게 이불을 뒤집어 쓰게 만들고 옷을 갈아입는 수 밖에 없었다.

말로는 안본다고 하는데 언제 마음이 바뀔지 어떻게 알아. 흥. 사실 그럴 일 없다는건 내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맘 놓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생각하다보니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은근 상해버렸다. 시발. 나 볼 거 많은데. 전정국 게이설이나 퍼트려야지.

 

" 너나 보지마. "

 

이젠 전정국차례. 미안한데 정국아.

 

^^ 난 좀 궁금해.

아직 난 남자에 대해 모르는게 너무 많아. 네가 좀 알려주지 않을련?

말로는 안본다고 이불을 꽁꽁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사실 눈 쪽은 살짝 트여있다. 하하하하.

전정국의 맨몸은 실로 오랜만에 본다. 남자새끼가 쪼잔하게 몸 한번 안보여주더라. 명색이 운동한다는 새낀데 몸에 초콜릿하나는 달고 있을텐데.

다른 년들 앞에선 훌렁훌렁 잘 까면서 내외하는건지 내 앞에서는 철통보안을 한다. 내가 보면 썩는다면서...개새끼.

 

전정국이 셔츠를 벗었다. 반팔을 벗었다. 마지막 남은 나시마저 벗어버렸다.

 

" .... "

 

와 씨. 얼굴만 전정국이 아니면 진짜 환상적이었다. 과연 체대는 체대였구나 싶은 비주얼이었다. 초콜릿이 선명하게 딱! 박힌게.

이래서 운동하는 남자. 운동하는 남자 하는구나. 와 전정국만 아니면 진짜 달려들어 덮쳤을텐데.

 

이젠 전정국이 바지버클에 손을 가져다댄다. 과연 내가 여기까지 봐도 되는걸까.

 

그럼! 당연히 되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정국을 훔쳐보기로 한 나는 흥미진진해 하며 전정국의 손이 빨리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벗어라! 벗어라! 호우!!

 

벗는다..벗는다.. 벗..

 

" 뒤진다. "

" 뭐여. 염병. "

 

하지만 금새 껌껌해진 눈 앞. 불여시같은 전정국은 어떻게 눈치를 챘는지 본인의 옷으로 뚫린 부분을 가려버린다.

들켰다는게 민망하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아쉬웠을 뿐. 전정국은 내 욕을 계속 시부렁거리며 눈깜짝할사이 옷을 다 갈아입었고 둘러쓰고 있던 이불을 걷어주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부랄친구와 정략결혼 (부제 : 밖에 비온다 주륵주륵). 03 | 인스티즈

" 니 진짜 변태냐? "

" 그냥 호기심 왕성한 스무쨜일 뿐인데염. "

" 내일 비행기에서 밀어버린다. 조심해라. "

 

새끼가 좋은 건 좀 같이 공유해야지.

 

" ...."

" 전정국. "

" .... 뭐. "

" 나 당떨어지는데 초콜릿 좀 나눠줘. "

" ..? 나 초콜릿 없음. "

" 니 배에 있더만. "

" 뒤져라 걍. "

 

 

 

**

 

 

 

11시 정도까지 농담따먹기를 하다가 서서히 잠드려는 와중에 바닥이 서서히 식어간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마침 울리는 방의 전화. 망할 주인아주머니의 연락이었다.

 

" 어유. 미안해. 보일러가 갑자기 말썽이네. 사람을 불렀는데 너무 늦어서 내일 올수있다네. 이불 더 가져다 줄게. 미안해이. "

 

드릴 말씀이 가지가지한다는 말씀밖에 없네요.

안그래도 밖에서 비가 요란스레 내리고 바람이 부는데 이 망할 숙소는 비닐로 쳐만들어졌는지 도저히 추위를 막아준다는 집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바람이 다 들어와서 추워 뒤지겠다는 거다. 근데 뭐? 보일러까지 고장나? 그냥 얼어뒤지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즉시 이불을 가져다 주시곤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시며 치고 빠지시는 주인아주머니. 호텔카운터 직원이나 주인아주머니나.. 일부러 엿맥이려고 그러는건가?

