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어렸을 때부터 나는 엄마와 함께 동화책 읽는 걸 좋아했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피터팬'
엄마는 동화를 읽고 항상 나에게 말했다.
"피터팬은 정말 존재한단다"
난 항상 엄마의 말을 믿었다.
피터팬은 존재한다고,
언젠간 나를 네버랜드로 데려갈 것이라고,
난 어른이 되기 싫었다.
피터팬을 만나야 했기에.
하지만 내 나이 스물.
나는 어른이 되었다.
생기 넘치던 엄마는 이제 차가운 병실에 누워있고
나는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며 동심을 잃어갔다.
동화는 동화일 뿐
난 현실에 찌들어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일 뿐이다.
동화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피터팬을 믿을 동심따윈 남아있지 않다.
아니 남아있지 않았다.
스무살,
삶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갈 때 즈음
난 피터팬을 만났다.
"안녕, 웬디"
"나와 함께 네버랜드에 가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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