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이사오셨나봐요"
10분이 넘는 침묵을 깨고 먼저 말을걸어온건 김슬아쪽이였다.
"아..네..뭐 그렇죠"
"혼자 사시는거예요?"
"그게..어쩌다보니 그렇게됐네요"
나도모르게 씁쓸한표정이 내비쳤는지 다시금 이어지는 짤막한 침묵,
표지훈,쟤는..말이 한마디도없구나.
하긴 내가 못마땅할만도하지...자기여자친구랑 얘기하는데 기분좋을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오빠..오빠인가? 몇살이예요?"
"열아홉이요, 3학년"
"아..오빠시구나, 저흰 열여덟이요. 말편하게해요 오빠"
"어?..응,그래"
고모네 가족이 아닌 다른사람과 말을섞는것도 오랜만이구나.
친구? 그런게 있을리가없었다.
가끔 나에게 다가와주는 친구들이생겼다면 다음날 그 아인 항상 김유권옆에 있었다.
그것도 여느 누구와같은 차갑고 능멸스런표정으로,
그나저나 열여덟. 표지훈 넌 나보다 어린데도 나보다 제법 덩치가 크구나.
항상 핍박과 무관심속에 방치되있던 나와 다르다는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아참, 오빠 이름이뭐예요?"
"우지호. 넌.."
"슬아요, 김슬아. 이름이쁘죠"
제혼자 좋다고 킥킥거리며 웃는게 제법 귀여웠다.
김슬아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있자니 문득 시선하나가 내게 꽂힌다.
아, 표지훈.
"아참, 오빠 여기 13층 지훈이네예요.
자주 마주칠거같은데 친하게지내요, 우리"
그러곤 몸을돌려 표지훈에게 활짝 웃어보이며 팔짱을낀다.
"알겠지 지훈아? 오빠랑 친하게지내"
표지훈은 내쪽을 흘깃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돌려 김슬아가 예뻐죽겠단 표정으로 한참을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거린다.
좋아하는사람앞에서는..넌 천상 애구나.
웃을때 하트모양으로 벌어지는 입모양이 참 귀엽다. 예뻐.
제혼자 무어라고 조잘거리는 김슬아의 말이 멈췄을쯤,
창설고등학교
커다란 대문이 눈에들어온다.
여기구나.
기분좋은 떨림에 푸스스, 웃음이 새어나온다.
"이쪽으로가면 교무실나와요.
저희 2학년 3반이니까 심심하면 놀러와요 오빠"
끝까지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김슬아에게 한번 웃어주고는 교무실로 향했다.
3학년 8반.
무슨 반이 이렇게 많아..
담임이라는사람을따라 계단을 오르고있자니 새삼 실감이난다.
"그래, 고3때 전학와서 힘들텐데 잘 챙겨주고"
짤막한 내 소개가 끝나고 지정된 자리에 풀썩,
옆에앉은 여학생들의 수군대는소리..
"안..안녕! 지호? 이름이 지호야?"
"아..어."
내 옆에 앉은 여자애 한명이 나에게 말을걸어온다.
그뒤로도 계속 내게 던져지는 질문들..
"뭐야, 야 니네 나와"
내 자리 앞에서 얼쩡거리던 여자애들이 일순간 조용해지며 제자리를 찾아 돌아간다.
고개를 들고 앞을 쳐다보니 껄렁하게생긴 남자애 하나가 인상을 팍쓰고는 날 쳐다본다.
첫날부터 재수 옴팡지게없구나. 뭔데, 넌
"우지호?"
팔짱을 끼고는 가소롭단듯 날 위아래로 훑어내리는놈.
박경?
이름도 참..
"야 너 일어나봐"
지가뭔데 나더러 이래라저래라야.
귀찮은마음에 정색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뭐야. 어린애야?
박경을 흘끔 쳐다보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날 올려다본다.
"아...하..하.. 야 너 키크다? 우리 친하게지내자고, 친하게"
어색한 미소를짓는 박경을 무표정하게쳐다보다,
푸스스, 웃어보이며
"그래"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귀엽게 웃어보이며 일곱살짜리 아이가 처음만나는친구에게 묻듯, 내게 조잘조잘 말을 건네온다.
어디서왔어? 뭐좋아해? 키는어떻게컸어?
웃으며 내게 말을 건네는 박경.
내게 말을걸면서도 눈빛이 흔들리지않는다.
좋다. 이런기분.
김유권없는 학교란곳은 행복한곳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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읭 시험 일주일남았는데 뭐하는건지....틈날때마다 써서 올릴께욯ㅎㅎㅎㅎ
신알신 금스흡니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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