전정국도 이 어이없는 상황에 할말을 잃었는지 체념하고 이불을 주섬주섬 가져갔다. 하지만 가져다 주신 이불도 그렇게 두꺼운 편은 아니라 추운건 여전했다.

짜증이 머리끝까지 나서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씨발씨발! 말 예쁘게 해. 그와중에 전정국은 고나리질이다.

그러던 중

 

" 어?. 미친 전정국. 여기는 따듯해. "

 

방 구석탱이 한쪽이 따듯하다는 걸 발견했고 나는 당장 이불을 집어들고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누웠다.

그걸 본 전정국은 잠시 고민하더니 지 이불을 들고 이곳으로 온다.

 

" 어딜 와. 꺼져. "

" 살려줍쇼. "

 

따듯한 곳에 면적은 둘이 눕기까지 그렇게 넉넉한 넓이가 아니었다. 둘이 어찌어찌 구겨넣으면 몰라도.

이불을 아무렇게나 쌓아두고 드러누운 전정국은 따듯한 곳을 찾아 햄스터마냥 꾸물꾸물 파고든다.

 

" 야 씨 쫍아. "

 

불굴의 전정국은 아랑곳 않고 날 벽끝까지 밀어넣는다. 좌 벽 우 전정국.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놨다.

날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놓고 따뜻하다며 좋아하는 전정국의 명치를 치고싶다는 욕구가 강렬히 들었다.

 

" 아니 개새끼야. 좀. "

 

발로 꾹꾹 밀어내봐도 더이상 전정국은 종이인형이 아니었다. 꿈쩍도 안한다.

욕이나 한바가지 부어주려고 고개를 돌리니 전정국의 면전이 바로 내 얼굴 앞에 위치 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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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하다. 그치. "

 

 

 아 씨발. 깜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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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4
ㅋㅋㅋㅋㅋㅋㅋ아이진짴ㅋㅋㅋㅋㅋㅋ 저렇게 가까이 붙어있는데 아무일도 안일어나나요 설마?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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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5
헉 이런 불알친구 사이에서 드디어 설레미가 퍽발하나욧...넘나 죠은것..!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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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6
헐 마지막에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정국아 ㅜㅜㅜㅜ상황설정 너무 좋구요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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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8
ㅠㅠㅠㅠ으아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꾹아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 작가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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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9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은 무슨 진짜 불알친구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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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0
드디어 둘에게도 로맨스가?!?!? 펼쳐지는건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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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56
[오잉]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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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1
정국이가 저렇게 쳐다봐주면 소원이 없겠ㄷㅏ^-^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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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2
포도가시에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전정국....ㅜㅠㅠㅠ정국이랑 얼른 알콩달콩했으면 좋겠어욯ㅎㅎㅎ기다리고있렜급니단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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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3
상황을 만들어줘도 로맨스는 왜 안 일어나니....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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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4
77ㅑ아애ᆞ아어ᆞ어아!! 설레고 좋네여ㅎㅎㅎㅎㅎ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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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5
안녕하세여 크슷입니다 제가암호닉신청해놓고는 신알신을안해서 그동안모르고있다가 정리하면서다시찾게되어 감격ㅠㅠ 진짜 너어무재밌어여 전정국이랑 여주투닥투닥거리는거 왤케웃긴건지 진짜오래된친구에서만 나오는그런느낌 설마전정국도훔쳐본건아니겠져?낄낄 전얼른다음화보러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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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6
[설탕]으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둘이 구석에서 붙어서 저러고 있으면 뭔가... ㅎ..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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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7
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설레는데 진짜 대화가 불알친구...사랑따위없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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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78
어머세상에드디어ㅠㅠㅠㅠㅠㅠ너희드디어ㅜㅜㅜㅜ부부라는걸깨달았니ㅜㅜㅜㅜㅜ정말 ㅠㅠㅠㅠㅠㅠ정국이 너무 설레라....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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